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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신 님의 서재입니다.

주먹의노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박동신
작품등록일 :
2012.10.05 17:20
최근연재일 :
2013.12.06 00:29
연재수 :
5 회
조회수 :
654,248
추천수 :
3,194
글자수 :
18,398

작성
12.08.28 18:02
조회
14,268
추천
128
글자
9쪽

부재중 전화의 후유증

DUMMY

금오아파트 삼단지 부녀회에 젊은 경비 채용 안건으로 건의가 올라와 임시회의가 열렸다.

부녀회원들은 삼복이 우장도 경비 할아버지를 집단구타하고 도망쳤던 괴한들을 쫓아가 모두 제압하고 경찰에 넘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한 달에 한번 꼴로 돌을 던져 아파트의 유리창을 깨거나, 가끔 주차되어있는 고급 승용차를 못으로 긁어놓고, 아파트 안에 살고 있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을 조용히 불러 돈을 뜯어왔던 불량학생들이 그 괴한들이 경찰에 잡혀간 이후로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다.

이제는 그 괴한들이 평상시 아파트 안의 모퉁이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던 불량학생들이라는 것을 모두 알게 되었고 또 그들이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사건 사고의 주범이었다는 것을 정황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아파트 부녀회원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자식들이 더 이상 그들에게 불려가 돈을 뜯기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경찰에 수도 없이 신고를 했지만 잡지 못했던 불량학생들이 단 한 번에 깔끔하게 사라진 것이다.

마치 앓던 이가 쏙 빠진 기분이었다.

부녀회원들은 월급을 더 줘서라도 삼복을 자신들 아파트 경비로 써야한다고 주장했고 그 의견은 만장일치로 통과가 되었다.

부녀회장 이순자는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삼복을 당장이라도 아파트 경비로 쓰라고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아파트 관리소는 부녀회원들이 내는 관리비로 운영되는 곳이다. 부녀회장이 관리소장에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모두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부녀회장 이순자는 정말 성질 더럽기로 유명한 사람이기도 했다.

아파트 관리소장은 에스아이 경호경비회사에 전화를 걸어 삼복의 월급을 경호원과 똑같은 수준인 삼백으로 책정해줄 테니 하루라도 빨리 파견을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흠~”

신현호는 아파트 관리소장과 부녀회장 이순자의 전화를 연달아 받고나서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은 채 앉아있었다.

삼복은 아직까지도 연락두절의 상태로 입사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와 내일부터 출근하겠다고 말한 지 벌써 사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괘씸해서 설사 무릎 꿇고 사정한다고 해도 절대 채용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거참 난감하군. 이렇게 되면 아무리 괘씸하더라도 채용할 수밖에 없잖아!”

한참 짜증나는 표정으로 앉아있던 신현호는 여직원인 최진숙을 바라봤다.

“나삼복은 아직도 연락이 안 되는 거야?”

“네. 어제까지는 전원이 꺼져있었는데 오늘은 전원이 켜져 있는데도 받지를 않고 있습니다.”

“염치가 없으니까 받지를 않는 거겠지. 경호원에 준하는 월급을 줄 테니까 연락하지 않은 것 미안해하지 말고 문자 확인하는 대로 바로 연락 주라고 메시지 남겨.”

“알겠습니다.”

최진숙은 삼복에게 문자를 남긴 후 입술을 삐쭉거렸다.

“삼백에서 십 프로 떼면 이백 칠십인데, 아파트 경비가 이백칠십이라니... 부럽다.”


* * *


쌀, 반찬, 술, 고기 등. 배낭이 축 쳐질 정도로 많은 장을 봐온 삼복은 집으로 돌아와 일단 고기를 구워먹으며 지독할 정도로 뱃속을 긁어대던 허기를 없앴다.

밥을 먹은 후 포만감을 만끽하며 느긋하게 핸드폰을 확인하니 수많은 부재중 전화와 문자가 와있었다.

삼복은 문자를 확인하며 한명한명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적당히 둘러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피자와 통닭을 배터질 때까지 쏜다는 말로 달랬고, 그 다음은 도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달 암 검사날짜를 한 번 더 확인했으며, 에스아이 경호경비에 전화를 걸어 싹싹 빌며 오늘 오후에 찾아뵙겠다고 했다.

경호특공무술 체육관에도 전화를 걸어 오늘부터 관비를 내고 수련을 받는다고 이야기를 했고 마지막으로 우장도 할아버지의 조카라는 사람의 문자는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한참을 고민했다.

문자의 내용은 삼촌을 중태에 빠트린 범인을 잡아준 것이 고마워 소정의 사례를 하고 싶다는 거였는데 삼복이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고민하는 이유는 그가 준다는 사례비 때문이었다.

“어찌 보면 우장도 할아버지가 그렇게 다친 게 내 탓일 수도 있는데, 내가 아무리 염치가 없다고 해도 사례비를 받을 수는 없지.”

삼복은 그들이 우장도 할아버지를 공격한 것이 자신으로 착각해서 일수도 있다는 추측까지도 하고 있었다.

삼복은 우장도 할아버지의 조카라는 사람에게서 온 문자에는 일부러 통화나 답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 * *


콰앙.

심구장이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문병철은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했다.

“야 새끼야! 내가 그놈 잡아오라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연락이 안 된다는 소리만 지껄이는 거야? 너 원래 이렇게 무능한 놈이었던 거야?”

“죄, 죄송합니다. 형님.”

문병철은 오늘 심구장의 아들 심태웅과 그 친구들이 실형을 받고 교도소와 소년원에 수감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경이 날카로워질 대로 날카로워진 심구장 앞에 서있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지만 이런 날은 누군가가 화풀이의 대상이 되어야했고, 하필 재수가 없게도 그 당사자가 자신 일수밖에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죄송이고 지랄이고 내일 아들놈 면회 갈 테니까 그 전까지 그놈의 면상을 내 코앞으로 끌고 와라. 알겠느냐?”

“아, 알겠습니다.”

“만약 내일까지 그놈을 끌고 오지 못하면 나는 너를 무능한 놈으로 생각하고 더 이상 일을 맡기지 않겠다.”

“혀, 형님!”

“능력으로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능력 있는 다른 놈에게 자리가 돌아가는 게 조직사회야. 그만 나가봐.”

“아, 알겠습니다. 온 서울을 이 잡듯이 뒤져서라도 놈을 끌고 오겠습니다.”

문병철은 이를 지그시 악물고 사무실을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부하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

“아직도 놈은 연락두절인 거냐?”

“저, 전화는 가는데 받질 않습니다.”

“전화가 간다고?”

“네.”

문병철은 핸드폰을 꺼내 삼복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속 전원이 꺼져있다는 기계적 언어만 반복하고 있던 그곳에서 사일 만에 처음으로 벨소리가 계속 울리고 있었다.

“핸드폰이 켜져 있다면 내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을 텐데... 인간치고 돈에 연연하지 않을 리는 없고, 설마 내가 소정의 사례금을 준다고 해서 무시를 하는 건가?”

문병철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삼복에게 섭섭지 않을 정도의 큰 사례비를 주겠다고 문자를 다시 보내며 꼭 한번 얼굴이라도 뵙고 싶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띠리리리링......,

삼복에게 문자를 보내고 일분 정도가 지나자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문병철은 너무나 기다렸던 전화이기에 마치 연인에게 걸려온 전화처럼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여, 여보세요?”

심지어 목소리까지 떨리고 있었다.

-네, 안녕하세요. 저 나삼복입니다. 우장도 할아버지의 조카분 되십니까?

“그러네.”

-조금 전에 보내신 문자는 확인했는데 저는 절대 사례금 같은 것 받을 생각 없으니 더 이상 마음 쓰지 마십시오.

“이보게, 일단 만나서 얼굴이라도 보면서 이야기 하세. 자네의 입장이 어떤지 몰라도 난 자네로 인해 완전 염치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단 말일세.”

-흠~ 그러고 보니 조카분 입장은 생각을 못했네요. 설마 염치없는 사람까지 되셨다고 여기실 줄은 몰랐는데.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여섯시쯤에 시간 되십니까?

“무, 물론 되지. 어디서 볼까?”

-간단하게 차를 마시면 될 것 같으니. 잠실역 이번출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뵙죠.

“잠실역 이번출구 여섯시 스타벅스. 알았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탈칵.

삼복이 전화를 끊자 문병철은 우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부하들이 궁금증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새끼들, 뭐하냐? 잠실역 이번출구 여섯시 스타벅스라고 하지 않았냐? 우선 연장부터 챙겨 놔라.”

“네.”

우루루루......,

얼마나 고대했던 일인지 이십여 명의 부하들이 모두 움직여 차에 연장을 실으려하자 문병철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야! 경찰서에다 사람 납치한다고 소문 낼일 있냐? 득구, 병기, 호준이. 나까지 포함해서 네 사람만 갈 거니까 나머진 각자 자기할일들 해.”

“혀, 형님. 하지만 놈은 큰형님의 아들을 비롯한 여섯 명을 혼자 박살낸 놈입니다. 조금 더 동생들을 데리고 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야, 고작 고삐리 여섯 박살냈다고 한 놈에게...”

“차 두 대로 갔다 와라.”

문병철이 말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끊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큰형님인 심구장밖에 없었다.

사무실 안에 있던 심구장은 밖이 소란스러워지자 짜증을 내며 화풀이를 하려고 나왔다가 모든 내용을 들었다.

“혀, 형님.”

문병철이 놀라 황급히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자 다른 부하들도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작가의말

여름 막바지에 태풍이 몹시 기승을 부리네요. 다들 비피해 없으셨스면 좋겠습니다.
푸헤헤헬~~~~~~~

주인공의 본격적인 활약이... 활약이... 활약이... 퍼억!!! 활약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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