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이건 테러라구!
대테러 지원국 김영수 국장이 콧김을 내 뿜으며 S대 병원으로 들어 선다.
“ 오셨습니까? ”
이상돈 부국장이 지원국 요원 한 명과 함께 마중을 나온다.
“ 상황은? ”
“ 아주 지랄 맞습니다. 국정원 소속 신분증을 보여 줘도 들어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
“ 누가 막고 있는데? ”
“ 민정수석실 소속 김팀장이라는 놈 인데 국정원장의 재가를 받아 오라고 하더군요. 중환자실 주변으로 그 놈 직속 요원들이 쫘악 깔려 있습니다. ”
“ 가서 어떤 상판대기를 가진 놈이 기고만장하고 있는지 확인 해 보자구.”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낯익은 대테러 지원국 요원들이 자신들을 맞이 한다.
“ 오셨습니까? ”
“ 앞장서! ”
이상돈 부국장이 앞장을 서서 중환자실이라고 크게 써 있는 문 앞에 다다르자 검은색 양복과 선글라스를 낀 요원 둘이 일행을 막아 선다.
“ 관계자외 출입이 금지 되어 있습니다. ”
“ 지랄! 나 관계자다. 자! ”
김영수 국장이 자신의 신분증을 코 앞에 내밀자 두 요원이 서로를 쳐다 보더니 공손하게 입을 연다.
“ 국장님이시라도 안됩니다. 죄송합니다. ”
“ 이런 개썅! 대한민국 서울 한 복판에서 총질을 한 테러가 발생 했는데 대테러 지원국장이 관계자가 아니라고? 책임자 불러, 이 새꺄! ”
김영수 국장이 소리를 지르며 대들자 한 요원이 무전기를 꺼내어 든다.
“ 국정원 대테러 지원국장이 문 앞에 와 있습니다. ”
“ 지원국장? 이런 썅! 내가 니 친구냐? 너 어디 소속이야? ”
“ 잠시만 기다리시면 나오신다고 하십니다. ”
“ 국장님, 잠시만 기다리시면..... ”
이상돈 부국장이 국장을 말리려는 순간 중환자실로 가는 자동문이 열리며 말끔한 양복 차림의 누군가가 밖으로 나선다.
“ 누군가 했더니 역시 자네 였군! ”
“ 어, 이게 누구야? 김민규? 네가 왜 거기서 나와? ”
“ 시끄럽게 하지 말고 자리를 옮기세. 자네와 나 단 둘이 말일세! ”
김국장의 팔을 잡아 끌고는 반대편 보호자 휴게실이 있는 쪽으로 이동 하는 김민규 팀장에 이끌려 가며 김영수 국장이 일행들에게 지시를 한다.
“ 거기 다 대기 하고 있어! ”
보호자 휴게실에 도착한 김민규 팀장이 커피 머신에서 커피 두 잔을 뽑아 김영수 국장이 앉아 있는 탁자에 올려 놓으며 반대편에 자리를 잡는다.
“ 민정수석실에 있었냐? ”
“ 사시 동기가 어디 있는 지 쯤은 알고 있어야 되는 거 아냐? ”
“ 미친놈! 권력의 최측근에 가 있을 놈이 가 있네. 솔직하게 불어라. 내 성격 알지? ”
“ 내가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구. 알고 싶은 것이 뭔데? ”
“ 일본인 특수 부대와 전투를 벌인 외국인들은 누구야? ”
“ 그건 나도 몰라. 신문을 할 여건이 되면 밝혀 내야지. ”
“ 일본 최고 특수 부대원들 이십명이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왜 국내에 들어와 지랄 하는 건데? 무슨 일인데 국정원에서는 아무 것도 몰라야 되냐구? ”
“ 그건 나도 이야기 해 줄 수가 없어. 아니, 나도 알지 못하니 해 줄 말이 없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군. ”
“ 네 대가리는 분명 실장 일텐데 일의 내막도 모르고 일을 하고 있다고?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
“ 내 위에서 결정해서 지시한 일은 하는 것 뿐이야. 위에서 도와 주라고 하니까 도와 주는 거고 통제 하라고 하니까 통제 하는 것 뿐이라고. ”
“ 하나만 더 묻자! 왜 일본 놈들이 이렇게 거침없이 국내에 들락 거리는지 알려 줘. 무슨 일이 진행 되고 있는 거야? ”
“ 내가 이야기 했지. 나도 모른다고! 자네 직속 상사인 국정원장의 재가를 받기 전에는 저기 들여 보내 줄 수가 없네. ”
“ 이런 썅! 이건 테러라구. 서울 한 복판에서 총질을 하며 전투를 벌인 테러란 말이야. 이건 누가 봐도 우리 국 소관이라고. 알아? ”
탁자를 내리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김국장을 보고 손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김팀장이 대답을 한다.
“ 자네나 나나 위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몸일세. 위에서 자네 국 소관이라고 판단하면 난 깨끗이 손을 떼고 돌아 가면 그만 일세. 하지만 아직 지시가 없으니 내 소관이지. ”
“ 알았다. 내가 우리 꼰대 한테 가서 허락을 받아 올 때 까지 저기 안에 있는 인원들은 꼼짝도 못하게 하고 있어. 한 명이라도 움직이면 그땐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
“ 알았어. 일단 재가를 받아 오라구. ”
자리에서 일어난 김민규 팀장을 앞질러 씩씩 대며 자신을 기다리는 부국장 일행에게 다가 간다.
“ 일단 철수다! 너희들은 여기에서 대기 하고 있고 저 안에 있는 놈들을 밖으로 빼돌리는 지 감시 하고 있어. 부국장, 넌 나하고 같이 돌아 간다. ”
지하에서 차를 타고 병원 밖을 나서자 마자 김국장이 담배를 빼어 문다.
“ 국장님 차 안에서는 금연... 빠악, 컥! ”
조수석에 앉아 이야기 하던 이상돈 부국장의 뒤통수를 제대로 내지른 김영수 국장이 이를 갈며 입을 연다.
“ 조용히 가라. 나 뚜껑 열렸다. ”
운전하고 있는 요원이 바짝 얼은 상태로 정면만을 응시 한 채 액셀을 힘차게 밟는다.
“ 허허허! 일단 조금만 기다려 보자구. ”
자신의 건너편에 앉아 있는 해외 정보국 이동욱 국장과 대테러 지원국 김영수 국장을 향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자기잔을 잡아 가는 지백현 원장을 향해 이국장이 억누른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 원장님! 지금 기다리라고 하심은 누구의 무엇을 기다리라는 말씀 인지요? ”
“ 민정수석실에 현 상황을 넣었으니 답이 오겠지요. 기다리자구요. ”
“ 원장님! 지금 일본의 특수 부대원들이 국내에 무장을 한 채 들어 와 있고 그 와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국인들과 개인 화기를 이용한 전투가 벌어 졌습니다. 이건 테러입니다. ”
“ 우리 국민 중에 다친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테러 라고 판단 하기에는 성급한 경향이 있네요. ”
김영수 국장의 말에 지원장이 허허로운 말투로 응대를 하자 다시 이동국국장이 바통을 받는다.
“ 원장님! 일본 특수 부대원 이십여명이 저희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무장을 한 채 국내에 들어와 있습니다. 전투 중에 다섯이 죽고 다섯이 다쳤습니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국인들이 소음기가 부착된 개인 화기로 총질을 하였습니다. 계속 모른 척 해야 합니까? ”
“ 글쎄, 기다리라니까요. ”
“ 원장님! 우리 국정원이 핫바지 입니까? 뻔히 보이는 일을 모른 척 하라니요? ”
“ 위에서 다 알아서 처리 하겠다고 했으니 기다릴 밖에요. 우리 보고 하라고 하면 그 때 하면 됩니다. 내 지시가 있기 전에 경거망동을 삼가세요. ”
단호한 지원장의 말에 이국장이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김국장도 따라 몸을 일으킨다.
“ 원장님 말씀대로 일단 대기 하고 있겠습니다. 가세! ”
가벼운 목례를 뒤로 하고 문을 나서는 두 국장의 등을 향해 지원장이 혀를 찬다.
“ 쯧쯧! 뭔 혈기가 저리 왕성 하누. 시키는 대로 하면 될 일을....... ”
자리에 돌아온 이동욱 국장이 자신의 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 박선배님! 저 동욱입니다. 시간을 조금 내어 주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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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박이사님! 잘 알겠습니다. 저도 한번 알아 보겠습니다. 네! ”
준이 전화를 끊은 후 건너편에 앉아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훈이 질문을 던진다.
“ 박이사님이요? 무슨 일 인데요? ”
“ 나를 잡으러 일본 특수 부대 놈들이 들어 와 있는데 이 놈들과 일루미나티 놈들을 중계동에서 부딪치게 만들었거든. 꽤 많이 죽고 다친 모양 인데 국정원에서 나서지 못하게 위에서 누르고 있는 모양 이야. ”
“ 와우! 그런데, 신문 한 줄 안 났네요. ”
“ 일반 사람들이 다치지 않았고 소방대원들의 입단속을 잘 한 모양 이네. 그나 저나 국정원도 개입 하지 못하고 있다고? 민정수석실 위라고 하면 바로 대통령 이잖아. ”
“ 박대통령이요? ”
“ 아직 확실한 것은 없으니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지. 일단 삼합회 건이나 해결 해야 겠다. ”
준이 삼합회 한국 지부장인 바이의 스마트 폰을 켜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 웨이다. ”
“ 시간은 내일 새벽 2시! 장소는 한강 천변 내 폐 공사장이다. 약도는 메신져로 보내겠다. 나와 참관인 한 명, 총 두 명이 간다. ”
“ OK, 여기에서는 핑과 나, 다이유 총 셋이 간다. 무운을 빌어 주마! ”
“ 그 쪽도! ‘
전화를 끊고 전원을 off 시킨 폰을 내려 놓고는 앞에 놓인 언더락 잔을 들어 잔에 가득 찬 양주를 길게 한 모금 마신다.
“ 준비 할 것이 있나요? ”
“ 오늘 저녁에 아닐이 들어 온다고 했지? 혹시 모르니 아닐을 준비 시켜 놓는 것이 좋겠다. 저 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
“ 알겠어요! 아닐이 좋아 하는 것으로 준비 해 놔야 겠네요. 아닐만 있으면 걱정 없지요. ”
전화를 끊은 웨이를 향해 다이유가 질문을 던진다.
“ 우리가 준비 해야 할 것은 없을까? ”
“ 이번에 나하고 같이 들어 온 놈, 스나이퍼야. 혹시 모르니까 그 놈을 준비 해서 데려 가면 될거야. ”
“ 그 놈을 쓸 일이 없을 거다. 내가 단숨에 문질러 버릴테니까! ”
“ 핑, 목숨만은 붙여 놔야 해. 보스가 산 채로 잡아 오라고 했거든. 다이유, 너는 지금 이 일 때문에 국내에 들어온 조직원들을 미리 출국 시켜 줘. 번잡하지 않게 부탁해! ”
“ 여기 지부장인 바이가 알아서 하겠지 뭐! 일단 지켜 보지. ”
“ 난 몸 좀 풀어야 겠다. 바이의 연무장에 가 있겠다. ”
핑이 자리에서 무겁게 몸을 일으키자 다이유가 같이 자리에서 일어 난다.
“ 나도 같이 가! 어차피 바이를 봐야 되니까. 웨이, 넌? ”
“ 난 여기서 보스께 보고 드리고 내일 저녁 준비를 해야지. 다녀들 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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