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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불라꾼 님의 서재입니다.

What the 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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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불라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19.04.30 18:3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624
추천수 :
4
글자수 :
169,108

작성
19.04.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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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메이드사마

DUMMY

다음날,

근호는 라면 먹으며 스마트폰으로 택배 위치 조회 하고 있다. 배달중이라고 뜨는데 이게 몇 시간째라..


“염병! 몇 시간째 배송중이야!”


그러다 택배회사에서 문자 메시지가 온다. ‘오늘 중 배송’ 이란 문자에 초 예민해진 근호가 짜증폭발한다.


“벌써 3시가 넘었는데 오늘 중 배송!! 엄마 들어오기 전에 입혀 봐야 되는데... 안되겠다.”


근호는 급하다며 해당 택배직원에게 수시로 문자를 보낸다.


“이러면 짜증나서라도 오겠지. 수고하는 기사님께는 미안하지만 나도 엄청 급한 일이라.”


그의 방법이 통했는지. 때마침 초인종이 울린다. 인터폰으로 보면 그가 그토록 원하던 사람이다.


“아싸! 택배 왔다!”



택배기사가 대문을 열고 들어오기도 전에 신발 신을 시간도 아까워 초신속으로 나가 기사가 주기도 전에 거의 뺏다 시피해 받고는


“저 박근호 맞습니다. 수고하세요.”


마치 축지법이라도 쓰는 듯 초신속으로 들어온다.


“드디어 왔군! 내 인생의 활력소.”


자기 방으로 들어 가 책상 위에 상자를 내려놓고는 뭔가 대단한 의식을 치르는 듯 경건한 마음으로 옷이 상처 나지 않게 봉인을 조심스럽게 뜯는다. 잔뜩 기대에 찬 얼굴.. 그 어느 때 보다 더 초롱초롱한 눈빛.. 살짝 벌어진 입술..

종종 제품이 잘 못 오는 경우가 있기에 근호는 살짝 긴장한다. 드디어 개봉박두!!! 근호는 비닐을 뜯고 메이드복을 들어 보는데 어라? 살짝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다. 메이드복이 잘못 온 것이다.


“뭐야! 이거 아닌데? 아이씨! 이 바보새끼들이 뭘 보낸 거야!! 어깨가 들어 나고 가슴이 살짝 보인 걸 보내라 했더니.”


그렇다. 근호는 어깨와 가슴 노출이 살짝 있는 걸 원했는데 안 그런게 왔다. 원래대로 라면 당장 반품을 해야 했으나 그는 그럴여유가 없었다. 단 1초라도 빨리 세영에게 입혀 보고 싶은 마음이 매우 간절했다.


“반품하고 어쩌고 하면 최소 2-3일은 걸릴텐데.. 그때가면 내 열정이 식을 줄 몰라. 그 전에.. 아니, 오늘 당장 입혀야 돼!”


그의 의지는 매우 결연했다.



근호는 메이드복을 자기 방으로 들고 간다. 1초도 아까워인지 플래시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방으로 들어 와 노트북을 켜고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클릭질을 해 자기가 주문한 상품을 본다.

자기가 들고 있는 메이드복과 원했던 상품을 비교해 보더니 메이드복위에 펜으로 노출되어야 할 부분, 즉 잘라야 할 부분을 그린다.


“어깨는 이 정도면 됐고 가슴이.. 너무 파였나..? 아니야.. 별로... 좀 별로였어. 우리 효성 정도라면 모를까. 얜 이정도는 되야 해. 크크크! ”


그리곤 옆에 있던 가위를 덥썩 집는다.


아주 매서운 눈빛으로 펜으로 그린 부분을 오리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마치 재단사처럼 매우 진지하고 신중하다. 손재주가 별로여서 다소 삐뚤삐뚤 거리긴 하지만 이내 초집중을 하여 점차 안정이 되어간다.


“좋아. 이대로만 가면 돼. 잘하고 있어, 박근호.”


그렇게 자르고 보니 뭔가 허접한 느낌이 든다. 원했던 상품과 비교해 보니 더욱 그랬다. 뜯어진 실밥들이 다 보이고 삐뚤빼뚤에 너무 급조한 느낌. 노출이 주 목적이긴 했지만 이건 아니었다.


“아무리 단순 유희가 목적이긴 하지만 이건 너무.. 엘레강스하지 못하잖아. 세영이 지가 스스로 입는다고 해도 이건 내가 용납 못해!”


근호는 다시 작업에 들어간다. 잽싸게 심여사방으로 가 실과 바늘을 가져와 보이는 실밥과 삐뚤빼뚤한 부분을 접어서 꼬매기로 한다.

한참을 마치 장인이라도 된 듯 바느질을 하더니 드디어 다 됐는지 메이드복을 들어 보인다. 그런데...


“많이 깔끔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선이 아름답지 않아.”


삐뚤한 부분은 가위로 뜯어 다시 바느질을 하기를 여러번 진득하지 못한 성격상 근호 성격상 반복되는 실수에 메이드복을 찢어 버리고도 남았겠지만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하여 땀을 뻘뻘 흘리면서까지 바느질에 몰두한다.

그러는 사이 날이 어둑해지고 심여사는 왔는지 특유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리고 밥을 하는지 구수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밥 먹어라 소리가 여러번 들리지만 근호는 초지일관이었다.

지금 그에겐 그 어떤 냄새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이걸 끝내야만 하는 생각뿐이다.


그러는 사이 밤 12시가 넘었다. 전문가 솜씨는 아니지만 상당히 깔끔해졌다. 하지만... 역시나 자기가 원했던 상품과는 괴리가 좀 있었다.


“뭔가 너무 심플해.”


곰곰이 생각하더니.


“뭔가.. 좀.. 세련미..? 그게 좀 부족한 것 같아.”


그리곤 옷장을 열어 본다. 신중히 스캔을 하더니 한 티셔츠에 눈이 고정된다. 집어드는데 연식이 좀 됐지만 명품브랜드다. 잠시 망설인다.


“엄마가 내 생일이라고 큰 맘먹고 사준 건데... 뭐, 몇 년전 얘기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입고 다닐만 한데...”


아깝지만 원하는 색깔을 얻기 위해 이 티셔츠를 과감히 택한다.


“어쩔 수 없지. 메이드를 위해 니가 희생하라!”


그리곤 과감히 가위질을 한다. 수시간을 투자해서인지 가위질이나 바느질이 꾀나 능숙해졌다. 그렇게 근호는 날이 새도록 자기 맘에 드는 메이드복이 나올 때까지 수없는 바느질을 해댄다.



그러다 보니 날이 밝았다. 드디어 다 끝냈는지 메이드복을 활짝 펴 보는데 전에 비해 많이 세련되어 보였지만 역시 뭔가 아마추어적인 솜씨는 티가 팍팍났다. 그래서인지 근호의 표정도 썩 좋질 않았다.


“뭔가 아방가르드하질 못해... 여길 좀 더...”


해는 어느덧 중천에서 정점찍고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완벽한 메이드복을 만들겠다는 장인(?) 근호의 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할수록 실력은 늘어갔지만 그때마다 메이드복은 걸레가 되어갔다.


“아니야.. 뭔가 인챈트하지 못하잖아!!”


그러는 사이 6-7개의 티셔츠가 갈기갈기 찢겨졌고 메이드복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다. 근호는 이틀을 꼬박 새어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완성한다.


“흐흐흐.. 드디어 다 끝냈다.”


하고는 푹 쓰러진다.



너무 몽롱한 상태에서 완성해서인지 다음 날 일어나 보니 경악이었다.


“으악! 이게 뭐야!!”


이건 메이드복이라기 보단 메이드걸레였다.


“이틀.. 아니 3일동안 뭐한 거냐...”


근호는 자기 스스로가 무척 한심스러웠다.


“젠장... 그냥 반품할 걸...”


하지만 지금의 메이드걸레는 반품 불가. 반품했으면 지금쯤 근호지가 그토록 원하던 므훗한 광경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물론 입는 다는 보장은 없지만). 근호는 다시 주문해야 했다. 그리고 다음날 근호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는 듯 택배는 아주 빠르게 왔다.

상자를 열어 메이드복을 들어보니 이번엔 자기가 원했던 상품이 딱 왔다.


“고생은 좀 했지만 결국 내 손안에 들어 왔네.”


메이드복을 보자 그동안 피로와 짜증이 확 내려간 듯 근호의 표정이 밝아지다 못해 므훗해진다.


“기다려다 메이드사마!”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세영이 딸기가 한가득 든 커다란 스티로폼을 낑낑대며 들고 온다. 겨우겨우 부엌까지 들고 가 쿵 하고 놓는다. 놓자마자 몸에 진이 빠진 듯 의자에 풀썩 주저 앉는다.


“힘들어 뒈지는 줄 알았네.”


허름한 티셔츠에 아줌마들이 입는 몸빼바지, 그리고 농촌에서 많이 쓰는 모자까지 복장을 보아하니 오늘도 세영은 광활한 텃밭에서 딸기를 따온 모양이다.


세영은 텃밭에서 흘린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냉장고를 여는데 딸기, 딸기잼, 딸기설탕절임, 딸기쥬스 등 온통 딸기뿐이다. 그런데 물이 없다. 그러자 세영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이런 줸장!! 수분 보충할게 딸기쥬스 뿐이라니...”


하지만 몸에서 간절히 수분을 원하니 딸기쥬스라도 꾸역꾸역 마신다. 다행히 수분보충은 됐지만 아침부터 딸기잼에 딸기쥬스, 간식도 딸기, 텃밭에 가서 먹는 새참도 딸기도 대신 하며 요 며칠 계속 딸기만 먹다 보니 몸에 딸기 씨들이 돋아 날 것 같아 미칠 지경이다.


“완전 싫다, 딸기.”



세영은 오늘도 수고한 몸둥아리에게 휴식시간을 주기 위해 방으로 향하는데 때마침 방에서 나오는 근호와 마주친다.

근호는 세영의 차림새를 보더니 한눈에 그녀의 일과를 알아차린다.


“왔냐. 수고했다.”

“제발 엄마 보고 사람 좀 쓰라고 해라?”

“집에 하녀가 있는데 사람을 왜 쓰냐!”

“죽겠네... 이러다 진짜 죽겠어...”


세영은 근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누우려는데.


“야! 잠깐!”


근호의 잠깐에도 귀찮은 듯 세영은 침대에 푹 쓰러져 버린다.

근호는 잠깐이라고 말하고는 잽싸게 자기방에 들어가 몇 시간전에 받은 따끈따근한 메이드복을 들고 매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세영에게 간다.


“야? 이거?”


세영은 무지 귀찮지만 주인님 아들이니 예의상 눈꺼풀만 올린 채 대응한다.


“왜?”

“앞으로 이거 입고 다녀?”

“뭔데?”


바로 눈 앞에 있지만 피곤해서인지 자꾸 감기는 눈꺼풀 때문에 메이드복이 흐릿하게 보인다.


“메이드복.”

“뭐?”

“메이드들이 입는 메이드복! 너도 메이드니깐 당연히 그에 맞는 복장을 입어야지. 안그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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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마가렛 유 19.04.22 51 0 11쪽
26 마가렛 유 19.04.22 5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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