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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조심스러운 제안입니다만,
\"16세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던 교회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
보다는
\"16세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중대한 요구였던 교회의 도덕성 개혁 요구에 호응\"
이 더 낫지 않을까요?
교회의 객관적 도덕성을 수치화하는 게 어렵기도 하고, 제가 읽은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중세 후기의 교회의 도덕성 문제를 반대(즉 이전시대보다 나았다)로 적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의 배경을 다루는 오래된 연구들은 중세 후기시대를 종교 쇠퇴기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었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교회를 비판적으로 보았던 15세기 문헌들에 관한 그 연구결과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던 일을 반영한다. 최근 연구는 보다 믿을 만한 기준들을 사용하여 정확히 그 반대가 참이라는 사실을 제시한다. 1450년과 1520년 사이에 독일의 종교적 경건이 크게 성장한 것을 보여준다. 이 사실은 각별히 베른트 뮐러(Berndt Moeller)의 \'1500년대 독일의 경건(Piety in Germany around 1500)\'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명백하게 밝혀졌다.
...교구 성직자의 낮은 자질은 그들의 사회적 신분이 낮은 것을 반영했다. 16세기 초에 밀란의 지도신부들은 비숙련 노동자들보다도 낮은 임금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빚을 지지 않기 위해 말과 가축 무역에 종사했다. 프랑스의 시골에서는 같은 기간에 하급 성직자들이 거칠게 표현해서 부랑자들과 동일한 사회적 신분을 누리고 있었다. 과세와 민사법원 소추 그리고 별도의 징병을 면제받는다고 하여도 그들은 사실상 다른 걸식 순회사제와 구별되지 않았다. 』
-Alister McGrath 씀, 최재건 번역, 《종교개혁사상》(Reformation Thoughts: An Introduction) 제3증보판 59-61쪽
『하급 성직자 영역에서는 중세 말엽의 전형적 현상인 \"성직자 프롤레타리아\"가 나타났다. 도시들 가운데는 사제와 수도자가 전체 주민의 10분의 1에 이르는 곳도 있었다. 그중 대부분은 물질적으로뿐 아니라 정신적 · 영적으로도 극히 수준이 낮았다. 중세 때의 일반적인 시골 신부 또는 도시의 평범한 \"교구 소속 신부\"는 처지가 가련했고 교육도 거의 받지 못했다. 사제가 된 사람은 대개 한 사목자에게 \"견습하러 가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대학에서의 신학 교육은 대개 수도회 소속 사제들만 받았는데, 그것도 항상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게다가 도시의 매우 많은 사제들이 신자들의 영혼을 보살피는 사목 사제가 아니라 \"미사 집전 사제\"였던바, 이들의 물질적 기반은 미사 예물과 그것에 관련된 부과금이었다. 독신제의 준수는 이 성직자 프롤레타리아의 대부분에게 문제 밖의 일이었음이 확실하다. 독신제가 실제로 어느 정도나 준수되었는지는 확실히 말하기가 어렵다. 나라마다 사정이 매우 달랐다. 15세기 독일(쾰른 또는 콘스탄츠)의 시찰 보고서들에 의하면 교구 사제의 3분의 1이 내연관계를 맺고 있었다.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그 정도만 해도 비교적 양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 문제에서 그리고 민중들의 종교생활에서는 더더욱, 중세 말과 종교개혁 직전의 상황이 이른바 건전한 중세 전성기 때보다 나빴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사실은 그 반대였다. 1500년 전후의 시기는 특히 독일에서 그 이전 어느 시대보다 \"경건\"했고 신앙이 뜨거웠다. 그러나 바로 그런 시기에 이상과 현실 사이, 종교적 이상과 당시의 사회 현실을 반영한 교회구조들 사이의 괴리는 더욱 터무니없게 느껴졌다. 그러므로 당시 개혁에의 외침은 전반적인 쇠락의 증거가 아니라 종교적 활력의 증거였다.』
-Klaus Schatz 씀, 이종한 번역, 《보편공의회사》 212-213.
『반성직자주의—성직자가 누린 정치권력에 대한 반감—와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거부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모든 증거는 16세기 초에 독일이 경건한 정통 가톨릭 사회였음을 가리킨다. 그러나 독일은 민족적·반교권적 분개로 가득했고, 그 분개는 루터의 목소리로 표출되었다.』
-Peter Marshall 씀, 이재만 번역, 《종교개혁》
『Traditional religion had about it no particular marks of exhaustion or decay, and indeed in a whole host of ways, from the multiplication of vernacular religious books to adaptations within the national and regional cult of the saints, was showing itself well able to meet new needs and new conditions.[전통적 믿음은 쇠퇴했다거나 부패했다는 흔적은 없으며, 정녕 모든 경로에서, 토착어 신심 서적들의 증가에서부터 국가적, 지역적 성인 공경에 이르기까지, 전통적 믿음은 새로운 수요들과 상태들을 충족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Eamon Duffy, 《The Stripping of the Altars: Traditional Religion in England c.1400–c.1580》
물론 이러한 서술들이 중세 후기 교회의 도덕성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현대인에겐 당연히 성직매매 등이 심각한 문제가 맞으니까요. 그러나 성직매매, 주교들의 권력 다툼, 이단에 대한 불관용 등은 중세 초기의 교회에도 이미 있었던 문제이며, 이 부분에서 중세 후기가 더욱 타락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당연, 중세 후기의 개혁 요구들에서는 주관적 절박성이 보이고 있지만, 그것이 이전 시대와 당대의 객관적 비교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더 경건한 중세 후기 교회\'에서 성직자의 경건과 평신도의 경건을 분리한다면 더 복잡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중세 교회 도덕성의 기준\'을 가장 좁혀서 성직자의 경건으로 한정하더라도, 중세 후기 성직자가 중세 초기 성직자보다 더 타락했다고 볼 자료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늘 보내주시는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도 더욱 많이 생각하고 또 공부하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되네요. 인용해주신 대목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위클리프와 후스의 사상적 면모와 그 배경을 간략하게 정리하다 보니, 그런 오해의 여지를 남긴 것 같습니다. 해당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사견으로는, 15세기는 사회의 상층과 기층을 막론하고, 중세가 끝나가면서 발생한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쟁이 존재했던 때인 듯합니다. 근세로의 전환기에 나타난 사회경제적 변동 (그리고 인쇄술의 발달)과 더불어, 그러한 역사적 경험이 뒷받침되었기에 16세기의 종교개혁가와 그 지지자들은 보다 정확하고 예리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나름의 해법을 개진해나갈 수 있던 것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제기의 대상이 된 16세기의 교회는 15세기 교회보다 더 타락한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고요.
자공이 '紂의 선하지 못함이 그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군자는 하류에 거하는 것을 꺼린다.'라고 말한 것이 아마 이와도 일맥상통하는 말일 듯합니다.
전 화 댓글에서 "우두가 아닌 경우 소의 고름 속에 들어있는 병원체는 종간 전염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으며, 그린란드 사람들이 겪은 고역은 그냥 헛고생이었다"고 하셨는데, 그럼 고름을 코에 넣었더니 열이 났다고 말한 사람은 우두에 성공적으로 걸려 천연두 면역이 생긴 건가요?
Ultima Thule는 그린란드일까요?
모든 교수는 사제인데, 사제는 결혼을 못하니, 당시 체코에서 교수가 되려면 결혼을 포기해야만 했던 걸까요 ㅠㅠ
지금은 후스파가 체코의 민족종교처럼 되었지만 당시엔 안 그랬을 줄 알았는데 후스를 따르는 체코인과 교황을 따르는 독일인으로 갈린 게 신기하네요. 종교개혁은 민족과 상관 없이 퍼진 줄 알았는데요.
정말로 의서를 샅샅이 뒤졌다면 시그리드가 말한 게 어느 의서에도 나오지 않는다는 게 들통나서 시그리드에 대한 후스의 불신이 한층 깊어졌을 텐데 다행이군요. ㅎㅎ
물론 작가님이 이런 식으로 진행하시진 않겠지만, 시그리드가 우두법에서 영감을 받아, 소에게 흑사병을 감염시킨 뒤 그 고름을 사람 코에 집어넣자는 말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ㅎㅎ 실제로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지만요.
항상 보내주시는 열렬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에드워드 제너가 발견한 잉글랜드 일부 지역의 우두는 사람에게 감염될 경우 농포를 형성합니다. 그냥 열만 났다는 얘기는 우두가 아닐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뜻이지요. 예컨대 그냥 알러지거나, 단순한 감염이거나, 꾀병이거나 할 수 있을 겁니다.
Thule는 고대에는 대충 유럽 북서쪽 끄트머리에 있다는 '알려진 세상의 끝'을 짚어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1화에 언급되는 툴레 기지의 Thule 역시 여기서 유래했지요. 그런 Thule의 가장 끄트머리가 바로 극북, Ultima Thule가 되겠습니다. 몇몇 문헌에서는 아이슬란드를 Thule, 그린란드를 Ultima Thule로 각각 구분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그냥 별 생각 없이 혼용하곤 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 굳이 그런 구분이 엄청나게 중요한 것도 아니었고요. 작중 언급되는 울티마 툴레는 아이슬란드를 지칭합니다.
후스 본인은 '간악한 (체코인) 친형제보다 선량한 독일인이 낫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후스 생전부터 이미 그의 사상과 주장은 보헤미아에서 막 등장하던 원시적 민족주의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위클리프의 시대부터 이미 종교개혁을 주장하던 이들은 성경이나 신학 서적을 민중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러한 움직임 또한 원시적 민족주의의 태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지요.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수많은 독일어 방언들을 하나로 취합해 독일어 성경을 번역해낸 마르틴 루터의 경우가 있겠습니다.
천주교 신자인가 .천주교는 16세기 타락하지 않앗어요 교회쪽 저술들 끌어다 반박하는거 애잔하네. 일반교양으로 역사책만 봐도 당대 추기경이나 교황들이 어느정도 부와 권력 누렷나 감올텐데. 일단 가상의 소설속에서조차 비난으로 인식된걸 못참는게 우습고. 면죄부 판매 교황 알렉산데르6세 유명하지. 나름 르네상스 시기에 깨이고 지성적이고 문화예술 옹호한 교황인데 당대 교황이나 추기경들 흔히 그러듯 내연녀들 거느려 자식보고 교회가 아니라 보르지아 가문의 흥망을 위해 온힘을 쏟앗지. 아들 추기경 임명하고 그아들은 여동생건드려 임신시키고 . 현대 막장드라마보다 더 막장인게 중세 추기경이나 교황들 사생활이다. 이건 지울수없는 사실임. 소설같은데 소설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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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 100 G 보랏빛 안개 (4) +42 | 23.03.01 | 637 | 272 | 29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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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100 G 바빌론의 강물 (2) +35 | 23.02.21 | 676 | 298 | 29쪽 | |
40 | 100 G 바빌론의 강물 (1) +54 | 23.02.20 | 681 | 330 | 34쪽 | |
39 | 100 G 살아서 버티다 (4) +49 | 23.02.17 | 671 | 301 | 25쪽 | |
38 | 100 G 살아서 버티다 (3) +34 | 23.02.16 | 671 | 302 | 26쪽 | |
37 | 100 G 살아서 버티다 (2) +35 | 23.02.15 | 668 | 307 | 27쪽 | |
36 | 100 G 살아서 버티다 (1) +23 | 23.02.14 | 678 | 309 | 27쪽 | |
35 | 100 G 오늘 밤엔 드러눕자 (4) +27 | 23.02.13 | 672 | 290 | 27쪽 | |
34 | 100 G 오늘 밤엔 드러눕자 (3) +40 | 23.02.11 | 680 | 326 | 28쪽 | |
33 | 100 G 오늘 밤엔 드러눕자 (2) +37 | 23.02.10 | 670 | 319 | 29쪽 | |
32 | 100 G 오늘 밤엔 드러눕자 (1) +50 | 23.02.09 | 688 | 348 | 27쪽 | |
31 | 100 G 연락두절 (3) +49 | 23.02.08 | 685 | 326 | 27쪽 | |
30 | 100 G 연락두절 (2) +33 | 23.02.07 | 685 | 311 | 26쪽 | |
29 | 100 G 연락두절 (1) +27 | 23.02.06 | 702 | 330 | 24쪽 | |
28 | 100 G 보헤미아 광시곡 (5) +47 | 23.02.03 | 716 | 327 | 25쪽 | |
27 | 100 G 보헤미아 광시곡 (4) +57 | 23.02.02 | 752 | 359 | 28쪽 | |
26 | FREE 보헤미아 광시곡 (3) +49 | 23.02.01 | 4,311 | 371 | 30쪽 | |
» | FREE 보헤미아 광시곡 (2) +29 | 23.01.31 | 3,876 | 333 | 27쪽 | |
24 | FREE 보헤미아 광시곡 (1) +33 | 23.01.30 | 4,250 | 349 | 29쪽 | |
23 | FREE 부서진 심장을 어떻게 고칠까 (5) +33 | 23.01.28 | 4,169 | 328 | 26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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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FREE 부서진 심장을 어떻게 고칠까 (3) +36 | 23.01.26 | 4,448 | 346 | 31쪽 | |
20 | FREE 부서진 심장을 어떻게 고칠까 (2) +43 | 23.01.25 | 4,211 | 337 | 25쪽 | |
19 | FREE 부서진 심장을 어떻게 고칠까 (1) +35 | 23.01.24 | 4,295 | 363 | 2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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