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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한 세계의 영주님이 흙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2.12.19 16:26
최근연재일 :
2023.02.06 08: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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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8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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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1,659

작성
23.01.1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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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3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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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7화

DUMMY

신뢰도가 낮은 것보단 높은게 나을테지만, 애초에 영지민으로 받을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신뢰도가 높은 것과 반대로 허욱이 이들을 신뢰하기는 어려웠고, 갑작스레 이렇게 많은 인원을 받기엔 아직 준비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았다.


“너무 맛있습니다.”

“한그릇 더 먹어도 될까요?”


허욱이 깊은 생각에 빠진동안.

오랜만에 먹는 따뜻한 고깃국에 여기저기서 감탄과 동시에 추가 배식이 이루어졌다.


“아.. 후추 향도 너무 좋아..”

“뜨끈한 국물을 먹고나니 녹아내릴 것 같습니다.”


꽤나 많은 양을 끓여둔 덕분에 양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그 많던 것들을 모두 비워내고서 행복감에 젖은 사람들은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몇시에 출발하십니까?”

“이미 갔어야하는데 덕분에 사람들이 시청 갈 생각이 없어보이네요.”


박대훈의 대답에 아차 싶었다.

그것만은 막아야한다.


“이제, 흙막은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황급히 흙막을 거두고 음식이 담겨있던 통들을 정리했다.


“그럼 조심히 가세요.”


이곳에 남겠다는 인원이 있으면 꽤나 곤란해질거란 생각에 성벽밖에 그들을 두고 영지 안으로 들어갔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

영지로 돌아온 영지민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고양시민들에게 물을 나눠준 덕분에 이수혁은 우물을 채워야했고, 임수빈은 냉동창고를 얼렸다.

김동욱은 숲과 밭 그리고 이제는 잔디밭까지 둘러보며 관리했고, 나인우도 그를 도왔다.


“뭘 또 만들고 계신거예요?”


마지막 한명.

김용현은 오늘도 아침부터 작업장에 들어가 바삐 움직였다.


“여기에 뭐가 필요할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뭔데요?”

“모르겠더라구?”

“이 형이···?!”

“농담이고 일단은 철은 녹이고, 재료들 정리부터 좀 해놓으려구. 만들고 싶은게 생기면 언제든 바로 만들 수 있게.”


당장은 준비를 해놓는 것만으로도 꽤나 도움이 된다.

김용현의 말처럼 재료만 말끔히 정리되어있다면, 김용현 같은 기술자에게 제작은 일사천리일 것이다.


“형, 그럼 저희 가구 좀 만들어볼까요?”


허욱을 제외한 남자 넷이 지내고 있는 집에는 온통 흙으로 만든 가구들 뿐이었다.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이제 영지민 중에는 여자도 생겼고 언제 늘어날지 모르는 영지민을 대비해 집도 한 채 더 지을 생각이었다.


“가구를?”

“네, 재료는 충분할 것 같아서요.”

“그래, 원하는 스타일만 말해주면 만들어보지 뭐.”

“네 좋아요.”


김용현과의 대화를 끝내고 향한 곳은 김동욱이 있는 나무 숲이었다.


“동욱아 참나무 몇그루 베어간다.”

“네? 갑자기요?”


휘이잉-


인벤토리에서 나온 흙더미가 지나가자 참나무 6그루의 밑동이 잘려나갔다.


“샌드로드.”


더 많은 흙을 꺼내 작업장 앞까지 샌드로드를 깔아 나무를 옮겼다.


“대장 갑자기 이게 뭐예요..”

“쓸 데가 있어서 그래, 빈 자리에 나무 다시 심어줘.”

“알겠어요!”


먼저 도착한 샌드로드는 작업장 옆으로 잘린 나무들을 가지런히 옮겨두었고, 이제 이것들을 손질할 것이 필요했다.

가구를 위한 목재들로 쓰기에는 아직은 부적합한 상태였고, 손으로 일일이 손질했다가는 하루안에 한 그루도 끝내지 못할게 뻔했다.


“상태창.”


띠링-


[ 상태창 ]

이름 : 허욱

체력 : 545/550

마나 : 839/900


마나는 거의 풀로 채워져있는 상태였다.


“모여라.”


꽤나 많은 양의 흙을 꺼내 커다란 직사각형 모형을 만들어냈다.


“가운데만 뚫으면 되겠지?”


보통 참나무 하나 길이보다 조금 짧은 직사각형태의 흙더미 중앙에 길게 원통형의 구멍을 뚫었다.

그보다 바깥쪽에 조금 더 크게 원통형 구멍을 하나 더 뚫자 직사각형 상자안에 긴 흙원통이 생겨났다.


“이게 돌아가려면..”


상자와 원통 사이에 아주 미세할 정도로 작은 톱니들을 만들고 마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위이잉-!!


수 없이 많은 톱니들이 움직이자 원통이 빠른속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돌아가는게 맞겠지..? 소리는 나는데.”


어느새 원통은 움직이는게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자 들어갑니다~”


바닥에 있던 흙들이 맨 위에 있던 나무 한그루를 들어올려 원통과 위치를 맞추자 이내 나무 끝 부분이 흙상자 안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치직! 치직! 탁!탁!


흙모래가 빠른속도로 날카롭게 돌아가자 나무가 들어가면서 나무껍질들이 벗겨져나갔다.


“된다. 됐어!”


타다다닥!!

쩌적! 쩌저적!


나무가 들어갈 수록 윗부분에 있는 가지와 이파리들은 부러져나갔다.

어느새 나무의 윗부분까지 껍질이 벗겨지고 반대쪽 구멍으로 나올 때는 완벽하게 손질 되어 매끄러운 목재가 되어있었다.


“좋았어!”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였다.

손질할 기계를 완성 시킨 이후로 여섯그루의 나무를 손질하는데는 채 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형, 나와보세요.”

“네~ 나갑니다요.”


대장 허욱의 부름에 작업장으로 나온 김용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왁! 이것들을 어디서 다 구한거야.”

“저희 숲에서 가져온거죠 뭐, 어디서 구했겠어요.”


그제서야 깔끔히 손질 된 목재들 옆에 생긴 흙상자와 반대쪽에 수 없이 많이 떨어져있는 나무껍질과 가지들의 잔해가 눈에 들어왔다.


“이걸..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손질했다고?”


능력 덕분에 너무나 쉽게 일처리를 하는 허욱을 보고 한편으로는 현타가 몰려올 것 같았지만,김용현의 입장에서는 정말 탐나는 능력이었다.


"대박이잖아.."


십여년동안 오로지 한 우물만 파서 기술자가 된 김용현이었다.

물론 허욱의 능력이 디테일한 작업까지 김용현의 능력을 따라올 수는 없겠지만, 각성자의 능력은 끝을 알 수가 없었다.


“진짜 말도 안되는 무시무시한 능력이구만. 안되는 일이 없는 능력이야.. 아무튼 이거면 뭐든 만들 수 있겠어.”

“부족하면 얼마든지 얘기하세요, 동욱이가 나무는 더 키워줄테니까요.”


가구 주문을 넣었으니, 해야할 일은 한가지였다.

가구를 배치할 장소가 필요하다.

바로 며칠전까지만 해도 남자뿐인 영지에 홍일점인 임수빈이 들어왔으니, 그녀의 보금자리를 따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었다.


‘언제까지 우리집에 있게 할 수는 없지.’


임수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여성영지민이 더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그때를 대비할 생각으로 흙벽돌을 만들기 시작했다.

임수빈이 영지민으로 등록되어 증가된 최대토량까지 전부 꺼내 벽돌을 만들었다.


“이층으로 만들어둘까.”


아직 영지 내 공간에 여유는 있지만, 영지는 점점 발전하는 중이었다.

언제 또 공간이 필요할지 몰라 공간을 넓히는것보다 층을 높여 새 건물을 지었고, 남자들을 위한 곳보다 방과 화장실을 더 많이 만들었다.


그저 겉에 벽을 쌓아 이어만든 집들과는 달리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방과 화장실을 늘리다보니 안쪽에도 벽을 많이 만들어야했고, 아무래도 여자들이 지낼 공간이라 생각하니 알게 모르게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된 것도 있었다.


“여긴 매일매일이 달라지네요. 처음 왔을 때랑은 완전히 다른 곳 같아요.”


마침 냉동창고에서 나온 임수빈이 새 건물을 바라보며 허욱의 뒤로 천천히 걸어왔다.


“설마 거기도 냉동고로 만들 생각인건 아니죠? 무슨 용도예요?”


임수빈은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웃으며 말했지만, 혹시라도 진짜 이곳도 얼려달라고 할까봐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일단 들어가볼래요?”

“끄응..”


임수빈은 문을 여는 것조차 조금 힘들어보였다.

허욱의 집과는 달리 사고이후로 지은 두 집은 문조차 흙으로 만들었고, 임수빈에게는 열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힘겹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금 전 냉동창고와 별다른걸 느끼지 못한 느낌이었다.


“진짜 냉동고예요? 아님 냉장..?”

“아뇨, 오늘부터 여기서 지내실거예요.”

“네?? 제 집이예요? 진짜요?!”


그때부터 임수빈이 집을 둘러보는 눈빛이 바뀌었다.


“네, 대신 방은 하나만 고르세요.”

“왜요? 방이 이렇게 많은데요?”


영지민 중 다른 네 사람과 달리 처음으로 허욱의 행동에 의문을 표했다.

딱히 거부하는 듯한 모습은 아니었다.

순도 백프로의 궁금중이었다.


“나중을 위해서요, 영지민은 더 늘릴 생각이거든요.”

“우와, 그럼 저 룸메 생기는거예요?”

“룸메까지야.. 여자분들은 전부 거기에 함께 지내시면 될겁니다.”

“좋아요! 그럼 안에는 제가 꾸며도 되는거예요?”

“네, 근데 여자분들은 방 하나로는 불편할까요..?”


여자형제가 없던 허욱은 전혀 생각치 못했던 부분이었다.


“그냥 물어본거였어요, 예전 같았으면 부족했겠지만, 지금은 짐도 하나 없는데 부족할 이유가 어딨겠어요.”


임수빈이 즐겁다는 듯 웃어보였다.


“필요한 가구 있으면 가능한 선에서 만들어드릴테니까, 말씀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일단 마저 일하고 올게요!”


잠시 쉬러 나왔던 임수빈이 다시 냉동창고로 향했고, 허욱은 영지민들의 편의를 위해 또 다시 작업장으로 향했다.


“형 이거 나무 다 안쓰시죠?”

“네, 대장.”


김용현은 이미 재단까지 완료한 나무판과 녹여두었던 철조각들을 이용해 한창 무언가 제작에 열중이었다.

남은 나무를 가지고 목공테이블로 향했다.


“오랜만에 하니까 재밌네.”


대단한걸 만드는건 아니었지만, 생전 처음 갖게 된 제대로 된 작업장에서 첫 물건을 만들었다.

오랜만의 작업에 잔뜩 신이났음에도 완벽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


“드디어 완성했다.”


허욱이 만든건 나무 문이었다.

임수빈이 지낼 집인데, 집주인이 문 하나 여는 데 그렇게 힘들어해서는 영지 내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다.

더 나은 효율을 위해 영주로서 노력해야했다.

길다란 나무판들을 이어 문의 형태를 갖추고,김용현에게 부탁해 철제 손잡이와 경첩을 만들어 달았다.


“슬슬 마무리하시고 저녁드시죠!”


먼저 작업을 마무리한 허욱은 나무문을 들고 새집으로 향했다.


“해체.”


흙문을 해체하자 문이었던 흙들이 전부 인벤토리로 들어갔고, 그 자리에 그대로 나무 문을 끼워넣었다.

기존에 있던 문보다 조금 컸지만, 상관없었다.

애초에 전부 흙으로 만들어진 집이었기에 문 크기에 맞게 주변 벽을 조절 할 수 있으니까.


“됐나.”


제 위치에 문을 바꿔끼고 몇번을 여닫기를 반복하고 나서야 만족한듯 뒤돌자.


띠링-


[ 작업장에서의 첫 제품을 완성했습니다. ]

[ 보상이 주어집니다. ]

[ 방어타워 설계도 ]


*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다들 조금만 힘내세요.”


허욱의 영지에서 시청까지 그리 오래걸리는 거리는 아니었지만, 이미 지쳐있던 고양시민들에게 쉽지 않았다.


“헌터님 저기 시청이 보입니다.”


고양시에서부터 이틀만에 서울시청에 도착했지만, 한번에 백여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오자 서울시민들은 그다지 표정이 밝지 않았다.


“어서오세요. 다들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협회장님.”


고양시민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협회장은 버선발로 나와 마중했고, 그는 박대훈을 데리고 협회장실로 향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수 많은 고양시민들을 반기는 모습에 시민들은 또 다시 협회장의 인성에 감탄했다.


끼익.


협회장실의 문이 닫히고, 협회장과 박대훈이 자리에 앉았지만 김성욱 과장만이 옆에 서서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박대훈 헌터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국내 A급 헌터 중에서도 최강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고양시에서는 유명했다죠.”

“그렇지도 않습니다, 고양시에는 훌륭한 헌터분들이 많죠.”


대답은 하고있지만, 박대훈은 협회장이 왜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훌륭한 헌터들이 많은 곳에서 왜 굳이 이곳까지 찾아 온 겁니까?”

“예?”


왜 왔냐는 소리에 박대훈은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았다.


“시민들을 하나라도 더 지키고 싶어서 왔습니다, 고양시부터 서울시청까지의 안전한 루트를 개척하고, 힘을 합쳐 도시를 재생할 생각입니다.”

“좋은 생각이군요.”

“그럼 협회의 주요인사들과 저희 쪽 사람 몇을 뽑아올테니 그에 관한 대책 회의를 열어도 되겠습니까?”


내내 미소를 짓고있던 협회장이 그 순간 얼굴을 굳혔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예?”

“박대훈헌터는 이곳에 남을 수 없습니다. 같이 온 사람들도 마찬가지구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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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23.01.24 1,269 44 12쪽
37 37화 23.01.23 1,301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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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4 23.01.16 1,467 47 11쪽
29 29화 23.01.15 1,491 54 11쪽
28 28화 +2 23.01.14 1,528 4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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