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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영(靑英)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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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봄바람
작품등록일 :
2024.05.08 10:26
최근연재일 :
2024.09.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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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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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신공 (2)

DUMMY

태산은 이미 방어하기 늦었고, 동해는 광활한 들판이어서 방어에 불리하기에 합비와 동해의 가운데 있는 담현에서 방어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제갈표는 여전히 팽성으로 쳐들어올 가능성을 대비해서 인원을 둘로 나눠야 한다고 역설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의견이 서로 갈리자 결국은 따로따로 방어에 나서기로 결론이 났다. 이를 지켜 보던 미자중이 서영에게 말했다.


“제갈표는 오백 명의 제자를 이끌고 팽성으로 가고, 제갈천은 삼백 명의 제자로 담현에서 유격 전술을 펼쳐 싸우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데려간 사람들이 터무니 없이 적은 숫자에 서영은 기가 막혀 한마디 했다.


“녹림군의 숫자는 삼만은 된다고 들었습니다.”

“제자들이 일반 백성을 이끌고 싸움터로 갈 겁니다. 우리 편도 싸울 수 있는 백성이 대략 칠팔천은 되니 방어에 치중한다면 삼만 군사와 맞설 수는 있습니다.”

“글쎄요···.”


서영은 일반 백성과 함께 싸워야 한다는 말에 갑갑함을 느꼈다. 적의 군사들은 평소에 창과 칼, 활을 훈련한 병사이고 이쪽은 농사를 짓던 사람이니 싸움의 결과는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이들을 이끄는 장수의 실력이 중요했다. 그녀는 실 같은 희망을 품고 물었다.


“담현에서 싸우겠다는 제갈천은 어떤 사람인가요?”

“가주님의 둘째 아드님이십니다. 가문에서 가장 무공이 강하니 쉽게 패하진 않을 겁니다.”


미자중은 가주에게 회의 결과를 보고 하겠다고 자리를 뜨자 무혁이 서영에게 다가왔다.


“잠깐 나갈까?”


회의실에서 나오자 무혁이 말했다.


“어리석은 형제를 보고 있으려니 머리가 다 아프네. 얼마 전에 나도 태산 협곡에서 먼저 막으라고 말했었어. 그런데도 팽성만 고집하더군.”

“제갈천은 무공이 강하다고 하더군.”


무혁이 피식 웃었다.


“제갈 가문의 최고의 실력자지. 원평 형과 싸우면 50초는 버틸 거야.”

“뭐?”

“그게 제갈가문의 수준이야. 백 년 전만 하더라도 5대세가 중 하나 였으나 지금은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해.”


서영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전쟁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줄은 처음 알았어. 한심해. 이럴 때 소칠이가 있었으면 훨씬 좋은 더 전략을 짰을 텐데.”


무혁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걸 확인했다.


“소칠 형이 절맥증에서 완치되었다니 아직 제갈가문에도 희망이 있을 거야. 이번 위기만 극복한다면 소칠 형에게 내 재산을 투자해볼 생각이야.”

“나도 소칠에게 받을 게 있어. 그렇다면 나도 투자한 셈이지.”


무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서영에게 속삭였다.


“그거 잘 됐군. 맹조덕을 물리 친 후에 소칠 형을 제갈가문의 가주로 세우자.”


서영은 혼자서 생각해오던 일을 무혁의 입을 통해 듣게 되자 깜짝 놀랐다. 그녀는 소칠의 병이 완쾌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소칠의 호위비를 받지 않았다.


그녀가 소칠을 돕게 된 이유는 그들이 제갈명운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혁은 왜 그들을 도우려는 걸까?


무혁은 사업가이기 때문에 제갈세가의 알짜 사업체를 챙겨 이득을 얻으려는 게 목적일 거다.


“너는 제갈가문의 사업체를 뺏으려는 거니?”

“아니, 제갈가문의 사업체를 뺏을 생각은 없어. 지금 제갈가문은 망하기 직전이라 돈도 별로 없어. 하지만, 이곳 합비에서 제갈세가의 명성은 대단하지. 사람들도 제갈세가의 지배를 받고 싶어하고. 나는 그들에게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게 투자금을 내 놓고 수익을 반 씩 나눠 가질 생각이야.”


서영이 크게 웃었다.


“너··· 정말 사업가구나. 영악해.”

“난 뼛속까지 장사치니까.”

“네 생각대로 되려면 뭐부터 해야 할지는 알겠지?”


무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차서 말했다.


“고진에 있는 사천당가는 소칠과 함께 임제항으로 올 거야. 이들은 세력이 약해서 지금 당장 맹조덕과 싸우면 안 돼. 맹조덕을 피해서 합비로 입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맞아. 맹조덕에게 당하면 제갈집안의 두 미련한 형제만 좋은 일을 시키는 꼴이 되니까.”


무혁과 언원평이 합비에서 미자중을 돕는 동안, 서영과 자호는 사천당가의 사람들을 합비로 데려오기로 약속했다.


서영은 노팔룡을 불러 희정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고 자호와 함께 태산으로 달려갔다.


둘은 태산을 지나 임제항 근방에 도착했을 때, 저 멀리 일렬로 걷고 있는 오백 명의 무인들을 보게 되었다.


겉모습은 무인들이지만, 제갈세가의 병사들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들 대부분은 농사를 지을 땅이 없어서 먹고살기 위해 의용군으로 자원한 청년들이었다.


그들을 향해 다가가자 장진덕이 서영을 알아보고 달려왔다.


서영은 장진덕에게 소칠의 안부부터 물었다.


“소칠은 어디 있어요?”


장진덕이 너스레 떨며 말했다.


“이거 섭섭한데? 오랜만에 만난 술친구는 안중에도 없고 젊고 잘생긴 녀석부터 찾는구나. 소칠은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다고 했으니까 나중에 합비에서 보게 될 거야.”


대답을 마친 장진덕은 자호를 보더니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자호야, 네 형이···”

“저희 형도 왔어요?”

“집안에 일이 생겼다는 서신이 왔다. 서신은 본영에 있으니 어서 가서 읽는 게 좋겠다.”


그 말을 들은 자호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속이 울렁거렸다.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장진덕을 따라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장진덕은 두 사람을 그의 의형제인 당유현에게 소개했다.


사천당가의 가주인 당유헌은 40대 초반의 사내로 인상이 좋아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를 좋아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


당유헌은 매우 기뻐하며 서영을 반갑게 맞이했지만, 자호를 보고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서신을 내밀었다.


“기룡이는 나와 인연이 깊어 이번 길에 같이 오기로 약속했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형님이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는 연락 받아 고향으로 돌아 갔다. 자네도 서둘러 고향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군.”


자호의 큰 형인 자봉이 죽었다는 소식에 자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다가 서영에게 말했다.


“큰형님이 돌아가셨다니 나도 상산으로 바로 가야겠어. 너도 함께 가자.”


서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같이 가고 싶지만 난 지금 갈 수 없어. 너 혼자 가서 상을 치르고 다시 돌아 와 주면 좋겠어.”


자호는 서영의 결심이 바뀌지 않을 걸 깨닫고 서둘러 출발 준비했다.


서영이 자호를 배웅 갔다가 돌아왔다. 당유현은 아우 당운표와 장진덕과 함께 동해로 진군하는 것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서영이 의견을 내놓았다.


“동해로 가는 건 안 돼요. 그랬다가는 산산조각이 나고 말 거예요. 그러지 말고 합비로 강행군한 후에 여봉수와 연합해서 녹의군을 앞뒤로 공격하는 것이 더 나을 거예요.”


당유헌이 말했다.


“한낭자 말이 옳은 것 같소. 그러나 우리가 합비로 가더라도 낭야와 동해에는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게 될 거요. 나는 가능한 그들을 돕고 싶소.”

“그래선 안돼요. 이 규모의 병력으로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당유헌은 서영의 말을 듣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서영은 더 강하게 주장했다.


“황실에서는 동마교를 지지하고 있어요. 첩보에 따르면, 연왕은 맹조덕에게 물자를 지원해 줬다고 들었어요. 사천당가마저 맹조덕한테 패하게 되면 제갈세가는 끝장나게 돼요. 그렇게 되면 몇 배나 더 많은 사람이 희생당하게 될 거예요.”


당유현은 서영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고 합비로 행군하라고 명령했다.


서영은 늘 옆에 있던 자호가 없자 빙의 후 처음으로 혼자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영은 갑자기 몸에 충만했던 영진기가 운용되지 않는 걸 느끼게 되었다.


빙의 후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하고 있는데, 하늘에 뜬 태양이 이상하게 보였다.


서영은 태양의 흑점이 많아지면 이런 모습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다. 그 기억과 함께 과거 태양의 흑점과 관련해 성수신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백 년 전의 전생에서 초유림이 영진기를 운용하지 못하고 당황하자, 성수신의는 태양을 가리키며 둥근 태양의 겉모양이 저런 모습일 때 태양의 기운이 떨어져 양은 쇠퇴하고 음은 강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진기는 양의 기운이니 태양의 힘이 부족한 날에는 영진기의 신비한 힘도 일시적으로 쇠약해지지만, 음의 기운이 강한 요괴들은 더욱 기승을 떨게 된다고 했다.


성수신의는 초유림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자네의 무공 실력은 강호 제일인데다, 내공이 충만하니 영진기를 쓰지 못하더라도 내공만으로도 요괴를 상대할 수 있을 걸세.)


백 년 전의 초유림이라면 성수신의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지금의 서영은 그렇지 못했다. 영진기 없이는 괴력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동굴 속의 내공심결을 익힌 후로 몸 안에 마대위의 진기를 운용할 수는 있었지만, 아직 온전히 그녀의 진기로 바꾸지는 못했기 때문이었다.


태양의 흑점이 많아지면서 영진기에 문제가 생겼고, 곁에는 자호도 없었기 때문에 서영의 마음은 더욱 우울해졌다. 그 모습을 본 장진덕이 다가와 그녀를 위로했다.


“자호는 다시 돌아올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이번 참에 기룡이와 자호, 두 형제가 합비로 함께 왔으면 좋겠다.”


그때, 당운표가 달려와 장진덕에게 말했다.


“저 앞에 보이는 협곡에 녹림군 일부가 매복해 있다는 첩보를 받았다. 뚫고 가려면 우리 희생이 클 것 같아 걱정이야.”

“형님! 그까짓 놈들은 내게 맡기시오.”


장진덕은 호기롭게 대답하고 서영에게 제안했다.


“혼자 있으면 더 외로울 거야. 나와 같이 마교 놈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러 가지 않을래?”


서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장진덕이 말했다.


“지난번과 달리 지금 한 낭자의 몸에는 진기가 충만해 보이는군. 그사이 혹시 좋은 인연이라도 만난 건지 궁금하군.”


서영은 영진기를 쓰지 못하게 되었는데 진기가 충만하다는 그의 말에 쓴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보여요?”

“고진에서는 병색이 완연했었는데 지금은 너한테 내력이 충만해 보여.”


서영은 고개만 끄덕이자, 장진덕이 말했다.


“저번 강시를 잡을 때처럼 낭자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으니 함께 갑시다.”


장진덕이 달려가자 서영도 그를 따라 달려 선두로 나갔다.


앞에는 길고 좁은 협곡길이 있었는데, 협곡 아래에는 양쪽으로 녹의군들이 매복해 있었다. 협곡 안으로 들어가면 활로 공격할 것이 뻔했다.


당운표가 당유현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형님, 적의 우두머리는 동마교 서열이 15위인 고수입니다. 그의 휘하에는 8명의 호법이 있어요. 이들만 잡을 수 있다면 나머지 녹의군은 모두 흩어질 겁니다.”


당유현은 주변을 둘러보고는 장진덕에게 말했다.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정면 돌파를 할 수 있을까?”


장진덕은 자신 있게 큰소리쳤다.


“형님, 저만 믿으십시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당유현은 장진덕이 다칠까 걱정하며 말했다.


“위험하면 모험하지 말고 돌아 오라.”


하지만 장진덕은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앞장섰다. 활의 사정거리에 들 때쯤 왼손에 든 검에서는 하얀색의 검강이 쏟아져 나왔다.


이를 본 당유현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서영이 물었다.


“화살을 막으려면 검강을 쓰는 건 당연하건만, 가주께서는 무엇을 근심하고 계셔요?”

“내가 듣기로 강호의 최고수들도 검강은 일각밖에 펼치지 못한다고 들었다. 일각 동안에 아홉 명이나 되는 고수를 이기는 건 힘들지 않겠느냐?”


옆에 있던 당운표가 물었다.


“형님, 여봉수나 묵황 같은 고수라면 검강을 얼마 동안 펼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은 강호의 최강자들이니 쉬지 않고 펼친다면 이각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이기어검으로 상대를 해치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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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합비 공성전 (2) 24.09.14 14 0 12쪽
163 합비 공성전 (1) 24.09.13 14 0 12쪽
162 심연신공 (3) 24.09.12 14 0 13쪽
» 심연신공 (2) 24.09.11 12 0 12쪽
160 심연신공 (1) 24.09.10 17 0 13쪽
159 희지근 (2) 24.09.09 21 0 12쪽
158 희지근 (1) 24.09.08 18 0 12쪽
157 호랑이 사냥 (3) 24.09.07 16 0 14쪽
156 호랑이 사냥 (2) 24.09.06 16 0 12쪽
155 호랑이 사냥 (1) 24.09.05 17 0 12쪽
154 무림대회를 둘러싼 암투 (2) 24.09.04 16 0 12쪽
153 무림대회를 둘러싼 암투 (1) 24.09.03 18 0 12쪽
152 떠나는 사람들 (2) 24.09.02 18 0 12쪽
151 떠나는 사람들 (1) 24.09.01 17 0 13쪽
150 금무혁을 만나다 (2) 24.08.31 18 0 13쪽
149 금무혁을 만나다 (1) 24.08.30 19 0 13쪽
148 여우요괴 (3) 24.08.29 18 0 14쪽
147 여우요괴 (2) 24.08.28 20 0 12쪽
146 여우요괴 (1) 24.08.27 23 0 12쪽
145 내공심결을 익히다 (3) 24.08.26 22 0 12쪽
144 내공심결을 익히다 (2) 24.08.25 18 0 12쪽
143 내공심결을 익히다 (1) 24.08.24 24 0 13쪽
142 요동표국의 처분 (2) 24.08.23 19 0 13쪽
141 요동표국의 처분 (1) 24.08.22 16 0 13쪽
140 최악의 싸움 (3) 24.08.21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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