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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전략 게임의 군주가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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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천재
작품등록일 :
2023.12.04 14:33
최근연재일 :
2023.12.07 20: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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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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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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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 크립 라운드(4)

DUMMY

내가 군단을 부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이것이 둘에게 구미가 당길 제안이기도 했지만, 내게 영지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이템은 이렇게 얻는다 치고, 기물도 방향은 잡혔으니··· 영지만 있으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텐데.’


톡은 두 가지 페이즈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는 전투 페이즈. 전투 필드에 기물을 배치하여 상대와 맞붙는다.


전투에서 승리하면 남은 기물의 등급과 숫자에 비례한 데미지를 상대에게 남기게 되는데, 100의 피해를 먼저 입히는 사람이 승리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운영 페이즈다.

전투에 배치할 기물과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서 내실을 다지는 턴이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위해서는 영지가 필요한데···.


문제가 있다면, 당장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 일은 고민하지 말자. 지금 할 수 있는 일만 하자. 일단은 아이템을 얻고, 가능하다면 랜슬롯과 트리스탄에 어울리는 기물을 찾는 것이 중요해.’


저벅저벅.


“트리스탄, 아이템이 있는 곳까지 얼마나 더 가야하지?”


트리스탄이 구매한 정보에 따르면, 보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은 세 개였다. 하나는 이미 허탕을 쳤고, 이제 두 개가 남았다.


트리스탄은 강보윤의 말에 지도를 확인했다.


“30분 정도··· 더 걸으면 다른 고블린의 부락이 나옵니다.”


‘멀잖아.’


“···잠깐 쉬었다가 가지.”

“예?”


“벌써 쉰다는 말입니까? 휴식을 취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되먹은 것인지 체력이 미친 듯이 좋았다.


‘일반 기물이라도 기물은 기물이라 그건가? 근데 뭐 어쩌라고··· 힘들어죽겠는데!’


그러나 힘들어 죽겠으니까 쉬었다가자고 말하기에는 가오가 살지 않았다.


“그래도 쉬어가지. 고블린을 만나기 전에 체력을 비축해두는 것이 좋을 거다.”

“에··· 하지만 고블린은 어차피 군주님의 능력 덕분에 저희에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하잖아요!”


“맞습니다. 또한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이 있기에 숲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조금 어렵습니다.”


“···.”


강보윤은 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전략 회의 시간이다.”

“갑자기요?”


전략 게임에서 살아남기, 그 세 번째.

언제나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 것.


“···그래.”


****


타닥, 타닥.


강보윤이 은근히 추워하는 것을 캐치한 트리스탄이 눈치 빠르게 모닥불을 피웠다.


“군주님, 하실 말씀이 무엇입니까?”


쉬고 싶어서 핑계를 댄 것이긴 했지만, 둘에게 물어 볼 게 있긴 했다.


“트리스탄, 랜슬롯.”

““예 군주님.””


“고블린과 싸울 때 특별한 능력이 발휘된 것을 기억해?”

“당연히 기억합니다.”

“물론이죠!”


“그 권능은 조건에 맞는 기물··· 아니. 비슷한 선택받은 자들이 모일수록 강해진다.”


둘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너희들의 본질은 기사다.”


“···네.”

“하핫, 군주님이 저희더러 기사라고 했을 때는 뭔가 싶었는데 좀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랜슬롯은 가볍게 무시했다.


“다른 기사들이 전장에 추가된다면, 너희에게 씌워졌던 갑주가 더욱 단단해진다.”

“···!”

“그게 사실입니까? 다른 자가 합류한 것만으로도 저희가 더 강해질 수 있다구요?”


랜슬롯과 트리스탄이 있다는 말은, 다른 기물들도 여기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러니··· 너희와 본질이 같은 이들을 모으는 것이 중요해.”

“그렇군요. 이해했습니다.”


잠자코 듣던 트리스탄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그런 자를 어떻게 찾습니까?”


‘그건 내가 알고 있지.’


트리스탄과 랜슬롯은 【인간】 시너지와 【기사】 시너지를 공유한다.


【기사】의 경우는 짝수 단위로 2/4/6명으로 발동되는 시너지이고, 【인간】의 경우는 3/6명으로 발동된다.


그러니, 【인간】이면서 【기사】인 녀석을 구하는 것이 최선이고, 조건에 맞는 기물은 딱 두 개가 더 있다.


‘트리스탄과 랜슬롯을 제외하고, 【인간】과 【기사】를 공유하는 기물은 두 개. 하나는 희귀 등급이고, 나머지는 전설 등급이었지. 전설 등급은 지금 얻기는 쉽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최선은 역시···’


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혹시, 헥토르라는 자를 아나?”


“···예?”

“헤, 헥토르요?”


헥토르를 입에 담자 둘의 표정이 굳었다.


‘뭐야, 알고 있다고?’


“그래. 헥토르라는 자를 영입해야 한다. 그자가 있으면 너희에게도 큰 도움이 될···”

“안 됩니다!”


랜슬롯이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뭐? 이유가 뭐지? 아, 혹시 사이가 안 좋은 건가? 웬만한 일이라면 화해해라. 너희에게 꼭 필요한 녀석···.”

“아뇨, 그게 아닙니다! 헥토르는 제 동생입니다!”


“···뭐?”


젠장. 그러고 보니 게임의 설정 상 기물들은 긴밀한 관계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형제, 가족, 연인, 친구 등.


문제가 있다면, 나는 성능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물간의 관계는 전혀 모른다는 점이다.


그런데 랜슬롯은 제법 동생을 아끼는 형인지, 내내 실실 웃고 헤픈 소리만 하던 녀석이 갑작스레 진지해졌다.


“군주님, 헥토르를 어떻게 아신 겁니까?”


분위기가 싸하게 굳었다.


“제 동생은 사정이 있어 남들의 눈앞에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제 동생을 도대체 어떻게 아시는 거죠?”


‘사정이 있다고?’


일이 무언가 귀찮게 흘러갈 것 같다.


“···그것도 군주의 권능입니까?”


나는 천천히 생각에 잠겼다.


‘헥토르가 어떤 기물이더라? 잠깐, 헥토르는···.’


일반적인 기물은 두 개의 시너지를 가지지만, 헥토르는 달랐다.


‘헥토르의 시너지는, 【인간】과 【기사】. 그리고 마지막 시너지는···.’


헥토르는 트리플 시너지를 가진 기물이었다.


탁.

깨달았다.


‘아. 그 이유였나.’


트리스탄과 랜슬롯이 왜 이렇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지 깨달았다.


동생인 헥토르가 형인 랜슬롯보다 밸류가 높고, 랜슬롯이 헥토르를 감싸고 도는 이유.

그리고, 헥토르가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이유까지.


헥토르의 시너지를 떠올리니 금방 답이 나왔다.


“내가 헥토르를 알게 된 이유는···.”


그렇기에 해명을 하려던 참이었다.


“키이이이이이익!”

“고, 고블린이다!”


그때, 마침 타이밍 좋게 고블린이 튀어나왔다.


“···설명은 나중에 하지. 우선은 앞에 나온 녀석들을 무찌른다.”


“키이이익! 인간! 인간!”

“우리 영역에 왔다!”

“무찌른다!”


이번에는 무려 세 마리였다.

어차피 데미지를 입지 않으니, 몇 마리건 간에 큰 상관은 없었지만.


“랜슬롯, 트리스탄. 전방에 배치.”

“읍!”

“큭! 군주님! 전투가 끝나면, 제 동생을 어떻게 알게 되신 건지 반드시 설명해주셔야 합니다!”


전장이 형성되고, 둘의 몸에 갑주가 생겨났다.


철컥! 철컥!


【기사(2/4/6)】


【적들의 공격을 선두에서 막아내는 자】


【시너지 효과】

【모든 피해 감소 10(2)】


“당연하지.”


【30초 후 전투가 시작됩니다!】


나는 형성된 전장을 보며 두 가지를 고민했다.


첫 번째. 랜슬롯에게 어떤 핑계를 댈 것인가.

그리고 두 번째.


‘···고블린의 부락까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데, 벌써부터 녀석들이 출몰한 이유는 뭐지?’


【5, 4, 3, 2, ···1!】

【전투 시작!】


전투가 시작되고, 기사들과 몬스터가 격돌했다.


****


전투는 당연히 압도적으로 손쉽게 끝났다.


“크이이이이익! 이, 인간!”

“맞아도 아파하지 않는다!”

“이, 이상하다! 이상해! 크아아아악!”


【승리!】


아무리 랜슬롯과 트리스탄이 제대로 된 공격을 가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상대가 가하는 피해가 아예 없다면 싸움은 보나마나다.


“···후우.”

“아무리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몬스터와 싸우는 건 보통일이 아니군.”


둘을 격려하기 위해 근처로 다가갔다.


“고생했다. ···음? 저건.”


그런데, 고블린의 사체 근처에는 무언가가 떨어져 있었다.


“···보상이잖아?”

“보, 보상말입니까?”


“그래. 이렇게 몬스터를 잡으면 보상을 얻는가보네.”


‘이건 게임이랑 똑같군.’


게임에서 자주 보던 보상 아이템에 가까이 다가가자, 상자가 터지면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팡!


“···골드?”


“허, 헉!”

“그, 금화!”


보상으로 나온 아이템은 3골드.

크립 라운드의 평균적인 보상을 고려해본다면, 잘 나온 편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금화를 본 트리스탄과 랜슬롯의 눈은 뒤집혀있었다.


“대··· 대박!”

“그, 금화가 튀어나오다니!”


‘···랜슬롯 쟤는 저런 말을 어디서 배운 거지? 근데 3골드가 그렇게 큰돈인가?’


“구, 군주님! 저희는 부자에요! 아, 군주님한테는 별로 큰돈이 아니려나···?”


머쓱해하는 랜슬롯에게 질문을 했다.


“···3골드가 그렇게 큰돈이야?”

“당연하죠! 1골드만 있으면! 저랑 동생이 1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걸요!”

“그래?”

“네!”


황금을 본 랜슬롯의 눈이 뒤집혀졌다. 말만 안한다 뿐이지 트리스탄의 반응도 비슷했다.


“만약, 너희가 그 군단에 용병으로 일하게 된다면 버는 돈을 얼마인데?”

“···최하급 용병의 경우, 연봉이 3골드라고 들었습니다.”


‘···미친.’


판타지 세계관에서 금이 가지는 가치가 큰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가치가 클지는 몰랐다.


물론, 나한테는 잘된 일이다.


“랜슬롯. 트리스탄”

“···네, 군주님.”


전략 게임에서 살아남기, 그 네 번째.

줄 땐 확실하게 줘라.


“받아라.”

“허··· 헉!”

“고, 골드를 말입니까···?”


나는 골드를 하나씩 둘에게 배분했다. 게임에서는 그렇게 큰돈이 아니었는데, 골드를 받은 녀석들의 표정은 나라라도 얻은 것 같은 얼굴이었다.


“가, 감사합니다!”

“군주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조금 양심에 찔리기도 했다.


‘너희가 싸워서 번 돈이잖아···.’


그리고 기왕 돈을 나눠줬으니, 생색이라도 내야 했다.


“트리스탄, 랜슬롯.”

““네! 군주님!””


피식.


‘기합이 다르군,’


“앞으로, 나를 따라오면 이보다 더 큰돈을 줄 수 있다.”


둘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

“저, 정말입니까···?”


“당연하지.”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랜슬롯.”

“네, 군주님!”


“형으로서 헥토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네 동생도 언제까지나 그렇게 지낼 수는 없을 거야. 네 동생은 타고난 기사다.”

“···.”


“당장 결정하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잘 고민해보길 바란다.”


괜히 성급하게 계속해서 부추겼다가는 악효과가 날지도 몰랐기에, 나는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았다.


그 대신. 새롭게 떠오른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읏차!”

“···군주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나는 느긋한 표정으로 모닥불에서 장작 하나를 꺼냈다.


“아. 궁금하지 않아? 고블린의 부락이 거리가 있는데, 왜 녀석들이 여기까지 나타났을까?”

“···그러게말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혹시 녀석들은 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

“예? ···그, 그렇다면 당장 모닥불을 꺼야!”


“음? 아니지. 월급을 챙겨줬으니 이제 일을 해야지.”

“···잘못들었습니다?”


나는 느긋한 얼굴로 근처 나무에 불을 질렀다.


“구, 군주님!”

“이게 무슨!”

“내 추측이 맞았다면 좋겠는데.”


불만 지르면 자동으로 몬스터가 몰려온다고? 근데 그 몬스터는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도 못하는데, 심지어 보상까지 준다고?


···말도 안 되는 개꿀 상황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에 지른 불은 크게 타올랐고, 그것을 본 고블린 떼가 몰려왔다.


“키이익! 불이다! 불!”

“연기다! 인간이다!”

“죽인다아!”


“구, 군주님···?”

“뭐해?”


“예?”

“돈.”


“?”

“벌어야지.”


트리스탄과 랜슬롯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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