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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도감 채우는 회귀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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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은빛유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14 17:59
최근연재일 :
2024.05.28 19:2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439
추천수 :
38
글자수 :
64,151

작성
24.05.17 19:20
조회
43
추천
3
글자
13쪽

수집 시작(1)

DUMMY

게이트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즉시 공장 부지를 벗어났다.


‘서든 게이트를 19분 만에······. 괜히 엮이기라도 했다간 귀찮아질 거야.’


슬슬 급파된 헌터들이 도착할 것이다.


그들과 마주치기라도 했다간 진입 경위와 토벌 과정, 내 자격과 능력 따위를 일일이 설명해야 하리라.


‘아직은 일러. 지금 당장은 내실을 다져야 해.’


유명해지는 건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유명세와 영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일신의 무력.


우선은 힘을 길러야 한다.

조용하고, 은밀하게.


나는 일부러 외진 길을 통해 읍내로 내려갔다.


“기사님, 터미널로 가주세요.”

“예이.”


택시 차창 너머로 ‘협회’ 딱지가 붙은 밴 세 대가 스쳐 지나가는 게 보였다.


서든 게이트 등장 후 37분.


아슬아슬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전리품을 확인했다.


전리품은 네 개.


지팡이와 도감, 그리고 카드 두 장이었다.


[고블린의 지팡이]

등급: 일반

마력: 2

부가효과:-


지팡이는 소위 흰템이라고 불리는 일반 등급 아티팩트.


던전에서 가장 많이 노획하는 부류로 가치가 그리 높지 않았다.


‘옵션도 없으니 꽝이군. 그나마 마력이 붙어서 다행이야.’


그래도 지금의 내게는 유용했다.

써먹을 수는 없지만 팔아먹을 수는 있으니.


‘후려쳐도 검 값은 나오겠어.’


이만한 물건은 헌터 자격증 미소지자도 처분할 수 있다. 오늘 저녁은 치킨을 시켜야겠다.


치킨 몇 마리와 생활비로 바꿔먹을 지팡이는 덤이다.


나머지 물품들이야말로 진짜 전리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전지의 도감]

등급: 일반

부가효과: 특정 물품을 수집할 수 있다


등급은 일반.


고블린 지팡이에도 붙어 있는 능력치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일견 쓰레기템으로 보이지만 핵심은 능력치가 아니라 부가효과다.


특정 물품을 수집하는 효과.


아무 물품이나 넣는다고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나는 ‘고블린’과 ‘고블린 주술사’ 카드를 도감에 끼워 넣었다.


[일반 등급 ‘고블린’ 카드를 수집했습니다.]


[일반 등급 ‘고블린 주술사’ 카드를 수집했습니다.]


이로써 나는 두 가지 카드를 추가로 활성화할 수 있게 되었다.


고블린은 민첩+1.

고블린 주술사는 마력+1.


활성화 가성비로만 따지면 고블린 전사쪽이 우월하지만 도감의 진가는 특정 종류의 카드군을 모았을 때 드러난다.


바로 이렇게.


[일반 등급 컬렉션 ‘고블린 일가’를 완성했습니다.]


<컬렉션 정보>


【고블린 일가】


[고블린]+[고블린 전사]+[고블린 주술사]


“놈들의 피는 초록색이 아니더라구.”


부가효과: 전 능력치+3


[일반 등급 컬렉션 ‘고블린 일가’의 효과로 전 능력치가 3 증가합니다.]


컬렉션을 통한 영구적인 능력치의 증가.


나는, 카드를 모을수록 강해진다.


“상태창.”


<상태창>

이름: 김진택

특성: 수집

근력: 13

내구: 11

민첩: 10

체력: 14

마력: 12


컬렉션 효과 덕분에 한 자리에 머물고 있던 내구, 민첩, 마력이 두 자리로 올랐다.


‘앞 자릿수가 바뀌었으니 제법 체감이 되겠어.’


내구가 올라가면 뼈와 근육 등 전반적인 신체 강도가 상승하고.


민첩이 올라가면 반사 속도와 유연성이 상승한다.


근접전을 선호하는 내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능력치.


여기에 다른 능력치, 특히나 두 자리로 오른 마력의 보조가 더해지면 밸런스는 더욱 탄탄해진다.


츠츠츠츠!


가장 체감이 큰 것은 마력이다.


체내를 휘돌고 있는 마력의 흐름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신체 강화와 마력 방출을 몇 번은 더 쓸 수 있게 됐다.’


마력을 최우선으로 올리며 전반적인 능력치를 강화한다.


오크, 스켈레톤, 리자드맨.


일반 등급 컬렉션 중 당장 떠오르는 것은 이놈들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나는 일전에 방문했던 거래소의 지점을 방문했다.


규모가 작고 물건 풀도 좁지만 저등급 아티팩트를 파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일반 등급 고블린의 지팡이, 확인되었습니다. 세부 감정 후 판매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

“서류 작성 다 했습니다.”

“계좌주 김진택 씨, 본인 맞으시죠?”

“네.”


곧 구형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렸다.


수수료 떼고 71만 2천 원.

검 값을 빼도 20만 원 가까이가 남는다.


주인 없는 서든 게이트가 아니었다면 이마저도 건지기 힘들었겠지.


조촐하지만 자축 파티를 벌일 정도는 되어 다행이었다.


똑똑.


“······!”


오늘은 양념치킨이다.

주종은 쏘맥.

좋은 날에는 쏘맥만한 게 없는 법이다.


꼴꼴꼴꼴.


큰 컵에 소주와 맥주를 섞었다.

비율은 3대 7.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황금 비율이다.


와삭.


“크.”


피로와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 나는 알딸딸한 취기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


서든 게이트는 그리 흔한 현상이 아니다.


빈도로 따지면 한 개의 시에서 분기에 한두 번 정도.


전 국토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 수가 꽤 늘어나지만 시기와 이동 경로를 생각하면 분모는 한참이나 줄어든다.


더욱이 외진 곳, 나 혼자 토벌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컬렉션 간의 연계를 고려하면 더더욱 급감했다.


“박박 긁어모아도 세 곳 정도인가.”


경기도에 하나, 강원도에 하나, 그리고 전라도에 하나.


여기서 더 무리하면 다른 헌터나 길드, 협회에 발각되거나 나머지 일정이 꼬일 우려가 있었다.


‘급한 컬렉션부터 모은 다음에 정식 루트로 들어간다.’


강원도 서든 게이트는 어느 해안가의 모래톱 위에서 열렸다.


준비물은 배낭과 검.

여기에 하나가 추가되었다.


내 전용 아티팩트 전지의 도감이다.


‘수집 활성화’는 신체 일부와 도감이 접촉해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마냥 들고 싸울 수는 없기에 노끈으로 옷 안쪽, 복부에 단단히 둘러 묶었다.


일종의 고육지책인 셈이다.


‘조금 쓸리더라도 스킬을 마련할 때까지는 참아야지.’


츠츠츠츠츠.


들어가자마자 텁텁한 공기가 나를 반겼다.


추정치 E급의 던전.


좁고 기다란 동굴 내부는 일정 간격마다 횃불이 밝혀져 있었다.


‘정석적인 미궁형, 헤매지만 않으면 식은 죽 먹기다.’


미궁형 던전은 어떤 의미에서 던전(dungeon)이라는 단어의 원래 뜻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장소다.


미궁형 던전은 전반적으로 공간이 협소한 데다 마치 개미굴처럼 복잡하게 이어져 있다.


한 번 길을 잃으면 끝없이 헤매게 되고 최악의 경우 이 감옥과도 같은 곳의 수형자로 전락한다.


대부분 동굴 내지는 토굴, 심지어 진짜 지하 감옥을 방불케 하는 곳도 있다.


이곳은 동굴 타입이었다.


‘동굴 정도면 나쁘지 않지. 목이 말라 죽을 일은 없으니까.’


하지만 나쁘지 않다뿐이지 열악한 조건은 대동소이하다.


미궁형 던전은 지형적 특성상 식량과 식수를 보급하기가 지극히 어렵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경관 또한 정신적 피로를 가중한다.


주로 언데드 계통의 몬스터가 나오는 것도 정신적 자원을 갉아먹는 데 크게 일조한다.


놈들이 내뿜는 시취와 생명체에 대한 극단적인 공격성은 웬만한 숙련 헌터도 꺼림칙하게 여겼다.


물론, 내게는 아무 해당 사항도 없다.


‘멸망한 세계에서 얼마나 굴렀는데 이런 저급 미궁형 정도야······.’


전부 문제없다.

길 찾기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츠츠츠츠츠!


마력 방출 스킬의 활용.


나는 체내의 마력을 끌어모아 염가 구매 검에 집중시켰다.


우우우웅!

후두둑.


과연 싸구려 검답게 이 정도 마력을 집중시킨 것만으로도 이가 나간다.


소재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는 듯했다.


“······쯧.”


역시 뭐든 돈값을 하게 마련이다.


배를 곪아도 장비는 넉넉하게 맞추라는 헌터 격언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내친김에 무기를 바꿔야겠다.


동굴에서 푹푹 썩어가는 검이라도 이 머저리 같은 검보다는 나을 테니 말이다.


쾅!


나는 마력을 잔뜩 담은 검으로 벽면을 후려쳤다.


쿠우웅!

후두둑!


천장에서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한편 검 끝에서 발생한 소음이 메아리처럼 울렸다.


쿠우우웅!

쿠우우우웅!


그러나 퍼져나가는 것은 소리뿐만이 아니다.


쏴아아아!


옅게 방사한 마력 또한 퍼져나간다.


나는 격돌 직전 마력 방출을 한 번 더 사용했다.


격전으로 연마된 정밀한 마력 컨트롤. 마력은 소리에 섞여 벽을 타고 흘렀다.


쾅!

쾅!

쾅!


그러기를 세 번 더 반복했다. 마력의 절반 가까이가 날아갔지만 괜찮다.


치킨처럼, 꼭 필요한 소비였으니까.


나는 제자리에서 눈을 감고 감각을 일깨웠다.


잠시 후 쏘아낸 마력의 일부가 내게로 돌아왔다.


쏴아아!

쏴아아아!


‘여섯 갈래, 그중 세 번째. 다음은 두 번째, 네 번째, 첫 번째······.’


파앗!


던전 코어로 향하는 최단 루트가 머릿속에 세밀하게 그려진다.


마력의 공명 현상을 레이더처럼 활용하는 탐색법으로 마력 밀도가 낮은, 이런 저급 미궁형 던전에서만 통용되는 방식이었다.


쩌적!


“······.”


검신에 실금이 퍼져나갔다.


걸음을 재촉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타다다닥!


나는 좁디좁은 통로를 전력으로 내달렸다.


능력치가 올라간 덕분에 걸음이 한층 더 가벼웠다.


‘세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뇌내 지도가 있으니 걸음은 더더욱 빨라졌다.


네 번째 지름길에 접어들었을 무렵 전방의 지면이 불쑥 치솟았다.


퍼석!


끼긱.

끼기긱.


불쾌한 마찰음과 함께 땅에서 백골 세 구가 기어 올라왔다.


스켈레톤.


언데드 계열 중 가장 열등한 하위종이다.


끼기기긱.


놈들은 울음 대신 뼈 부딪는 소리를 내며 내게 달려왔다.


스켈레톤의 손가락뼈와 이는 제법 날카롭다. 날붙이만큼은 아니어도 생살을 뚫고 가르는 데는 충분했지만.


내게 닿기에는 너무나도 무뎠다.


콰직!


나는 손잡이를 양손으로 움켜쥐고 검면으로 한 구의 턱을 그대로 돌려버렸다.


콰직!

콰직!


다른 놈들도 똑같이 머리를 날렸다.


언데드인만큼 머리를 날린다고 쓰러지지는 않지만 유이한 공격수단 중 하나를 없애버리는 데 의의가 있다.


휙!


나는 검을 내팽개치고 조용히 읊조렸다.


“수집 활성화.”


마력 일부가 배에 품고 있는 도감으로 흘러 들어갔다.


[‘고블린 전사’ 카드가 활성화됩니다.]

[힘 수치가 3 증가합니다.]


이놈들에겐 신체 강화를 쓸 필요도 없다.


파바바박!


나는 연달아 주먹을 날려 스켈레톤의 흉부와 척추 부분을 박살 냈다.


놈들의 동공에 어린 빛이 흩어지며 뼛조각이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그 위로, 카드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지사.


[일반 등급 ‘스켈레톤’ 카드를 획득했습니다.]


카드를 품에 넣고 다시 움직였다.


퍼석!

퍼석!

퍼석!


달리는 도중 몇 개의 무리와 더 마주쳤지만 그냥 스켈레톤이기에 곱게 놔주었다.


퍼석!


그러나 이놈은 곱게 못 보낸다.


끼기기긱.


다섯 구의 스켈레톤 뒤로 눈빛이 유난히 강렬한 놈이 서 있었다.


파지직.


놈의 손에서 새하얀 서리가 피어올랐다. 냉기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 녀석은, 마법사다.


‘메이지!’


펑!


신체 강화로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까드드득.


메이지의 손 위로 송곳 모양의 얼음 파편 여러 개가 생겨났다.


촤아아악!


얼음 화살이 통로를 휩쓸었지만 나는 기예에 가까운 동작으로 그것을 피해냈다.


까드득.


다시 냉기가 모여들었지만, 내 주먹이 더 빨랐다.


콰지직!


주먹떡으로 몇 번 두들겨주니 메이지의 몸이 허물어졌다.


[일반 등급 ‘스켈레톤 메이지’ 카드를 획득했습니다.]


카드를 챙기고, 또 미궁을 주파한다.


“······후.”


숨이 조금씩 가빠지기 시작할 때쯤 이 기나긴 미궁의 끝이 보였다.


보라색 빛을 뿜어내고 있는 던전 코어.


그 앞으로 한 무리의 해골들이 서 있었다.


스켈레톤 열 댓마리.

메이지 세 마리.


그리고 유난히 떡대가 큰 스켈레톤 한 마리.


끼이이익.


놈은 기다란 냉병기를 들고 있었다.


‘바스타드 소드······. 나쁘지 않지.’


펑!

펑!


연달아 땅을 박차 해골들을 뛰어넘었다.


내 목표는 떡대와 던전 코어. 나머지는 이제 관심 없다.


쐐애애액!


체공 기간을 노려 떡대가 바스타드 소드를 찔러 들어왔다.


꼼짝없이 꼬치가 될 판이지만 한 번은 버틸 만하다.


쩡!

퍼서석.


염가 구매 검이 주인을 구하고 장렬히 사망했다.


욱씬.


반동 때문에 팔이 저릿했으나 그 덕분에 떡대의 검격을 피할 수 있었다.


“수집 활성화.”


[‘고블린 전사’ 카드가 활성화됩니다.]

[힘 수치가 3 증가합니다.]


여력을 남기지 않는다.


츠츠츠츠!


남은 마력을 깡그리 상반신으로 모았다. 신체 강화. 펀치력은 허릿심이 절반, 팔 힘이 절반이다.


쾅! 쾅! 쾅!


내 주먹이 스켈레톤 워리어의 상반신을 짓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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