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물곡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뉴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우물곡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09.17 12:0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5,413
추천수 :
242
글자수 :
224,453

작성
22.09.17 12:05
조회
26
추천
1
글자
11쪽

42화 스파이(3)

DUMMY

42화 스파이(3)



“서해야.”

“간부를 만나러 가자.”


“엘사 씨 취하셨어요?”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야.

천하 길드를 만나러 가자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우리가 천하 길드 간부를 왜 만나요. 그리고 만나고 싶다고 만날수ㅡ”


잠깐.

아아···, 그런 거로군.


“···그런 거였다면 일어볼게요.”


잠깐이라도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

아무리 우리 둘의 스킬 조합이 좋다고 해도 서로 적대세력의 길드원을 본인 본거지에 들여놓는 거부터 이상하긴 했어.


“결국, 엘사 씨는 처음부터 저랑 같이 미궁을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네요.”


그렇게 실망하며 돌아가는 순간.


“그런 거 아니야.”

“아니라고요? 그러는 사람이 지금 천하 길드 간부를 만나자고 말한다고요?”

“서해야 내 말 한 번만 들어봐.”

“아니요. 별로 듣고 싶지 않아요.”


이제 보니까 다 이해가 되는구만.


“그래서 그때 내가 ‘주민’이 되는 걸 막았군요?”

“···뭐?”

“다 잃어버린, 버려도 아무 상관없는 쓰레기 하나 데려와서ㅡ”


그때.


“닥쳐.”


뭐?


“방금 뭐라고ㅡ”

“닥치라고!”

“···”


“미안하지만 맞아. 너를 이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생각으로 이곳으로 부른 거였어.”

“하지만 그건 오늘에서야 결심한 생각이야.”

“네가 ‘주민’이 되려고 했던 그때는 그런 생각 따위 하지도 않았어.”


“그럼 어째서···”


“네가 제안했잖아.”

“너랑 같이 미궁을 갈지 말지 같이 일하면서 생각해보자고.”

“나는 결정했어.”


결정했다고?


“나는 너랑 같이 미궁을 가고 싶어.”


나랑 같이 가고 싶다니.

그러면서 왜 나를.


“나는 너랑 같이 미궁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제 네가 내 제안을 받을 차례야.”

“나랑 같이 미궁을 갈 건지 아닌지.”

“천하 길드 간부를 만나고 나서 결정해줘.”


“···왜 그렇게 천하 길드 간부를 만나게 하려고 하는 거예요?”

“너라면 판단해줄 수 있을 거 같으니까.”


판단?


“나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살아남고 싶어.”

“하지만 나는 멍청해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잘 몰라.”

“그러니 네가 판단해줘.”

“팀의 리더로써.”


“엘사 씨는 어디 편인 거에요?”


“나는 누구 편도 아니야.”“나는 늘 나 자신의 편이지.”


혼란스럽다.


엘사는.

천하 길드의 편인가?

나의 편인가?

아니면···


“천하 길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네가 무슨 선택을 나는 그 결정에 따르겠어.”

“그러니 최선을 다해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을 해줘.”


뭐가 어찌 되었든 그녀는 나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나의 선택뿐.


“일단 그 간부라는 사람들부터 만나보죠.”



***



“여기인가요?”


이후 천하 길드의 간부를 만나기 위해 엘사를 따라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니 그곳의 여종업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우리를 보고는 어디론 가로 안내했다.


“네.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작고 허름한 문이 있었다.

이런 곳에 간부가 있다고?


“서해야 준비됐어?”


엘사는 전에도 이곳에 와본 적 있는 듯 별로 당황하지 않은 듯 보였다.


“후우···들어가 보죠.”


정신 바짝 차리자 우서해.


그렇게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간 문안에는 한 사내가 앉아있었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나를 반기며 다가오는 그는.

누가 보더라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매우 평범한 인상의 사내였지만.


“제 이름은 지크.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의 곳곳에 난 상처들은.

그가 결코 평범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듯 보였다.

저 정도 상처가 남을 공격들이었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알기에.


“···우서해라고 합니다.”

“엘사 씨에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지크의 말에 나는 엘사를 돌아봤지만,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모른 체할 뿐이었다.


“사실 엘사 씨 때문에 오긴 왔지만 천하 길드와 일하겠다고 결정한 건 아닙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고 서해 씨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받아드리겠습니다.”

“물론 보복이나 그런 것은 절대 없을 것을 부단장 지크의 이름을 걸고 약속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서 왜 저를 보고 싶으시다고 했나요?”

“솔직히 말하면 서해 씨의 도움을 받기 위해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했습니다.”

“도움이요?”

“네. 근데 그전에 먼저 저희 천하 길드에 관해 이야기해드리는 게 좋을 듯싶네요.”


천하 길드에 관한 이야기라.


“서해 씨도 아시다시피 현재 저희 길드장님은 칩거 중이십니다.”

“네 그건 알고 있어요.”

“사실 예전의 길드장님은 저렇지 않았습니다. 아주 정의롭고 올곧은 사람이었죠.”

“근데 왜 칩거를 하신 거죠?”


나의 물음에 지크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궁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


“미궁에서 사고를 당하고 나서 길드장님은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채 저렇게 칩거를 하고 계신 거죠.”

“‘주민’이 된 건가요?”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물론 언제 ‘주민’이 되셔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시긴 하지만···”


의욕은 잃었지만 ‘주민’은 되지 않았다라.

과연 무엇이.

무엇이 그가 ‘주민’이 되는 것을 막고 있을까?


“길드장님이 저렇게 되시고 나서 당시 저희 길드, 아니 저희 파티는 자연스럽게 더 이상 미궁을 탐험할 수 없었고.”

“그렇기에 저희는 지금의 천하 길드를 만들었습니다.”

“그때 저희는 목표가 있었거든요.”


목표?


“그 목표라는 게 뭐죠?”


“5구역 귀족들을 무너트리자는 목표입니다.”


5구역의 귀족들을 쓰러트리자니.


“서해 씨는 우리가 왜 미궁을, 이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수많은 희생을 해가며.

수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도.

이 미궁을.

이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하는 이유.

분명 이와 비슷한 물음에 톰슨이 이렇게 대답했었지.


“미궁이 무궁무진하게 변하기 때문에 아닌가요?”


수없이 변하는 미궁.

그렇기에 우리 아무리 강해도.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미궁을 정복할 수 없었다.

미궁에 갇히는 순간 그 누구도 살아나올 수 없으니.


“물론 그것도 아주 커다란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근본적인 문제요? 그게 뭐죠?”


“그건 바로 우리가 이 게임의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게임의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도 시스템은 충분히 이용하고 있지 않나요?”


직업카드.

아이템 카드.

인벤토리.

합성, 시계 등등.

지금도 충분히 잘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예전 5구역의 귀족들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그들은 강력했지만 소수였습니다.”

“당시 분위기도 절대 그들이 쿠데타를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죠.”

“하지만 그들은 그런 생각들을 뒤집고 쿠데타에 성공했습니다.”

“바로 시스템의 힘 때문이었죠.”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들은 NPC들을 모두 5구역으로 모아두고 공성을 했고.

보급이 끊긴 연합군은 자연스럽게 해체되었다지.


“근데 그렇게 NPC의 힘이 큰가요?”

“분명 클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이 쿠데타에 성공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예를 들면?”


“그리고 NPC가 파는 물품은 아주 다양하고 거기다 무제한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현실에서 먹던 음식들을 아주 값싸게 팔뿐만 아니라 미궁 탐사에 꼭 필요한 장비들도 팔고 있습니다.”

“회복 물약이라던가, 지도 같은 물품들이요.”

“소문에는 미궁에 갇혀도 빠져나올 수 있는 아이템까지 판다는 이야기도 있죠.”


미궁에 갇혀도 빠져나올 수 있는 아이템이라니.

정말로 그게 존재한다면 이건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사기만 한다면 미궁의 끝을 보는 건 시간문제니.


“그리고 우리는 ‘퀘스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겁니다.”


퀘스트?


“생각해보면 이상하죠.”

“우리가 이곳에 처음 떨어졌을 때 이용한 시스템이 ‘퀘스트’였는데.”

“이후에 그 어떤 퀘스트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


확실히.

게임에서 퀘스트가 없는 건 이상하다.

그렇다고 원래 퀘스트가 없는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분명 우리는 처음 이곳에 떨어졌을 때 퀘스트의 존재를 확인했다.

튜토리얼 때 받은 퀘스트와.

이곳을 탈출하라는 퀘스트.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퀘스트를 안 주고 있는 게 아니라. 못 주고 있는 거다.”

“그 이유에는 NPC가 있고?”

“보통 퀘스트는 NPC가 주는 게 일반적이니까요.”


일리 있는 말이다.

만약 정말 NPC가 퀘스트를 받을 수 있고.

그 퀘스트를 이용할 수만 있다면.

수많은 사람이 더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빠르게 강해질 수 있겠지.


“그렇기에 우리는 미궁을 탈출하기 위해서 꼭 5구역의 귀족들이 만들어낸 이 체제를 무너트려야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요?”

“먼저 이곳이 안정화되면 다른 구역들을 하나씩 장악해 최종적으로 모든 구역을 통일해야겠죠.”

“그렇게 해도 NPC들을 가지고 있는 5구역 귀족들한테는 안될 텐데요.”


다른 구역을 장악해서 하나로 모으던,

다른 구역과 협력해서 하나가 되던.

물자를 무한히 뽑아내는 그들에게는 이길 수 없을 거다.

예전의 연합처럼.

심지어 지금은 그 이후로 엄청나게 자금을 모은 그들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덤빈다는 건.

똑같은 방법으로 패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아니요.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왜죠?”

“이제 저희는 자립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립할 수 있다고?


“서해 씨는 자주 공용식당에서 식사하셨죠.”

“네.”

“거기서 나온 수프는 무엇을 넣고 끓인 것인지 아시나요?”


뭐를 넣고 끓이긴 한 거였어?

건더기가 들어있던 적을 본 적이 없어서 몰랐네.


“고블린입니다. 물론 값싸게 하려고 아주 소량 넣긴 하지만요.”

“그리고 이곳 식당에서 파는 고블린 수프와 늑대고기 같은 음식들.”

“이것들의 공통점은 전부 미궁에서 나온 몬스터들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5구역이 지도와 미궁 시계를 못 사게 막아버린다면 더 이상 먼 거리에 탐험은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탐험을 못 한다는 건 아니다.

막말로 한쪽 벽으로만 이동한다면 다시 돌아올 수는 있으니.

그렇게 미궁에서 나온 몬스터들로 모든 사람이 버틸만한 식량을 구할 수만 있다면 자립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가 그들로부터 자립만 할 수 있으면 그들을 쓰러트리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저희는 미궁을 통해 계속해서 강해지지만.”

“그들은 우리의 공급이 사라진 순간 계속해서 약해질 테니.”


자립이 가능한 연합을 만들어 귀족들을 무너트려 NPC를 다시 돌려놔 되찾은 시스템의 힘으로 미궁을 클리어 한다라.

좋다.

다 좋은데.


“솔직히 천하 길드가 해왔던 일들을 생각하면 제가 도와드릴 수는 없을 거 같은데요.”


아무리 명분이 있고.

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 있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건물들을 칩거하고.

방해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미궁의 입장료를 무지막지하게 높인 것도 모자라서 다른 물품들까지 구매를 제한해버렸다.

거기다 톰슨까지···

이런 일을 겪었는데 그냥 도와달라고?

욕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때.


“그 부분에서는 오해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는 뉴비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방식 변경 안내 22.10.01 25 0 -
» 42화 스파이(3) 22.09.17 27 1 11쪽
41 41화 스파이(2) +1 22.09.10 28 3 12쪽
40 40화 스파이(1) +1 22.09.03 32 2 11쪽
39 39화 주민(2) +1 22.08.27 34 1 11쪽
38 38화 주민(1) +1 22.08.20 45 2 12쪽
37 37화 첫 임무(6) +1 22.08.13 43 1 12쪽
36 36화 첫 임무(5) 22.08.06 42 1 12쪽
35 35화 첫 임무(4) +1 22.07.30 46 1 12쪽
34 34화 첫 임무(3) +1 22.07.16 52 3 12쪽
33 33화 첫 임무(2) +1 22.07.09 60 2 11쪽
32 32화 첫 임무(1) +1 22.07.02 70 3 11쪽
31 31화 변화(4) +1 22.06.25 70 3 11쪽
30 30화 변화(3) +4 22.06.18 79 5 12쪽
29 29화 변화(2) +4 22.06.10 84 7 12쪽
28 28화 변화(1) 22.06.09 77 3 13쪽
27 27화 좋은 파티(4) +2 22.06.08 75 4 12쪽
26 26화 좋은 파티(3) +1 22.06.07 77 4 11쪽
25 25화 좋은 파티(2) +3 22.06.06 80 6 12쪽
24 24화 좋은 파티(1) +2 22.06.03 79 5 12쪽
23 23화 뉴비(3) +2 22.06.02 83 6 12쪽
22 22화 뉴비(2) +2 22.06.01 90 4 12쪽
21 21화 뉴비(1) +2 22.05.31 86 4 12쪽
20 20화 동료(5) +3 22.05.30 88 7 11쪽
19 19화 동료(4) +1 22.05.29 88 3 13쪽
18 18화 동료(3) +2 22.05.28 93 4 12쪽
17 17화 동료(2) +2 22.05.27 94 5 11쪽
16 16화 동료(1) +4 22.05.26 107 7 12쪽
15 15화 길드(3) +2 22.05.25 119 5 13쪽
14 14화 길드(2) +4 22.05.24 134 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