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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전략 게임의 군주가 살아남는 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노력의천재
작품등록일 :
2023.12.04 14:33
최근연재일 :
2023.12.07 20:0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99
추천수 :
7
글자수 :
33,042

작성
23.12.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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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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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 크립 라운드(1)

DUMMY

내가 남들과 다른 건 어릴 때부터 알았다.


―보윤아, 너··· 이번 시험도 만점 맞았니?

―네. 시험이 쉬웠어요.


―여보! 우리 보윤이 혹시 천재 아니에요?

―허허. 그러게 말이야! 학원도 못 끊어준 못난 부모인데··· 이렇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오늘 저녁은 외식할까? 갖고 싶은 건 없고?


―외식은 괜찮구요. 갖고 싶은 것도 없어요. 근데 저 시험 잘 봤으니까 소원 하나만 들어주시면 안돼요?

―암, 뭐든 얘기해 봐라!


―학교 안 다니고 싶어요.


―뭐, 뭐라고?

―학교를 안 다니고 싶다고? 그게 무슨 말이니! 학교에 괴롭히는 애라도 있어?


어린 날의 나는 거짓말이 서툴렀고 말을 지어내는 재주가 부족했다. 그러니 간결하게, 그러나 부모님이 아프지 않을 만큼만.


딱 그 정도의 사실만 전했다.


―재미가 없어요.

―응?


―수업도. 학교도. 친구도···. 전부 재미가 없어요.


****


짹짹짹!


“···으음?”


괴로웠던 두통이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췄다. 두통만 사라졌다면 참 좋을 텐데, 눈을 떠보니 영 어색한 세상이다.


“숲···?”


혹시, 예전에 웹소설에서 자주 읽었던 빙의나 환생이라도 되는 걸까.


내가 톡을 플레이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나도 한 때 웹소설 헤비 독자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 소설을 미친 듯이 탐독했고, 읽고 또 읽다보니 더 읽을 게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인데···.


꿈뻑꿈뻑.


“···일단 몸은 내 몸인 것 같긴 한데. 이게 무슨 상황이람?”


몸은 그대로였지만, 내가 입은 복장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판타지 소설에 나올법한 천옷에 가죽 부츠, 그리고 망토까지. 영락없이 판타지 세상의 모험가가 입을 법한 착장이다.


“혹시 꿈인가.”


말랑말랑한 볼을 꼬집었다.


“···아야.”


아팠다.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한국이 아니다. 이국적인 수준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풀들이나 꽃 그리고 나무의 모양이 현실 세상에서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로만 가득했다.


···그러나, 이 풍경은 기시감이 든다.


나는 분명히 이것들을 본적이 있다.

현실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


“설마 게임 속으로 들어온··· 건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할 법도 했다.


그러나 나는 감정으로 굴기보다는 상황을 파악한 뒤, 해야 할 일을 빠르게 판단하는 편을 택했다.


아마 내가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은, 이런 전개가 웹소설에서 자주 접했던 상황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삶에 흥미가 없었던 탓이 컸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뒤 내 삶의 유일한 낙은 게임이었는데, 게임에 대한 흥미도 서서히 지워져가던 참이었으니까.


“재밌게 게임을 하고 싶어서 방송에 출연했더니, 일이 대뜸 이렇게 흘러간다고? ···웃기지도 않네.”


···어쩌면, 차라리 잘됐다싶기도 했다.


“침착하자. 당장 서두를 필요는 없어. 우선 내 상황을 먼저 파악하는 게 우선이겠지. 혹시 이능력이라도 생겼나.”


갑자기 이세계에 빠지게 된다면 특수한 능력이 생기는 건 이쪽 업계에선 당연한 상식.


나는 바닥에서 돌멩이를 주운 뒤, 눈앞에 놓인 나무를 향해 돌멩이를 힘껏 던졌다.


“흡!”


휘이이이익!


···데구르르.


“······.”


그러나 근력 보정 따위는 없는지, 돌멩이는 느리게 날아가다가 나무에도 닿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일반 기물도 이것보단 셀 것 같은데.”


게임 속으로 들어왔다는 확신이 생기자마자 가장 먼저 세운 가설은 간단했다.


어쩌면 나는, 게임의 ‘기물’이 된 건 아닐까?


톡에서는 일반-고급-희귀-영웅-전설 등급으로 총 5개의 등급이 있다.


이것이 웹소설과 유사하게 전개된다면, 게임 세계에 빙의된 캐릭터는 가장 높은 등급인 ‘전설’ 기물이 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추측은 완전히 틀려버린 것 같다. 나는 아무 힘도 없었으니까.


“···혹시 근력이 아니라면 마법 계열? 메테오 스트라이크!”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별의별 짓을 다했다.


주문을 외쳐도 보고.

염동력을 끌어올려보려고 상상도 하고.


“혹시, 소환 계열인가? 서먼 드래곤! 서먼 데스나이트! 서먼 리치킹!”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지만, 시도하면 할수록 내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 상황을 정리해보자. 분명 너튜버의 방송에 출연하다가 정신을 잃었고. 그 뒤에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곳에서 눈을 떴어. 그리고··· 지금으로써는 아무런 능력도 없고.”


털썩.


이제 뭘 해야 하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중얼거렸다.


“어쩌면 게임이 아닌 건가? 그리고 게임이 맞더라도···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인 건가?”


지금의 나는, 판타지 세상의 영웅이 아니라 현실 세상의 강보윤이다.


****


“으으으! 트리스탄! 여, 여기 분위기가 음습한데? 내가 얌전히 훈련이나 받자고 했잖아!”

“랜슬롯! 조용히 해!”


곱상한 얼굴의 소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거구의 남성에게 핀잔을 주자, 남자는 언성을 높이며 맞받아쳤다.


“우리가 백날 훈련을 받아봤자 군단에 소속될 수 있겠어? 공을 세워야 인정을 받고 군단에 발을 들일 거 아니냐고!”

“알아, 하지만!”


“하지만 뭐! 헥토르가 제대로 된 음식을 입에 댄지도 오래 됐다면서! 몬스터에게 당할까봐 겁이라도 먹은 건가?”

“무섭냐니!”


“징징거릴 거면 당장 내려가!”


랜슬롯은 무어라도 말하기 위해 입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얼굴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내 목숨? 가족을 위해 내려놓은 지 오래다! 내가 죽는 걸 무서워 할리가 없잖아! 그냥, 그냥 단지···!”

“단지 뭐!”


랜슬롯을 바라보는 트리스탄의 눈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었다.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는 눈빛 속에는 분명히 공포와 불안감이 섞여있다.


트리스탄도 강한 척하고 있지만, 그 역시도 모든 것을 걸었기에 불안하지 않을 리가 없다.


“젠장. 미안하다, 트리스탄. 내가 너무 예민했어. 몬스터를 만나서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간··· 혼자 남을 동생이 자꾸 눈에 밟혔어.”

“그럴 일은 없어야만 해. 불길한 소리는 그만하고, 최대한 조심하자.”


저벅저벅.


그들이 용병이 되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군단에 소속되어야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트리스탄. 멀린은 좀 어때?”

“똑같지.”


둘 다 가정 형편은 몹시 나빴지만, 둘 중에 상황이 더 안 좋았던 건 트리스탄이었다.


그의 동생인 멀린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매달 적지 않은 돈이 치료비로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얼른 아이템을 찾고 복귀하자.”

“알겠다.”


이 세계에서, 땅도 없고 돈도 없는 평범한 주민이 돈을 벌 방법은 세 가지밖에 없었다.


하나, 불법적인 일을 하기.

둘, 남의 밭에 가서 일을 해주기.

셋. 전쟁 용병으로 일하기.


큰돈이 필요했던 랜슬롯과 트리스탄은 전쟁 용병이 되는 선택지가 절실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이도 어리고 전투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닌 평범한 소년들이었기에, 그들이 군단에 뽑히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훈련으로 실력을 기른 뒤 용병으로 뽑히려던 생각을 뒤로 하고, 공을 세워서 군단에 들어가기 위해 위험한 도박수를 던진 것이다.


“트리스탄. 여기에 아이템이 있다는 소문은 사실인거지?”

“그러길 바라야지.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한달치 생활비를 주고 구매한 정보니까.”


없는 살림에 정보를 구매한 건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어차피··· 군단에 소속될 수 없다면, 장기적으로는 굶어죽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실패해서 당장 곤란을 겪든, 천천히 말라죽어가든 용병이 될 수 없다면 별 차이는 없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랜슬롯이 트리스탄에게 넌지시 말을 걸었다.


“무슨 아이템인지는 못 들었고? 기왕이면 검이나 활이면 좋겠는데.”

“랜슬롯. 어떤 아이템이건 간에 우리는 아이템을 수거하면 군단에 헌납해야 한다. 잊었나?”


“알아! 그래도 모르잖아. 혹시 ‘오리지널’ 아이템이라도 나오면 우리도 쓸 수 있을지도 모르고···.”


피식.


“꿈이 크군.”


이 세계에서 아이템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일반 기물이라 할지라도 상위급 아이템을 장착하면 ‘영웅’등급의 기물과도 대적할 수 있을 만큼 폭발적인 위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지! 우리도 ‘오리지널’ 아이템을 얻으면, 하급 크립 몬스터 정도는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과연 그럴까.”


트리스탄은 바닥에 남은 몬스터의 발자국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이템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군주에게 직접 하사 받아야한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모르는 얘기지! 군주는커녕, 아이템도 본 적이 없는데 그런 소문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그리고, 아이템이 중요한 만큼 군주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는 거대했다.


아무리 뛰어난 전사라 할지라도, 군주에게 명을 받기 전까지는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으니까.


신묘한 힘을 지닌 아이템은 오직 군주에게 직접 하사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었고, 아이템과 아이템을 조합해서 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권능’도 오직 군주에 의해서만 가능했다.


심지어, 어울리는 전사들끼리 전장에 배치했을 때 만들어지는 시너지 효과도 오직 군주에 의해서만 발동이 가능했기에···.


군주는, 절대적이며 다른 것과 대체될 수 없는 존재였다.


“아무튼! 나는 그 군주라는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자기 힘으로 뭐 하나 이뤄내지도 않았으면서, 단지 태어날 때부터 운이 좋게 군주로 태어난 것뿐이잖아?”

“뭐 어쩌겠나.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가 정해지는 세상인 것을.”


“으으! 트리스탄! 공감을 좀 해달라고!”

“빨리 아이템을 찾고 내려갈 생각이나 하자.”


트리스탄이 단칼에 랜슬롯의 말을 끊어냈지만, 랜슬롯은 굴하지 않고 시답잖은 소리를 뱉어냈다.


“그나저나 트리스탄. 그 군주란 놈들 말이야, 듣기로는 전설 속 용사처럼 힘이 센 것도 아니고··· 같은 군주더라도 전부 특징이 다르다며? 근데 군주를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저벅저벅.


트리스탄은 지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중얼거렸다.


“듣기로는, 군주의 상징이 있다고 하던데.”

“상징?”


“그래.”

“무슨 상징?”


“내가 어떻게 알아!”


트리스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꾸했다.


“소문에 따르면··· 모든 군주들은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에게 군주임을 나타내는 징표가 몸에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까 그게 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고! 이 모자란 놈아!”


그렇게, 두 소년이 티격태격대며 숲의 중심부로 향하고 있던 때에.


“···어? 이게 뭐지?”


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생각에 잠기던 강보윤은, 자신의 손등에 특이한 무늬가 새롭게 생겨난 것을 깨달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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