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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무

헌터대출Loan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B감
작품등록일 :
2021.05.12 12:23
최근연재일 :
2021.06.02 19:21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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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8,803

작성
21.05.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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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3)

DUMMY

[이상하다··· 미래의 한수님이 조언을 했다고요?]

“응.”

대충 대답하는 한수의 머릿속엔 이미 머리에 뿔이 달린 한솔이 입으로는 불을 뿜으며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수는 미래의 조언에 따르기로 했다.

‘결국 자기도 피면서 나는 못 피게 하는 건 부당하잖아? 정 죽을 거 같으면 아예 안 피면 되는 거고. 미래의 내가 폈다고 반드시 핀다는 보장도 없잖아.’

‘확실하죠···?’

‘확실한 거지?’

다시 한 번 한수의 주위로 천사와 악마가 나타나 그를 의심다. 여전히 도움이 되지 않는 둘이었다.

‘그냥 다 꺼져.’

손으로 휘휘 내젓자 그들은 연기처럼 사라진다. 핑크는 대뜸 자신의 머리 주위를 손으로 휘젓는 한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선택은 어떻게 하실 건데요?]

“염동술사.”

[확실하죠? 이거 한 번 선택하면 바꿀 수 없어요.]

핑크의 말에도 그는 고개를 끄덕인다.

애써 떨리는 마음을 다스린 한수는 눈앞에 떠오르는 창을 바라본다.

[보조 직업이 염동술사로 변동됩니다.]

[직업에 따라 특성으로 염력이 생성됩니다.]

[보유 마력이 정신력으로 치환됩니다.]

그는 빠르게 창을 확인하며 차례로 지운다. 마지막 창이 닫히며 찌르는 듯한 고통과 함께 그의 머릿속으로 염력에 대한 지식이 주입된다.

잠시 현기증을 느낀 그의 상체가 흔들린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핑크의 몸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감미로운 허밍소리에 핑크는 자신의 자켓 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확인한다.

[잠시만요.]

전화를 받은 핑크는 네, 만 반복하다 휴대폰을 자켓 안으로 넣는다. 밝았던 그녀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그녀의 머리 위에 먹구름이 생긴다. 곧이어 빗줄기가 그녀의 온 몸을 적신다.

[야근이라니···]

그녀는 힘없이 천천히 고도를 낮춰 벤치에 털썩 주저 앉는다. 신기하게 빗물에도 벤치는 젖지 않는다.

빗물에 점차 몸이 흐물흐물 해져 액체처럼 벤치 밑으로 떨어진 핑크는 다시 벤치를 통과하며 날아오른다.

[이벤트도 끝냈고, 자세한 건 상태창으로 확인하시면 돼요. 저는 이만 밀린 업무로 인하여 회사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녀는 먹구름을 치우며 상체를 숙여 한수에게 인사한다.

“어··· 그래. 잘가.”

그가 손을 흔들자 핑크는 허공에 십자 모양의 빛만 반짝이며 사라진다.

그녀가 사라지고 나서 뭐라 말하려던 그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생겨나는 창문과 그걸 열고상체만 빼꼼 내미는 핑크의 모습에 사레 들린 듯이 콜록 거린다.

[저 못 봐서 그리워도 다시 볼 때까지 참으셔야 해요!]

“아니 그럴 일 없으니까 헛소리하지 말고 제발 돌아가.”

그녀가 왼쪽 눈을 감으며 윙크하자 노란 별 하나가 그녀의 눈 끝에서 나온다. 한수의 관자놀이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핑크는 빼낸 상체를 다시 집어넣으며 창문을 닫는다. 허공에 뜬 창문은 뿅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처럼 사라진다.

한수는 움켜쥔 주먹을 풀고 가슴에 올린다. 쉼 없이 울리는 심장박동이 손을 타고 전해진다. 그는 깊게 심호흡을 하며 분노를 억누른다.

심장박동이 사그라들고 그는 아까 하려던 말을 하기 위해 다시 입을 연다.

“상태창.”


[상태창]

주 직업 : 채무자(신용등급 : 9등급)

보조 직업 : 염동술사

신체 : 12

반응 : 13

정신력 : 10

능력 : 대출

특성 : 염력(1등급)

업 : 0


그는 상태창을 끄며 머릿속으로 주입되는 염력 사용 방법을 정리한다.

염력의 기본은 물체에 의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한수는 주머니 속에서 구겨진 초콜릿 투명 비닐을 꺼내어 손바닥 위로 올려 놓는다. 숨까지 참은 한수의 얼굴이 점차 붉어진다.

손바닥 위에 올라간 비닐은 조금씩 허공으로 떠오른다. 바람에 흔들리며 허공을 유영하던 비닐은 벤치 옆 쓰레기통으로 살포시 들어간다.

그 모습에 한수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벤치에 늘어진다.

“뭐하냐?”

한수 뒤에서 병철이 나타난다.

“실험.”

갑작스러운 병철의 등장에도 한수는 병철을 쳐다보지 않으며 태연하게 대답한다.

“아까 각성했다며? 축하한다.”

“감사.”

한수를 향해 병철의 손이 뻗어진다. 그는 쭉 펴진 병철의 손바닥을 마주친다.

병철은 자연스럽게 한수의 오른쪽에 앉는다.

“수업시간 아니냐?”

한수가 고개를 돌려 병철을 쳐다본다. 병철은 그런 한수의 눈빛에 어깨를 으쓱인다.

“너야말로. 그리고 어차피 내일 방학인데 무슨 수업이냐. 기껏해야 자습으로 돌리고 돌아가면서 상담 받는 중이다. 나도 방금 상담 끝내고 밖으로 나왔어.”

병철은 두 팔을 벤치로 넘기고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바라본다.

“헌터 할 거냐?”

병철의 질문에 한수는 그에게서 시선을 떼고 하늘을 바라본다. 나뭇가지 틈 사이로 구름 몇 조각 지나가는 푸른 하늘이 보인다.

“어. 할 수 있는데 해야지.”

“무기 필요하면 말해라.”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짚으며 구름의 수를 세고 있던 한수는 다시 병철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병철은 그저 멍한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무기?”

“오늘 생산계로 각성했다. 마침 또 대장장이 되라는 게 아버지 소원인데 들어드려야 하지 않겠냐.”

“철 들었네.”

한수는 의외라는 눈빛으로 병철을 바라본다.

“철 들어야지. 앞으로도 많은 철을 들어야 하는데.”

그러면서 병철은 킥킥 웃는다. 한수의 눈빛이 차게 식는다. 병철은 한수를 향해 슬쩍 고개를 돌렸다가 헛기침을 하며 다시 하늘을 쳐다본다.

“노잼.”

“너만 할까.”

병철이 받아 치자 한수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뉘예, 뉘예. 그러시겠죠.”

비꼬듯 말한 한수는 문득 떠올라 다시 입을 연다.

“아카데미는? 안 가냐?”

“뭘 아카데미야. 가봤자 싸우는 거 밖에 더 배우냐. 그냥 장비 만들면서 검정고시나 봐야지.”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쉽네.”

고개를 끄덕인 한수는 벤치에서 일어난다. 병철은 그런 한수에게로 눈을 돌린다.

“어디 가냐?”

“교무실. 담임한테 가서 말하고 와야지.”

“점심 시간에 식당 앞에서 보자.”

한수는 병철을 지나쳐 학교 건물로 들어간다. 고개를 아예 쭉 뒤로 젖혀 건물로 들어가는 한수의 모습을 보던 병철은 자켓 안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었다 다시 뺀다.

휴대폰의 화면을 손가락으로 빠르게 두드린 병철은 다시 품 안으로 휴대폰을 넣는다.

“부럽네, 부러워.”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한숨에 맞춰 옅은 구름 조각들이 잘게 찢어져 푸른 하늘로 스며든다.


한솔은 진동과 함께 밝아지는 핸드폰 화면을 바라본다. 톡 내용을 확인하곤 미소를 짓는다.

“새끼. 결국 됐네.”

한 손으로 핸드폰의 화면을 두드리곤 옆의 땅에 내려놓으려던 한솔은 잠시 멈칫하며 다시 핸드폰 화면을 쳐다본다.

“근데 이노무 시키는 하늘 같은 누나한테 보고도 안 해? 이따 집 들어가면 뒤졌다, 진짜.”

그녀는 핸드폰 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반대편 손에 달린 총의 스코프로 전방을 확인한다. 거대한 무언가와 싸우는 그보다 훨씬 작은 남자가 보인다.

B급 괴수, 오우거였다.

그는 자신의 키보다 살짝 작은 검을 두 손으로 휘둘러 내리찍어지는 도끼를 막는다.

그녀의 몸이 초록색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그 빛은 개머리판을 통해 총구까지 차례로 전이되어 서서히 응축된다.

부들거리는 팔로 도끼를 막고 있던 남자는 곧 검을 기울여 도끼를 땅으로 흘린다. 숨돌릴 새도 없이 곧바로 날아오는 나무 기둥 같은 갈색 다리에 맞아 남자의 몸이 뒤로 나가떨어진다.

와중에도 검으로 막았는지 괴물의 다리엔 붉은 실선이 그어져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숨을 천천히 내뱉은 그녀가 숨을 멈추고 내뱉은 숨보다 느리게 방아쇠를 당긴다.

굉음과 함께 총구에서 튀어나가는 총알은 초록색 기운을 머금은 채로 괴물의 가슴팍에 박힌다. 자신의 가슴에 난 주먹만한 관통상을 내려다본 괴물은 그 자세 그대로 천천히 뒤로 넘어간다.

[오케이, 끝!]

그녀의 귓가에 꽂힌 인이어에 남자의 외침이 들린다.

남자는 검을 휘둘러 검신에 뭍은 푸른 액체를 털어내며 자신의 허리춤에 달린 검집에 수납한다. 그러더니 한솔의 방향으로 몸을 돌려 두 팔을 흔든다.

스코프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 그녀는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며 총을 등 뒤에 매달고 그를 향해 다가간다.

“에고고, 허리야.”

천천히 걸어오는 여자를 바라보며 남자는 구부정한 자세로 자신의 허리를 두드린다. 아까 전까지 미소 짓던 한솔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지나쳐 괴물을 향해 다가간다.

“엄살 피우지 마시죠. S급이 B급한테 맞으면 아픕니까.”

그녀의 말투는 퉁명스러웠다. 괴물에게 다가가 그 옆에 떨어진 붉은 보석을 줍고 몸을 돌려 다시 그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허리를 두드리던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허리를 쭉 핀다.

“새로운 총은 어때? 파괴력은 쓸만한 거 같은데.”

그녀는 자신의 뒤에 달린 총을 슬쩍 바라본다.

“반동은 좀 쎈데 버틸만 해요. 여기 와서 세 탄창은 비운 거 같은데 총신도 멀쩡한 걸 보니 튼튼하고요. 이제 탄도 다 썼는데 이만 나갈까요?”

한솔이 자신의 손에 들린 보석을 남자에게 건넨다. 그는 받은 보석을 허공에 집어넣는다.

“아, 참. 동생이 이번에 17살이 된다고 했나?”

“예. 오늘 아침에 학교 갔더니 각성 했다네요.”

“오! 우리 길드에도 남매 헌터가 나오는 건가? 전투계면 우리 쪽으로 들어오라고 해.”

“생산계로 각성 했어도 괴수랑 싸울 놈이에요. 그리고 무슨 아카데미도 졸업 못한 핏덩이를 벌써부터 데려오려고 해요?”

“누구 동생인데 어련히 알아서 못할까. 너 반만 닮아도 합격이야.”

“됐네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자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검을 꺼내 그대로 허공을 향해 휘두른다. 검의 궤적을 따라 나무들이 쓰러지며 그보다 멀리 피가 솟구친다.

어느새 권총을 꺼내든 한솔은 그 모습에 권총을 든 손을 내린다.

“도대체 마스터는 여기 왜 온 거에요? 테스트는 혼자 하겠다니까. 이거 전력 낭비에요, 전력 낭비.”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다시 검을 넣는다.

“전우조 몰라? 요즘 던전이 이상하다고 말들이 많아. 광개토 길드에서도 A급 헌터가 B등급 던전 혼자 들어갔다가 죽었잖아.”

“그거야 그 A급 헌터가 생산계니까 그랬겠죠. 뉴스 보니까 별다른 특이사항도 없었다는데요.”

“뉴스···”

그가 작게 읊조리며 잠깐 멈칫했지만 한솔은 전방을 보고 있어 그 모습을 미쳐 보지 못한다.

“가뜩이나 길드원도 얼마 없는데 사고로 길드원을 잃으면 우리 부길마가 얼마나 슬퍼하겠어. 나도 그렇고.”

남자의 말에 한솔이 그를 흘겨본다.

“그러게 많이 뽑으라니까.”

남자는 양 손을 들어 머리 뒤를 받친다.

“눈에 차는 애들이 없다잖냐.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우리 위대한 부길마님한테 뭐라고 하겠냐. 꼬우면 내가 뽑아야지.”

“네, 네. 힘 쥐뿔도 없으신 길마님.”

한솔의 비꼼에도 그는 그저 웃는 상을 유지한다.

천천히 걷는 거 같음에도 빠르게 숲을 지나친 한솔과 남자는 어느새 게이트 앞에 선다.

“오늘 테스트 끝났으니까 이제 퇴근해도 되죠?”

한솔의 말에 남자는 휘파람을 불며 걸어온 속도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게이트를 지나친다. 홀로 남겨진 한솔은 홀린 듯 자리에 멈춰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쳐다본다.

“아, 마스터! 할 거 없잖아요!! 야!!!”

그녀는 다급하게 이미 게이트로 사라진 그의 뒤로 뛰어가며 외쳤다. 이미 게이트를 지나간 그에겐 들리지 않는 외침이었다.


작가의말

저녁에 한 번 더 올라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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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3) 21.05.19 16 0 12쪽
10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2) 21.05.18 23 0 12쪽
9 3. 평온한 입학식, 그리고 토끼(1) 21.05.17 32 0 12쪽
8 2. 시험과 사냥(4) 21.05.16 35 1 12쪽
7 2. 시험과 사냥(3) 21.05.15 39 1 13쪽
6 2. 시험과 사냥(2) 21.05.14 45 1 12쪽
5 2. 시험과 사냥(1) 21.05.13 50 1 13쪽
» 1. 1+1(3) 21.05.13 59 1 12쪽
3 1. 1+1(2) 21.05.12 81 4 13쪽
2 1. 1+1(1) 21.05.12 110 3 12쪽
1 Prologue 21.05.12 163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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