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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무

헌터대출Loa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B감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3
최근연재일 :
2021.06.02 19:21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854
추천수 :
20
글자수 :
128,803

작성
21.06.0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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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 중간고사(6)

DUMMY

중간고사 중 유일하게 능력을 쓸 수 있는 건 반대항전 뿐이었다. 시험 내용이야 아직 비공개이고 공평하게 하겠다고 하였지만 신체능력도 부족한 F반한테는 최악의 시험이나 다름없었다.

그 기간동안 그들이 준비할 수 있는 거라고는 사냥이었다.

“야! 빠지라고!”

윤수가 소리치기 무섭게 근호가 도끼에 맞고 뒤로 튕겨진다. 곧 회색으로 물들며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어우! 저 화상!”

선정이 치를 떨며 땅에 박힌 도끼에 도끼질을 더해 약간이나마 틈을 만든다. 다시 뽑지 못하게 막은 팔이 부들거리며 결국 그녀도 똑같이 옆으로 튕겨 나간다.

근호와는 다르게 착지에서 자세를 잡으며 다시 달려든다.

선정이 만들어준 틈으로 윤수가 초록빛으로 물든 화살을 날린다. 화살은 초록 피부의 괴물의 가슴에 박히지만 화살촉이 보일 정도라 괴물이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자 화살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저걸 어떻게 잡으라고!”

윤수가 분통해 하면서도 다시 화살을 시위에 거는 순간 한수의 몸이 앞으로 튀어나가며 양손으로 꽉 쥔 검으로 화살이 박혔던 가슴을 찌른다.

괴물의 가슴에 살짝 힘줄이 도드라지며 한수의 검이 힘없이 튕긴다.

달려온 선정이 한수의 몸을 쳐내자 한수는 바닥을 구른다. 그는 빠르게 일어나 다시 괴물에게 집중한다.

선정의 팔이 하얀 털로 뒤덮이며 괴물의 도끼의 자루부분을 자신의 도끼자루로 엮어 막아낸다.

크하아악!!

괴물이 포효하자 선정은 막던 자세 그대로 허공에 떠오른다. 이전과는 다르게 활까지 초록색으로 물든 윤수가 손을 놓자 화살은 혜성처럼 초록색 잔상을 남기며 괴물의 오른쪽 눈으로 들어간다.

본래라면 눈을 통과했으면 곧바로 뇌였을 것이다. 그 화살이 괴물이 눈 깜빡이는 걸로 중간에 멈추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괴물은 자신의 눈에 박힌 화살을 빼낸다. 한수의 머리통만한 눈알이 같이 뽑혀져 나온다.

꾸어어어!!

화살과 같이 뽑힌 눈알을 인지한 괴물은 비명 같은 괴성을 지르며 화살을 윤수에게 손으로 날린다. 그것마저도 파괴력은 상당했다.

윤수는 몸을 옆으로 굴러 피해보지만 괴물이 달려오며 날린 발차기에 맞고 나가떨어진다.

한수의 검이 예기를 더하며 괴물의 목에 닿는다. 말 그대로 닿았을 뿐 더 이상 파고들지 못한다. 한수가 먼저 괴물에게 머리를 잡히고, 그에 달려오던 선정도 속절없이 머리를 붙잡힌다. 괴물의 포효와 함께 시야가 암전 된다.

“어. 왔냐?”

태민의 휴대폰을 태민과 같이 바라보던 근호는 상체를 세우는 한수를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여기서 이렇게 하면, 오크는 쉽게 죽습니다. 참 쉽죠?]

휴대폰의 스피커로 한수에게 낯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뭐야. 신성?”

이미 본 적 있는 한수가 음성만으로 유튜버를 유추해내자 근호와 태민이 놀란 눈으로 한수를 쳐다본다.

“어떻게 알았냐?”

“그거 구라야, 씨발. 오크 가죽이 얼마나 질긴 지는 알잖아. 근데 5명이서 어떻게 흠집도 못 내냐.”

몸을 쭉 늘리며 스트레칭 하던 윤수가 태민을 째려본다.

“5명이라니. 4명이었지.”

윤수는 딱히 누군가를 지칭하지 않았지만 오크의 주먹질에 가장 먼저 가루가 된 태민이 찔렸는지 머리를 긁적인다.

“하...하하...”

어색하게 웃는 태민의 모습에 윤수는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왜 그래. 나름 중위권인데.”

근호가 태민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한다. 놀랍게도 태민은 서바이벌식으로 진행된 초급 무기술 중간고사에서 2회 우승을 차지했었다. 3회 째에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그래. 근호보다 낫지.”

기판을 조작하며 다시 보라색 보석을 꺼낸 선정이 말한다. 그 말에는 또 기분이 나쁜지 근호가 선정을 날카롭게 쳐다본다.

“왜? 틀린 말 했어?”

이미 2회차 서바이벌에서 선정에게 탈락한 근호는 당연하게도 할 말이 없어 주먹만 꽉 쥐고 부들거렸다. 선정은 그 모습에 피식 웃고는 윤수에게 다가간다.

“아, 그리고 윤수야. 혹시...”

뒤이은 선정의 말에 윤수는 잠시 고민을 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선정이 손짓으로 한수를 부른다. 근호와 태민도 궁금증에 같이 머리를 맞댄다.

한수는 윤수와 마찬가지로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근호와 태민은 그게 되냐는 듯 미심쩍은 눈빛으로 세 명을 바라본다.

그 눈빛에 한수가 피식 웃는다.

“해보지 뭐. 어차피 뒤져도 가상현실인데.”


야산 전체에 검은 안개가 내려앉는다. 넓은 구역에 내려앉는 인위적인 안개가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있는 대정 옆에 서있던 베넷이 아이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두세 번 박수를 친다.

“자, 자. 이제부터 반대항전이 시작됩니다. 목표는 간단합니다. 다들 초등학교 다니면서 보물찾기 해보셨잖아요? 이 구슬을 팀 인원수만큼, 즉 팀당 5개씩 모아오시면 됩니다.”

베넷은 투명한 유리구슬을 검지와 엄지로 쥐고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다만 한수는 그것보다도 조신하게 말하는 베넷의 말투에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베넷은 그런 한수의 눈빛을 느꼈지만 인상만 살짝 찌푸릴뿐 다시 말을 이어간다.

“서로 간의 공격은 금지입니다. 다만 안에는 E급부터 C급까지 괴수를 풀어놨어요. 대정 쌤의 검은 안개는 여러분들의 시야도 제한하지만, 사실 괴수한테 더 크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모든 괴수의 인지능력은 F급에도 못 미칠 겁니다. 위급상황이면 각 지역에 배치된 쌤들이 난입할 예정이니, 마음껏 날뛰시면 됩니다. 시-작!”

그 말과 동시에 베넷의 모습이 사라진다.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C급이면 오크겠지?”

그런 분위기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은 윤수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며 근호에게 묻는다.

“그러니까 담임 쌤이 그런 말을 했겠지.”

시험 바로 전 금요일에 베넷은 반대항전이 F급한테 불리할 테니 자신이 직접 팀을 짜겠다고 했다.

“그러면 우승할 수 있나요?”

근호의 질문에 베넷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요. 여러분들이 오크를 잡을 수 있으면요.”

거듭 말하지만 F급이 C급을 잡는다는 건 무모한 짓이었다. 그럼에도 퀴즈대회 등의 모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한 한수와 선정의 눈빛에서 뜨거운 열망이 타오른다.

검은 안개에 다다르며 서서히 피어오르는 긴장감에 창을 잡은 근호의 손에 힘이 조금 더 가해진다. 그 사이 가만히 서 있던 아이들은 서서히 앞으로 걸어가는 F반을 바라보다 너나할 것 없이 야산으로 뛰어든다.

“오크를 잡을 수 있으면 우승할 수 있다고 했잖아.”

한수가 말하자 선정이 한수를 바라본다.

“그러면 구슬은 괴수한테서 나오는 건가?”

그의 물음에 선정은 도끼를 진 자신의 어깨를 으쓱인다.

“설마. 그러면 B반이 제일 먼저 우승하겠지. 공평하다고 말할 룰도 아니고.”

“어쨌든 오크를 잡아야 한다고 했으면 괴수와 관련이 있기는 하겠네.”

“우리가 믿어야 할 건...”

선정의 말에 둘은 동시에 가장 뒤에서 걷던 태민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윤수와 근호도 그들을 따라 태민을 바라본다. 시선을 받게 된 태민은 자신의 휴대폰을 보다 화들짝 놀라 빠르게 눈을 굴린다.

“...왜?”

그 말에 선정이 이마를 짚는다.

“왜라는 말이 나오니? 네비야. 일 해야지.”

“잠깐. 여기서 태민을 믿을 수 있어?”

선정의 말에 눈을 감는 태민을 근호가 저지한다. 이미 태민 덕에 야산을 한 바퀴 돌았던 그들이었다.

더군다나 교과서 실종사건 당시에 금고 위치는 정확하게 특정을 하지 못해 근호는 태민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담임이 말했잖아. 태민을 끼워 넣은 거 보면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그리고... 못 찾으면 알잖아? 찾을 때까지 굴려야지.”

태연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태민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걱정마렴. 처음부터 잘 찾으면 되잖아?”

근호와 윤수, 한수는 서서히 태민에게 다가간다. 태민은 곧 체념하곤 무릎을 꿇고 능력을 발동한다.

능력은 야산의 바깥쪽을 가리킨다. 그에 태민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떨어진다. 야산 안에 있어야하는 구슬이 야산 바깥쪽에 있을 리는 없었다.

“어디야?”

쪼그려 앉아 태민과 눈높이를 맞춘 선정이 묻자 발동되어 있던 태민의 능력이 요동치며 야산 여러 군데를 산발적으로 가리킨다.

“저... 저기!”

태민은 눈을 뜨고 그중 가장 강렬한 곳을 가리킨다.

선정은 그 말에 곧바로 태민의 멱살을 잡는다.

“어디야?”

태민은 간절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능력을 발동한다. 이번에도 아까처럼 능력은 정확히 한 군데만 알려주지 않는다.

“저...저기?”

아까와 같은 방향을 가리키자 선정이 태민의 멱살을 잡았던 손을 푼다.

“후... 끅!”

한숨을 내쉬려던 태민은 갑자기 어깨동무를 하는 선정의 팔 감촉에 놀라 딸꾹질을 한다.

“어디일까나?”

재차 능력을 사용해도 다행히도 가리키는 방향은 같았다.

“저기! 저기야!”

선정은 어깨동무한 팔로 태민의 뺨을 가볍게 톡톡치곤 어깨동무를 푼다.

“그래 가자꾸나.”

“흑흑...”

태민은 서러움에 눈가가 촉촉해진다. 한수가 조용히 태민의 어깨를 두드리며 태민을 일으켜준다.

“고마워...”

“아니야. 다음에도 사용해야 하는 걸.”

이미 물건이 된 자신의 처지에 눈을 찔끔한 태민의 눈가에서 뺨까지 물 같은 것이 한 방울 또르륵 떨어진다.

방향이 정해진 선정이 선두에 서서 속도를 올린다. 나머지 인원도 무리 없이 선정에게 맞춘다. 눈물을 훔치느라 살짝 지체된 태민도 곧바로 나머지 일행을 따라간다.

처지가 어떻게 되든 일단 시험 성적은 중요했다.

길이 없음에도 빠르게 산을 올라가는 그들의 앞에 괴수 하나가 나타난다. D급 괴수인 들개였다. 한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생김새는 길거리의 버려진 사냥개와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크기가 성인 남자 2명을 합친 크기이고 무는 힘이 악어와 비슷할 정도일까.

“돌아갈까?”

선정의 말에 한수는 눈을 빛내며 허리춤의 검을 뽑는다.

“들개는 훈련으로 많이 잡아 봤잖아. 이때 아니면 언제 실제로 잡아 보겠어?”

“아주 살판 났구나.”

서서히 눈이 돌아가는 한수의 모습에 선정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서도 어깨에 멨던 도끼를 풀어 양손으로 고쳐 잡는다.

윤수는 작게 한숨을 쉬며 조용히 화살을 꺼내 든다. 그 앞에는 근호가 창을 조립한다. 태민도 소총을 꺼낸다.

“왠만하면 총은 쓰지 말자. 괜히 다른 반이나 다른 괴수 끼어들라.”

선정의 말에 시무룩한 표정으로 총의 조정간을 안전으로 돌리는 태민이었다.

확실히 인지능력이 많이 감소했는지 이미 발견하고도 몇 발자국 더 들어가서야 들개는 공격태세를 갖춘다.

“돌진?”

선정이 묻자 한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돌진 다음 할퀴기, 그 다음부터는 랜덤. 처음 패턴은 항상 똑같고.”

“오케이.”

둘이 동시에 달려들며 그들의 뒤로 윤수가 날린 화살이 따라붙는다. 들개는 그들을 향해 이를 드러내다 순식간에 입을 쩍 뻘리며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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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5. 중간고사(4) 21.05.31 9 0 11쪽
22 5. 중간고사(3) 21.05.30 14 0 11쪽
21 5. 중간고사(2) 21.05.29 18 0 11쪽
20 5. 중간고사(1) 21.05.28 13 0 14쪽
19 4. 교과서 실종 사건(7) 21.05.27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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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4. 교과서 실종 사건(5) 21.05.25 15 0 11쪽
16 4. 교과서 실종 사건(4) 21.05.24 15 0 11쪽
15 4. 교과서 실종 사건(3) 21.05.23 15 0 12쪽
14 4. 교과서 실종 사건(2) 21.05.22 16 0 12쪽
13 4. 교과서 실종 사건(1) 21.05.21 20 1 11쪽
12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4) +2 21.05.20 18 1 11쪽
11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3) 21.05.19 16 0 12쪽
10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2) 21.05.18 23 0 12쪽
9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1) 21.05.17 32 0 12쪽
8 2. 시험과 사냥(4) 21.05.16 35 1 12쪽
7 2. 시험과 사냥(3) 21.05.15 39 1 13쪽
6 2. 시험과 사냥(2) 21.05.14 45 1 12쪽
5 2. 시험과 사냥(1) 21.05.13 50 1 13쪽
4 1. 1+1(3) 21.05.13 58 1 12쪽
3 1. 1+1(2) 21.05.12 81 4 13쪽
2 1. 1+1(1) 21.05.12 110 3 12쪽
1 Prologue 21.05.12 163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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