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파불라꾼 님의 서재입니다.

What the hell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파불라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19.04.30 18: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623
추천수 :
4
글자수 :
169,108

작성
19.04.30 08:30
조회
46
추천
0
글자
11쪽

마가렛 유

DUMMY

홍대, 광화문, 청계천, 명동 등등등...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지만 수현은 흡족할 만한 풍경을 찾지 못한다. 사진 공모전 입상이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그의 눈을 만족시킬만한 장면을 찾지 못한다.

그렇게 3-4시간을 돌아다니다 잠시 휴식을 위해 발걸음이 멈춘 곳이 강남의 한 공원이었다. 수현은 벤치에 앉아 오늘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보는데 표정이 영 어둡다.


“이 사진들론 입상은커녕 예선 통과도 힘들겠어... 주제가 서울의 풍경이라 열심히 돌아다니고는 있는데.. 죄다 콘트리트 건물 뿐이니.. 이걸로는 절대 차별화가 안돼...”


자연 경관을 좋아하는 수현으로썬 빌딩숲인 서울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수현이는 뭘 찍어야 할지 멍하니 앉아 고심하고 있는데 뒤에 나무숲에서 새들이 짹짹 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귀를 쫑긋한다.

참새들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데 다람쥐가 나무를 타며 휘리릭 지나가는 게 보인다. 그 순간 수현의 호기심이 확 끌어 오른다. 자세히 보니 공원이 서울 최고의 빌딩숲에 있는 것치곤 꽤나 나무도 많고 잘 가꾸어져 있었다.


“콘크리트속 야생이라...? 주제 좋은데.”



그 즉시, 수현은 카메라를 들고 나무들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참새, 각종 나무들, 풀, 다람쥐 등을 찍기 시작한다. 역시, 자기 전공분야인지 삭막한 빌딩숲 찍을 때 보단 훨씬 표정이 밝아 보인다.

그러다 삭막한 도심 속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새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어 조심히 찍으려는데 각도가 안 맞아서 인지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는데 무언가 뭉퉁 거리는 걸 밟는다.

느낌상 나뭇가지나 돌은 아니다 싶어 날아 갈 것 같아 얼른 그 새를 찍고는 뒤 돌아 보는데 왠 1인용 텐트다.


“왠, 텐트..?”


그는 무척 신기하게 본다. 보통 한강공원이나 올림픽 공원같은 큰 공원에서 텐트를 자주 치는 건 봤지만 이런 작은 규모의 공원에서 텐트를 치는 건, 그것도 강남에서..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상당히 신기해 했다.


“요즘 캠핑 열풍이라더니 이런데도 텐트를 치네.”


옆에 살짝 열린 가방 안으로 갖가지 옷과 속옷, 세면도구들이 보인다. 종류와 양이 간단한 여행이 아닌 수준이다.


“캠핑이 아니라. 노숙인가???”


안을 들여다 보는데 과자 부스러기, 다 소모된 모기향, 충전지, 배게, 널부러진 속옷 등이 놓여져 있다. 아무리 봐도 캠핑보다는 노숙에 가까웠다. 수현은 잽싸게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작품명은 강남의 두 얼굴이 좋겠군.”


수현이 텐트 안과 밖의 사진을 여러 장 더 찍고 있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에요?”

“예??”


돌아보면 마가렛이다.


“아닙니다. 공원 안에 텐트가 있길래.”

“그럼, 안되나요?”


예전에 공원 관리자가 마가렛이 너무 오래 텐트를 치고 있자 뭐라고 한 적도 있고 종종 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관심 받는 걸 싫어하는 마가렛으로 썬 낯선 이가 텐트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굉장히 예민해 진다.


“아닙니다.”


수현은 마가렛의 약간 신경질적인 반응에 더 얘기했다간 피곤해 질 것 같아, 어쨌든 사진도 찍었으니 다시 계속 찍던 나무나, 동물들을 찍으러 발걸음을 옮긴다.


“뭐야? 얼굴은 백마 탄 왕자처럼 생겨가지고.”



시간은 여전히 4시 10분쯤 지나고 있었다. 마가렛에겐 너무나 더디게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시간 무진장 안가네.. 뭐, 재미난 일 없나..?”


심여사네 집으로 출발하기 까지 여전히 30분의 시간이 남아서 있었다. 지루한 걸 싫어하는 마가렛은 폰 게임도 재미없고 인터넷 세상도 별다른 게 없고 정말 시간 때울만한 게 없었다. 거기다 꽉 찼던 위까지 점점 비워져 가 뭔가 달달한 것까지 땡기니 이건 완전 이중고였다.


“아~~ 심심해... 아~~ 먹고 싶다. 팥빙수~~”


한숨만 푹 쉬던 차에 어디서 찰칵찰칵 소리가 들린다. 보면 저 쪽에서 수현이가 참새들 사진을 찍고 있다. 그 순간 호기심이 확 발동한다.


“심심한데 구경이나 할까..”



수현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진다. 휙 옆을 보면 어느새 수현 옆에 마가렛이 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새를 찍고 있는 그의 얼굴을 그것도 꽤나 가까운 거리에서 아주 빤히 보고 있자 그는 살짝 놀란다.


“뭐 하시는 거에요?”


수현은 마가렛이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묻는다.


“요 근래에 요렇게 잘생긴 사람은 첨 봐서요. 감상 중이에요.”


마가렛의 예상치 못한 대사에 수현은 무척 신기, 황당해 한다.


“그쪽은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보시다 시피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뭘 찍는데요?”


수현은 다시 새 사진을 찍는다.


“콘크리트속의 야생이요.”


수현이의 카메라 시선을 따라가 보면 새를 찍고 있다.


“??? 새 찍잖아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 부의 1번지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콘크리트 비율이 많은 강남의 야생을 찍고 있죠.”

“단어 선택이 맘에 안 드네요.”


자기 많이 배운 사람이다며 학식을 자랑하는 것 같아 마가렛은 맘에 안들었다.


“콘테스트 심사위원들은 어려운 단어를 좋아 하거든요.”

“공모전 사진 찍는 거구나.”


수현이 방금 찍은 사진들을 확인해 본다. 그러다 아까 찍은 텐트 사진을 보게 된다. 그리고 마가렛을 보는데 멀쩡한 외모에 의상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텐트 노숙과는 매치가 안 되었다. 하지만 속옷이나 화장품 세트 등이 여자 것이었기에 물어 본다.


“혹시.. 저기 사세요?”

“예, 왜요?”

“아니요.”


마가렛의 공격적인 말투에 수현은 왠지 치부를 건드린 것 같아 수비적으로 대한다.


“그냥.. 단순 캠핑이 아닌 것 같아서요.”

“노숙해요.”

“???”


노숙한다면 보통 부끄러워하고 감추고 싶어 하는데 마치 나 강남에 살아 하는 것처럼 엄청난 자신감에 수현은 살짝 당황한다.


“왜요, 불쌍해요? 불쌍하면 팥빙수라도 사주던가?”


수현은 피식 웃는다.


“왜요?”

“재밌는 분이네요.”

“제가 재밌게 해드렸으니깐. 그 대가는 팥빙수로 받을께요.”


그러자 수현은 급 정색한다.


“별로 재미없었습니다.”

“방금 웃었잖아요?”

“웃겨서 웃는 게 아니에요. 황당해서 웃은 거죠.”

“어찌됐든 웃으면 땡이지. 꽤나 까칠하시네요.”

근호 같은 보통남들은 마가렛의 예쁘고 섹시한 외모에 훅 넘어가 팥빙수 100그릇을 사줬겠지만 돈 많고 잘 생긴 수현은 워낙 미모의 여성들을 많이 만나 본 지라 왠만해선 미인계엔 넘어 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마가렛의 첫인상이 썩 좋지 않았다. 왠지 가영처럼 일은 안하고 남자 잘 만나 호의호식 하는 그런 부류로 봤다.


수현이 다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다시 사진을 찍는데 어디선가 날아 온 돌이 그가 찍고 있던 새들을 내 쫓아 버린다. 돌아보면 돌 던진 자는 마가렛이다.


“뭐 하시는 거죠?”


수현이 예민하게 분다. 그는 왠만해선 화를 내지 않지만 사진에 관해서 태클이 걸리면 예민해 진다.


“행패 부리고 있는데요.”


그의 언성이 다소 높아졌지만 마가렛은 그런 거에 결코 꿇릴 사람이 아니다.

수현은 무척 어이없어 한다. 자기가 행패 부리고 있다는 걸 자기 입으로 하는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엔 마가렛은 무척 특이한 인물이었다.



수현이는 그녀와 계속 대화를 하면 할수록 뭔가 말려드는 기분이 썩 자기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 그리고 그녀가 방해한 것도 있고 또한, 새는 찍을 만큼 찍어서 다른 걸 찍고 싶은 마음에 공원 다른 곳으로 옮긴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열심히 먹이를 집안으로 옮기는 개미떼를 보게 된다. 그게 구미가 확 땡기는 지 바로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누른다.


마가렛은 그가 재밌기도 하고 옷 입는 꼴을 보니 돈 좀 있는 것 같아 팥빙수 삥 뜯으려 졸졸 따라 다닌다. 그녀는 한번 문 먹이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팥빙수를 먹어야겠다고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먹고야 만다.

마가렛이 음수대에서 물을 입에 가득 머금더니 수현이 찍는 개미들에게 물을 전부 뱉어 버린다.


“대홍수다! 크크크!”


수현은 황당, 어이없음을 넘어서 신기할 정도다. 너무 황당해서 화도 안난다.


“짜증나죠? 짜증나면 팥빙수 사주세요?”


그녀의 황당한 어이없음에 피식 웃음이 난다.



결국 가고야 말았다.

둘은 근처 커피숍에서 앉아 있다.

수현 테이블 앞엔 아메리카노가 마가렛 앞엔 팥빙수가 놓여 있다.


마가렛은 5년만에 먹는 거라 아~주 맛있게 팥빙수를 먹는다.


“너무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가 무지 맛있네.”


그런 마가렛을 수현은 흥미롭게 본다.

마가렛도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먹다가 그를 본다.


“왜요? 먹는 모습이 예뻐요?”

“자신감이 참 넘치시네요?”

“예쁘니깐요.”


수현은 피식 웃는다.


“왜요? 안 예뻐요?”

“아니요. 예뻐요..”

“쌩큐.”


수현은 생전 처음 보는 캐릭터인지라 신기하다 못해 연구하고 싶을 정도다.


“처음엔 이 여자 뭐지? 생각했는데 얘기 하다 보니 매력있네요.”

“다들 그래요.”

“그런데 왜 노숙을 하세요? 이렇게 예쁘신데.”


한참 흥 좋게 팥빙수 먹다가 또 다시 리바이벌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가렛은 짜증이 팍 밀려온다.


“아이씨.. 또 리바이벌하게 만드네.”

“???”


수현은 혹시 그녀의 치부를 건드렸나 싶어 조심스러워 진다.


“뭐, 치부까진 아니에요. 그냥 자주 듣는 질문이다 보니 귀찮아서 그렇지.”


마가렛이 팥빙수를 한 숟가락 크게 떠 아작아작 터프하게 씹어 먹는다. 유쾌하지 않는 질문은 자제해주라는 것처럼.


“뭐, 팥빙수도 사주고 했으니 말해 드릴께요. 빨리 말할테니깐. 알아서 들어요. 사채써서 집 뺏겼구요. 알바는 왜 안하냐면. 알바 하는데 나같은 예쁜애를 생전 첨 봤는지 은근슬쩍 만져보고 그래서 안해요.”

“성추행을 당하셨군요.”

“예쁘니깐. 이해 해야죠.”


마가렛이 상당히 아픈 기억인데 굉장히 쿨하게 말하자 수현은 그녀가 왠지 측은해 보인다.


“계속 거기서 노숙 하실건가요? 사람들이 별로 안 좋게 쳐다 보는 것 같던데..?”

“그렇게 불쌍하면 방이라도 하나 얻어 주시던 가요?”

“저도 그러고 싶지만 저도 하숙하거든요.”

“그럼, 물어 보지 마요. 귀찮으니깐.”


그러는 사이에 마가렛이 팥빙수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 거하게 트림까지.


“꺼어~어억! 맛나긴 한데.. 너무 찬 것만 먹어서 그런가.. 따뜻한 커피가 땡기네.”


정말 뻔뻔스럽게도 마가렛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도 사주라는 듯 수현을 쳐다본다.


“왜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What the hell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7 마가렛 유 19.04.30 35 0 10쪽
» 마가렛 유 19.04.30 47 0 11쪽
35 마가렛 유 19.04.29 53 0 11쪽
34 마가렛 유 19.04.29 56 0 11쪽
33 마가렛 유 19.04.26 46 0 11쪽
32 마가렛 유 19.04.26 50 0 11쪽
31 마가렛 유 19.04.25 42 0 9쪽
30 마가렛 유 19.04.24 41 0 10쪽
29 마가렛 유 19.04.24 54 0 11쪽
28 마가렛 유 19.04.23 64 0 10쪽
27 마가렛 유 19.04.22 51 0 11쪽
26 마가렛 유 19.04.22 53 0 9쪽
25 메이드사마 19.04.21 48 0 8쪽
24 메이드사마 19.04.21 45 0 10쪽
23 메이드사마 19.04.20 44 0 12쪽
22 메이드사마 19.04.20 51 0 11쪽
21 메이드사마 19.04.19 41 0 10쪽
20 메이드사마 19.04.19 48 0 10쪽
19 메이드사마 19.04.18 43 0 10쪽
18 메이드사마 19.04.18 60 0 9쪽
17 메이드사마 19.04.10 25 0 10쪽
16 메이드사마 19.04.10 47 0 11쪽
15 메이드사마 19.04.09 25 0 10쪽
14 메이드사마 19.04.09 23 0 9쪽
13 메이드사마 19.04.08 29 0 11쪽
12 What the Hell!! 19.04.06 33 0 15쪽
11 What the Hell!! 19.04.05 27 0 11쪽
10 What the Hell!! 19.04.05 26 0 10쪽
9 What the Hell!! 19.04.04 25 0 11쪽
8 What the Hell!! 19.04.04 29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