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살아가는 ㄱㅔ 주제임)
아침엔 조용했고, 밤엔 깨어있다.
난 이런 컨셉잡는 녀석도 아니고 미친놈도 아니며 또 지능있는 좀비도 아니다(반 좀비도 아니다)
그저 그런 현실적인. 지극히 평범한 인간. 이제는 평범하게 살면 안되는 인간이기도 하다.
좀비는 아침엔 숨고 밤에는 내가 숨는다.
저들은 마치 뱀파이어같다.
전염되고, 사람을 죽이고 먹고 다한다.
하지만 해가뜨면 숨는다. 그렇지 않으면 햇볕에 타 죽는다. 처음엔 그런 것도 모르고 많은 좀비들이 죽어나갔지만 이내 학습했는지 아침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살면서 '아침형인간'을 추구했다.
하지만 이제는 밤에 자동적으로 깨어난다. 괴성들이 마치 나를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일어나 귀마개를 끼고, 좀비가 들어오지 못하게 개조한 창문과 문, 대문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보고 빛을 줄여 전등을 켜고, 조용히 책을 편다.
하고싶은 걸 하려면 아침에 일어나야 하지만 내가 아침에 자는 이유는 편한 잠을 자고싶기 때문이다.
많이 자면 그만큼 필요한 음식들을 절약시킬 수 있고, 남아있는 시간동안 아무생각 하지 않아도 된다.
........
'잠을 자기만 할거면 그냥 죽으면 되지 않느냐'
.........
'왜 이런 망한 세상에 아직까지도 외롭게 살아있는 것인가'
내 머릿속은 한동안 하나의 자문에 의해서 많이 복잡했었다. 난 왜 살아가고 있는거지?
이것에 대한 질문을 답하려면 지금 떠들고 있는 그들. 좀비들을 설명해야 한다. 저것들은 왜 지치지도 않고 거릴 활보하는 것인가.
나를 죽여야 하기 때문에 그토록 발광하는 게 아닐까.
그러면 나도 저들의 답에 부응해야 하기에 '살아남아야 한다' 가 많은 고뇌끝에 결론으로 자리잡았다.
가끔은 이런 바보같은 생각도 해줘야지 치매가 안걸리지.
요새는 나이에 상관없이 치매에 걸린다고 하니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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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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