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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오로라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지쟁이
작품등록일 :
2020.05.11 17:56
최근연재일 :
2020.08.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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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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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를 지켜보다

DUMMY

오로라 프로젝트는 이제는 이곳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그 이름을 잊어버린 비밀 프로젝트다.

본래 실험실은 경기도에 위치한 한 제약회사의 지하에 있었으나, 최근 이곳 부산 해운대 장산에 위치한 천연동굴로 옮겨 지하 5층의 규모로 새 단장했다.

지하 1층과 2층에는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들을 위한 시설, 그러니까 숙소와 식당, 편의시설 따위가 들어서 있었다. 지하 3층은 연구실과 실험실, 그리고 실험의 결과물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설들로 채워졌다. 지하 4층에는 실험을 위해 납치해온 이들을 감금할 감옥, 실험체들의 숙소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지하 5층에는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조차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비밀 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참고로 지하 5층의 출입은 이곳 연구소의 소장과 최상위급의 보안허가를 취득한 일부 연구진에게만 출입이 허가되었다.

오한수는 지하 4층의 실험실 중 한 곳에 감금되어 있었다.

그는 의자에 앉은 자세로 사지를 결박당했으며, 그런 그의 몸에는 전기 고문을 위한 장치들이 덕지덕지 달려 있었다.

오한수의 얼굴은 초췌하기 이를 데 없었다.

특히 이미 수차례의 전기고문을 받았는지 실핏줄이 다 터져나간 눈동자는 초점을 잡지 못하고 흐리멍텅해 보였다.

오한수가 갇힌 실험실에는 그 외에도 두 명이 더 있었다. 그 둘은 하얀 가운을 입은 자와 검은 양복을 입은 자였는데, 오한수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자기네들끼리 대화하기에 바빴다.

직사각형의 커다란 탁자에 서로 마주보고 앉은 둘 중 대머리, 그러니까 이곳 장산 연구소의 김필재 소장이 버럭 화를 냈다.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건가! 놈들이 부산에 들어온 지 이틀이나 됐는데 이제야 그걸 파악하다니!”

그러자, 검은 양복이 머리를 긁적였다.

“워낙에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놈들입니다. 상부에서 따로 정보가 내려온 것도 아니었고요. 지금 놈들의 위치와 목적을 파악하는 중이니 곧 이곳에 내려온 이유를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이곳 연구소의 보안책임자였던 것.

소장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 팀장이 정보를 누설했을 가능성은?”

“취조 결과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걸로 판단됩니다. 그보다는··· 놈들이 오 팀장의 신발에 GPS 추적기를 심은 자들의 뒤를 밟았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 새끼들이 부산에 내려왔나?”

“한 놈인 걸로 파악됩니다. 어제 부산에 내려온 것 같고요.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비슷하니까 아마 제 예상이 맞을 겁니다.”

“젠장··· 조용히 잡으려다 일이 커지게 생겼어.”

“죄송합니다. 놈들에게 정보가 흘러들어갈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최대한 잡음 없이 해결해 보겠습니다.”

검은 양복이 그렇게 말했으나, 소장의 찌푸려진 얼굴은 다시 펴질 줄을 몰랐다.

소장이 문득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런데 혼자 왔다고?”

박태수를 말하는 거다.

검은 양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도대체 혼자서 뭘 어쩌겠다는 거지?”

“오 팀장의 말에 따르면 능력자랍니다. 그것도 능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시킨 모양입니다. 아시잖습니까? 그런 경우에 종종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놈들이 있다는 것을요. 아마 기껏해야 육체 강화 쪽 능력자의 2단계나, 많이 쳐줘도 3단계 수준일 겁니다. 이번 기회에 B급 능력을 주입한 병사들의 실력이나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제야 소장의 얼굴이 조금 평온해졌다.

“애초에 그러자고 추적기를 제거하지 않았던 거잖나. 그 정도까지 실력을 키운 자연계 능력자가 그리 흔한 건 아니니까. 아무튼, 뭐 그 일이야 경호팀장이 알아서 처리하면 될 거고. 그보다는 유정한 국정원장 쪽 놈들이 문제야.”

“저희 쪽에서 그쪽으로 정보가 새어나간 건 틀림없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는 아는 건 아닐 겁니다. 그랬다면 벌써 위에서 난리를 쳤을 테니까요. 그저 이번 기회에 이쪽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내려는 수작일 가능성이 큽니다.”

“쯧! 아무튼, 놈들을 잘 따돌리게. 부작용 없는 약물의 완성이 코앞이야. 완성만 된다면 이 지긋지긋한 프로젝트도 끝난다고. 그 뒤에는 이효광 의원을 필두로 한 우리들의 세상이 오는 거야.”

소장의 얼굴이 일순 몽롱해졌다.

프로젝트가 완벽히 성공한 후 얻게 될 과실을 상상하는 거다.

아마도 그가 모시는 이효광 의원은 초능력으로 무장한 병사를 사병으로 거느리게 될 것이고, 그 막강한 힘으로 이 나라를 차지할 것이 틀림없었다.

민주주의?

권력자들이 어디 그게 좋아서 따르는 줄 아는가.

힘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척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전무후무한 능력을 보유한 초능력 병사들이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다시 강력한 독재 체제로 되돌아가는 것이지.’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흥! 그것 또한 모르는 소리다.

대체 수십 년 동안이나 진행되어 온 이 프로젝트의 자금줄이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전 국정원장 출신인 이효광 의원?

물론 그에게서 나온 것이 맞다. 하지만 정확히는 이 의원에게 자금을 대어주는 곳이 따로 존재했다. 그것이 바로 미국이었고.

애초에 오로라 프로젝트의 기원이 바로 미국이었으니까.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비인간적인 실험이라는 이유로 그곳에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폐기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한국에서 실험을 계속한 것이다.

미국 측은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대가로 막대한 양의 자금을 대기로 했다. 그리고 나중에 실험이 성공하였을 때는 능력자로 이뤄진 병사들로 무슨 짓을 해도 관여치 않겠다고 약속했다.

어차피 그때는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테니까.

즉, 오로라 프로젝트는 사실상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쿠데타를 위한 실험이나 마찬가지였던 것.

그러니 만약 이대로 실험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그 실험의 중심에 있던 김필재 소장의 앞날은 탄탄대로일 것이다. 상상치 못할 권력과 부가 모두 그의 차지였다.

그리고 이제 그 실험의 막바지에 도달한 상황.

‘흐흐흐. 유정한 국정원장이 아무리 낌새를 챘다고 해도 이미 늦었어.’

그렇게 흐뭇한 미소를 머금던 김필재 소장이 돌연 축 늘어져 있는 오한수 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더니 그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가 오한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경호팀장에게 말했다.

“문제는 저 놈이 중요한 실험 데이터를 숨겼다는 거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 팀장의 입을 열게 만들어야 해.”

“지독한 놈입니다. 다른 건 술술 털어놓는데 숨긴 데이터에 관한 것만큼은 입을 꼭 다물고 있습니다.”

“전기고문의 강도를 높이면 되잖나!”

“그러면 죽습니다. 조금 전에도 한계까지 높인 겁니다.”

“흥! 오 팀장에게 가족이 있을 텐데?”

“처와 딸을 미국에 보낸 걸로 압니다.”

“당장 연락 넣어서 데려오라고 해. 설마하니 가족의 목숨을 갖고도 침묵을 고수하진 못하겠지.”

“알겠습니다.”


경호팀장에게 오한수의 취조를 맡긴 김필재 소장은 실험실을 나와 승강기 앞에 섰다. 문이 열리자 승강기에 탄 그는, 곧 지하 5층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곧 번호판 위로 지문 인식 장치가 활성화 되었다.

그가 손바닥을 펼쳐 그곳에 가져다 대자, 붉은 광선이 그의 손바닥을 스캔했다.


[삐익. 김필재 소장님에 대한 1차 보안 해제를 승인합니다.]


그런 음성이 흘러나오자, 이번에는 소장이 손바닥을 스캔했던 곳으로 얼굴을 가져다 댔다. 그러자, 다시금 붉은 광선이 나타나 그의 동공을 스캔했다.


[삐익. 김필재 소장님에 대한 최종 보안을 승인합니다. 지하 5층에 대한 출입이 허가됩니다.]


이렇게 두 차례의 보안 과정을 거친 뒤에야 승강기는 지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직 이 승강기만을 통해 갈 수 있는, 이곳 실험실의 최고 보안이 설정된 비밀장소였다.


**


박태수는 새벽이슬을 맞아 축축해진 몸으로 눈을 떴다.

“와··· 이게 얼마 만이냐.”

이런 식으로 산에서 노숙을 한 것은 군대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나마 체력이 좋아진 까닭에 몸이 찌뿌둥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일단 배부터 좀 채우고.”

허기를 느낀 그는 방수팩 안에 넣어뒀던 초코바와 건빵을 꺼내 허겁지겁 먹었다. 이러니까 정말 훈련 나온 기분이었다.

밥을 먹은 뒤에는 간단히 몸을 풀었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맨 바닥에 모포 하나 깔고 잤으니 밤새 굳은 몸을 풀어줄 필요가 있었던 것.

10분가량 스트레칭을 하고 팔굽혀 펴기와 체조까지 끝마치자, 그제야 박태수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끝으로 그가 기지개를 켜며 중얼거렸다.

“어, 좋다!”

배도 채웠고 굳은 몸도 풀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놈들을 살펴볼 시간.

박태수는 망원경을 챙겨들고 최대한 절벽 가까이 붙었다. 마침 그곳에 있던 커다란 소나무를 지지대 삼아 바짝 엎드린 그가 망원경을 들었다.

“음··· 역시··· 동굴이었구나.”

그가 위치한 절벽 건너편의 아래쪽에는 높이가 2미터 가량 되는 동굴의 입구가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검은 양복 차림에 소총을 소지한 두 명이 양쪽에서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

박태수의 미간이 찌푸려진 이유는, 그 광경이 실로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야 사설 경호원들까지도 모두 총기를 소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총기의 소지가 불법이었으니까.

그런데도 저놈들은 총을 소지한 채로 입구를 경비하고 있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정부의 비호를 받는 놈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무튼, 박태수는 계속해서 동굴 입구를 지켜보았다. 특별한 움직임이 없어서 무척이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지켜본 지, 2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응?”

망원경에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동굴 안쪽으로부터 몇 놈이 수레를 끌고 나온 것이다. 수레 위에는 검은 포대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꽤나 무게가 많이 나가는지 놈들은 끙끙대며 수레를 밀었다.

곧 수레가 박태수의 시야에서 벗어나려 하자, 그는 몸을 일으켜 수레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이동했다.

다행히 그가 위치한 곳이 높은 지대였으므로 시야를 확보하기가 용이했다.

다시 수레가 보이기 시작했다.

놈들은 연구소가 있던 천연동굴로부터 약 20미터 정도를 이동했다. 이미 수차례 수레를 이끌고 그 길을 오갔던 것인지, 동굴과 그곳까지 이어진 길은 정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놈들은 움푹 파인 공터 앞에서 수레를 세웠다.

동굴 쪽으로 난 길을 제외하면 사방이 빽빽한 나무들로 가려진 곳이었다. 움푹 파인 공터에는 이미 수레에 실린 것과 같은 검은 포대가 한 가득이었다.

“뭘 버리는 거지?”

박태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망원경의 배율을 높였다.

그러자, 수레를 밀고 왔던 놈들 둘이서 검은 포대의 끝을 양쪽에서 잡은 채로 앞뒤로 흔들다 던져버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놈들의 얼굴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놈들이 무언가를 버리고 있는 건 확실한데 그게 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검은 포대에 쌓여 있는 탓이었다.

박태수는 그저 실험실에서 배출한 폐기물 정도로 생각했다.

“쯧쯧··· 저런 식으로 버리면 산이 오염될 텐데······.”

진짜 나쁜 짓들만 골라서 하는 놈들이라고 생각했다.

한데, 그때였다.

막 놈들이 던져버린 포대 중 하나가 잘려나간 나무 둥치에 걸리는 바람에 찢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 찢어진 포대 사이로 분명 사람의 팔로 보이는 것이 튀어나왔다.

“!”

박태수는 순간적으로 충격을 받아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혹시라도 잘 못 본건가 싶어서 망원경을 고쳐 잡고 다시 배율을 조정해 봤지만, 튀어나온 그건 분명 사람의 팔이었다.

게다가 팔은 가늘었고 손은 작았다.

분명 아직 어린 아이의 것이 틀림없었다.

박태수가 분노를 터뜨렸다.

“저, 저런 쳐 죽일 놈들!”




모든 독자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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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요원들을 구하다 20.08.21 29 0 12쪽
57 산 속에서의 대치 20.08.19 37 0 12쪽
» 연구소를 지켜보다 20.08.18 43 0 12쪽
55 그가 미행을 따돌리는 방법 20.08.17 57 0 12쪽
54 부산행 20.08.12 51 0 12쪽
53 미안하네! 20.08.10 54 1 13쪽
52 다시 박태수로 (2) 20.08.06 55 0 12쪽
51 다시 박태수로 (1) 20.08.05 62 0 12쪽
50 작전을 펼치다 +2 20.08.04 72 1 13쪽
49 취조의 달인 (2) 20.08.03 65 1 12쪽
48 취조의 달인 (1) 20.07.24 77 0 12쪽
47 똑똑한 조력자 20.07.22 84 0 13쪽
46 보상 20.07.21 95 0 12쪽
45 상황 종료 +1 20.07.20 95 2 12쪽
44 살기(殺氣)와 마주하다 +2 20.07.16 107 2 12쪽
43 천안 물류창고 사태 (3) 20.07.15 91 1 12쪽
42 천안 물류창고 사태 (2) 20.07.13 84 1 13쪽
41 천안 물류창고 사태 (1) 20.07.10 93 1 12쪽
40 깨달음 20.07.09 109 2 12쪽
39 승부를 내자! 20.07.08 90 1 12쪽
38 일촉즉발 20.07.07 94 1 12쪽
37 침입자를 색출하라 (3) 20.07.06 106 1 13쪽
36 침입자를 색출하라 (2) 20.07.02 104 1 12쪽
35 침입자를 색출하라 (1) 20.07.01 108 1 12쪽
34 힘과 힘의 대결 20.06.29 120 1 13쪽
33 아! 박태수! 20.06.25 117 2 12쪽
32 쉽지 않은 상대 20.06.24 127 1 12쪽
31 그녀의 부탁 20.06.22 131 1 12쪽
30 손 여사의 촉 20.06.19 13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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