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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3079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후레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신타조
작품등록일 :
2023.03.16 22:25
최근연재일 :
2023.04.07 07:5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112
추천수 :
142
글자수 :
168,905

작성
23.03.23 00:03
조회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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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16. 리하나 (1)

DUMMY

분명히 확실히 말했다.


‘안될 거 같은데요.’나 ‘글쎄요.’처럼 애매하게 여지를 남기지 않은 게 분명한데.


“왜 자꾸 따라와요?”

“숨겨달라니까?”

“내가 아까 싫다고 했잖아요.”


분명히 싫다고 말했는데, 졸졸 따라오는 리하나. 윤재는 그녀를 떨어트리려 괜히 코너를 돌아 빠르게 달리고, 높은 곳을 점프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A급 헌터라 그런지 그녀는 별거 아니라는 듯 윤재를 따라잡았다.


“자꾸 따라오면 신고할 거예요.”

“나를?”

“스토커예요?”

“나 안 좋아해?”

“네. 안 좋아해요.”


윤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저를 보는 리하나를 뒤로하고 빠르게 걸었다. 최대한 저 여자와는 엮이지 않는 게 좋았다.

독사 길드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저 여자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아!”


···하지만 다시 싱글벙글 웃으며 따라오는 리하나를 보자 화가 나면서 동시에 궁금했다.


“왜 하필 나인데요? 그리고 뭘 숨겨달라는 거예요? 혼자 도망만 잘 다니면서.”

“···기운이 좋아서 따라가는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아니, 무슨 ‘도를 믿으세요.’도 아니고.”


히히. 리하나가 소리 내 웃었다. 윤재는 제가 하는 말을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사람과 대화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앞으로 반응해 주지 않는 쪽을 택했다.


“야, 그런데 너 길드 있어?”


이제 하다, 하다 ‘야.’라고 한다. 프로필상 리하나의 나이는 저보다 아래였다. 괜히 기분이 욱했다.

그나저나 헌터인 건 어떻게 알았는지, 길드가 있냐고 묻는 그녀에게 굳이 예의를 갖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없으면 왜, 영입하려고?”


어차피 독사 길드는 오라고 해도 안 갈 거지만.


“아니, 나 데리고 가라고.”


이건 무슨 말인가, 분명 리하나는 독사 길드 소속이다.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윤재가 심드렁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너, 길드 없냐?”

“응.”


아, 이제 보니 저를 속여 데리고 가려는게 분명했다. 이렇게 인기 있는 애가 유혹해서 납치를 주도한다면 어리숙한 애들은 바로 잡혀갈 게 안 봐도 훤했다.

윤재가 어이없다는 듯 외면하자, 리하나가 그보다 빠르게 걸어 앞에 서더니 물었다.


“몇 살이야?”

“······.”

“나는 18살.”


윤재는 짜증을 감추지 않았다. 조금만 가면 길드인데, 그대로 들어가도 되나 망설여졌다. 하지만 어차피 저를 데려갈 목적이라면 제 길드 정도야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독사 길드의 사도혁이라면, 지난번에 마주치기도 했으니까.

일단 올라가서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나을 거란 결론에 닿았다. 어느 누구라도 쟤를 돌려보내 줄 테니까.

앞으로 드디어 길드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 보였다.


“어? 질주 길드. 여기 서하민 있는데 맞지?”

“···걔를 알아?”

“같은 학교라 알고 있지.”


윤재는 다시 걸음을 빨리했다. 리하나는 지치지도 않는지 열심히 따라왔다.


“아니, 걔 학교에서 엄청 나대거든.”


윤재는 비록 하민과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가 그럴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 들린 리하나의 말에서 역시 제 생각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


“지가 무슨 정의의 용사라도 되는 거처럼.”

“······.”

“헌터 각성하기도 전부터 애들 괴롭히는 애들 혼내주고 그랬다니까.”

“싸움을 잘해?”

“걔가? 완전 못하게 생겼잖아. 실제로도 못해.”


그 말에 윤재는 저도 모르게 풉, 하고 웃어버렸다. 정말 공부만 할 거같이 생긴 서하민은 싸움이랑 도통 어울리지 않았다.


“근데도 하도 싸움을 걸고 다니니까. 결국 엄마도 모셔 왔다니까.”

“······.”

“근데, 엄마가 아니라. 어, 그래 저 여자를 데리고 왔더라고.”


리하나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윤재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고 제 할 말만 해갔다. 그녀가 검지를 쭉 펴 앞을 가리켰다.

바로 저 여자라며, 소리치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혜영과 하민이 인상을 쓰며 다가왔다.


“엄마가 아니라 완전 언니잖아!”

“어머, 이 예쁜 아가는 누구야? 모델 아니야?”


‘언니’라는 리하나의 말에 잔뜩 경계하고 있던 혜영의 얼굴에 일순 미소가 번졌다.


“안녕하세요. 언니! 저는 리하나라고 해요. 저번에 학교에서도 뵀는데, 하민이 누나 맞으시죠?”

“야, 리하나 너 언제 봤다고 친한 척이야.”


윤재가 하고 싶은 말을 하민이 바로 해 주었다. 혜영을 향해 온갖 아양을 떠는 리하나는 정말 가증스러웠다.


“서하민 너야말로 괜히 말 걸지 말아줄래? 우리가 만났다고 인사하는 사이는 아니잖아.”

“허, 어이가 없네. 아니 얘는 왜 데리고 온 거예요?”


결국 불똥은 윤재에게 튀었다. 한숨을 푹 쉰 그가 고개를 저으며 계단을 올랐다.


“나도 데리고 온 건 아니야, 쟤가 따라온 거지.”

“나 쫓기고 있다고.”

“쫓기는 사람치고는 너무 걱정이 없어 보이는데.”


윤재의 말에 리하나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더니 노려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의 뒤를 따른 하민의 손에 움직임이 멈췄다.


“서하민 왜 사람 길을 막고 그래?”

“그만 들어와. 우리 길드야.”

“나도 구경할래.”

“아무나 막 와서 구경하는 데 아니야.”


그가 손가락을 뻗어 리하나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밀어냈다. 그때 뒤에서 오던 혜영이 리하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왜들이래, 응? 그냥 구경 조금만 하다 가는 건데 안 그래?”

“네, 맞아요. 언니.”


씨익 웃는 리하나가 넉살 좋게도 혜영에게 팔짱을 꼈다. 그러고는 하민을 향해 혀를 쏙 내밀었다.


“저게, 정말!”


결국 사무실로 들어온 리하나는 소파에 앉아 커다란 눈을 굴렸다. 윤재는 차를 준비해 온다고 탕비실로 잠시 피신했다.

리하나가 하는 말이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후레이더를 쓰고 싶은데, 며칠째 다다가 반응이 없었다.


“스킬 사용이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모르겠네. 다다가 있어야 물어보든 말든 하지.”


[네. 차윤재 님.]


“뭐야? 다다! 이제 되는 거야?”


윤재는 앞에 커피포트에서 물이 펄펄 끓고 있는데도 왠지 모를 반가움에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말도 없이 갑자기.]


“하, 진짜 걱정했잖아.”


[···걱정. 그동안 별일 없으셨나요? 시스템 오류로 차윤재 님의 지난 생활을 확인할 수가 없네요.]


“잘 지냈지, 스킬을 써도 되는지 내 스탯이 멀쩡한 건지 걱정한 거 빼고는.”


[무사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일단 시스템 오류 중에도 적용된 스탯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단 프리미엄 서비스나, 획득 패키지의 적용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 뭐, 그 정도면 괜찮지.”


윤재는 머그컵에 리하나와 하민이 마실 코코아를 준비하고 혜영이 마실 커피도 함께 탔다.


“다다. 무슨 오류였던 거야?”


저에게만 생긴 능력이었다. 그런데 오류니, 뭐니 하는 걸 들으니 꼭 이 세계가 게임 속 세상이 된 기분이었다.


[오류의 원인은 사용해서는 안 되는 스킬 사용, 패키지 가격 할인과 후불 제안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 내가 요청한 거네, 미안하게.”


[그러시면 제 입장을 고려하여 기존 가격으로 구매해 주시죠.]


“···얼만데?”


[초급 획득 패키지는 그대로 진행해도 좋다고 했습니다만.]


윤재는 얘가 도대체 얼마를 부르려고 이러나 걱정이 앞섰다.


[프리미엄 서비스 패키지는 33,000G가 아니라 333,000G라고 합니다.]


“그렇게 비싸?”


[네, 아무래도 어려우시겠죠. 역시···]


“됐어, 내가 줄게. 너 그거 때문에 곤란했던 거잖아.”


무슨 인공지능이 한 일을 뭐라고 구박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윤재는 괜히 옛 기억에 그러겠다고 했다.


[그럼 사양 하지 않고.]


아, 주지 말 걸 그랬나. 괜히 이거 얍삽하게 일단 팔아놓고 뒤로 감정에 호소하고 그런 건 아니겠지.

윤재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렇게 강해질 일도 없었으니까 아까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무튼, 너도 괜히 무리하지 마. 없으니까 허전하고 답답하니까.”


윤재는 대답 없는 다다를 뒤로 하고 쟁반에 컵을 올려 나왔다.

커피를 타고 쟁반에 올려놓는 일련의 행동이 익숙했다. 저를 종처럼 부렸던 이들이 떠올랐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영식과 미경. 그리고 저를 그렇게 만든 사도혁.


끼익-.

열리는 문틈으로 한창 신이나 웃고 떠드는 리하나의 얼굴이 보였다.


“다다, 오랜만에 후레이더 좀 쓰자.”


그러자 예전처럼 시선의 끝에 작은 등이 보였다.


“언니, 정말 예뻐요.”


당장이라도 경고등이 울릴 줄 알았는데, 저 말은 정말인지 울리지 않았다. 윤재가 능숙하게 잔을 내려놓고 앉았다.


“하민이랑 같은 학교인데, 안 친해?”

“친해지기 어려운 타입이잖아요. 전에 언니 학교에 온 거 봤어요. 엄마라고 했는데, 엄마 아니고 누나라고 해도 믿겠다니까요.”


삐옹- 삐옹!

역시나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리하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등이 붉은빛을 내며 울려댔다.

그렇다고 나서서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혜영의 외모까지 동시에 부정하는 게 되는 거라, 어쩔 수 없이 입을 꾹 닫았다.


“이야, 윤재 너 커피 잘 탄다.”

“하하.”

“맛있네요.”


혜영과 하민의 말은 진심인지 경고가 울리지 않았다. 참 신기한 기능이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코코아에요!”


다시 리하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삐옹- 삐옹-! 거리며 붉은빛이 반짝였다.


“취향을 몰라서 그냥 같이 통일했으니. 쥬스나 다른 거 마시고 싶으며 말해요.”


물론 다들 괜찮다고 했다. 싫은 내색을 전혀 내지 않고 단숨에 마시는 리하나를 보며 윤재는 인상을 썼다. 후레이더가 아니었으면, 코코아 광고 모델을 맡아도 될 만큼 아주 맛있게 먹어 주었다.


“다들 여기에 있었···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


끼익, 하고 문이 열리며 들어온 시현이 리하나를 보며 미간을 구겼다.


“안녕하세요! 질주 길드 마스터님이시죠? 저는 리하-”

“자기소개는 됐어요. 여기서 리하나 씨 모르는 사람 없을 테니까.”


시현의 말에 리하나가 슬쩍 윤재를 보았다. 그를 따라서 오긴 했지만, 영 저를 받아주지 않을 거 같아 혜영을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더 만만치 않은 사람이 길드 마스터라니.


“우리가 타 길드 사람을 받아 줄 정도로 여유 있는 편은 아니라.”

“길드가 있어?”


혜영은 그 사실을 몰랐는지 되물었다. 그러자 리하나가 한껏 미소 지으며 대답했나.


“네, 저 독사 길드···.”

“뭐? 독사?”


방금까지 웃고 떠들던 혜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분위기를 눈치챈 리하나의 얼굴이 전에 없이 경직되었다.


“내가 지금 독사 길드 애랑 웃고 떠든 거니?”

“···어, 언니.”


시현이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리하나를 향해 나가라며 눈짓했다. 거의 쫓겨나 가듯 물러서는 그녀의 얼굴엔 장난기가 지워졌다.


“잠깐만요···.”

“이제 더 할 말 없을 거 같은데, 그만 가요. 리하나 씨.”


시현의 단호한 축객령에도 리하나는 좀처럼 나가지 못하며 윤재를 보았다.


“독사 길드를 나오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마치 그녀의 말이 진실이라는 것처럼 경고등은 울리지 않았다.


“제가 길드에 가입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아니, 필요 없어요.”


단호한 시현의 말에 결국 리하나는 포기한 듯 제 발로 계단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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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퀘스트 (6) 23.04.03 6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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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퀘스트 (4) 23.04.01 8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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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퀘스트 (2) 23.03.30 6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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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리하나 (1) 23.03.23 142 5 12쪽
15 15. 길드 23.03.22 157 5 12쪽
14 14. 힘의원천 23.03.21 157 5 11쪽
13 13.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4) 23.03.20 161 5 12쪽
12 12.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3) 23.03.20 165 6 12쪽
11 11.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2) 23.03.19 172 5 12쪽
10 10. 눈 내리는 고블린의 언덕 (1) 23.03.19 201 5 12쪽
9 09. 준비 23.03.18 224 6 12쪽
8 08. 독사 23.03.18 241 4 12쪽
7 07. 성스러운 검 23.03.17 251 7 12쪽
6 06. 스킬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3) 23.03.17 253 6 12쪽
5 05. 스킬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2) 23.03.16 269 7 12쪽
4 04. 스킬이 생겼는데 말입니다 (1) 23.03.16 291 9 12쪽
3 03. 후레자식이 되어버렸다 (3) 23.03.16 338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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