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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님의 서재입니다.

제피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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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5.08.31 16:48
최근연재일 :
2021.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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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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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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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장 1화 실사단(5)

DUMMY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쪽 벽을 보며 웅성대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지나치려던 금발의 여인은 의문을 느끼고 다가갔다.

“무슨 일이예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몸을 돌려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길을 비켜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녀는 벽을 향해 다가갔다.

종이를 대신해서 벽에 붙어있는 영상으로 된 공지사항에는 처음 보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써있는 글씨와 적혀있는 다섯명의 이름으로 이것이 무엇인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 내용을 확인도 하지 않고 어딘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제피로스 파일럿들의 공간. 그들의 대기공간이며 모임장소인 이곳에 네명의 제피로스 파일럿들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나머지 한명의 파일럿도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체스터. 밖에 있는 공지사항은 뭐야?”

“다왔군.”

문을 열고 들어온 헤르마니아의 말에 체스터는 대꾸도 없이 자신의 손에 있는 무언가를 각자에게 나누어주었다.

그것을 받아든 파일럿들은 잠시 멍해 있었다. 그것은 마치 핸드폰 같았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예전의 핸드폰 모양이었다. 이제는 이런 무거운 기계는 필요치 않았다. 반쪽짜리 안경같은 모양의 핸드폰이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은 한쪽귀에 이어폰만을 꽂고 다니다가 전화를 할때나 한쪽 렌즈를 쓰기 때문에 평소엔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게 뭐지?”

멍해있는 파일럿들을 대표해서 말을 한 것은 벨로포스였다.

“모두 다 들어오는 길에 보았을 것이다.”

“그래. 그 파일럿 종합능력 평가 라는 건 뭐야?”

헤르마니아는 자신이 들어오면서 본 파일럿들의 이름과 점수가 써있는 것을 생각했다.

“우리중에 한명에게 자격박탈을 하기 위해 실사단이라는 작자들이 와 있는 것은 다들 알것이고. 이건 그들이 우리에게 준 것이다.”

‘키잉’

핸드폰의 뒤쪽 위에 체스터가 손을 대자 기계가 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곳에 얼굴과 이름등의 정보가 나오고 아래쪽에는 벽에서 보았던 점수가 써 있었다.

“기계의 작동은 이와 같다. 아래에 써있는 점수는 너희들이 들어오면서 보았던 점수라는 것은 짐작할 테고. 각자의 제피로스에 달려있는 감시카메라로 전투화면은 전부 다 녹화, 전송된다. 전투가 끝나고 그 화면을 분석해서 각자가 기여한 전투에서의 기여도를 따져 점수를 매긴다. 그렇게 세달 뒤 점수가 가장 낮은 한 사람을 박탈한 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이상하군. 왜 당신과 내 점수가 이렇게 많이 차이나는 것이지?”

못마땅한 표정을 한 벨로포스의 질문에 체스터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당연한 거 아닌가?”

그의 말에 둘은 한 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 광경을 나머지 파일럿들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너는 면접을 하지 않았고 나는 면접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잠시 동안 벨로포스를 바라보던 체스터가 말을 하고 나서 둘은 서로를 향한 시선을 거두었다.

“전투에서의 점수는 기여도에 따라 10점, 8점, 6점, 0점으로 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다섯명인데 점수는 네 개야?”

헤르마니아의 질문에 체스터의 말은 이어졌다.

“지금부터 내말을 끊는 놈은 자신의 실력이 나보다 낫다는 도전장으로 받아주지.”

아무래도 벨로포스의 질문에 기분이 상해 있었던 것인지 체스터는 자신의 말이 끊기자 기분이 나빠보였다. 체스터의 말에 모두가 말을 하지 않자 파일럿들을 바라보며 체스터는 다시 말을 시작했다.

“두명은 0점이다. 그 외에 추가 점수가 있다. 그들과 면접을 본 것은 나 뿐이니 나에게는 추가점수가 있는 것이다. 면접을 통해 성격과 군에 대한 충성도등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그 외의 추가점은 발전 가능성이다.”

“발전 가능성? 정확히 무엇이지?”

체스터의 말에 궁금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다른 파일럿과 달리 벨로포스는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질문을 했고 그를 향해 모두의 시선이 향했지만 그의 시선은 한 사람만을 향했다.

“말 그대로다. 정확하게는 싱크로율0.1% 향상에 5점. 에스퍼 능력 발견시 30점. 이 두가지다.”

그의 말에 모든 파일럿은 어이없었다. 싱크로율 상승. 그것이 쉽다면 애초에 왜 30%대의 싱크로율로 제피로스의 파일럿이 되었겠는가. 에스퍼 발견 또한 불가능했다. 아니, 가능은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싱크로율을 두배로 높이는 것보다도 힘들었다.

“결국엔 전투를 통한 점수로 평가하겠다는 것이군.”

벨로포스는 그렇게 마지막 말을 하고 그곳을 나갔다.

“이만 해산하도록. 그리고 헤르마니아. 오늘 면접은 너다.”


소강당. 그곳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여섯명의 실사단이 앉아 있었다.

‘달칵’

그곳의 문이 열리며 여인이 들어왔다. 그녀는 허리까지 오는 금발과 170의 작지 않은 키로 십대라고는 믿기 힘든 성숙한 몸과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실드 내에서 그녀를 여신이라 부르는 이가 많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앉으시오.”

실사단 대표인 여인의 말에 헤르마니아는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조금은 짧은 그녀의 치마 때문에 다리가 부각되었고 그 다리를 보는 다른 실사단을 보며 여인은 헛기침을 했다.

“험 험.”

그녀의 헛기침소리에 당황한 나머지 실사단들은 황급히 자신의 앞에 있는 종이를 들었다.

“파르민 헤르마니아. 본명이 맞습니까?”

“예.”

“현재 나이 17세. 파일럿 경력은 2년째. 에스퍼 능력은 아이스. 최고 싱크로율 38.1% 이상은 모두 사실입니까?”

“맞습니다.”

목소리 또한 아름다웠다. 과연 실드에서 여신이라 불릴 만했다. 같은 여인으로서 눈앞의 여인이 부러웠지만 실사단의 단장은 냉정한 표정을 유지했다.

“현재 제피로스의 대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체스터와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것도 사실입니까?”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그것은 개인적인 일로 파일럿 직무수행과는 상관이 없을 텐데요?”

역시 눈앞의 이 소녀도 마찬가지였다. 체스터와 같이 이 소녀도 자신들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을 해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충분히 상관이 있습니다. 둘의 사이가 연인이라 한다면 임무수행중에 감정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저희 측에 좋은 일은 아니지요.”여인의 말에 헤르마니아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무엇이 우스운 것이지요?”

“그것은 이번 전투의 화면으로 알 수 있을 텐데.”

그녀의 말이 냉냉해 졌다. 기쁨도 슬픔도 없는 무억양의 말은 그녀의 무표정과 어울려 순식산의 이곳을 차갑게 만들었다.

“예. 이번전투에서 당신이 부상을 당했음에도 체스터는 냉정한 판단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문제 될 것은 없을 텐데.”

“질문의 의도를 잘못 알고 있군요. 당신을 말하는 것입니다. 체스터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가 위험에 처한다면 임무는 상관하지 않고 그에게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을까 해서 하는 말입니다.”

“훗. 그래. 부모를 알지 못하는 내 입장에서 체스터는 충분히 매력적이지. 실드의 단장을 아버지로 두고 있고 그 자신 또한 제피로스 군단의 대장. 더군다나 그의 실력이라면 향후 단장이 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지. 그러니 고아로써 아무것도 없는 내 입장에서는 인생 역전이겠지. 호호. 이렇게 따지고 보니 체스터를 꼬셔보는 것도 좋겠는걸.”

“질문에 대답하시죠?”

“당신이 한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녀의 대답에 실사단의 눈은 다시 종이를 향했다.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말에 실사단의 눈은 다시 그녀를 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알 수 없겠지?” “지금 당신의 말은 불리할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실사단 단장인 여인의 말에 그녀는 양쪽 어깨를 으쓱 거렸다.

“앞으로의 일을 어찌 알 수 있지? 그것을 알 수 있는 건 신 뿐이지않나?”

입에 미소를 띠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던 대장은 자신의 안경을 고쳐잡고는 자신의 손에 들린 종이를 바라보았다.

“다음질문으로 넘어가죠. 당신의 이곳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목표?”

되물어보는 그녀의 표정은 무언가 기분이 나쁜 표정이었지만 실사단의 대표여성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예. 당신에게서는 제피로스의 파일럿이된 목적이나 성공같은 목표가 보이지 않더군요. 그런 당신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하하. 내가 이곳에서 고위 간부의 눈에 띄려고 한다는 말이군. 그런데 그렇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나?”

“문제가 있음은 당신도 아실 것입니다.” “그럼 자격박탈을 시켜면 되겠지?”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그대로 문을 향해 걸었다.

“아직 끝났다는 말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똑같은 질문을 할 거 아닌가?”

손잡이를 잡고 돌아서서 말한 그녀는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실사단은 멍해 있었다.

‘제대로 된 파일럿은 없는건가?’

그것이 그들의 머릿속에 남은 생각이었다.

그들과 달리 실사단의 단장자리를 수행하고 있는 여인은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는 다음 종이를 들었다.

“다음 면접 실시하죠.”

그녀의 말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실드 단장의 비서였다.

“오늘 면접은 이만하시죠?”

“어째서죠?”

웃으면서 말하는 비서와 달리 여성은 무표정 일색이었다.

“남은 세 명의 파일럿이 일이 있어서 면접을 할 수 없습니다.”

“어떤일이죠?”

“벨로포스는 수련을 위한다고 수련의 방에 들어갔고 프리실리는 외출나갔습니다. 그리고 루카스는 내일 어머님의 면회가 있어 부대로 갔습니다.”

비서의 말에 여성은 자신의 손에 있는 종이를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루에 한명씩 면접을 해야 겠군요.”그렇게 나가는 여성을 따라 실사단은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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