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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5.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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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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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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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6쪽

24화. 늑대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다. (1)

DUMMY

성채의 아버지 한주윤은 한성채의 구음장애를 고치는 일에 관해서는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거금을 들여가면서 명의로 소문난 외부의 의원들을 부르기도 했고, 먼 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재를 구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현보의 내제자들의 은근한 괴롭힘과 따돌림에는 일절 신경 쓰지 않았다.


밖에서는 누가 봐도 한현보의 금지옥엽이지만, 안에서는 그늘 속의 그림자나 마찬가지였다. 설총 오라버니는 그런 아버지의 행동이, ‘성채가 어머니의 미움을 사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며 설명해준 적이 있다. 만약 집안에서 아버지가 성채를 싸고도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머니는 밖에서 얻어온 자식인 성채를 진심으로 미워하여, 직접 괴롭히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구음장애와 더불어 내제자들에게 괴롭힘까지 당하는 성채의 상황이 있으니, 어머니는 아버지가 외도로 낳은 자식인 성채를 미워하면서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으로 결국에는 품어주지 않을까 하는─ 뭐 그런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 이야기를 하는 설총 자신도 썩 달갑게 여기진 않는 표정이었다.


애초에 성채는 그 말을 들었을 당시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하지 못했다.


설총은 틈나는 대로 성채와 함께 있으려 애썼지만 수련 외에도 소가주의 직무를 수행해야 했기에 매우 바빴다. 득구는 성채의 시중을 드는 것 외에 다른 일은 없었지만, 사고를 치면 장시간 설총에게 벌을 받느라 성채는 홀로 두는 시간이 많았다.


그 많은 시간 동안, 성채는 책을 보았다.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현보의 서고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는 데 3년 정도 걸린 듯싶다. 설총이 성채에게 글을 가르쳐준 것이 성채가 네 살 되던 해부터고, 성채가 설총의 도움 없이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 여섯 살 되던 해이니, 아홉 살 되던 해의 일이다.


성채는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한 번 본 책은 대강 외워서 필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억력이 뛰어나고, 이해력이나 응용력도 무척이나 우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머리가 좋은 탓에 성채는 자신의 처지가 어떠한지를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한성채라는 인물은 세간에서 군자라는 칭송이 자자한 아버지 한주윤의 유일한 오점이자, 그 아내인 진주약에게는 불화의 씨앗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이러한 사실들을 직면해버린 한성채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오로지 그늘 안에 숨는 것뿐이었다.


그늘 속의 그림자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살아가다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지는 것. 그나마 삶의 작은 위안이 있다면, 아침마다 잊지 않고 찾아와 조식을 함께 해주는 오라버니 설총과 성채의 일을 제 일처럼 여겨주는 득구 정도다.


그래, 그런 소소한 일상의 기쁨과 즐거움이 자신이 바랄 수 있는 가장 큰 만족이었다.


그것이 열두 살의 벙어리 한성채가 선택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인생이었다.



* * *



「왜 아무 말씀이 없으신지?」


고개를 모로 꺾은 왕태하가 물었지만, 성채는 아무 대답도 해줄 수가 없었다.


「아직 귀화심어(鬼話心語)를 익히지 않으신 것인지···?」


왕태하는 성채를 이리저리 살폈다.


「이미 삼양오회(三陽五會)가 타통(打通)되었거늘···. 어찌?」


삼양오회라는 말에 성채는 짚이는 구석이 있었다. 삼양오회는 백회혈을 달리 부르는 말이다. 아마, 금침을 꽂았던 곳이 바로 백회혈이었던가 싶다.


‘혹시, 그 금침 때문인가?’


그렇다면 아귀가 맞는다. 어떤 시술인지는 모르겠지만, 왕태하에게는 성공했고 성채 자신에게는 실패한 어떤 시술이 왕태하를 저렇게 만든 것이다.


‘귀화심어···. 귀화(鬼話)라면, 어쩌면 지금 왕태하는 진짜 왕태하가 아니라···.’


빙의(憑依). 가설에 불과하던 일이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후, 성채는 자신 안의 두려움과 상식을 물리치기 시작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눈에 불을 켰다. 성채는 고압적인 표정을 짓고 바닥에 글을 썼다.


[귀화심어?]


「설마··· 성화께선 아직 삼제진경(三際眞經)에 이르지 아니하셨나이까?」


성채는 잠시 머리를 굴렸다. 무슨 소린지 모르는 내용이 많지만, 어쨌거나 지금 왕태하에게 씐 귀신에게 성채를 거역할 마음이 없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설명.]


「이미 삼양오회를 타통하였으니, 심기를 합일하여 니환궁(泥丸宮)에 의식을 보내시면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니환궁이라면 곧 상단전을 일컫는 다른 말이다. 무공을 익힌 적은 없지만, 성채는 한현보의 서고에 있는 모든 책을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


‘상단전···. 그건 분명히 임독이맥을 타통하고 공력을 개방한 경지의 고수가 되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곳이라 했는데.’


복잡한 표정의 성채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데, 한 가지가 떠올랐다. 분명 이 귀신은 자신의 삼양오회가 타통되었다고 말했었다.


‘위치로 보자면, 백회가 바로 통하는 문이니까···.’


본래 무가에서는 백회에서부터 임독이맥을 거꾸로 흐르는 심법을 두고 역혈법(逆血法)이라 하여 금기했지만, 어디까지나 공력을 운용할 줄 아는 무인들의 문제였다. 성채는 공력을 수련해본 적도 없는 초심자였다.


‘공력을 운용하는 건 아니니까··· 크게 문제는 없을 거야.’


대담한 결론을 내린 성채는 눈을 감고 의식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무심결에 기재된 대로 호흡을 조절하자, 고역스러운 돼지우리의 냄새가 차츰 덜 느껴졌다. 의식이 몸의 내부로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등허리에 손이 얹히는 것이 느껴졌다.


‘무슨···?’


「도움을 드리겠사옵니다. 의식을 집중하시지요.」


앗, 하는 사이에 뜨거운 기운이 명문혈을 타고 독맥을 흘렀다. 순식간에 뜨거운 기운이 백회에 도달했고, 성채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그대로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윽?!’


아찔한 감각이 밀려오더니 순식간에 의식이 아득해졌다. 정신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 * *



“차라리 태어나지 않기를 바랐거늘···.”

“어찌 울음소리조차 없단 말인가? 해괴한 일이로군···.”

“사내아이가 아니군! 사내아이는 아니야···!”

“12세가 될 때까지? 무공이라면 평생 가르칠 생각이 없네. 그러니 안심하게.”

“가주! 이 어찌된 일이랍니까?!”

“가주의 아이라니요?! 그 말을 지금 믿으라고···!”

“잠시만, 잠시만 이야기를 들어주시오, 부인!”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고요!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들으라는 겁니까!”

“그런 것이 아니오. 그런 것이 아닌데···!”

「아가···! 내 아가···!」



* * *



핏기 가신 새하얀 얼굴 위로 해산의 하혈로 얼룩이 진 여인의 눈이 성채를 들여다보는 순간, 성채는 알았다. 그 여인이 바로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엄···마?」


그 순간 바람에 모래가 씻겨나가듯, 눈앞에 떠오른 영상들이 사라졌다. 성채가 몇 번이나 눈을 껌뻑였지만, 완전히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


또르륵,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등 위로 떨어진 눈물의 뜨거움에 성채는 새삼 놀라, 꼭 쥔 주먹을 내려다보았다. 흐리게 부풀어 오른 손 위에 다른 누군가가 손을 얹은 것만 같았다.


「역시, 무생지흔(無生之痕)!! 드디어···! 드디어 찾았나이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성채는 얼른 눈물을 훔치고 뒤를 돌아보았다. 빨갛게 부어오른 눈자위가 쓰렸지만, 약해진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탓에 도리어 더 매섭게 쳐다보았다.


「너는 누구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성채는 머릿속에 직접 울리던 목소리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성채의 목소리에 왕태하는 오체투지로 꿇어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성화(聖華)시여, 종을 알지 못하시나이까? 성화의 충실한 종, 쿤달리이옵니다.」

「쿤달리···?」


성채가 그 이름을 부르자, 왕태하, 아니 쿤달리는 전신을 바르르 떨었다.


「오오···! 실로 15년 만이로다···!」


15년이라는 말에 성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면 백련교가 일으킨 혈겁, 계묘혈사뿐이다.


「무슨 이야기지?」


쿤달리가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잠시 성채의 눈을 들여다보던 쿤달리는 갑자기 피눈물을 줄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성화께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이 전해지지 않았나이까?」


그리고 천천히 쿤달리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주수(朱壽)!! 이 씹어먹을 사바인(娑婆人)이 우리에게 거짓을 말하였도다···!」


주수? 누군가의 이름에 성채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누군지는 몰라도 그 이름이 확실하다면, 평범한 이름은 아니다. 그야, 이 나라에선 오직 황족만 쓸 수 있는 주(朱)씨 성의 소유자니까.


쿤달리는 비통하기 그지없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성화시여, 그대는 저 정토에서 억겁을 기다려온 인자(忍者)들의 어머니, 무생노모(無生老母)의 화신이자, 우리 백련교의 성화(聖花)이신 ‘발(魃)’이시니이다.」



* * *



“성화께서 깨어나셨군···. 드디어.”


광야의 말에 거구의 괴승, 광천이 두 눈을 부릅떴다.


“···드디어!”

“쿤달리의 인령(因靈)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이것이었군, 무생노모시여···!”


광운은 연꽃을 본뜬 좌석 위에 가부좌를 취하고 앉아 있었다. 광운의 하나만 남은 왼눈은 흰자를 희번덕거리며 뒤집힌 채로 완전히 개안한 상태였는데, 숨을 쉬는 것 외에는 그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마침 쿤달리가 중양진경에 들었을 때였으니···. 운이 나빴군. 아니, 운이 좋았달까?”


광야는 혀를 쯧, 차고 무릎을 탁탁 두드렸다. 그 소리에 좌정해 있던 이들이 모두 허리를 곧게 폈다. 중앙의 연꽃에 앉은 광운을 제외하고, 상석에 앉은 광야의 좌우로 각각 세 명씩, 총 일곱이 원을 그리고 앉아 있었다.


광야의 눈이 우측에 앉은 이들 중 한 사람을 향했다.


“마하마유리(孔雀明王).”


광야의 부름에 천축인 여성이 고개를 숙였다.


“···예, 부동왕. 하명하시지요.”

“쿤달리의 새 그릇을 준비해주시게.”

“···명을 받듭니다.”

“가능하면 이번에는 좀 더 강림에 적합한 인재를 데려오셨으면 좋겠군.”

“···물론이옵니다.”


그 대답에 만족스런 미소를 띤 광야가 헛기침을 내뱉어 환기를 했다. 그리고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호법들께서는 모두 들으시게.”


광야의 말에 자리한 여섯 호법이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재림의 때가 머지않았네. 각자 맡은 바를 완수하여 도솔천의 하생을 위해 힘을 쏟아주시게.”

“명을 받듭니다.”


곧 광야의 눈에서 기이하고 푸른 귀화가 피어올랐다. 빛이 연기처럼 퍼져나가자 이내 다른 이들의 눈에서도 각각 다른 빛깔의 귀화가 이어서 피어올랐다.


「미래영겁 불멸하시는 마이트레야의 영을, 나 아찰라나타(不動明王)가 전하노라.」


광야의 입에서 그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성화께서 묘법연화경을 되찾아 무생노모에 이르시기까지는 사바인의 말을 따르도록 하라.」


순간, 광야를 제외한 모든 이들의 얼굴에 검푸른 기운이 맴돌았다. 잠시 침묵이 있은 후, 광야의 눈에서 귀화가 사라졌다. 다른 이들의 눈 역시 정상적인 검은 빛을 되찾은 후에야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아찰라나타시여,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질문을 한 사람은 광야의 우측에 앉은 여인이었다. 그녀는 키보다 더 긴 검을 등에 멨는데, 그 손잡이는 마치 금강저와 같은 모양이었다.


“아파라지타(無能勝明王).”


광야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 아파라지타가 물었다.


“사바인들의 약속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오늘 우리가 알게 되었는데, 어찌 아찰라나타께서는 여전히 사바인을 따르라 하시는지요?”


아파라지타는 잠시 광운을 향해 눈을 돌렸다가 말을 이었다.


“쿤달리가 저리되었고, 광륜··· 아니, 그 사바인에겐 법왕의 위와 더불어, 감히 사바인따위에겐 과분하기 그지없는 인령(因靈)마저 내어주지 않았사옵니까? 그것도 둘이나! 성화께서 눈을 뜨신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사바인들과 함께할 이유가 없사옵니다.”

“다른 이들의 생각도 다 그러하신가?”

“저와 마하마유리, 하야리바(馬頭明王) 모두 뜻을 함께하였사옵니다.”

“···외호법은 모두 같은 뜻이로군. 하면, 우리 내호법들은 어떠한가?”


광천이 자신 옆의 다른 둘을 대표해 입을 열었다.


“저와 광명, 광음은 아찰라나타의 뜻이 무엇이든 그것을 따를 것이옵니다.”


광야의 입술이 비틀렸다.


“하면 뜻이 갈리었군.”


광야의 말에 광천과 아파라지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광천이 거대한 월아산을 치켜들자, 아파라지타 역시 자신의 긴 검을 뽑아 들었다.


날 길이만 다섯 자(약 150cm)나 되는 거대한 검인데도, 아파라지타는 아무런 무리 없이 그것을 뽑아 들었다. 그 기나긴 검신에는 검극에서 세 치(약 9cm) 아래까지 기나긴 붉은색 혈조가 파여 있었다.


쿵!


검과 산이 서로의 날을 부딪치고, 묵직한 경력이 격돌하는 소리가 전내를 울렸다. 동시에 광야가 좌측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호법들은 들으시게.”

“명을 받듭니다.”

“···그대들은 지금까지와 다름없이 법왕의 계획을 수호하고 그의 뜻을 따라 중원에 정토를 세울 준비를 하시게.”

“명을 받듭니다.”


좌측의 세 사람이 엎드려 고개를 숙이자, 광야는 우측을 돌아보았다.


“외호법들은 들으시게.”

“명을 받듭니다.”

“쿤달리의 새 그릇을 준비하고, 바깥바람을 쐴 채비를 하시게. 온 천하에 백련교의 대호법이 다섯보다 많다는 것을 알릴 때가 왔으니.”

“명을 받듭니다.”


우측의 세 사람이 모두 엎드려 고개를 숙였지만, 이내 한 사람이 머리를 들었다. 아파라지타였다. 그녀의 눈에서는 붉은 핏빛의 귀화가 연기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하나, 법왕─ 아니, 주규(朱圭)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말씀이 없으셨사옵니다.」


광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든 일은 다 때가 있는 법. 먼지와 재와 벌레와 그 밖의 모든 것들이 다 때와 영광에 맞게 쓰임을 받을 것이네.”


곧게 선 채, 내릴 줄 모르던 아파라지타의 눈이 마침내 구부러졌다. 다시 바닥에 머리를 조아린 아파라지타가 말했다.


“···명을 받듭니다.”



* * *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성채는 알 수 없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였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자는 날 거스를 생각이 없어. 그것만은 확실해.’


성채는 잠시 눈을 감았다. 무척 겁이 나지만, 지금은 겁이 난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날 도와줄 수 있어?」

「성화께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이 종, 손과 발이 되어···.」

「구하러 가야 해.」

「누굴 말이옵니까?」


성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득구가 움직일 때, 오라버니가 함께하지 않았을 리가 없어. 분명, 날 구하러 송화루에 두 사람이 함께 왔었을 거야. 하지만··· 송화루엔 사독파파가 있었는데. 오라버니··· 괜찮을까?’


아무리 사독파파라도 감히 설총을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믿음이 성채에게는 있었다. 단지 설총이 성채에게 든든한 오라버니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설총은 무언가, 비장의 한 수를 숨겨두고 있었다. 자신에게도, 아버님에게도 말하지 않은 무언가.


‘만약 득구가 잡혀갔다면, 천가방일 거야. 천가방으로 가야 해.’


눈앞의 사내가 왕태하 본인이었다면 전혀 믿을 수 없었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상태의 그는 왕태하보다는 믿음직스러웠다.


「한 소년을 구하고 싶어.」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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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26화. 쿤달리 (1) 23.11.30 403 9 14쪽
91 25화. 역려과객(逆旅過客) (6) +1 23.11.29 402 8 15쪽
90 25화. 역려과객(逆旅過客) (5) +1 23.11.28 397 8 15쪽
89 25화. 역려과객(逆旅過客) (4) +1 23.11.27 396 9 15쪽
88 25화. 역려과객(逆旅過客) (3) +1 23.11.27 390 9 15쪽
87 25화. 역려과객(逆旅過客) (2) +1 23.11.26 408 7 15쪽
86 25화. 역려과객(逆旅過客) (1) +1 23.11.26 457 5 17쪽
85 24화. 늑대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다. (2) +1 23.11.25 471 8 15쪽
» 24화. 늑대는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다. (1) +1 23.11.24 452 9 16쪽
83 23화. 천하지회(天下之會) (3) +1 23.11.23 431 10 15쪽
82 23화. 천하지회(天下之會) (2) +1 23.11.22 454 8 17쪽
81 23화. 천하지회(天下之會) (1) +1 23.11.21 497 9 16쪽
80 22화. 감자, 하나 (2) +1 23.11.20 484 8 20쪽
79 22화. 감자, 하나 (1) +1 23.11.19 471 10 14쪽
78 21화.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 (4) +1 23.11.18 468 11 13쪽
77 21화.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 (3) +1 23.11.17 466 11 13쪽
76 21화.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 (2) +1 23.11.16 506 14 15쪽
75 21화.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 (1) +1 23.11.15 524 10 14쪽
74 20화. 시우십결(時雨十訣) (4) +1 23.11.14 511 10 16쪽
73 20화. 시우십결(時雨十結) (3) +1 23.11.14 488 9 13쪽
72 20화. 시우십결(時雨十結) (2) +1 23.11.13 516 12 15쪽
71 20화. 시우십결(時雨十結) (1) +1 23.11.12 489 12 15쪽
70 19화. 아우를 위하여 (2) +1 23.11.11 497 12 16쪽
69 19화. 아우를 위하여 (1) +1 23.11.10 492 6 16쪽
68 18화. 탐랑(貪狼) (5) +1 23.11.09 491 12 16쪽
67 18화. 탐랑(貪狼) (4) +1 23.11.08 491 12 16쪽
66 18화. 탐랑(貪狼) (3) +1 23.11.07 486 7 15쪽
65 18화. 탐랑(貪狼) (2) +1 23.11.07 482 8 9쪽
64 18화. 탐랑(貪狼) (1) +1 23.11.06 529 9 17쪽
63 17화. 타초경사(打草驚蛇) (2) +1 23.11.05 512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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