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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3079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후레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타조
작품등록일 :
2023.03.16 22:25
최근연재일 :
2023.04.07 07:5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114
추천수 :
142
글자수 :
168,905

작성
23.03.30 19:20
조회
68
추천
2
글자
12쪽

24. 퀘스트 (2)

DUMMY

“망나니의 춤사위.”


스킬을 시전하면 급소를 공격할 확률이 높아지고, 급소를 공격하면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향한다.

막무가내로 휘두르는 검 끝에 늑대들의 머리가 잘려 나갔다. 고작해야 F급 몬스터였다.


순식간에 죽은 동물의 사체들이 주변에 쌓였다. 리하나에게는 20분 뒤에 들어오라고 했으니, 시간은 여유가 있었다.

윤재는 무리 지어 나오는 늑대들을 쉼 없이 공격했다.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녀석들이 순식간에 그를 보며 둥글게 둘러섰다.


“아우우우!”

“아우우!”


그중 하나가 하울링을 시작하자 몇몇이 따라 울어댔다. 빈틈. 윤재가 검으로 한 바퀴 크게 원으로 그렸다.


[급소를 공격하였습니다.]


그 알림을 시작으로 무수히 많은 알림이 그의 시야 끝에서 올랐다 사라졌다. 마지막 늑대한 마리와 대치할 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우욱, 이게 다 뭐예요?”


던전이라면 지겹게 다녀본 리하나였다. 그런데 이렇게나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쌓인 동물의 사체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녀가 입을 틀어막았다.

등급이 높은 만큼, 후각이 민감한지 그녀가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욱···! 앞으로 먼저 가 있을게요.”


코와 입을 막은 탓에 목소리가 뭉개졌지만 알아들을 수 있었다. 윤재가 고개를 끄덕하고는 저를 향해 그르렁거리던 마지막 늑대를 잡았다.


[999/1000]

[1000/1000]


카운트되던 숫자가 1,000을 만들었을 때.


[퀘스트 성공]

▶늑대 1,000 마리를 처치하였습니다.

※보상: 3포인트 획득, 체력 회복 물약 3개 획득, 마나 회복 물약 3개 획득.


퀘스트 성공을 알리는 메시지와 초급 획득 패키지의 실행 결과가 떴고, 윤재는 그제야 티슈를 꺼내 손과 얼굴을 한번 닦아 냈다.


한 가지를 알아냈다.

일단 시작된 퀘스트는 누가 게이트 안으로 들어와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

옷에 묻은 건 어쩌지 못하겠다 싶어 더 닦는 것을 포기했다.

비릿한 냄새가 나긴 했지만, 리하나처럼 코를 막고 달아날 정도는 아닌데. 윤재는 괜히 제 몸에서 역한 냄새가 날까 봐 킁킁거렸다.


[지금 맡아본다고 알겠습니까.]


“연수나 현수가 맡으면 좀 그럴 거 같네.”


[신경도 안 쓸 겁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씻는 게 낫겠죠.]


“피 냄새 잘 지워지는 보디 워시랑 샴푸 좀 알아봐 줘. 헌터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거로.”


[네.]


리하나를 따라 걸음을 옮기자, 보디 워시와 샴푸를 찾아봤다며, 확인하겠냐는 알림이 떴다.


“나중에.”


일단 저 앞에 있는 리하나와 합류한 뒤, 나중에 알아봐야겠다.


“F급 게이트 들어와서 이렇게 몬스터 많이 본 거 처음이에요.”


손을 툭툭 턴 리하나가 윤재를 보며 구시렁거렸다. 그녀의 옆에는 몇 마리의 늑대가 불에 그슬려 있었다.


“네가 처리한 거야?”

“이 정도는 일도 아니죠.”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낸 그녀가 씨익 웃었다.


“다음부터는 나 따라서 오지 마. 내가 죽으면 너한테도 안 좋은 것도 알겠는데.”

“꼭 그렇다기보다···.”


리하나는 제 목숨 때문에 윤재를 닦달하는 기분이 들어 입을 꾹 닫았다.


“당분간 C급 게이트는 혼자 가지 않을 거야.”

“······.”

“D급에서는 위험했던 적도 없고, 오늘처럼 발이 묶이지 않았다면 네 도움을 받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니 내 걱정해서 게이트에 따라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지만, 리하나는 제가 윤재를 무시했다고, 그가 오해한다고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 생기면 바로 탈출석 쓸 거야. 미련하게 목숨 간 보는 짓 안 해.”

“죄송해요. 그냥.”

“죄송할 건 없고, 이거까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윤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째 거짓만 늘어놓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다행인지 리하나는 제 말에는 잘 따를 수밖에 없으니 입단속 시키는 건 시현보다 쉬울 터였다.

실상은 퀘스트 때문이지만, 그걸 말할 수는 없으니 머뭇거리던 윤재가 겨우 입을 뗐다.


“혼자 사냥할 때 버프를 받아.”

“정말요? 아···!”


시현처럼, 그녀도 단번에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위험하면 알아서 나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형이 힐도 넣어줘서 안전해.”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이는 듯 리하나가 ‘지금 나갈까요?’하고 물어왔다.


“됐어, 금방 잡으니까. 이것만 잡고 같이 나가자.”


보스로 나온 은빛 갈기의 늑대는 무척이나 크고 빨랐지만, 그래봤자 F급 보스였다. 순식간에 녀석을 처리하고 던전을 빠져나왔다.


게이트 앞에서 리하나는 멋쩍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윤재는 시현이 처리해 달라고 한 다른 F급 던전을 차례로 클리어했다. 입장하면서 퀘스트 발생 시간을 체크하니, 두 번 다 10분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퀘스트는 매번 발생했다.


“보스는 퀘스트가 없나?”


게이트를 나온 윤재가 근처 공중화장실에서 몸에 묻은 피를 닦았을 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근처 게이트로 가는 헌터들인 모양이었다.


“아, 리하나 그년이 도망가서 형님 정말 많이 열받았잖아.”

“다시 못 잡아 온대?”

“계약서도 안 쓰고 있었대.”

“우리 계약서는 다 써놓고 왜?”

“그년이 도망갈 줄 몰랐던 거지.”


그렇게 말하는 두 사내의 뒤로는 윤재보다 조금 어린 학생 몇과 이제 갓 성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사람 몇이 함께였다.


‘오랜만에 후레이더 좀 써볼까.’


윤재가 화장실 앞으로 나와 벤치에 앉았다 조금 거리가 있긴 했지만, 못 들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자자, 다들 너무 걱정 마시고요.”

“어차피 여기 E급 던전이고, 저희도 들어가니까. 다치실 일 없을 겁니다.”


후레이더가 거짓이라며 요란스레 붉은 빛을 내고 있었다.


“저, 저기 탈출석은 없나요? 만일의 상황에는···.”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쓴 여자가 소심하게 손을 들어 물었지만, 돌아오건 재촉뿐이었다.


“자자, 들어갑시다.”


그렇게 다들 들어가고, 윤재도 택시를 타고 막 떠날 때쯤, 피범벅이 되어 덜덜 떠는 여자와 그 여자를 달래는 사내 둘이 밖으로 나오는게 보였다.

윤재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목적지로 향했다. 남의 일은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피로했다.


고작 F급이라도 하더라도 퀘스트가 1,000마리 단위로 떠 버리면 그 피로함은 말로 할 수 없었다. 강하지 않다 뿐이지 엄청나게 칼을 휘둘러야 하니까.



***



다음 날 일찍 사라진 쌍둥이를 찾자, 현수가 윤재를 불러세웠다.


“연수랑 현수는 세희가 키즈카페 데리고 간다고 갔어. 근처에 기차 있는 키즈카페 생겼다고 친구들이 자랑했다며 한창 말했다더라.”

“아, 고마워요. 형.”

“세희가 애들이랑 노는 걸 너무 좋아해서. 너한테 뺏기기 전에 데리고 나간 거 같은데.”

“아···.”

“그래도 고맙다고는 말해라.”

“네.”


윤재는 다음날 D급, F급의 게이트를 돌았다. 헌터 협회에 다녀오면서 근처 베이커리에서 세희가 좋아한다는 마카롱과 아이들이 먹을 케이크도 사 왔다.


“우리 내일은 세희 이모랑 극장에 가기로 했어!”

“팝콘도 먹기로 했다.”

“캐러멜 팝콘, 오빠는 먹어봤어?”


달콤한 캐러멜 향이 진동하는 것 같았다. 언젠가 먹어본 것 같은데, 그러다 조금 흘리기도 하고.

윤재는 지난 기억 같은 것의 조각이 떠올리며 씁쓸함에 미소 지었다.


“아니, 너희랑 안 먹어봤으면 나도 안 먹어봤지.”

“우리가 그럼 내일 남겨올게!”


아이들은 처음 극장에 갈 생각에 들떠서 한참 떠들다 잠이 들었다.

윤재는 그다음 날도, 또 다음날도 계속해서 게이트로 향했다. 그렇게 주말 내내 아이들과 놀아주지도 않고, 이틀을 더 게이트로 향할 때 세희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강시현은 무슨 일인지 물어도 별거 아니라고만 하고.”

“협회에서 처리 해 달라고 하는 게이트, 제가 처리하고 있어요.”

“대충은 알고 있어. 근데 왜?”

“···네?”

“왜 그걸 하고 있냐고, 돈도 안 되고. 너 돈 급하잖아.”


세희의 말처럼, 오가는 차비도 안 나올 정도로 F급 게이트는 득이 없어, 모두가 꺼리는 곳이었다.


“형한테 부탁했어요. 혼자 게이트 돌게 해 달라고.”


매번 연수와 현수를 돌봐주고, 사무실에서 함께 지내는 세희이기에 언제까지 비밀로 할 수는 없었다. 그녀가 한숨을 푹 쉰 채 머리를 헝클었다.


“바보니? 그렇게 만발의 준비를 하고 나가고 피 칠갑해서 오는데, 누가 몰라.”

“······.”

“그래도 강시현이 아무 생각도 없이 허락해 준 거 같지 않으니까 두고 본거지.”


그래서 일부러 애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다닌 것도 있었다. 괜히 윤재만 보면 잔소리가 튀어 나갈 것 같았으니까.


“저, 누나.”

“···제대로 말해, 나 참을성 없어. 말하지 않으면 혼자 멋대로 생각할 거고.”


윤재가 약하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게 무기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그래서 그냥 참고 있었는데, 뭐라도 확실히 알고 있어야 속이 편할 거 같았다.


“혼자 사냥할 때 상향되는 스킬이 있어요. 그래서 혼자 하는 거예요. 빨리 돈도 벌고 감각도 익혀서 길드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랬어요. 무슨 일 생기면 바로 탈출석 쓰려고 챙겨서 다니고요.”


이미 몇 번 한 거짓말이라고 술술 말이 잘도 나왔다. 세희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너 잘못되면 안 되는 거 알지? 쌍둥이들 생각해.”

“그럴 일 없어요.”


상태창이 있고, 체력의 줄어듦이 바로 보이는 윤재에게 탈출석 사용 타이밍을 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래, 아무튼 몸조심해.”

“매번 쌍둥이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나 요즘 쌍둥이 보는 재미로 살잖아. 애들 걱정은 하지 말고.”


여전히 찝찝한 게 남아 있었지만, 세희는 그 정도로 타협하기로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쌍둥이를 생각하는 마음은 진심인 거 같았으니까



***



윤재는 벌써 두 개의 D급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오늘의 마지막 게이트 앞에 서 있었다.


‘너 이거 하루에 다 안 돌아도 되는 거 알지?’


매번 주소를 보내면 바로바로 클리어하고 오는 게 시현의 입장에서는 편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무리하는 윤재가 걱정된 그가 다시 한번 확인하듯 물었다.


‘D급, 이거 누가 줄줄이 취소한 거라 싸게 올라와서 산 거야.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고. 내일···.’

‘오늘 다 할 수 있어요.’


D급 정도야 이게 어렵지 않았다. 아니, 그동안 전투에 익숙해져서인지 눈에 보이는 레벨 말고도 손과 몸이 날래진 기분이었다. 체력도 더 붙은 것 같고.


윤재는 오늘의 마지막 일과인 D급 게이트로 발을 옮겼다. 내일은 지난번 시현이 잡아둔 C급 게이트를 가는 날이었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자, 느껴지는 몬스터들의 기운은 확실히 예전과는 달랐다.


그동안 성장한 게 분명했다. 이제는 검을 쥐고 휘두르는 데 쓰이는 근육이나 어떻게 휘둘러야 효과적으로 몬스터를 쓰러트릴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쓰러지는 몬스터들을 보면서 드는 감정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마지막 보스까지 처치했을 때, 윤재는 눈앞에 뜬 알림을 보았다.


[레벨 업 하였습니다.]

[20레벨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상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상점?”


그렇게 물었을 때, 마치 배달 음식을 주문 하는 것처럼 다양한 아이템이 있는 새로운 창이 떴다.


그중 윤재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있었다.


[경험치 두 배 성장: 1,000,000G]


윤재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어쩌지 못했다. 저것만 있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다다, 나 지금 몇 골드 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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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달팽이의 섬 (1) 23.04.05 79 2 11쪽
29 29. 푸른불꽃 23.04.04 59 3 12쪽
28 28. 퀘스트 (6) 23.04.03 60 2 12쪽
27 27. 퀘스트 (5) 23.04.02 77 2 12쪽
26 26. 퀘스트 (4) 23.04.01 80 2 12쪽
25 25. 퀘스트 (3) 23.03.31 67 2 12쪽
» 24. 퀘스트 (2) 23.03.30 69 2 12쪽
23 23. 퀘스트 (1) 23.03.29 77 2 12쪽
22 22. 게이트 (3) 23.03.28 91 2 12쪽
21 21. 게이트 (2) 23.03.27 102 3 12쪽
20 20. 게이트 (1) 23.03.26 11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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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리하나 (3) 23.03.24 12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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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4) 23.03.20 161 5 12쪽
12 12.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3) 23.03.20 165 6 12쪽
11 11.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2) 23.03.19 173 5 12쪽
10 10.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1) 23.03.19 201 5 12쪽
9 09. 준비 23.03.18 224 6 12쪽
8 08. 독사 23.03.18 241 4 12쪽
7 07. 성스러운 검 23.03.17 251 7 12쪽
6 06. 스킬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3) 23.03.17 253 6 12쪽
5 05. 스킬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2) 23.03.16 269 7 12쪽
4 04. 스킬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1) 23.03.16 291 9 12쪽
3 03. 후레자식이 되어버렸다 (3) 23.03.16 33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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