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글의 뒷 이야기를 담는 곳입니다. 스포일러 등이 다수 첨가 되어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몇 년전에, 그러니까 <꿈을 훔치는 도둑>을 완결하고 몇 개월이 지나 이사를 하게 되었다. 원래 살던 곳으로 간 이사인지라 이사라기보다는 귀향(?)같은 느낌이 강했지만. 아무튼. 사실 글에서는 ‘아저씨'의 집이 재개발했다고 했지만 실제 배경이 된 곳은 마지막 그 마을을 떠날 때까지 그 낡은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누리끼리한 벽과 허름한 옷과 이불을 말리는 발코니가 달린 오 층 짜리 아파트. 아파트라기 보다는 빌라의 느낌이 더 강하긴 하지만. 아무튼 이 곳으로 돌아왔을 때 여전히 그 모습에 지니고 있었기에 지나가다 한 번쯤은 다시 돌아보곤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 후 정말 그곳은 재개발이 되기 시작했다. 맙소사. 쿵쾅쿵쾅, 건물을 한 곳도 남기지 않고 무너뜨리는 것을 보았을 때는 기분이 참담했다. 쿵쾅쿵쾅, 그 근처를 지날 때면 공사주의판과 바리케이트 너머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보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 달, 두 달, 얼마 지나지 않아 새 건물이 들어섰다. 주변에 무언가 제약이 있는 것인지 여전히 큰 건물은 아니었지만, 하얗고 세련되게 새로 지은 건물은 정말 아저씨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어딘가에 계시겠지만.
지금도 그 주변은 하나 둘씩 그와 어울릴 만한 건물을 짓고 있고, 나는 여전히 이 마을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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