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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할...까?

연옥(煉獄)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fuakhnaf112
작품등록일 :
2021.03.31 20:12
최근연재일 :
2021.04.07 23:00
연재수 :
4 회
조회수 :
53
추천수 :
0
글자수 :
12,573

작성
21.04.07 23:00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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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3화-도망-

DUMMY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크기가 대략... 군함? 아니 더 큰데?

저거.. 매미는 맞나? 날 잡아먹으려나?

매미는 초식동물? 아니 곤충?

저 허수아비 새끼는 씨발

눈을 찌르면... 아니 눈이 뭐 저리 높이 있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자세히 보니 매미의 눈이 움직이지는 않는 걸 알았다.


그래 자는 걸 수도 있잖아...

근데 매미가 눈감고 자나? 아니 자기는 하나 밤에도 울던데

몰라 일단 난 못 본 거 같은데


두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숲으로 들어가 매미 눈에 띄지 않게 한참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미쳐서라도 매미 옆을 타고 지나갈 것인가.

뒤를 돌아가면 길이 잘 나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지... 되레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

옆으로 가면? 금방 가기는 하겠지 그렇지만 이 자식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매미 밥이 되는 거 아니야? 매미는 뭘 먹더라...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려했다.

뜬금없이 매미 식사를 고민하게 된 자신이 한심했다.


그래 오히려 돌아가는 건 함정이야. 정면 돌파다. 시발 될 대로 되라지?

천천히 자세를 낮추고 살금살금 군대에서 포복하듯이... ‘군대’ ‘포복’? 어째서 이 단어가 생각 난거지? 여기 온 뒤로 계속 이러는 군

슬쩍 위를 보니 캐리는 공중에서 누운 채로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주스에 기다란 빨대를 꼽고 느긋하게 마시면서 책까지 읽고 있었다.


저 개새끼...


속으로 온갖 욕을 하며 최대한 닌자처럼 움직였다.

느낌이 좋다. 매미 사이를 천천히 지나갔다.

그런데 이 좋은 느낌이 실수였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대로 얼었다. 몸은 떨리지도 않았다.

매미는 그 징그러운 매미는 눈알만 돌려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매미와 눈을 맞춘 채 그저 하나의 시체가 되어버렸다.


.

.

.

.

.

.


“크헉”


다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하늘에서 물방울이 몇 방울 떨어졌던 것이다. 아니 물방울이 아니다.

달짝지근한 냄새가 난다.

주스다.


...캐리...


매미는 여전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고 그 눈빛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야 너 같은 건 먹을 가치도 없어.”


살짝 열이 받기는 했다. 고작 매미주제에. 그래도 침착해야 한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눈은 매미에게서 떼지 않았다.

한 걸음 한걸음 매미의 눈이 보이지 않을 때 즈음 되자


후다닥


달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달려서 길고긴 매미 옆을 달려 나갔다.

앞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달렸다.

다리 하나 둘...

완전히 매미를 지나쳐 길옆의 나무숲에 다급히 몸을 던져 몸을 숨겼다.

나무 뒤에서 매미를 흘끔 바라보았다.

여전히 매미는 요지부동이었다.


‘훅훅..’


이제야 시야가 조금 돌아오는 듯 했다.

차분히 주위를 살폈다. 숲은 이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누군가 오랫동안 지나간 듯 길이 나있었다.

길로 나와 위를 보고 너 내려 좀 와봐라. 라는 표정으로 손짓했다.

캐리는 여전히 키득거리며 재미있다는 듯이 나를 응시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괜히 매미를 자극할거 같아 캐리를 노려본 채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 순간


위이이이이이이잉

끼이이이잉ㄱ


땅이 진동하면서 커다한 날개 소리와 함께 매미 특유의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하였다. 나는 반사적으로 귀를 막고 엎드렸다.


지지지지지지직직지기지지직


매미의 우는 듯 울지 않는 듯한 기괴한 소리와 함께 날아올랐다. 강풍이 불어왔다.

매미 날개 짓이 만들어내는 바람이었다.

가까스로 버티고 버텼지만 내 몸이 붕 뜨는 것을 느꼈다.


퍽!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쳤다.

머리가 따뜻했다.

서서히 정신이 흐릿해졌다.

수많은 이미지들이 영화 필름처럼 촤르륵 소리를 내며 스쳐지나갔다.

흐릿한 이미지들 뿐...

그걸 잡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






기절해버렸다.











번쩍 눈을 뜨자 짙은 어둠뿐이었다.

분명히 기절했는데 개운하게 푹 잔 느낌이었다.

주변을 슥 돌아보았다.

매미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커다란 공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매미 밥이 되지 않은 게 다행이군.


‘캐리’


고개를 올렸다.

망할 허수아비는 공중부양을 하는 침대 위에서 자고 있었다.


“야이 씨발놈아!!!”


굵은 메아리가 숲의 나무들 위로 파도를 타며 멀어져갔다.

“후우”


숨이 찼지만 속은 개운했다. 다시 한마디 하려고 고개를 올렸는데 침대는 온 데 간 데 없었다.


“나한테 한거야?”


캐리가 어느 샌가 옆에 와서 서있었다. 여전한 밉상 얼굴은 그대로였다.

“잘 아시네.”

“시련이라 그랬잖아 무슨 중간고사 치는 건줄 알았어?”

“적어도 축구장만한 매미가 절보고 침 질질 흘리는 건 줄은 몰랐죠.”

“침은 안 흘리던데”

“그게 중요한가? 지금? 머리 터져서 죽을 뻔 했는데”

“이미 죽었잖아?”

“으...”


저 대가리를 360도로 두 번 정도 꺾어줘야 하는데


“안내자라면서요? 안내는커녕 느긋하게 독서하시던데?”

“인도자야 정확히 하시지 그리고 굳이 따지면 간접적 인도자랄까? 그리고 도와줬잖아.”

“주스 그거 몇 방울? 참으로 고맙네요.”

“자기주도적 학습이라고 알지? 스스로 알아서...”

“알았어요. 알았어. 말 되게 많네 그거”

“거 되게 떽떽거리네 그거 실컷 잤으니까 슬슬 다시 가볼까?”

“앞으로 계속 이래요? 매미도 매미인데 뭐 나중에 가면 섬만 한 곱등이라도 나오나?”

“그건 너한테 달려있지 buddy"

“?무슨 말이에요”

“알아서 생각해 걷기나 할까? 너무 길어지면 피곤하거든”


천천히 숲을 걷기 시작했다.

방금까지 분명 어두웠는데 서서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서서히 아침의 기운이 서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캐리가 착 하고 멈추었다.

나는 바닥만 보고 걷다가 이제야 고개를 들어 캐리를 쳐다보았다.


“팁 하나 주지 생.각을 해라. 굳이 따지면 상상을 해봐 모든 열과 성을 다해서”

“그게 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캐리는 또다시 하늘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이번엔 주의 깊게 보도록 할께.”


뭐라 입을 열기도 전에 주변에 나무들이 흔들리며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중심을 잡으려고 애를 쓰며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거대한 나무 너머로 무엇인가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티라노사우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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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도망- 21.04.07 9 0 7쪽
3 2화 -시작- 21.04.04 10 0 7쪽
2 1화-동행 21.04.04 15 0 9쪽
1 프롤로그-만남- 21.03.31 20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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