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이v의 서재입니까?

마도사관 바네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제이v
작품등록일 :
2014.09.15 11:01
최근연재일 :
2014.11.07 23:37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54,758
추천수 :
3,359
글자수 :
232,485

작성
14.09.22 10:01
조회
3,554
추천
57
글자
8쪽

2화, C-152 알리스타

DUMMY

2-5

이 사관학교에서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너무 길었다.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서로 모두 영영 볼 수 없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래서 그런지 눈물도 많았다.

4권역으로 발령을 받은 인원들은 얼굴에서 침울함을 지울 수 없었는데, 그야 당연한 것이 최전방이었고 아무리 전문적인 군사훈련으로 8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지만 갓 스무 살 도장이 찍힌 소년소녀의 티를 벗지 못한 어른들일 뿐이었다.

하지만 개중에는 동맹과의 교전에서 전공을 세워 남들보다 빠르게 진급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몇 명 있었다.

다만 멀리 내다보고 생각을 해보면 그런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 수 있었는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대위 임관을 한다. 그리고 공적 여부와 상관없이 2년 뒤 소령으로 자동 진급하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도사관의 총 수는 군사 기밀이기는 하지만 우리처럼 60명가랑 임관한다고 생각하고 의무 복무기간 20년 까지만 따져도 1200명 정도 된다.

거기에 의무복무 이후로도 계속해서 복무하는 인원들 까지 합치게 되면 마도사관학교를 졸업한 정식 마도사관의 수는 대충 1500명 정도 되는데 모든 것을 다 떠나서 마도병과가 갈 수 있는 장성급 보직이 몇 개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동 진급이 되는 소령부터 중령 대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원들이 인사적체에 밀려 제대로 된 진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당연히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나다면 그 모든 적체를 뚫고 나 홀로 진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건 마치 소설책에나 등장할 법한 신데렐라 성공스토리의 일부처럼 들릴 정도로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할 따름이었다.

그럼에도 마도사관의 지원자수가 매년 계속 늘어가는 이유는, 일단 마도사관 자체가 사회보장순위 1순위에 해당되는 직종에 포함되어 전역 후에도 충분한 생활 보장을 받을 수 있기도 하고, 전역한다고 하더라도 민간 군 관련 기업이나, 혹은 마도적성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곳에 취업하기도 쉬웠으며, 군에 계속 있더라도 장성 진급 전까지는 타 병과보다 다섯 단계 위의 호봉으로 인정하여 봉급이 지급된다.

저런 현실적인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요즘 군에서는 마도 병과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시켜 영웅을 만들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로부터의 인식이 매우 좋은 편이었다.

내 어머니도 군대에서 15년간 복무한 부사관 이었는데, 전역 후에도 그 마도병과에 대한 좋은 기억들이 많아서 그런지 나를 마도사관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 물론 적성을 가질 수 있는 몸으로 낳아주신 어머니의 노력이 가장 큰 결실이었지만 말이다.

모두들 그렇게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듯싶었다. 특히 졸업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찾아온 가족이 있는 인원들은 도시에 가서 그들과 함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었고, 오늘만은 특별히 평일 외출이 허락되어 있었다.

찾아와 줄 가족이 없는 나에게는 그런 특별 외출 같은 것은 남들과의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리정도로 생각되었는데,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이혼을 했었고 내가 사관학교에 들어가고 2년이 지난 6년 전 겨울 A-402 도노반에 일과 관련되어 파견되었다가 동맹이 의도적으로 시도한 소행성 낙하에 행성 전체가 망가져버리면서 그때 탈출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아버지 역시 군인이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어머니는 절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살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잠시간의 휴가를 받아 집에 도착해 그녀가 평생 작성해온 일기장을 보면서 유일하게 하나 아버지였던 사람이 함대 조종사였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내가 약간 침울해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셀 레온이 먼저 말을 걸었다.

‘내일이 졸업식인데 찾아올 가족들은 없는 거냐.’

‘전혀요.’

나는 딱 잘라 말했다.

‘아무도?’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너 같은 상태였지.’

그는 과거를 회상하듯 말했다.

‘내가 있던 그린란드라는 곳은 매우 춥고 또 매우 위험한 곳 중 하나였지, 지구방사능 폭발사태 이후로 비행기의 운항이 극도로 적어진 상태에서 우리 그린란드가 근처의 덴마크 까지 가기위해서는 배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게 가족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데요.’

‘내 아버지는 배에 있는 선원이었지, 배를 운항하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다. 어머니는 그 정기 연락선에 있던 매점을 운영하고 있었고.’

그는 말을 잠시 끊더니 말했다.

‘내가 열 살 때 일이었다. 덴마크로 인원과 물자를 나르기 위한 정기항해였지, 평상시 늘 있던 일이라 나는 자고 있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침 일찍 배를 타고 덴마크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정말 미치도록 강력한 태풍이 배가 지나던 지역을 강타했고 그 후로 나는 혼자가 되었다.’

‘우주로 오실 때도 혼자신거였어요?’

‘그래, 아무도 없으니까 결정하기가 더 편했지.’

‘외로운 적은 있으셨나요?’

‘없었으면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닐까.’

사실 알고 지내던 모두를 떠나서 완전히 새로운 곳에 다시 정착해야 하는 지금의 입장에서는 걱정도 걱정이지만, 내 성격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또 누군가와 인연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어차피 군인은 외로운 법이다. 바네스군, 누군가 자네를 지켜주길 바라지 말고 자네의 능력으로 남을 지켜줄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그의 말은 군에서 수십 년을 보낸 짬밥에서 나오는 말이었기 때문에 항상 새겨듣는 편이 좋았다.

‘오히려 외로운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아쉽지만, 지금의 현실은 네가 친하게 지내고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순식간에 망자가 되어 네 옆을 떠나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니까.’

나는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그럼 선배님은 진심으로 믿고 의존했던 사람이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

‘그럼 왜 그렇게 말씀하신 것 입니까.’

‘내가 진심으로 믿을 수 있던 사람은, 그 사람이 나보다 먼저 죽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마음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그가 나보다 뛰어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도 순간 그런 사람이 생각났고 약간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저도 있습니다.’

‘잠시 인생의 오래된 선배가 충고삼아 하는 말인데, 여군이랑은 결혼하는 게 아니다. 정말 눈 감는 순간까지도 잡혀 살지 모른다.’

내 머릿속을 읽고 있는 것처럼 그가 말했다.

‘결혼 생각한 적 없습니다.’

‘아냐, 이건 진지한 인생 충고야.’

‘아시는 분 이야기인가요?’

‘아니.’

‘그러면요?’

‘내 이야기다.’

그는 한숨을 푹푹 쉬면서 말했다.

‘너처럼 사관학교 시절부터 알고 있던 친한 후배였지.’

그는 계속해서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전장에서 둘 다 살아남으면 청혼할거라기에 장난으로 그래 그러면 무조건 받아주겠다. 라고 반 장난 식으로 말했는데. 마도사관 전사통계가 투입인원의 40퍼센트가 넘었던 수라장을 통과하면서도 살아남았다.’

‘그리고요?’

그는 혀를 쯧쯧 차더니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냐 라는 식으로 답했다.

‘그리고는 무슨 그리고, 그 후로 내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잡혀 살았다. 심지어 총알이 통과하는 전장 속 에서도 잔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지.’

그렇게 말하고는 그가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키스 기술이 형편없던데.’

나는 변명하듯 답했다.

‘그 상황에서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으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변명하고 있었지만, 셀 레온은 유유히 한 마디를 던지고 사라졌다.

‘언젠가 다시 키스할 일이 있으면 이 선배님이 수십 년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강령상태에서 대리 키스라도 해주지.’

나는 강령술의 위험한 점을 또 한 번 깨달으면서 조용히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밤이었다.


작가의말

생각해보니 키스도 대리가 가능할거같더라구요


무서운 강령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도사관 바네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3화. 붉은 솔라늄 +8 14.09.27 2,957 62 9쪽
22 3화. 붉은 솔라늄 +7 14.09.26 2,972 52 9쪽
21 3화. 붉은 솔라늄 +8 14.09.25 3,103 55 9쪽
20 2화, C-152 알리스타 - 끝 - +7 14.09.25 2,537 51 10쪽
19 2화, C-152 알리스타 +6 14.09.24 2,655 53 13쪽
18 2화, C-152 알리스타 +7 14.09.24 3,510 73 9쪽
17 2화, C-152 알리스타 +4 14.09.23 3,330 85 9쪽
16 2화, C-152 알리스타 +6 14.09.23 3,299 58 11쪽
» 2화, C-152 알리스타 +6 14.09.22 3,555 57 8쪽
14 2화, C-152 알리스타 +6 14.09.21 3,361 63 13쪽
13 2화, C-152 알리스타 +5 14.09.21 4,392 80 10쪽
12 2화, C-152 알리스타 +4 14.09.20 3,145 65 8쪽
11 2화, C-152 알리스타 +5 14.09.19 4,554 101 7쪽
10 1화. 졸업 아니 임관 - 끝 - +4 14.09.19 3,265 87 12쪽
9 1화. 졸업 아니 임관 +7 14.09.19 4,309 85 9쪽
8 1화. 졸업 아니 임관 +4 14.09.18 4,602 85 9쪽
7 1화. 졸업 아니 임관 +4 14.09.17 3,894 87 8쪽
6 1화. 졸업 아니 임관 +3 14.09.16 4,418 111 8쪽
5 1화. 졸업 아니 임관 +2 14.09.16 4,223 92 9쪽
4 1화. 졸업 아니 임관 +1 14.09.15 4,901 122 8쪽
3 1화. 졸업 아니 임관 +1 14.09.15 5,333 130 9쪽
2 1화. 졸업 아니 임관 +1 14.09.15 5,289 117 10쪽
1 여는 이야기 +2 14.09.15 5,842 135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