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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렉 님의 서재입니다.

훈, 너는 이제 탑스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쉬렉
작품등록일 :
2018.01.16 20:05
최근연재일 :
2019.04.21 10:41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35,859
추천수 :
290
글자수 :
169,747

작성
18.02.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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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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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9회

DUMMY

한동안은 거울을 들여다보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뒤에는 늘 팬텀이 비웃고 있었고 팬텀이 사라진 뒤에는 현이의 얼굴이 내 얼굴의 반을 집어삼켜 버렸기 때문이다


솔직히 무서웠다 나를 보고 싶은데 자꾸 다른 이들이 나타나서 내 심기를 불편하게 했으니까...


하지만 이제 거울 속에는 늘 뽀얀 물광 피부를 자랑하는 사내 놈, 서훈의 얼굴만이 반사되고 있었다


“ 이 머리 스타일 많이 보던거네.. ”


이 실장 형이 들고 다니던 상상속의 가발은 바로 내 머리였다 상상 속에서처럼 늘 뷰티샵에서 손질 된 머릿결은 아니었지만 단발처럼 긴 기장의 머리는 그 가발과 흡사한 기장이었다 나의 갸름한 얼굴과 하얀 우유 빛 피부와 너무 잘 어울리는 단발머리였다


마침내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이 아닌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용기가 필요했다


하늘이 내게 뛰어난 재능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더는 의심하지 말아야했다 나는 그것을 끊임없이 의심해 왔던 탓에 늘 악몽에 시달리며 현실의 장벽을 극복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실제로 도전의 순간들을 넘어서지 못하고 좌절했었던 것은 아닐까?


“ 휴우.. 팬텀싱어1에 참여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네..”


팬텀싱어1을 준비했었던 것은 팩트였다 본선 무대를 위한 마지막 최종 32인 예선 진출자를 가르는 예선전을 위해 매일 밤 팬텀과 꿈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악몽을 꾸며 그의 노래를 준비했다


‘오페라의 유령’..

내게는 사람들이 피부의 솜털이 죄다 곤두선다는 소름끼치는 재능이 있었다 남자의 목소리와 여자의 목소리가 넘나드는 신비한 재능..


그것이 창피하고 두려울 때도 있었다 사람들이 감탄하면서도 희귀한 동물보듯 소름끼쳐 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의 상상 속에서는 사고 당한 현이가 나에게 빙의 됐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런 귀신들린 것 같은 재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현’ 나의 소울메이트 여사친..

누구보다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위로해 줄 수 있었던 나의 반쪽 같은 친구..


그 아이는 내 눈앞에서 사고를 당하기 전 저 1층 여자가 사는 원룸에서 살던 연습생이었다 나보다는 1년 연상이라서 내가 고딩일 때 현이는 나와 같은 예술대학에 재학 중이었다 뒤늦게 내가 다니던 학원에서 소개한 기획사에 발탁되어 데뷔 할 날만을 기다리며 연습생 기간을 인내하고 있었는데..


아마 앞으로도 저 1층 여자에게 현이 얘기는 하지 않을 것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지금은 그곳에 살지 않는 현이의 얘기를 지금 그곳에 살고 있는 그 여자에게 굳이 하고 싶지가 않을 뿐이다


전에 살았던 세입자가 큰 사고를 당해 집을 나갔다고 하면 그 사실 자체가 왠지 공포를 줄 수 있을 것도 같고..


“ 대체 왜 그랬을까?”


아직도 그 날일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니다.. 사실 그 일 이후 겪은 나의 상상의 세계를 되돌아보면 충분히 그때 처해있던 나의 상황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밤마다 꿈속에 나타난 팬텀이 나의 노래 실력을 조롱하며 나의 목소리를 앗아가려는 시도를 하자 반복되는 고통이 나의 심장을 짓누르다 급기야 아예 나를 집어 삼켜버렸던 것 같다


분명 그때 고운 하이소프라노로 팬텀의 크리스틴 파트를 시작했을 때 경악하는 심사위원들의 표정은 나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그저 소름이 끼치는 정도가 아닌 귀신이라도 본듯한 혼비백산 한 얼굴들이었다


“ 그 기괴한 것을 본 듯한 놀란 눈빛들이 나를 부끄럽게 만든 것일까? 일순간 나를 숨어버리고 싶다는 욕망에 가둬버린 것일까?”


나의 재능이 나 스스로도 때로는 부담스러웠던 나는 그들의 놀란 얼굴에 그만 위축되고 경직되고 말았다


며칠을 잠을 못자고 악몽에 시달려 노래를 부르기 전부터 얼굴이 창백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나는 최종 예선전 일대일 대결에서 첫 소절을 내뱉고는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시야가 점점 뿌예지고 있었다 나의 목소리만이 동굴 속에서 울리듯 나의 귓가에 울려 들릴뿐 사람들의 모습이 흐릿한 실루엣으로 변하고 있었다


다음 소절을 시작하려는 순간 눈앞은 수북이 쌓인 겨울 눈꽃에 반사되어 한순간 시야가 먹통이 될 때처럼 눈부시게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나의 노래 소리조차도 이제는 내 귀에 들리지 않는다 하얗던 시야가 순간 암흑으로 변하더니 나의 몸은 바닥에서 튀어나온 손이 나를 잡아끌듯 스르르 무너져내렸다


이내 빠른 속도로 나의 머리가 바닥에 쿵하고 부딪치는 둔탁한 느낌만이 나의 머리를 강타했다


그 다음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최종 예선에 뽑혀 민이 형과 주온 형과 함께 듀엣, 트리오를 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들이었다


바로 내 상상속의 도전들.. 마치 현실인양 사력을 다해 준비했던 순간순간들..


비록 나의 상상속의 도전들이었지만 나는 현실 속에서 수많은 준비를 실제로 일궈냈다 상상의 도전을 위한 선곡을 위해 다운받아서 들었던 노래가 수백 곡이었다


그 수많은 노래를 다시 훑어보며 허탈했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했다 나는 실제로 그 엄청난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붓고 있었으니까..


“ 이제는 곧 있을 현실의 도전을 위해 전에 분출했던 모든 에너지들을 다시금 쏟아내야 한다”


조급함이 주는 에너지는 종종 긍정적인 열정으로 둔갑을 한다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나의 참혹했던 한계에 도달했었던 만큼 또다시 나에게는 채찍질이 필요했다


등신같이 쓰러지는 추태는 다시는 보이고 싶지 않다


성공에 대한 조급함과 압박이 단단함으로 무장한 열정과 자신감으로 변신하자 그 위력은 가히 상상 할 수 없는 에너지의 분출을 예고하고 있었다


“ 모레 1층 여자 바쁘나? ”


이제는 사실과 상상을 확인하는 작업에 그 여자를 대동하고 함께 가는 것이 든든하고 마음이 편했다 모레 학원을 찾아가 원장쌤과 이 실장 형을 만나 확인하고 싶은 팩트가 있는데 혼자 그 이야기들을 마주 할 용기가 서지를 않는다 1층 여자가 함께 가주면 좋을 텐데..


그 여자 핸번을 모른다 직접 방을 방문해야한다 아니.. 기다렸다가 10반 넘어 그 여자가 편의점을 갈 때 따라 나서야겠다


시계를 보며 기다리고 있자니 시간이 멈춘 듯 시간은 흘러가지를 않는다 그 여자의 문소리가 나는 순간 따라 나서야해서 옷을 걸치고 천정을 바라보며 그냥 누워있었다 어쩌면 다시 부를게 될지 모르는 오페라의 유령을 흥얼거리며..


“ 탁..”


“ 아! 방문 닫히는 소리..”


내가 벌떡 일어나 내 방문을 여는데 다시 바깥에서 소음이 들려왔다


“ 철컹..”


나도 서둘러 집을 빠져 나갔다 저 앞쪽에 그 여자로 보이는 여자의 실루엣이 보인다


“ 어머.. 여기서 또 보네요”


당연하지 쫒아왔는데! 저번이나 지금이나..


그래도 늘 상큼한 표정과 씩씩한 목소리로 매번 반겨주는 이 여자가 고마웠다


“ 오늘도 맥주 한 캔씩 할래요?”


“ 좋아요.. 훈씨는 저번에 마셨던 걸로?”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 여자가 내가 마셨던 맥주 브랜드를 정확히 기억하고 냉장고에서 끄집어냈다


“ 안주는 포카칩 살게요? ”


나는 또다시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외출을 함께 했던 사이라서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화제 거리가 많아졌다

어느새 까르르 웃기까지 하며 대화를 이어가던 내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 저기 저번처럼 한 번 더 도와줄래요? 확인 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전에 다니던 학원 원장쌤을 통해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요”


“ 그래요! 언제요?”


“ 모레 시간 되요?”


“ 알았어요 그리고 며칠 전에 미리 얘기만 해주면 언제든 도와 줄 수 있어요”


그 여자가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 미소를 띠우며 답을 하자 이내 긴장했던 가슴이 풀어지며 맥까지 탁 풀려버렸다 맥주 한 캔에 알딸딸해질 만큼..


원장쌤을 만나기 전날이었지만 민이형을 만나러 가기 전처럼 긴장되지는 않았다 내가 강단이 생긴 것인지 그 여자가 함께 가준다고 해서 마음이 든든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평온했다 내 생각들도, 내 가슴도..


약속한 당일 날 아침


그 여자는 약속 시간보다 5분 먼저 일찍 나와 마당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 일찍 나왔네요”


“ 몸이 찌뿌드해서요, 가요!”


우리 두 사람은 다시 지하철에 올라탔다


2번 출구로 나오자 바로 앞에 좁은 골목길이 눈에 들어왔다 학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나는 길목에 있던 떡볶이 포장마차 아저씨는 여전히 그 곳에서 장사를 하고 계셨다


“ 저 아저씨 떡볶이 진짜 맛있는데 이따 돌아오는 길에 먹어 볼래요?”


“ 좋아요!”


늘 그 여자가 내뱉는 군더더기 없는 흔쾌한 대답


학원 문을 열자마자 낯익은 두 얼굴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 쌤 ! 형!”


“ 어서와~“


“ 근데 누구셔?..“


“ 아! 동행! ”


“ 아.. 반갑습니다”


“ 네! 저도 반갑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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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회 18.02.05 387 5 9쪽
24 23회 18.02.03 410 5 8쪽
23 22회 18.02.03 436 5 8쪽
22 21회 18.02.02 479 5 10쪽
21 꼭!! 읽어주세요!!~ TO:독자님 FROM:뭣도모르는 글쓴이 +2 18.02.02 641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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