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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간오싱 님의 서재입니다.

반역기사와 무능한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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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간오싱
작품등록일 :
2020.09.26 09:09
최근연재일 :
2020.10.22 20:0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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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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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DUMMY

그는 휘날리는 휘장과 성벽 위로 보초를 서는 병사를 지켜보았다. 아투는 좀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는 그를 바라보았지만 가면을 쓰고 있는 탓에 표정을 읽을 순 없었다.


서서히 보초들이 자신을 관찰하는 자를 수상하게 느낄 즈음 그는 가면을 고쳐 쓰며 걸음을 옮겼다.



“가지.”



아투는 그에게 따라붙으며 말했다.



“그래서, 어떤가요? 삼 년 만에 찾은 레냘린은.”



아투는 겨우 레냘린의 성문을 넘어왔을 뿐이었지만 그에게 짓궂은 목소리로 물었다.



“조금 힘들군.”



그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고개를 숙인 후 가면을 살짝 벗고 약을 한 알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아투는 슬쩍 그의 뒤로 물러났다. 둘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지만 얼마 가지 않아 멈췄다.



“어딘가요?”



아투가 물었다.



“내가 살던 곳.”



“들어가 보시려고요?”



“아니.”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아투는 그들이 한 번씩 반역자의 집 앞에서 멈춰선 둘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들어 가보려 했다면······. 그가 자신이 레냘린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알게 되는 미래는 상상하기 싫었다.


자신과 동행하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집에 틀어박힐 수도 있으니. 아투는 그가 가면을 쓰고 나온 게 신의 은총이라는 생각을 했다. 유명함을 누리고 싶어 하지 않는 용사에게 감사를.



“아무리 사람이 살지 않았다지만 이렇게 되다니.”



“그, 그러게나 말입니다.”



아투는 뒷목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답했다. 그는 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다가 품 안에서 약을 꺼내 씹어 삼켰다.



“그나저나 다른 동료들의 소식은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투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



“아니.”



그는 부정했다.



“만나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래도 위험을 같이 헤쳐나간 사이 아닙니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반응하시면 왠지 제가 못할 말을 한 것 같잖습니까.”



“할 말을 한 것도 아닐 텐데.”



아투가 난감하다는 듯 웃었다. 그는 아투의 웃음을 잠시 바라보다가 말했다.



“일단 가지. 레냘린의 거리는 점심때는 발 디딜 틈도 없으니까.”



“그건 삼 년 전 정보 아닙니까?”



“달라진 게 있나?”



아투는 자신이 본 레냘린의 모습을 떠올렸다. 축제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거리의 모습을.



“빨리 가야겠군요!”



아투는 활기차게 소리치고는 덧붙이듯이 말했다.



“옛날 같았으면 순간이동으로 팍! 하고 끝내버릴 일이었을 텐데 말이죠.”



“불평하기 전에 살아남은 걸 다행으로 여기는 게 좋을 텐데.”



“그건 그렇죠.”



키득키득. 아투는 소리 내어 웃으면서 답했다.


둘은 얼마 가지 않아 여행 전문 식료품 가게에 도착했다. 아투는 이것저것 먹어보면서 앞으로 뭘 싸들고 갈지 정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 말린 고기가 가장 최고라는 것은 둘이 모두 동의했다.


물론 둘이 모두 동의한 것은 이것뿐이었다.



“아니 어떻게 요리를 포기할 수 있습니까? 야외에서 하는 국 요리는 로망이잖아요!”



“미친 소리를 하는 군. 너는 솥을 지고 다닐 셈인가.”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말에 실으면 되죠!”



“그걸 실을 공간에 식재료를 더 넣겠다는 생각은 안하는 건가?”



“아 절대 포기 못합니다! 야생에서 사냥한 고기를 구워먹는 거랑 그걸로 스프를 만드는 건 제 로망이라고요!”



“도대체 어디 로망이지? 내가 살면서 대륙을 여러 번 돌아봤지만 그딴 로망을 가진 녀석은 없었어. 지난 삼 년 동안은 어떻게 먹고 산거냐.”



“그야 비루하게 얻어먹고 다녔죠 뭐.”



아투의 당당한 발언에 그는 말문이 막혔다. 신이 빌어먹다니.



“그보다 저는 이거 무조건 가져갑니다.”



아투는 걸어서 사용하는 솥을 껴안으며 말했다. 그 무한한 애정에 그는 백기를 들었다.



“좋아. 가져가는 것까지는 좋다고 치고. 그래서 그 잘난 스프는 누가 만들 거지?”



그는 날선 말투로 아투에게 물었다. 아투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무감정한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안 아투는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제, 제가 할 겁니다!”



“네가 요리를 만들면 재료 낭비다.”



“제가 만든 요리 안 드셔보셨잖아요!”



“먹어봐야 아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아투의 품에서 솥을 빼앗고 선반 위에 돌려놓았다. 아투는 마치 장난감을 뺏긴 아이처럼 울상을 짓다가 육포도 괜찮지라고 중얼거리며 가게를 빠져나갔다.


그는 음식들을 담은 짐 하나는 자신이 매고 하나는 아투의 등에 얹어놓았다.



“따라나오라고 한 쪽이 계산 안하는 건 어디서 배운 거지?”



“신은 원래 계산 같은 거 안 합니다. 무조건적인 베풀음만이 미덕이죠.”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녀석이랑 앞으로 함께 해야한다는 사실에 머리가 아파왔다.



“우왁! 이거 엄청 무겁지 않습니까!”



아투는 호들갑을 떨며 짐을 짊어졌다. 그는 짐이 아투의 몸으로 짊어질만한 무게가 아니라는 건 알았다. 아투는 키는 컸지만 마른 편이었으니까.



“제 짐 좀 덜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아투는 끙끙대며 그에게 짊을 들이밀었다. 그는 아투를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짊을 밀어버렸다. 아투는 우왁 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지는 듯 하다가 곧 머쓱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알고 있었습니까?”



“네가 그런 짓을 하니까 내가 네 말을 못 믿겠다는 거다.”



“하핫.”



아투는 짊이 전혀 무겁지 않은 것처럼 걷기 시작했다. 무겁지 않은 것처럼이 아니라 실제로 무겁지 않게 느끼고 있었다. 이년 차 마법사도 하는 경량화 마법을 새삼 신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근데 전 마법을 쓴 게 아닌데 어떻게 안 겁니까.”



그는 대답 대신 약통을 보여줬고 아투는 납득했다.



“역시 그거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라니까요. 역시 우매하신 아버지답다니깐.”



“그건 받은 쪽이 결정하는 거다.”



“그건 맞지만 어쨌든 당신, 제 아버지의 힘을 물려받게 된 거 맞잖아요?”



그는 아투의 말을 무시하고 마굿간을 찾아 걸었다.



“이제 마굿간으로 가는 겁니까?”



아투가 꿋꿋하게 말을 걸었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뒤로 아투가 여러 말들을 건넸지만 그 때마다 그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투는 곧 시무룩한 표정으로 조용해졌다.

효과적이군.


그는 만족스러운 기분을 감췄다. 괜히 구실을 줬다간 또 시끄러워질 테니까. 그렇게 둘은 간만에 조용함을 느끼면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그렇게 얼마 가다보니 어디선가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아투는 새로운 자극에 귀 기울이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주변 건물에 비해 압도적인 거대함을 자랑하는 건물 하나를 발견했다.


함성 소리는 그 안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는 곧 짜증나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에 급히 이 곳을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아투의 손이 그의 팔을 붙잡은 후였다.



“아무래도 이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인정하시죠?”



“전혀.”



그는 아투의 손을 뿌리치고 걸었다.



“아~! 왜 그러십니까? 급한 것도 아니고! 격투장이라고요? 저는 한 번도 못 봤단 말입니다!”



“살면서 한 번도 못 봐도 괜찮다. 시시하거든.”



“아 그래도요~.”



아투는 아기처럼 칭얼거리며 가자고요를 연발했다. 그것도 그가 정색한 표정을 짓자 금방 그만 뒀지만. 그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다가 어쩐지 허전한 기분에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아투가 바닥에 대자로 누워있었다.



“저 한 발자국도 안갑니다~.”



아투는 팔다리를 버둥거렸다. 그는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화를 눌러 참으며 아투에게 다가갔다.



“그래. 가지. 가면 될 것 아닌가.”



“진작 그러시지.”



아투는 헤헤 따위의 소리를 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대체 누가 가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군.”



“당신은 절 따라다니기로 해놓고 왜 제 멋대로 구는 겁니까. 제 말에 따르시라고요.”



아투의 말에 그는 습관적으로 검을 휘두를 기세로 허리에 손을 가져갔지만 항상 묵직하게 걸려있던 검은 이제 없었다.


아투가 신난 듯 격투장 쪽으로 뛰어가는 걸 보면서 그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들었다. 여차하면 나뭇가지로 때릴 생각을 하면서.


격투장은 무슨 일인지 모든 시민에게 개방되어있었다. 아투는 역시 레니아라고 말하면서 짐을 내려놓았다.


둘의 자리는 맨 앞좌석이었다. 조금만 검투사가 벽 쪽으로 다가가면 잘 보이지 않았고 혹시 모를 사태에서 가장 위험한 자리였기에 자리가 어느 정도 남아있었다.


아투는 재빨리 짐을 내려놓고 격투장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미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 순수 검술로 승부하는 건가요?”



순수 검술? 그는 이 경기가 자신이 알던 검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격투장 안을 들여다보았다. 기사로 보이는 두 명이 검을 나누고 있었다.


그가 왕국 기사단에 있을 때 자주 하던 대련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그의 대련과는 수준이 많이 달랐지만. 기사들의 검이 부딪힐 때마다 주변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누구는 돈을 걸었는지 한 쪽을 열심히 응원하고 누구는 조금이라도 다치려 하면 눈을 가리면서 못 보겠다고 난리를 피웠다. 그는 어느새 자신이 경기가 아니라 관객들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시 오길 잘했죠?”



“······그럴 지도 모르겠군.”


아투의 물음에 그는 답했다. 격투장 안은 평화롭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을 바라보며 웃고, 소리 지르고, 두려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의 관객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결국 이러면 된 건가.”



“네? 뭐가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는 살짝 흘러내려간 가면을 다시 단단하게 고정시키며 말했다. 경기는 조금씩 과열되고 있었다. 어느새 기사 둘은 검기까지 쓰며 싸우고 있었다.


둘의 움직임은 짠 것처럼 어색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검기는 그렇지 않았다. 약간만 잘못 베여도 절명할 수 있었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관객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져있었다. 대신 아투는 조금 실망한 듯 했다. 아투는 검기 때문인지 약간 단조로워진 기사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말했다.



“저런 힘을 써서 이기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승패를 가리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조금 더 즐거움을 줄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고요. 아투는 툴툴댔다. 아투가 그러건 말건 관객들은 검기 자체를 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 흥분하고 있었다. 낯선 힘을 본다는 것은 언제나 신기한 일이었다.


아투가 툴툴거림을 멈출 때 즈음, 기사 둘은 강하게 검을 부딪치고 서로 거리를 벌렸다. 그는 그제야 둘이 입고 있는 갑옷이 왕국 기사단의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사는 잠시 멈춰서 검을 높게 들었다. 그리고는 검기를 잔뜩 응집시키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곧이라도 흩어질 정도로 넓게 모으기 시작했다.


저런 방식으로 쏘는 건가.


그는 단순히 검기를 쏜다는 행위를 위한 것이라면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응집시킨 검기를 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저런 식이라면 얼마든지 쏘아 보낼 수 있다. 위력은 약하겠지만.


사람들은 검기가 서서히 모여들수록 탄성을 내뱉었다. 검기는 완전히 푸른색으로 물들어있었다. 기사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지 검을 앞으로 휘둘러 검기를 쏘아냈다.


검기는 흩어지는가 싶더니 곧 엄청난 속도로 다른 기사를 향해 쏘아졌다. 기사는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 검기를 두른 검으로 막아냈다.


그는 벌떡 일어섰다. 아투가 중얼거렸다.



“어어. 저건 좀 위험하겠는데요.”



아투의 말이 무색하게 기사는 잘 막아내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검기는 응집력을 잃고 허공에 흩어질 터였다. 관객들은 열심히 기사를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고성이 터져나왔다.



“우와악! 다들 피해!”



기사는 검기를 이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죽음을 감수하지도 않았다.


왕국 기사단이면서.


그는 성난 표정으로 바닥을 구른 기사를 노려보았다. 무책임하게 자신의 몫을 시민에게 떠맡기는 건 기사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어느새 검기는 그와 아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어어, 저거 어떻게 하죠?”



아투는 슬쩍 자리를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아투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온 검기를 직시하다가 검을 뽑았다. 실제로 뽑혀 나온 것은 나뭇가지였지만 그에게 딱히 상관은 없었다.


그는 나뭇가지에 살짝 힘을 불어넣고 앞으로 휘둘렀다. 작게 파삭, 하고 나뭇가지가 사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검기는 사라졌다.


너무나도 간단한 동작이었지만 겨우 그 행위로 가면은 쩌저적하는 소리와 함께 쪼개졌다.


하나 더 사야겠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누군가 자신을 본 사람은 없나 오른편을 바라보았다. 그 자리에, 관객 대신 검을 뽑아든 인물이 보였다. 자신도 아는 인물이었다.


왕국 기사단장.


둘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분명 서로를 알아보았을 것이다. 곧 검기를 자연스럽게 흩어지게 한 게 아니라 억지로 사라지게 만든 반작용으로 가공할 소음이 일어났다.


기사단장은 귀를 틀어막고 고통스러워했다. 그는 기사단장을 바라보다가 자리를 피했다.



“저 절대로 먼저 도망치려한 게 아닌 거 아시죠?”



아투는 그의 곁을 따라오면서 중얼거렸다. 누가 봐도 아투는 슬쩍 자리를 피하려고 한 몸짓이었지만 그는 순순히 아투의 말을 긍정하며 말했다.



“그래. 그나저나 얼굴을 들켜서 큰일이군.”



“뭐라고요?!”



그는 아투의 반응에 괜히 놀라서 말했다.



“뭐냐. 갑자기.”



“아, 아니요. 그냥. 얼굴이 들켰으니 시끄러워지겠네요.”



“어서 자리를 떠야겠군.”



아투는 그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둘은 격투장을 뒤로 하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의심받지 않게 천천히 걸으면서 마굿간을 향해 걸었다.



“생각해보니 말은 탈 줄 아나?”



“어······. 아니요?”



그 한 마디에 그의 다리가 멈췄다. 그는 한심스러운 눈으로 아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 도대체 네가 말한 이동 수단이라는 게 뭐지?”



“당연히 마차 아닙니까?”



아투가 당당하게 말했다.



“너는 마차를 가지고 산을 건널 셈이었군.”



“오프로드는 좀 힘들지 몰라도 산길이 나 있지 않을까요?”



“마녀의 숲에 산길이 있을 것 같나?”



“엑. 없습니까?”



아투는 경악했다.



“이것이 중세! 이것이 과거인 겁니까! 새삼 문명이 그립네요······.”



“넌 정말 안 되겠군.”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아투를 붙잡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아, 아앗. 왜 이러십니까.”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라.”



그는 인상을 쓴 채로 걸었다.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골목에 와서야 아투를 놓았다.



“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주받은 성지까지 가려고 했던 거지? 길은 아나?”



그가 아투에게 따지자 아투는 눈을 피하면서 조용히 말했다.



“당신이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서 잘······.”



그는 다시금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이걸 동행이라고 해야 할까 일방적으로 데려다 주는 거라고 해야 할까. 그가 잠시 무슨 말을 할지 생각하고 입을 열려던 찰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프리드리히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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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20 21 1 13쪽
19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9 19 1 13쪽
18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8 35 1 12쪽
17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7 19 1 14쪽
16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6 21 1 14쪽
15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3 23 1 12쪽
14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2 19 1 13쪽
13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10 21 1 12쪽
12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09 22 1 13쪽
11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08 24 1 12쪽
10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07 27 1 12쪽
9 2장 숲에 사는 사람들 20.10.06 27 1 13쪽
8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完) 20.10.05 30 1 14쪽
7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20.10.04 31 1 14쪽
»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20.10.03 35 2 16쪽
5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1 20.10.02 48 2 12쪽
4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1 20.10.01 51 2 12쪽
3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1 20.09.30 56 3 13쪽
2 1장 의지를 상징하는 색 +1 20.09.29 83 4 14쪽
1 0화 사라질 일 +1 20.09.28 128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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