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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곡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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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곡
작품등록일 :
2022.05.11 13:29
최근연재일 :
2022.09.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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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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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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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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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0화 스파이(1)

DUMMY

40화 스파이(1)


[반복된 스킬의 사용으로 스킬이 성장합니다.]


<생존력+>


- 소모한 분노에 비례하여 분노 회복량이 증가합니다. 또한, 분노를 소모하여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 제물을 사용하여 분노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스킬이 성장한다니.

생각도 못 했다.

혹시 나에게만 벌어지는 특별한 일인 줄 알고 설레는 마음으로 엘사에게 물어봤더니.


“음? 그걸 아직도 몰랐어?”

“아···다들 알고 있는 거였나요?”

“그럼. 미궁 조금만 다녀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

“아 그렇군요···”


괜히 물어봤네.

잠시나마 좋아했던 내가 창피해지기 시작했다.

톰슨은 왜 이런걸 안 알려줬던 거야.


아무튼,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됐지 뭐.

근데 뭐가 바뀐 거지?

바뀐 건 딱히 없는 거 같은데.


- 소모한 분노에 비례하여 분노 회복량이 증가합니다. 또한, 분노를 소모하여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아하 그렇구만.

분명 스킬이 성장하기 전에는 분노를 소모하여 ‘신체 회복력’이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쓰여져 있었는데.

이번에 성장하면서 ‘신체 회복력’이 ‘체력’으로 변해있었다.

그 말은.


[생존력]


[분노를 소모하여 체력을 회복합니다.]


이렇게 즉각적으로 체력을 회복 할 수 있다는 소리지.

이제는 위급한 상황에 스스로 빠르게 체력을 채울 수 있으니 안정성 면에서 아주 좋은 소식임은 틀림없다.

다만.


“서해야. 체력 다 찼니?”


엘사한테는 당분간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겠지.

아마 이걸 말했다가는 지금보다 더 많이 체력을 가져가려고 할 거야.

지금도 체력을 가져갈 때마다 죽을 거 같은데.

돈을 더 번다고 그건 해도 절대 사양이다.


“죄송해요. 아직 덜 찬 거 같아요.”

“그래? 흠···”


엘사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그럼 오늘은 이만할까?”

“정말요? 좋아요!”

“좋아하는 거 보니까 저거 멀쩡한 거 같은데···”

“아 갑자기 머리가···”

“···”


“하아···됐다. 어차피 오늘 일찍 끝내려고 했어. 여기 오늘 정산금이야.”

“아, 감사합니다.”

“집에 가서 쉬다가 저녁에 천하 길드 식당으로 와.”

“음? 거기는 왜요?”

“일찍 끝난 김에 같이 술이나 먹자.”


평소에 같이 술을 먹더라도 그냥 밖에서 먹었는데 갑자기 천하길드 식당이라니.

아무리 천하길드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본거지에서 밥을 먹는 건 좀 꺼림칙한데.


“제가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내가 쏠게.”

“꼭 가겠습니다!”


공짜는 못 참지.


“···컨디션 안 좋다며.”

“그건 집에서 조금 쉬면 바로 괜찮아지겠죠.”

“···에휴. 그래 7시쯤에 식당에서 보자.”

“네.”

“저거 꾀병이 분명해···”


그렇게 엘사와 저녁 약속을 잡은 채 나는 일단 집으로 향했다.

일단 집에 가서 시간 좀 보내다 일찍 가면 되겠지.

괜히 잤다가 못 일어나서 늦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근데 왜 갑자기 천하 길드에서 술을 먹자고 하는 걸까?


끼이익.


혹시 다른ㅡ


“일찍 왔군.”

“?!”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라이.

이자가 왜 우리 집에?

거기다 옆에 있는 건 노라?


“왜 그렇게 놀라나?”

“···당신들이 왜 여기에?”

“최근에 길드에 모습을 비추지 않기에 걱정이 돼서 말이지.”


걱정?

걱정한다는 사람이 한 달 만에 온다고?

거짓말이다.


“같은 길드 사람으로서 격려차 들렸다네.”


같은 길드라···


“그런 쓸데없는 소리할 거면 빨리 나가 주시죠?”

“서해야! 그게 무슨ㅡ”

“노라도 똑같아요!”

“···”


같은 길드 사람이라고?


“한 달 만에 와놓고는 뭐? 격려차?”

“···”

“최소한 그딴 소리를 할 거면 늑대 길드에 복수라도 하고 왔어야지.”

“서해야 그건ㅡ”

“그놈들이나 당신들이나 다 똑같아!”


당신이 정의니 뭐니 우리를 현혹하지만 않았어도.

그러지만 않았어도 톰슨이 죽지 않았을 텐데.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이제 그만ㅡ”

“근데, 너라고 뭐 다를 거 같나?”

“···뭐라고?”


“너도 뤼끼가 무서워서 도망쳐놓고.”

“너도 늑대 길드가 무서워 복수도 못 하고 있으면서.”

“너라고 우리랑 뭐 다를 거 같나?”


나는 왜 그의 말에 곧바로 반박하지 못한 걸까?

그가 두려워서였을까?

아님.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기 때문이었을까.


“너의 말처럼 우리는 모순덩어리지.”

“말로는 정의를 외치지만 막상 불리한 상황이 닥치면 고개를 숙이기도, 그대로 멈춰서기도 하니까.”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ㅡ?”

“하지만 최소한 우리는 나아가길 멈추진 않는다.”

“···”


“고개를 숙이더라도.”

“거센 바람에 잠시 멈추더라도.”

“우리는 절대 멈추지 않지.”

“너랑은 다르게 말이야.”


웃기는군.


“그걸 어떻게 확신하지?”


질문과 함께 마주친 그의 눈빛은.


“태풍이 아무리 강해 봐야.”


수많은 태풍을 맞고도.


“잡초를 죽일 수는 없거든.”


꺾이지 않은 자만이 가질수 있는 눈빛이였다.


어떻게 그렇게 당당할수 있는거지?

어떻게 그런 수많은 태풍을 맞고도.

이런 슬픔을 격고도.


“···어떻게 그렇게 나아갈 수 있는 거지?”


“‘의지’를 이어받았기 때문이지.”


의지?


“너만 의지를 이어 받은 줄 알아? 나도ㅡ”

“의지를 이어받았다고?”

“···”

“진짜로 네가 의지를 이어받았다고 생각하나?”


내가.

의지를 이어받지 않았다고?


“너, 톰슨의 유언은 읽어본 적 있나?”

“···”

“그의 가방도 열어본 적 없겠지.”


라이의 말이 맞다.

그날 이후.

난 단 한 번도 그가 건넨 가방을 열어보지 않았다.

아니.

열어보지 못했다.


그의 가방을 열어본 순간.

더 이상 그가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될까 봐.

무너지게 될까 봐.


“톰슨은 너에게 의지를 넘겨줬을지 모르겠지만.”

“너는 의지를 이어받지 못했다.”


그리고는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향했다.


“그의 의지를 이어받지 못할 바에.”

“우리가 그 의지를 이어받겠다.”


그리고는 가방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가방에서 손때!”


그 가방만은 안돼.


“그의 의지를 이어받을 용기는 없으면서.”

“빼앗기기는 싫나 보군.”

“이기적이야. 정말로.”


그래.

이기적 일수도 있다.

아니, 이기적이다.

그래도 그 가방은 넘겨줄 수 없어.

왜냐면.


“톰슨은 나에게 그 가방을 맡겼어.”

“당신들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그 가방을 가져갈 권리는 없어.”


그리고 난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아직 난 ‘주민’이 되지 않았고.

언젠간 다시 미궁에 가고 말 거다.


“톰슨의 의지는 나만이 이을 수 있어.”


나의 외침에 라이는 천천히 가방에서 손을 떼고는 다시 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렇군.”

“너는 아직 ‘주민’이 되지 않은 거로군.”


저들은 내가 ‘주민’이 되었다고 생각한 건가?


“그렇다면 아직 가능성이 있겠군.”

“무슨 가능성?”


“의지를 이을 가능성.”

“서해.”

“톰슨의 의지를 이어라.”


“아까 뭐 들었어? 톰슨의 의지는 내가 언젠간ㅡ”

“톰슨의 의지가 천하 길드 치료소에 있었나?”

“?!”

“그 엘사라는 자와 붙어 다닌다는 건 이미 알고 있네.”


이 사람들.

내가 천하 길드에서 일하고 있는걸 알고 있다.

나에 대해 조사한 건가?


“어떻게 안 거지?”

“글쎄···근데 딱히 숨기고 다니지도 않지 않았나?”


그렇긴 하지만.

엘사까지 알고 있다니.

그냥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니다.


“···그래서 어쩔거지? 천하 길드는 치료하지 마라 뭐 이런 건가?”

“일반 길드원들과 ‘주민’이 무슨 죄가 있다고 치료를 막겠나.”

“그럼?”

“오히려 그 반대지.”


그 반대?


“계속해서 치료소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을 치료해줬으면 좋겠네.”


적군을 치료해달라니···

무슨 속셈이지?


“우리가 원하는 건 간단해.”

“그곳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를 우리에게 넘겨줬으면 하네.”


적군에 잠입해서 그곳의 정보를 빼 오라니.


“나보고 스파이짓을 하라는 건가?”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결국, 목적은 이거였구만.


“누구 좋으라고?”

“우리의 정의를 위해서지.”

“아니. 당신들의 정의겠지.”

“···”


스파이.

이름 참 좋다.

모두를 속이고 적의 한복판에서 정보를 빼 오는 최정예 병사.

예전의 나라면 혹했겠지만.


“그렇게 좋으면 당신들 사람들을 심어두면 되잖아?”


어림도 없지.


“나같이 의지도 약한 놈보다는 당신들이 좋아하는 우리의 정의를 외치는 놈에게 부탁하면 되잖아.”

“다른 사람들은 안된다.”

“그래 안 되겠지. 그 사람들은 버릴 수 없으니까.”

“···”


라이가 굳이 나에게 온 이유.


“솔직히 말해봐.”

“···뭘 말이지?”

“만약 내가 스파이짓을 하다가 들키면 날 위해 천하 길드와 전쟁할 생각이 있어?”

“···”


당연히 없겠지.

있었다면 이미 늑대 길드는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


“너희는 지금 쓰고 버릴 패가 필요한 거겠지.”

“들켜도 아무 지장이 없는.”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천하 길드와 같이 처리할 카드가.”


이제는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노라.”

“으, 음?”

“저번에 자신을 원망하냐고 했지?”

“···”

“그래. 원망해. 죽도록 원망해.”

“···”

“너는 알고 있었겠지.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될 거라는걸.”


그런데도 너는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니야! 그건ㅡ”

“변명하지마!”

“···”


“네가 정말로 그럴 의미가 아니었다면.”

“정말로 그렇다면.”

“너는 우리에게 그 쪽지를 주면 안 됐어.”

“그 쪽지를 준 순간.”

“노라 당신도 그걸 암묵적으로 용인 한 거야.”


“톰슨을 죽인 건.”

“우리야.”

“우리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야.”

“정의니 뭐니 하면서 지껄일 때 쓰는 게 아니라.”


그때.


“그만하지.”


“내가 틀린 말 했어?”

“맞는 말이라도 톰슨의 유품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듯하군.”

“···”


그리고는 가슴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톰슨. 미안하네.”

“이곳에서 꽃을 구할 수가 없어서 말이지.”


국화였다.

하얀 종이를 접어 만든.

한 송이의 국화.


“자네는 늘 앞으로 나아갔어.”

“팀원을 잃고 좌절할 때도.”

“자네는 이곳에 떨어진 수많은 사람을 구하고 이카루스의 길로 인도했지.”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이카루스는 자네였을지도 모르겠군.”


진짜 이카루스라···


“늘 고마웠네.”

“뒤는 우리에게 맡기게.”

“꼭 탈출하겠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꼭 탈출해.”

“자네에게 알려주러 오겠네.”


그리고 그는 국화를 책상에 내려두고는 돌아서 나를 지나쳐 가며.


“그대가 ‘주민’이 아닌 걸 확인했으니 오늘은 그냥 돌아가겠네.”

“하나 조언하자면.”

“그의 유언을 읽어보길 바라네.”

“그의 의지가 무엇인지 알아야 결정할 수 있을 테니.”

“그의 의지를 이어받을지 말지.”


“노라. 이만 가지.”

“···네.”


그렇게 닫히는 문 사이로 그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나중에라도 우리의 제안을 받고 싶어진다면 언제라도 오게.”

“우리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으니.”


끼이익.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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