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바보신입 님의 서재입니다.

내 능력은 뽑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바보신입
작품등록일 :
2020.01.14 13:48
최근연재일 :
2020.02.04 14:18
연재수 :
7 회
조회수 :
534
추천수 :
2
글자수 :
52,823

작성
20.01.14 13:56
조회
196
추천
0
글자
22쪽

프롤로그

DUMMY

2020년 3월 세상은 격변을 맞이했다. 그 흔한 던전물 현대판타지 소설의 세상처럼 던전이 전 세계 곳곳에 우후죽순 생겨났던 것이다.

다만, 현대판타지 소설처럼 갑자기 나타난 던전에서 몬스터가 쏟아져 나와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던가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던전물 소설에 흔히 쓰이는 설정 중에 하나인 신이나 신에 가까운 존재가 일방적으로 지구를 실험무대로 쓴 것도 아니고 지구를 정복하거나 멸망시키려는 악의 무리들이 획책에 던전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타차원의 ‘신’이 지구의 세계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모으고 자신의 세계에서 지나치게 번성한 몬스터들을 줄이는데 도와달라며 부탁한 것이다.


신은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지구에는 없는 여러 자원(던전 속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나 광물 등)과 몬스터를 처치하면 얻을 수 있는 ‘아이템’, ‘마나석’을 주기로 약조하였고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한국 등 각 나라의 대통령들과 굴지의 대기업 회장같은 신에 의해 선정된 지구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수 시간의 회의 끝에 타차원의 신의 부탁을 수락했고 그로부터 각 나라들의 대대적인 홍보로 던전이 나타날 것이라 공표되었고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인물 이른바 ‘각성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각성자는 타차원의 신과 세계정상들과의 합의 끝에 선정된 땅들에 세워진 각성의 탑에서 시련을 받고 그 시련을 통해 각성자가 될 수 있는데 사람이 각기 다르듯 사람마다 각성의 탑에서 받는 시련도 서로 달랐고 각성자가 되었을 때의 능력도 서로 달랐다.


그리고 각기 다른 능력을 받는 만큼 던전에서 최고로 각광받는 능력이 있는가 하면 ‘이딴 능력을 어따 써먹지?’ 싶을 만큼 구린 능력 또한 존재했다. 물론 구린 능력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련에서 죽을 쑨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말이다.


어느덧 세상에 던전이 나타나고 각성의 탑에서 능력을 받은 각성자들이 배출되며 10년이 지난 요즘은 신기한 능력을 가진 각성자와 던전에서 나오는 특이하고 특별한 부산물과 아이템들에 의해 세상은 10년 전보다 많은 발전을 이룩했는데 우선 지구의 오염(쓰레기, 폐수, 방사능)이 각성자와 아이템들로 인해 대부분 해결되어 10년 전과는 비교하기도 힘들만큼 깨끗해졌으며 던전의 신비한 힘을 지닌 부속물과 첨단 과학이 만나 공상과학 속에서나 존재하던 물건들이 현실이 되는 등 10년 전과는 상당히 바뀌었다.


그리고 나 ‘신현수’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별반 다르지 않은 낡은 빌라의 꼭대기 층의 베란다에서 SF의 세계가 된 것 같은 세상을 우수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빌어먹을 신!, 빌어먹을 협회!!, 빌어먹을 길드!!!, 빌어먹을 각성자!!!!, 빌어먹을 능력!!!!!”


사실 우수에 젖은 게 아닌 분노가 가득담긴 눈이었다.


나는 C랭크로 판정 받은 각성자로 D, E, F같은 판정을 받은 하급 각성자들 보다 형편이 좋아야 정상이었지만 내 ‘능력’으로 인해 내 형편은 흔한 D랭크 각성자 보다 좋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능력’은 일반적인 능력들 보다 심각한 하자가 있었기 때문으로 애초에 C랭크를 받은 이유조차 첫 각성 능력이 C등급에 처음 보이는 형태의 능력이어서일 뿐이었고 던전공략에는 기초적인 신체강화만 가능한 E랭크 능력자만도 못했고 무능한 C랭크 능력자로 소문이 나서 E, F등급의 던전을 공략하는 파티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사실 C랭크 능력자라면 능력을 막 각성 했을 때 의무적으로 한 달간 다녀야 하는 각성자 교육소에서 던전 체험과 실습 훈련용 던전을 제외하면 D등급 미만의 던전에는 입장할 수 없게 법으로 막아뒀지만 나와 같이 랭크만 높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신분증을 발행해 주었고 당연하게도 이 신분증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후우, 늦게 말해 무엇하랴, 내 능력은 세상에서 유일한(유니크) 능력이라는 이유만으로 C랭크로 판정을 받게 만든 ‘뽑기’라는 능력이었다.


이 뽑기라는 능력은 말 그대로의 능력으로 몬스터를 처치하면 얻을 수 있는 특정 자원을 소모해 랜덤한 물건을 얻는 능력으로 과거에 횡행했던 모바일 뽑기 게임을 연상하면 쉬웠다. 그것도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한 확률은 0.0001이라는 극악의 확률을 자랑하던 리X니M같은 게임 말이다.

거기다가 뽑기용 재화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몬스터를 잡거나 파티를 맺어도 나와 반경 20m이내의 몬스터만이 뽑기용 재화를 주었기에 파티만 맺고 나는 먼 곳에서 버스만 타는 행위도 불가능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처치한 몬스터가 드랍하는 아이템 중 한 가지를 내 재화가 차지하고 나오는 희대의 트롤링 능력이었다.

하지만 정말 뽑기 능력에 하자만 있던 것은 또 아니어서 나는 단 한번 에픽등급(아이템의 등급은 노말·매직·레어·에픽·레전드·데미갓 순으로 있다)의 반지 아이템을 뽑기로 뽑은 적이 있었기에 이에 기대감과 호기심을 가진 어느 각성자 길드가 나를 후원해준 일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길드가 후원하는 동안 내 뽑기 능력은 각종 쓰레기 아이템들만 뱉어냈고 그에 질린 각성자 길드는 그에 질려 나를 쫒아내 버렸다.


나는 지난날을 회상하며 차마 팔아버리지 못한 뽑기로 나온 첫 고등급 아이템인 에픽등급의 반지이자 나의 손에 끼워져 있는 유일한 액세서리 아이템인 하토르의 반지를 바라보았다.


{ 에픽 / 하토르의 반지 }


이계의 영웅 하토르의 연인이 그에게 선물한 반지. 본래 특별할 것 없는 반지였으나 전장에 서기 전 하토르는 반드시 자신의 연인을 생각하며 이 반지를 쓰다듬으며 정신을 가다듬었고 그의 고결한 정신이 일부 깃들어 착용자의 정신력을 돋우고 정순하게 하는 힘을 간직하게 되었다.


- 등급: B / 정신력 강화

- 등급: B+ / 정순한 마음


에픽 아이템답게 달려있는 아이템 스킬 두 가지 모두 B급인 이 하토르의 반지는 약 6700만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처음 이 반지를 뽑았을 때 나는 파티를 구하지 못해 F등급의 허약한 고글린 던전에서 홀로 사냥하며 뽑기 전용 재화인 뽑기 코인을 모았었는데 그동안 모아둔 코인과 8시간의 사냥 끝에 모은 코인으로 총 39번을 뽑을 수 있었고 이계의 돌멩이나(가치 없음) 부러진 나무젓가락 등 온갖 쓰레기들이 나오다 마지막에 나온 물건으로 당시의 나는 감격에 차 환호성을 지르며 미친놈처럼 던전 바닥을 굴러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당시의 나는 무능한 놈이라는 악평이 나기 시작했던 때라 같이 던전을 공략할 파티를 구하지 못해 홀로 최하급 던전을 전전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던 때라 집세나 대출금 등을 갚기 위해 이 반지를 경매장에 올렸었지만 던전의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스킬들만 붙어있기 때문인지 등급이 낮은 각성자에게는 에픽 등급 아이템의 가격이 부담되었고 등급이 높은 각성자는 굳이 정신력이라는 잘 모를 것을 위해 최대 5개 장착 제한이 결려있는 액세서리를 하토르의 반지로 착용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하토르의 반지는 에픽이라는 등급에 비해 낮은 가격대를 보였고(보통 에픽 등급 액세서리 아이템의 시세는 1억에서부터 시작한다)거기다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내가 경매로 반지를 올린 날 레전드 등급의 무기가 경매장에 올라왔던 터라 내 반지는 레전드 등급의 아성에 묻히고 설상가상으로 레전드 등급의 무기를 노리고 웬 정체불명의 집단이 경매장을 습격하는 바람에 경매는 흐지부지 끝나버렸고 내 반지는 경매장에서 반품되어 나한테로 돌아왔다.


그 후로 중간중간 반지를 ‘팔아버릴까?’하는 유혹이 나를 덮쳤지만 처음으로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뽑았다는 기념과 어차피 제값도 못 받겠다는 생각, 경매장 습격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나에게 그대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냥 내가 써야겠다는 생각에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 이 하토르의 반지가 경매에서 팔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요즘에는 확실히 느껴져 얄팍해서 쿠크다스 같았던 내 정신력이 지금은 꽝꽝 언 아이스크림 정도는 된다고 말이지.”


막 각성자가 되고 의무적으로 다녀야하는 각성자 교육소에서 처음 몬스터를 상대 했을 때 나는 그야말로 형편없었다.

지금은 하품을 하면서도 피할 수 있는 허약한 고글린의 어설픈 손톱 공격을 나는 고블린의 길게 찢어진 눈에서 나오는 미약한 살기에 눌려 움직이지 못해 그대로 공격을 허용했고 가슴에 느껴지는 통증에 정신을 못 차리고 고블린을 피해 달아나다가 같은 교육소의 각성자들에게 비웃음을 한껏 받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허약한 고블린에게 죽기살기로 달려들어 간신히 쓰러트릴 수 있었으니까.


그 후로 이어진 각성자 교육소에서의 여러 실습을 통해 최하급 몬스터의 살기에 몸이 굳지는 않아 피할 수 있는 공격을 얻어맞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빈말로도 움직임이 좋다고는 하지 못해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고 그 틈에 반격을 가한다는 각정자에게는 상식인 행위를 하지 못했고 내가 몬스터를 공격할 때도 긴 창으로 몬스터와 거리를 벌리고 한 번 찌르고 후다닥 도망쳐 거리를 벌리고 찌르는 식의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허접의 티가 많이 났었다.

그나마 최하급 던전과 최하급 몬스터들에게 익숙해져서 좀 나아졌을 때에도 전투형 능력을 막 각성한 E랭크 각성자만 못했으니 말 다한 셈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겁이 많았던 나에게도 광명이 찾아왔으니 바로 하토르의 반지였다.

이 반지를 착용하고 몬스터를 상대 했을 때 나는 허약한 고블린의 날카로운 손톱이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되었고 더 이상 엉거주춤 피하는 게 아닌 침착하게 놈의 공격의 경로를 보면서 피하고 바로 반격을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나는 최하급 몬스터를 사냥하는데 더 이상 심력을 낭비하지 않고 또한 불필요한 움직임이 굉장히 줄어들어 체력도 획기적으로 아끼게 됨으로써 E, F등급 던전에서 당당하게 1인분 그 이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이 반지를 오래 끼고 있으면 있을수록 내 정신력이 점점 더 단단해진다는 점이야.”


이는 그저 느낌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한 것으로 지금의 나는 반지를 빼도 반지를 처음 꼈을 때처럼 행동할 수 있었고 반지를 착용하고 있을 때는 전투 중에 하품을 하면서 하급 몬스터의 공격은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담력이 증대되었다.


만약 이 사실이 세상에 공개 된다면 이 반지의 가치는 수십억 원으로 껑충 뛰어 오를 것이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었다.

단순히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 정신력 수양이 되는데 그 누가 이 반지를 탐내지 않겠는가? 하토르의 반지가 던전 공략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능력이 없다하더라도 던전 공략할 때만 잠깐 다른 반지로 바꿔 끼면 그만인 것이니 만큼 더더욱 말이다.


나는 하토르의 반지를 소중이(?)를 다루듯 소중하게 쓰다듬다가 이번에는 내 능력을 시스템창으로 바라보았고 오만상이 다 찌푸려졌고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아······내가 뭘 잘못 했길레 이따위 능력을 각성해선·····.”


[ 등급: C 숙련도: 79% / 뽑기 ]


- 지구나 이세계의 ??을 뽑는다.


소모: 뽑기 코인 10개 = 1회 뽑기 / 뽑기 코인 100개 = 10 + 1 뽑기

뽑기 코인 소지 수: 27


너무나 간결한 설명에 간결한 효과였다. 지구나 이세계 ??를 뽑는 능력이라니.

문제는 그 ??는 랜덤을 뜻하는지 정말 아무거나 가져와서 뽑기의 대다수는 돌멩이나 나뭇잎, 비닐봉투 따위의 쓰레기를 가져온다는 점이었다.

더욱더 큰 문제는 뽑기를 위해 필요한 재화는 내가 직접 얻어야 하고 몬스터를 사냥했을 때 몬스터의 드랍템들 중 하나를 코인이 대체해서 나오기에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점이다.


심할 경우에는 몬스터를 처치할 때 반드시 나오며 하급 몬스터를 처치했을 때의 주 수입원인 마나석 대신에 코인이 드롭되니 파티에서 껴주기 싫은 것도 당연했다.

하다못해 뽑기로 그 손해를 메꿀만한 아이템이 나온다면 모를까 내가 구구절절하게 설명했듯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과 비슷했고 하다못해 노말등급의 아이템도 잘 나오질 않아 내가 파티에 오래있으면 있을수록 손해가 누적되는 엄청난 민폐를 자랑했다.


“에휴······그나마 등급이 올라가면 뭐가 변하지 않을까 개미 눈곱에 낀 때만큼은 기대해 본다.”


아직도 등급 업을 위해서는 21%나 남은 숙련도를 바라보며 다시 한숨을 쉬고는 이번에는 내가 능력을 각성했던 각성의 탑 시련을 생각해보았다.


“생각해 보면 내가 받은 시련조차 헛웃음이 나오는 시련이었지 그것들이 어디 시련이라 할 만한 것들이던가?”


놀랍게도 부푼기대를 안고 각성의 탑을 들어가서 나를 맞이한 첫 시련이라는 놈은 90년대의 초등학교 앞 구멍가게 내부를 배경으로 100원 짜리 종이 뽑기를 해서 당첨되는 것이 내 시련의 내용이었다.


······꽝이 없는 100% 당첨 뽑기였는데 말이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시련의 내용을 듣고 어안이 벙벙해져 푸근한 미소를 짓고 계시던 구멍가게 할머니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100원을 드리고 종이 뽑기를 뜯어 ‘당첨 5등!’이라는 글이 적힌 종이 뽑기를 할머니께 건네고 100원짜리 과자를 받았을 때의 기억이 말이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시련의 내용은 무려 구멍가게 앞의 캡슐 뽑기를 진행하는 것으로 앞의 시련과 다른 점이라고는 500원이 들었다는 점과 과자가 아닌 싸구려 장난감이 손에 들어왔다는 점뿐이었다.


그렇게 뭔가 시련의 내용이 뭔가 심각하게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어지는 시련들의 내용도 정상적이지 않았다.

무슨 인형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는 인형 뽑기에 상품 뽑기 아무튼 뽑기와 관련된 시련(?)들이 줄을 이었고 마지막 시련은 무려 로또 당첨 되기였다.


“로또는 4등이 당첨되고 시련의 끝을 맺었었지? 다행인지 로또 1등 당첨되기 같은 그런 미친 조건은 아니지만······시련에서 진행 했던 로또인지라 4등 당첨금인 5만원을 못 받았었지.”


과자나 인형 같은 실물을 내 손으로 직접 뽑았던 경우에는 현실로 가져올 수 있었지만 무슨 경품 행사의 당첨 물품들처럼 당첨이 되도 실제로 제품 수령까지 시간이 걸리던 경우에는 현실로 가져올 수 없었다.


그렇게 로또를 끝으로 내 시련이라 하기에도 뭐한 시련이 끝나고 ‘뭐 이딴 시련이 다 있지? 이상한 능력 주는 거 아냐?’하며 낙담하고 있을 때 내 걱정은 사실이 되었고 걱정이 현실이 된 이상한 능력인 뽑기 능력은 놀랍게도 첫 10+1 뽑기는 무료로 주어줬다.


당시에 나는 “그래도 각성자한테 주어지는 능력인데 그래도 영 이상하지는 않을 거야, 초심자의 행운 같은 걸로 대박 아이템을 뽑을 수도 있는 거잖아?”라며 최대한 행복회로를 돌려보았지만 그때 나온 아이템은 지금은 생각조차나지 않는 쓰레기 10개에 숙련된 인부의 손때가 묻은 공사판 해머라는 쓸데없이 긴 이름을 가진 매직 등급의 커다란 망치였다.


게다가 그 이후로 수많은 뽑기를 돌리고 랜덤을 들추었지만 그곳에는 오직 망각····크흠, 아무튼 이름을 줄여서 인부의 해머는 아직까지 나의 주 무기를 담당하고 있었다.


아, 각성자 교육소에서는 창을 쓰지 않았었냐고? 그때는 교육소에서 여러 장비를 써보고 가장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찾아보라고 했기 때문에 창, 도끼, 메이스, 활 등을 써봤지만 망치의 손맛을 나는 벗어나질 못했다.


그래도 뽑기 능력을 각성해서 한 가지 좋은 점으로는 처음부터 C급 능력으로 각성했던지라 신체능력 관련 능력이 아님에도 훈련과 실전으로 E랭크 신체능력 각성자 수준의 신체능력은 가질 수 있었다.


물론······.


“후우······정말, 하다못해 흔해터진 신체능력 관련 능력을 C급으로 각성했으면 나름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을 텐데······.”


라는 불만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보통 C랭크 각성자가 한 달에 벌어들이는 돈은 보험금 밑 각종 세금을 떼고 순 수익으로 약 3000만원 수준으로 내가 현재 E등급 던전을 전전하며 한 달에 순 수익으로 250만원을 벌어들이는 것에 비하면 14배 수준의 돈을 벌어들였다.


그나마 C등급 이상의 던전은 D등급과는 다르게 난이도가 확 뛰어올라 던전을 공략하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아무 각성자나 데려가는 하급던전들과는 다르게 탱커, 딜러, 보조, 힐러같은 정통적인 조합을 갖춘 공략대를 필요로 하는 지점으로 C등급 이상의 던전은 던전을 클리어하는데 대략 1주일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도 중급 던전(C, B)부터는 던전을 공략하고 공략에 걸린 시간만큼 쉬어야 한다는 법이 제정 되어 한 달의 반은 쉼에도 불구하고 주 5일을 꼬박꼬박 사냥하며 굴러야 하는 D랭크 이하의 각성자보다 훨씬 많이 벌어들이는 것이었다.


“젠장, 누구는 하급 던전 제한시간인 12시간을 최대로 채우면서 5일간 죽도록 몬스터랑 씨름해야 달에 250이 될까 말까인데.”


한숨을 쉬기도 잠시, 왠지 귀가 가렵기에 던전에서 1주일 사냥하면 1주일은 쉬어야 한다는 법이 왜 만들어졌냐고 묻는 느낌이 들기에 설명충 등판하자면

이 일명 ‘던전 휴식 법’은 특대사건이 터져서 부랴부랴 만들어진 법으로 이 법은 한국만이 아닌 외국에도 수출(?)된 법으로 사건의 내용은 이랬다.

S등급 각성자가 길드장으로 있는 붉은 하늘이라는 길드에서 한참 몸집을 부풀리려던 시기여서 휘하의 길드원들을 휴식도 거의 없이 근 1년 동안 던전에서 죽도록 굴리고 또 굴린 일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괘도에 올랐다고 생각한 붉은 하늘 길드장이 이틀간 휴식을 내렸더랬다.

문제가 있었다면 위험천만한 던전을 별 휴식 없이 던전 후 바로 던전을 1년을 반복하며 살아온 붉은 하늘길드 각성자들은 안전한 바깥에 나왔음에도 휴일이 시간이 고작 이틀인데 짜증도 나고 지긋지긋한 몬스터들과 살육전만을 펼쳤던 터라 스트레스가 한가득 쌓인 길드원들이 몇 아니 상당수 있었고 이들은 사소한 인기척 하나에 바로 경계할 만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문제는 이를 별 문제가 아니라 판단한 붉은 하늘 길드 지휘부에서 별도의 조치 없이 길드원들을 휴식을 취하라며 돌려보낸 것이 화근이 되었다.

술집에서 회포를 풀던 길드원이 등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놀라게 하는 장난을 치려던 자신의 친구를 기습하는 몬스터로 착각하여 친구의 손을 박살내는 사건이 벌어지고 통행자가 많은 길을 지나가다 어깨가 부딪친 정도의 사소한 시비에 붉은 하늘 길드원이 사람을 죽도록 패는 일이 벌어졌는가하면 호텔에서 쉬고 있는 붉은 하늘 길드에 소속된 아들을 만나기 위해 내려왔다가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워 같이 외식을 하려고 깨우던 부보님을 마침 던전에서의 끝없는 전투를 악몽으로 꾸던 각성자가 잠결에 몬스터로 착각하여 살해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 일들로 인해 한국 최고 3대 길드에서 4대 길드가 될 뻔했던 붉은 하늘 길드는 추락하다 못해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이 사태를 가볍게 여기지 않은 한국 각성자 협회와 정부는 단 2주 만에 ‘던전 휴식 법’을 발의 및 통과됐다.


이 법은 D등급 이하의 던전은 하루 최대 12시간, 주 5일만 들어갈 수 있게 제한을 걸었고 C등급 이상의 던전은 오랜 시간을 던전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던전공략을 끝내고 바깥에 나왔을 때 던전에 머문 기간만큼 휴식을 취해야하며 정신과의사의 진료를 받고 문제가 없다고 진단된 인원만 사회로 나갈 수 있게 하는 법이다.


“이 법이 개정되고 나서부터 확실히 각성자 관련 사고가 줄어들었지? 뭐, 애초에 이세계의 신이 건 제약 때문에 의도적으로 사건을 저지른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이세계 신이 건 제약은 뭔가 하면 각성자가 일반인이나 각성자를 악의적으로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걸 어기면 공격을 가한 각성자는 그 강도에 따라 능력의 숙련도가 하락하거나 능력의 등급이 하락하거나 심하면 능력이 아예 삭제되고 영원히 각성자가 될 수 없게 되는 제약이었다.


이 제약이 있는 이유는 애초에 이세계의 신이 지구에 나타난 이유가 자신의 세계의 몬스터를 줄이기 위함이었고 이 몬스터를 줄여야할 각성자가 쓸데없이 같은 인간들 간의 싸움으로 낭비되는 것이 우려 되어서라고 한다.


물론 인간은 어리석기에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보려고 발악을 했지만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이세계 신의 신벌을 받았는데 예를 하나 들자면 미국의 어느 거대갱단이 자신의 조직에 소속된 갱단원들이 각성자가 되어 함부로 사람을 해치기 힘들어지자 일반 각성자의 가족을 인질로 삼고 그를 통해 살인교사를 시키려다가 그 갱단의 헛짓거리에 분노한 이세계 신이 갱단에 소속된 모든 각성자가 신벌을 내려 능력이 모조리 없애버린 사건으로 한순간에 조직의 모든 각성자를 잃은 갱단의 보스는 갱단의 협박을 받고 있던 각성자에 의해 찢겨 죽은 사건으로 이 사건은 아직도 간간이 회자되고 있었다.


내가 삼시 설명충이 되어있던 사이 스마트폰에서 던전에 갈 시간이 됐다는 알림을 울렸다.


“좋아, 한탄은 이제 끝! 목표는 뽑기 능력 B급 달성이다, 한 번 힘내보자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능력은 뽑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각성자 등급을 랭크로 변경했습니다. 20.01.30 26 0 -
7 제 6화: 두돈반과 몰이사냥과 퀘스트 20.02.04 31 0 16쪽
6 제 5화: 플레인 리자드 사냥 20.01.28 43 0 15쪽
5 제 4화: 아니 뽑기에서 이런 것도 나와? (2) 20.01.22 60 0 15쪽
4 제 3화: 아니 뽑기에서 이런 것도 나와? (1) 20.01.17 69 0 18쪽
3 제 2화: 돌발 퀘스트 완료! 20.01.14 70 1 15쪽
2 제 1화: 퀘스트? 20.01.14 64 1 15쪽
» 프롤로그 20.01.14 196 0 2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