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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지쟁이
작품등록일 :
2020.05.11 17:56
최근연재일 :
2020.08.21 09:0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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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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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3,477

작성
20.07.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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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기(殺氣)와 마주하다

DUMMY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오한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다시 한 번 능력을 발동시켰다.

“저, 점프!”

그러나 여전히 근거리 공간이동은 발동되지 않았다.

그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리며 머릿속으로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한마디로?

망한 거다. 그걸 인정할 수 없었던 오한수는 연거푸 외쳤다.

“저, 점프! 점프! 점프! 점······.”

그러자, 강민호가 그의 멱살을 잡은 채로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오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걸 말하는 거야? 마지막 소원 같아서 들어줬으니 이제 됐지?”

“······.”

“그럼 그런 걸로 알고 있을게. 이제 좀 조용히 하자. 알겠지?”

그리고는 놈의 주먹이 커다랗게 보인다 싶더니 눈앞에서 별이 번쩍였다. 그렇게 오한수의 몸은 축 늘어지고 말았다. 기절한 것이다.


박태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한수가 제 팔에 주사기를 냅다 꽂았을 때는 솔직히 망했다 싶었다. 그걸 막으려 달려가 발차기를 날렸는데, 결과적으로는 간발의 차이로 막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무슨 새로운 초능력이라도 선보일 것 같던 놈이 갑자기 점프, 점프 거리기만 했다.

“별 미친놈 다 보겠네.”

오한수가 수박성형외과의 원장 노릇을 할 때부터 쌓였던 것이 워낙 많았다. 혀를 빼어 문 채로 기절한 놈을 보자, 그제야 속이 후련해졌다.

‘일단 이 놈은 처리했고······.’

기절한 오한수는 이곳이 정리가 된 다음에 몰래 빼돌릴 생각이었다. 놈의 취조는 진짜 강민호와 함께 해야 할 것 같았다.

이제 문제는 난장판이 된 이곳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다.

박태수는 그런 생각으로 장내를 살폈다.

‘윤 형사님은 잘 하고 있······.’

잘하고 있지 못했다. 대체 언제 빼앗겼는지, 총은 자이언트 강의 손에 들려 있었고 폭주기관차와 난폭원숭이가 각자 윤형철의 팔을 한쪽씩 잡은 채로 서서 박태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인질에서 풀려난 손 여사가 몸을 홱 돌리더니 양팔을 제압당해 옴짝달싹 못하는 윤형철의 뺨을 짝 소리가 나도록 갈겼다.

“아, 아픕니다.”

윤형철이 손바닥 자국이 고스란히 찍힌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아프라고 때린 거예요. 다시 한 번 나에게 총구를 들이대면 그땐 뺨 한 대로 끝나지 않을 거란 걸 명심하세요.”

“······.”

그때, 자이언트 강이 손 여사에게 다가섰다.

“괜찮소? 어디 다친 데는 없고?”

“덕분에 괜찮아요. 구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말은 불필요하오. 언제라도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만 하시오. 내 기꺼이 달려가겠소.”

“아, 네······.”

손 여사는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데도 자이언트 강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입 꼬리가 하늘로 승천하는 중이다.

‘자, 대충 상황파악은 됐는데··· 근데 이걸 어떻게 정리한다?’

박태수는 그런 생각에 골머리가 아파왔다. 다른 건 몰라도 윤형철 형사는 풀려나도록 해야 했다. 문제는 저들, 특히 자이언트 강이 그를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는 것.

마치 그걸 증명하듯이, 자이언트 강이 윤형철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댔다.

윤형철이 움찔하자,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형사 따위가 찾아와서 협박이야. 꼭 너 같이 주제도 모르고 나대는 놈들이 문제라고.”

“······.”

“뭐라고 한마디 해보지 그래? 아까는 잘도 나불대더니 왜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셨나? 엉?”

자이언트 강이 하는 짓거리는 보고 있기 민망할 정도로 유치했다.

박태수는 아무래도 이쯤에서 자신이 끼어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이언트 강과는 견원지간이나 마찬가지다.

박태수는 일부러 자이언트 강을 무시 한 채, 손 여사를 향해 말했다.

“이제 어쩔 생각이지? 그 형사는 또 어떻게 하고?”

그제야 그녀가 박태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골치가 아픈 듯,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는 대답했다.

“후우, 일단··· 당신들은 모두 비상출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세요. 여기 일은 이제부터 우리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당분간 이쪽으로 연락하는 일은 자제하시고, 나중에 잠잠해지면 따로 연락이 갈 거예요.”

질문은 박태수가 했지만, 그녀의 대답은 덩치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향한 것이었다.

그나저나 알아서 처리 하겠다?

윤형철이 이곳에서 보고, 듣고, 직접 겪은 사실이 한 가득이다. 그가 무사히 이곳을 빠져나가면 손 여사와 덩치들은 끝장이나 마찬가지. 알아서 하겠다는 말이 좋은 방향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

박태수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설마··· 위험한 일을 하려는 건 아니지?”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니까. 우리가 알아서 해. 그러니까 내 말대로 빨리 이곳을 벗어나. 괜한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형사를 건드리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야.”

“날 걱정하는 건 알겠는······.”

손 여사가 말을 하다 말고 갑자기 동그래진 눈동자로 박태수를 쳐다보았다.

“···왜?”

“설마··· 지금 내가 아니라 저 형사를 걱정하는 거였어?”

“······.”

“······.”

그때, 자이언트 강이 끼어들었다.

“흥! 내 그럴 줄 알았지.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분명 저 자식이 형사를 끌어들인 거야. 오늘 벌어진 일은 모두 붉은 까마귀 저 자식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아, 아니야.”

박태수가 곧바로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지만, 이미 손 여사의 표정도 변해버렸다.

“정말 그런 거야?”

“아니라니까.”

“그럼 하나만 물을 테니까 솔직히 대답해줘. 저 형사 아는 사람이야? 이곳에서 말고 또 본적이 있어?”

“······.”

딱 잡아 땠어야 하지만 박태수는 그러지 못했다. 어쨌든 그녀를 설득해서 윤형철을 구하려면 설득할 명분이 필요하니까. 전혀 모르는 사람을 구하자고 고집을 피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저 봐, 내 그럴 줄 알았지! 모두 저 새끼가 벌인 일이라고!”

그런 자이언트 강의 말에, 박태수를 둘러싼 장내의 기류가 험악해졌다.

박태수는 서둘러 설명했다.

“그런 거 아니야. 최근에 다른 일로 경찰서에 갔다가 저 사람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었어. 그때 도움을 받았으니 모른 척 하기가 힘든 것뿐이야. 그리고 내가 저 형사를 알고 있는 것과 형사를 건드리는 건 위험하다는 경고는 별개라고.”

“닥쳐! 어디서 그 따위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는 거냐!”

자이언트 강이 또다시 그렇게 참견하고 나섰다. 박태수는 놈이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 자이언트 강은 손 여사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붉은 까마귀 저 놈도 이 형사랑 같이 처리하는 게 나을 거요. 내게 맡겨주시오.”

손 여사는 짜증난다는 듯이 대답했다.

“잠시만요.”

그리고는 복잡한 심사가 드러나는 얼굴로 박태수를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 말을 믿어주고는 싶은데 솔직히 그러기가 힘들어. 우연 치고는 너무 공교로우니까. 하나만 묻겠다고 해놓고 자꾸 물어서 미안한데··· 저 형사가 당신에게 무슨 도움을 줬는데? 무슨 일로 경찰서에 갔던 건지 설명할 수 있어?”

박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그는 그때 윤형철의 얼굴에 설마 하는 표정이 떠오른 걸 보지 못했다.

“별 일 아니었어. 얼마 전에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 조폭들이랑 시비가 붙었었지. 격투 끝에 놈들을 제압했고 그 일로 경찰서에 갔던 거야.”

“조폭?”

“어, 뭐라더라? 광··· 견파? 그래! 맞아. 광견파라고 했었지 아마. 워낙 허접한 이름이어서 기억이 나는군.”

“······.”


박태수는 그를 제외한 모두가 어이가 없어하는 걸 보고서도 영문을 몰랐다.

‘대체 왜들 저러지?’

그 이유는 윤형철이 대신 설명해줬다.

그가 여전히 잡혀 있는 채로 말했다.

“관장님··· 저들 모두가 광견파에 속해 있습니다. 이 도박장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광견파라고요.”

“뭐, 뭐라고요?”

“정말 몰랐군요.”

“······.”

“저는 괜찮으니 이제 그만하셔도 됩니다.”

윤형철의 체념어린 말에 자이언트 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닥쳐라! 어디서 개수작이야! 그러면 우리가 믿을 줄 알고? 천만에! 붉은 까마귀가 네놈과 작당하지 않았다면 네놈이 어떻게 이곳을 알 수 있었을까? 여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단속을 맞아본 적이 없는 곳이라고.”

손 여사는 더욱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박태수의 말을 믿어야 할지, 선뜻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박태수를 믿어주는 쪽을 택했다.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 되면 그때 연락할게.”

“저 형사님은······.”

“놔두고 꺼지라고!”

박태수는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손 여사가 그를 의심하면서도 보내주려는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형철 형사를 내버려두고는 갈 수가 없었다.

그때, 자이언트 강의 태도가 돌변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저대로 놈을 보내겠다니?”

“?”

“저 놈이 형사와 작당했음이 드러났는데도 그냥 보내겠다고? 하···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되겠소.”

“당신이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도 지금 당장 떠나세요.”

“흥! 그럴 순 없소. 붉은 까마귀가 우리의 신상정보를 다 알고 있는데 놈을 보내겠다니. 아무리 당신이라도 그건 허락할 수 없지.”

“···무슨 의미죠?”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는 의미요.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 당신은 저 놈에게 빠져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있소. 그러니까 내가 참견할 수밖에.”

그리고는 자이언트 강이 덩치들을 향해 외쳤다.

“내 말이 틀렸나? 다들 어떻게 생각하지?”

덩치들이 대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표정만 봐도 자이언트 강의 말에 동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손 여사는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덩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모두를 이곳에서 내보내. 누구든지 거부하면 강제로 끌어내도 좋다.”

자이언트 강이 질세라 외쳤다.

“너희들의 상관은 지금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다. 붉은 까마귀가 빠져나가면 너희들도 위험해. 뒷일은 내가 책임 질 테니까 지금부터는 내 명령을 따르도록!”

“지금 누구 명령을 듣는 거야! 당장 모두를 내보내라고!”

곧바로 손 여사가 발악하듯이 외쳤지만, 덩치들은 우물쭈물 할 뿐 그녀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자이언트 강의 말대로, 모두들 그녀가 붉은 까마귀와의 개인적인 관계 때문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고 느낀 것이다.

자이언트 강이 승자의 미소를 띠었다.

손 여사가 또다시 무어라고 덩치들을 향해 외치려 했으나, 자이언트 강이 한발 빠르게 수도로 그녀의 목을 내려쳐 기절시켰다.

그가 축 늘어진 그녀를 바닥에 눕힐 때까지도 덩치들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명령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때까지 박태수는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다.

‘차라리 잘 됐군.’

손 여사가 기절한 편이 오히려 나았다. 이제는 마음 편히 자이언트 강을 비롯한 놈들을 제압하고 윤 형사를 구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박태수의 속도 모른 채, 자이언트 강이 그를 보며 비열한 미소를 보내왔다.

“흐흐흐. 어떠냐? 결국에는 내가 이겼다. 네깟 놈이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결국에는 이 몸이 최후의 승리를 거뒀단 말이다. 하하하하!”

그리고는 박태수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놈이 눈동자를 번득이며 말했다.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으흐흐흐. 아니, 사실 이러고 싶었어. 그러게 왜 남의 여자를 가로채고 그래? 저승에 가거든 벽보고 반성이나 하라고.”

방아쇠에 걸린 자이언트 강의 검지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놈의 뒤에서 윤형철이 외쳤다.

“아, 안 돼! 피, 피하세요!”

하지만 박태수는 피할 수가 없었다. 아니, 당장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놈이 총구를 겨누는 그 순간, 갑자기 그의 전신을 향해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거대한 힘이 몰려들기 시작했으니까.




모든 독자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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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산 속에서의 대치 20.08.19 37 0 12쪽
56 연구소를 지켜보다 20.08.18 42 0 12쪽
55 그가 미행을 따돌리는 방법 20.08.17 5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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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미안하네! 20.08.10 54 1 13쪽
52 다시 박태수로 (2) 20.08.06 55 0 12쪽
51 다시 박태수로 (1) 20.08.05 62 0 12쪽
50 작전을 펼치다 +2 20.08.04 72 1 13쪽
49 취조의 달인 (2) 20.08.03 65 1 12쪽
48 취조의 달인 (1) 20.07.24 77 0 12쪽
47 똑똑한 조력자 20.07.22 84 0 13쪽
46 보상 20.07.21 95 0 12쪽
45 상황 종료 +1 20.07.20 95 2 12쪽
» 살기(殺氣)와 마주하다 +2 20.07.16 107 2 12쪽
43 천안 물류창고 사태 (3) 20.07.15 91 1 12쪽
42 천안 물류창고 사태 (2) 20.07.13 84 1 13쪽
41 천안 물류창고 사태 (1) 20.07.10 93 1 12쪽
40 깨달음 20.07.09 109 2 12쪽
39 승부를 내자! 20.07.08 90 1 12쪽
38 일촉즉발 20.07.07 94 1 12쪽
37 침입자를 색출하라 (3) 20.07.06 106 1 13쪽
36 침입자를 색출하라 (2) 20.07.02 104 1 12쪽
35 침입자를 색출하라 (1) 20.07.01 108 1 12쪽
34 힘과 힘의 대결 20.06.29 120 1 13쪽
33 아! 박태수! 20.06.25 117 2 12쪽
32 쉽지 않은 상대 20.06.24 127 1 12쪽
31 그녀의 부탁 20.06.22 131 1 12쪽
30 손 여사의 촉 20.06.19 13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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