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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입니다.

고인물은 개인주의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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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5.11 20:00
최근연재일 :
2020.08.11 20:00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17,946
추천수 :
448
글자수 :
297,438

작성
20.05.14 20:22
조회
661
추천
12
글자
13쪽

챕터 0. 튜 토 리 얼 (4)

DUMMY

가장 부지런한 생물은 뭘까?


나는 한때 개미라 생각했다.


개미는 감시 없이도 일하는 녀석이니까.


그런데, 이 개미의 세계에서도 노는 녀석이 존재한다.



“333!!! 똑바로 해라!!!”


“.......”


“힘 좀 팍팍 줘서 휘두르란 말이야! 그것도 못해서 어디 쓰겠나!”



바로 저 새끼처럼.


생각 같아선 이 도끼로 저놈 머리를 쪼개고 싶다.


그러면 귀찮아지겠지?


스스로 합리화를 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


대충 고개 숙이고 몸을 돌렸다.


무시하고 도끼를 질질 끌고 가다가 멈춰야 했다.



“이따 내구도 확인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


“......”


“대답 안 하냐!”



콧김을 뿜으며 다가온 남자에게 멱살을 잡혔으니까.


어쩌다 내 신세가 이렇게 됐는지...



“안 되겠습니다! 여러분 잠시 모여보세요!!!!!”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자, 사람들을 모으는 298.


그의 외침에 곁으로 모여드는 조원들.


저들의 눈에 귀찮음이 엿 보인다.


거기다 몇몇은 내게 못마땅한 시선을 보낸다.


이런 귀찮은 상황을 만든 것이 불만인가보다.


내가 이래서 단체 생활이 싫다.


더러운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혼자 살고 싶다!



“자, 다들 집중하세요! 제가 시범을 보일 테니까!!!!”


『...?』



지금 모두 같은 생각을 했을 거다.


이게 무슨 개소리지?


도끼도 처음 잡아보는 놈이 나무를 베겠다?


헛웃음이 나왔다.



“흐랴─! ! ! !”


『오오오──! ! ! !』



제법 그럴듯한 폼으로 휘두르는 298.


이건 나도 좀 놀랐다.



“흐차! 조장의 솜씨가 어떻습니까 ! ! ! !”


“대단합니다, 조장 ! ! !”


“어디서 나무 좀 패셨나 봅니다 ! !”



그렇게 시작된 칭찬 릴레이.


물론 거기서 나는 예외였다.


맘에 들든 안 들든 지금 그룹의 장은 298이다.


그의 눈에 엇나가면 고생할 테니 저런 입바른 말도 좀 해줘야 한다.



“333!!! 잘 봤을 거라 믿습니다! 어디 한 번 해보시죠 ! ! !”


“......”



이걸 노린 건가...


내게 도끼를 건네는 298, 그의 입가에 걸린 비웃음.


어떻게든 날 괴롭히고 싶은가보다.


그냥 주먹다짐 한 번 하면 될 텐데, 뭐 이리 귀찮게 구는지...



“이 나무 패면 됩니까?”


“예, 그러십쇼. 허리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안 그래도 부실해 보이는데”


“......”



내 도끼는 인벤토리에 잠시 내려놓고 298이 건넨 도끼를 받아 든다.



▣ 【 나무꾼의 도끼 】 ▣


[나무를 패다 죽은 나무꾼의 영혼이 깃든 도끼]


(···)



자연스럽게 연 설명 창.


언제 봐도 형편없는 설명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인 줄 알겠다.


하지만 여기서 (···)를 누른다면?



▣ 【 나무꾼의 도끼 】 ▣


[나무를 패다 죽은 나무꾼의 영혼이 깃든 도끼]


『 기 술 』 - 〔 벌 목 〕


▣ (확 인) ▣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형편없다.


이 불친절한 게임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하물며 내가 저 (···)의 의미를 깨닫는데 1회차를 쓴 건 양반이다.


어떤 사람은 10회차가 끝날 때까지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일반적으로 널리 퍼진 이야기.


지금부터가



▣ 【 나무꾼의 도끼 】 ▣


[나무를 패다 죽은 나무꾼의 영혼이 깃든 도끼]


『 기 술 』 - ▶ 〔 벌 목 〕 ◀


▣ (확 인) ▣


【기술 「 벌 목 」을 사용합니다】


“───! ! !”


『───? !』


〔 치 명 타 ! ! ! !〕


【 생물 <나무>를 죽였습니다 】



100회차의 지식이다.


단 한 번의 도끼질에 쓰러지는 나무.


그 모습을 조원들과 넋을 잃고 보는 298.



“아, 아하하하! ! ! ! 제가 거의 다 해놔서 그런지 한 방에 넘어가는군요! ! ! ! ! 자자, 이제 다시 일하러 갑시다! 해산! ! ! ! !”



그런 식으로 나온다?


뭐, 나야 좋다.


최소한 도끼질로 트집은 안 잡겠네.



“333!!! 가르쳐준 데로만 하세요! ! ! !”


“......”



아니었나보다.


적당히 끄덕여주고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터덜터덜 걸어서 내 본래 일 터로 돌아왔다.



“아, 오셨네요! 아앗? ! 잠시만요! ! ! 332! ! 사람한테 돌 던지면 어떡해요! ! ! 으아아! ! ! 331은 대체 흙을 왜 먹는 건가요? ! 당장 뱉어요! ! ! !”


“......”


“우읍읍읍─! ! !”



298이 그리운데 내가 돌아버린 건가?


그야말로 대 환장 파티를 펼치는 세 사람.


저들을 보니 내가 얼마나 멍청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는다.


이 둘을 데리고 다른 일을 한다?


미쳤냐고 과거의 나에게 따지고 싶다.



“333!!! 332 좀 막아주세요! ! ! !”


“예...예?!”


“아니이?! 331! ! ! 잡초는 또 왜 드시는 거예요! ! 퉤 하세요! 퉤! ! !”


“구웨에에에엑──”


“꺄아악! ! ! ! !”



아, 두통.


그나마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298이랑 조원들?


아주 이기적인 새끼들이다.


도와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관심도 없는 쓰레기들.


이 때문에 골치를 썩이던 내게 다가온 사람은 다름 아닌 다른 조의 사람이었다.


본래라면 나무를 옮겨야 했던 222, 그녀였지만 내가 298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조장에게 양해를 구해 날 도와줬다.


처음에는 못마땅해하던 298 때문에 위기였지만, 222의 처세술이 생각보다 대단해서 지금에 와서는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만큼 내가 298에게 시달린다는 정도?


그나저나 332는 좀 불편한데...



“...저기요?”


“......”


“331이 그 돌에 맞으면 아파하지 않을까요?”


“......”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



말을 걸면 그녀가 하는 유일한 행동은 바라보기, 단 하나였다.


문제는 특유의 공허한 눈동자로 말없이 바라보기만 한다는 점이다.


차라리 331처럼 반항이라도 하면 좋겠다.


이쪽은 진짜 죽은 사람을 대하는 기분이니까.



“......”


“아, 그만둬 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다행인 건 대답은 없어도 말은 들어준다는 거다.


그래도 어려운 건 여전하지만.


저러다 갑자기 검 빼 들고 달려들면 진짜 무서울 거 같다.


그땐 협력이고 뭐고 도망칠 생각이다.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원? !』



331이 흙을 뱉을 무렵, 원이 나타났다.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 모든 이들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이곳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뭔 아이돌이야?


사생팬처럼 그에게 달려드는 사람들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며 혀를 찼다.


이렇게 또 시간이 흘러가는구나.



“원! 바쁘신 분이 여긴 어쩐 일로? !”


“다들 도와주신 덕분에 괜찮습니다! 격려차 한 번 들러봤습니다!”


“그렇군요! 격려차 직접 찾아오시다니! 감동입니다! ! ! !”


“하하, 다들 잘 하고 계신가요?”


“넵! 저희 조는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기 333은 제외하고 말입니다! ! !”



날 가리키며 외치는 298.


또 쓸데없이 시선이 집중된다.


조만간 내 도끼가 붉어질지도 모르겠다.


일단 지금 중요한 것은 짖어대는 개를 혼내는 것이 아니다.


331이 입에 넣은 나무토막을 뱉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체 이걸 왜 먹으려는 거야?



“고생이 많으시네요?”


“......”



간신히 빼앗은 나무토막을 버리는 내게 다가와 격려하는 원.


적당히 끄덕여주고 다시 도끼를 잡았다.



“두 분이라면 222가 도와줘서 잘 돌보고 있습니다”


“네, 안 그래도 222님에게 감사하다 전하고 오는 길입니다”



고개를 돌려 222를 바라봤다.


이번에는 흙을 집어 든 331을 설득하는 그녀.


다행히 331은 당분간은 얌전히 있을 생각인지 순순히 흙은 내려놓는다.


그 모습에 안심하며 나는 도끼를 들었다.


참고로 내 도끼는 인벤토리에 넣어뒀고 지금 든 건 298이 떠넘긴 거다.



“슬슬 지금쯤이면 기둥이 세 개쯤 세워졌겠군요”


“아, 네. 아까 확인했을 때가 세 개 였...지요?”


“흐읍──! ! !”


〔 치 명 타 ! ! ! !〕


【 생물 <나무>를 죽였습니다 】



이번에도 한 번에 넘어가는 나무.


그에 이쪽은 몰래 바라보던 이들이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몸을 돌려 당황하는 원과 마주한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



수십 번이 넘게 해본 입장에서는 이 정도 예상은 기본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이 세상은 100번 넘게 경험한 사실을 모른다.


그러니 지금이 분기점이다.


여기서 어떤 설명을 하느냐에 따라 내 위치가 정해진다.


알고 있는 지식으로 예언자 흉내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건 하책.


지금 원, 그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답을 줄 수 있는 답안지다.


어차피 뭘 하든 답안지 신세, 이왕 할 거면 그럴 듯하게 하는 편이 낫지 않겠어?



“222가 알려줬습니다. 나무 백 개를 정해진 위치에 놓으니까 기둥이 세워졌다고 하더군요”


“...찍었다는 말씀인가요?”


“어림짐작으로 해주시죠”


“......”



생각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거 같은데, 나는 머리 좋은 타입은 절대 아니다.


그나저나, 진짜 상황이 미쳐 돌아간다.


기둥이 세 개밖에 안 되다니...


이러니 내가 생각보다 일찍 능력을 드러내야했다.


그리고 이 능력은 오직 원, 그에게만 보일 예정이다.


솔직히 이미 모든 주목은 원이 가지고 있어서 내가 어중간하게 나서 봤자 좋은 꼴은 못 볼 거다.


그럴 바에야 그의 뒤에 숨어서 활약하는 편이 베스트.


원이라는 빛 뒤에 늘어진 그림자.


이왕이면 나무늘보 같은 포지션이 더 좋지만.



“원, 당신도 눈치챘겠지만, 저희는 최대한 많은 나무를 베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그게 최선이긴 합니다”



이 임무가 다음 임무에 무슨 영향을 줄지 예측할 수 없다면, 지금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그룹은 많은 시간을 쓸데없는 데에 써버렸다.


번호 붙이기와 투표.


결정적인 다툼.


솔직히 번호 붙이기까지는 괜찮다.


이런 이벤트는 한 번쯤 나와주는 것이 좋으니까.


그러나 조장 투표와 다툼은 너무나도 쓸모없는 일이었다.



“원, 잠시 튜토리얼 창을 띄워보시겠습니까?”


“...?”


§ 【 튜 토 리 얼 – 건 축 】 §


[ 《 나무꾼의 도끼 》를 이용해 나무를 패서 옮겨라]


(···)


내 뜬금없는 말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허공에 손을 뻗는 원.


그는 허공에 뜬 창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이게 어쨌다는 거죠?”


“......”



여기서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


대체 왜 알림창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멋대로 판단하는가?



“거기에 (···)있을 텐데 한 번 눌러보시면 꽤 재밌어질 겁니다”


“...?”



다시 한번 허공에 손을 뻗는 원.


그와 동시에 눈에 가득 찼던 의문이 서서히 다른 감정으로 채워졌다.



“이, 이건 설마?!”


“......”


그게 질문에 침묵으로 답하며 손을 뻗었다.



§ 【 튜 토 리 얼 – 건 축 】 §


[ 《 나무꾼의 도끼 》를 이용해 나무를 패서 옮겨라]


▶ (···) ◀


【 현재 임무 수행 도는 「25%입니다」 】



보이지 않는다고 제한이 없을 거라 생각 한 거야?



【 다음 임무까지 남은 시간은 「03:27:46」 입니다 】



어리석은 놈들.


작가의말

확인해본 결과, 띄우는 게 더 보기 편해서 다시 바꾸기로 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오늘도 재밌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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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은 개인주의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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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챕터 0. 튜 토 리 얼 (10) 20.05.25 350 5 15쪽
10 챕터 0. 튜 토 리 얼 (9) 20.05.22 354 7 18쪽
9 챕터 0. 튜 토 리 얼 (8) +1 20.05.21 383 8 11쪽
8 챕터 0. 튜 토 리 얼 (7) 20.05.20 417 8 10쪽
7 챕터 0. 튜 토 리 얼 (6) 20.05.18 482 7 8쪽
6 챕터 0. 튜 토 리 얼 (5) 20.05.15 560 11 11쪽
» 챕터 0. 튜 토 리 얼 (4) 20.05.14 662 12 13쪽
4 챕터 0. 튜 토 리 얼 (3) +1 20.05.13 958 23 11쪽
3 챕터 0. 튜 토 리 얼 (2) +4 20.05.12 1,310 29 8쪽
2 챕터 0. 튜 토 리 얼 +1 20.05.11 1,860 39 10쪽
1 프롤로그 +1 20.05.11 2,020 5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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