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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31님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패륜아 공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기하학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4
최근연재일 :
2022.09.04 22:18
연재수 :
116 회
조회수 :
38,298
추천수 :
862
글자수 :
423,806

작성
22.08.16 22:39
조회
132
추천
3
글자
6쪽

35. 접촉. - 1

DUMMY

1.


전문적인 훈련을 거친 정예 병력과 급조된 민병대의 차이점에는 수많은 것들이 있겠으나, 아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차이점은 하나의 집단으로서 살아 숨쉬는가, 아닌가였다.


태어난 그대로 개인으로서 사고하는 것이 아닌, 지휘부의 신호와 상급자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몸을 맡기도록 후천적인 훈련을 받는 것.


그리고 이런 훈련은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홀로 살아가도록 태어난 존재들을 집단이라는 틀 안에 우겨넣고 익숙하게 만드는 작업이었으니까.


물론 아서와 그의 명에 따라 병사들을 교육할 훈련교관들에게는 익숙한 일이었기에 문제가 없었다.


중앙군의 주둔지에 위치한 드넓은 훈련장에 퇴각을 울리는 나팔이 울려 퍼졌다.


뿌우우우--! 뿌우우우--!


“침착하게 대열을 맞춰 뒤로 이동해라! 연습한대로 후열은 아군이 퇴각할 시간을 벌고, 3연대의 총병대는 역습을 위해 대기!”


아서의 명령에 따라 각 연대의 사령관들이 부하들과 고참병들을 통해 병사들을 움직였다.


그런 병사들의 앞에서 가상의 적군으로서 날뛰고 있는 기병연대의 병사들.


보병연대의 훈련을 도와줄 겸, 기병연대가 공격적인 우회기동을 연습하며 훈련병들의 앞을 내달리며 위협하자 병사들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나타났다.


“겁먹지마. 실전도 아닌데 벌써부터 겁을 먹으면 어떡해?”


그런 모습에 답답했던 1연대장이 퇴각 대열을 유지하라 소리쳤으나 정면에서 달려오는 적을 막으며 질서정연하게 뒤로 물러선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한두 명도 아닌 8천명에 달하는 대병력이라면 더더욱.


제국을 지키는 방패라는 거창한 이름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아서는 병사들을 닦달하지 않았다.


이제 막 제식을 배우고 대열을 갖추는 법을 배운 자들인데 그 이상을 바라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었으니까.


그랬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 따위, 아서에겐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테레사가 부탁한 게 랑데 전선에 개입해 교착상태를 만드는 것과 북부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거였지. 투스카 놈들과 싸우기엔 아직 사단의 상태가 불완전하니 우선은 북부 쪽부터 시작해야 되겠군.’


지난 대화에서 테레사가 아서에게 부탁한 두 가지 일. 이 두 가지만 해결해준다면 그녀는 황위계승의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외부적으로 보이는 바토리에 가문의 세력이 상당하다는 걸 생각하면 단 두 번의 전쟁만으로 황위를 가져온다는 건 퍽 자신만만한 태도였으나 그녀는 쓸데없는 거짓말 따위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아마 아서가 모르는 무언가가 더 있다는 사실인데, 아서는 깊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정치에 관한 건 그쪽에게 맡기기로 했었으니까.


그리고 그가 맡은 두 가지 역시 가볍게 볼 일은 아니었고. 연이은 승전을 기록하고 있는 아서였으나 전쟁터란 예측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포병 연대의 훈련이 마무리되고, 추가 적인 머스킷 물량이 도착하는 즉시 첫 출정에 나서야 겠군. 3개의 보병 연대, 1개의 총병 연대, 1개의 포병 대대 1개의 기병 연대로 구성된 중앙군 1사단과 이들을 보조할 1개 기병 연대 정도면 충분하겠어.“


아서 주변의 부하들은 오른눈의 안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한동안 수도에서 거주하며 쉬는 게 어떻겠냐 제안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재수 없는 황제의 생명은 조금씩 꺼져가고 있었다.


황제의 목숨이 다하기 전에,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 아서의 육체가 완전히 붕괴하기 전에 가문을 궤도에 올려야 했다.


2.


반쯤 무너져있던 중앙군을 밑바닥부터 완전히 해체한 후 새로운 편제 아래 병력모집에 들어 간지 6개월도 조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아서가 첫 출정을 선언하자 수많은 눈길들이 다양한 감정을 담고 그를 향해 쏟아졌다.


일부는 너무 시급한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누군가는 아서가 정말로 제대로 훈련을 끝마친 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등등 수많은 의견들이 부정의 감정을 표출했으나 그 누구도 북부로 향하겠다는 아서를 저지하지 못했다.


아서가 출정에 대한 허락을 의회에 제출 하자 북부에 속한 제국 의회의 의원이 열렬하게 환영해 주었기에.


“3년 만에 드디어! 우리 북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이 나왔군요. 장군!”

“크흠,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시급하지 않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럼 우리더러 계속 손가락이나 빨고 있으라는 겁니까?”

“아니, 그게 중앙군 말고 용병들을 고용해서..”

“그 돈은 누가 감당 할 건데요?! 말이 도적이지 놈들이 단순한 도적이 아니지 않습니까!!”


북부는 제국 내에서도 상당히 소외된 지역이었다.


제국 내의 동부, 서부, 남부가 한 나라의 버금갈 정도로 수많은 가문들과 세력들이 속해있는데 비해, 북부에 있는 주요 영지라 해봐야 10개가 채 안되었다. 당연히 제국 의회에서도 30개도 안 되는 의석밖에 차지하지 못한 약소 지역이었으니 타 지역에 비해 발언권도, 중요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있는 건 최북단에 속한 영지에 있는 몇 개의 광산들뿐이었는데 이조차 최근 기승을 부리는 도적 때, 아니 북쪽에서 급격하게 세를 불리고 있는 그 놈들에 의해 막힌 상황.


이에 중앙정부에 도움을 요청해봤으나, 의회는 중요성이 떨어지는 북부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나 왕위계승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의회에 주류 세력들이 반으로 나뉘어 팽팽하게 대립하자 상황이 뒤바뀌었다.


본래는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하던 북부의 30석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된 것이다.


후계자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황제의 의사라고 하나, 제국의회에게 역시 거부권이 있는 만큼 의원들이 가진 영향력은 적지 않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북부의 의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먼저 그들에게 손을 내민 건, 아서라는 강력한 카드를 가진 테레사였다.


작가의말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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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38. 휴가 아닌 휴가. - 5 22.09.04 82 2 7쪽
115 38. 휴가 아닌 휴가. - 4 22.09.03 73 2 7쪽
114 38. 휴가 아닌 휴가. - 3 22.09.02 86 1 7쪽
113 38. 휴가 아닌 휴가. - 2 22.09.01 93 3 6쪽
112 38. 휴가 아닌 휴가. - 1 22.08.31 100 1 7쪽
111 37. 어설픈 연극 속에서 - 3 22.08.30 94 1 7쪽
110 37. 어설픈 연극 속에서 - 2 22.08.28 114 4 7쪽
109 37. 어설픈 연극 속에서 - 1 22.08.25 115 1 6쪽
108 37. 수도 복귀. - 2 22.08.24 114 2 7쪽
107 37. 수도 복귀. - 1 22.08.23 101 1 6쪽
106 36. 신속배달. - 3 22.08.21 129 1 7쪽
105 36. 신속배달. - 2 22.08.20 120 1 7쪽
104 36. 신속배달. - 1 22.08.19 122 2 6쪽
103 35. 접촉. - 3 22.08.18 119 2 6쪽
102 35. 접촉. - 2 +2 22.08.17 129 4 7쪽
» 35. 접촉. - 1 22.08.16 133 3 6쪽
100 34. 재건. - 4 22.08.14 152 4 6쪽
99 34. 재건. - 3 22.08.13 147 2 6쪽
98 34. 재건. - 2 22.08.12 149 3 7쪽
97 34. 재건. - 1 22.08.11 155 3 6쪽
96 33. 판도. - 3 22.08.10 160 2 7쪽
95 33. 판도. - 2 22.08.09 155 2 7쪽
94 33. 판도. - 1 22.08.07 171 4 7쪽
93 32. 괴물. - 1 22.08.06 162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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