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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작가의 서재

가스토리 1부 - 흑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TheZXCV
작품등록일 :
2020.02.23 12:50
최근연재일 :
2021.02.21 23:55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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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7,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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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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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광란의 입학시험 (2)

DUMMY

시험 개시 후 약 80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이미 전장에 있는 골렘들은 다른 학생들에 의해 거의 사냥당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몰락하고 있었다.


서서히 이 시험에 대해서 감을 잡은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변화한 것에 비해 골렘들은 계속해서 줄어가는 수에 비례해 약점인 마핵의 노출이 쉬워 그다지 많이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 주된 이유.


"그럼 이제 슬슬 나도 하나 잡아야 하나."


계속 다른 학생들의 어시스트를 하며 여러 정보를 모으다 보니 아직도 나는 골렘을 직접 쓰러트린 실적이 없다.


어쨌든 이대로 가다가는 <그랜드 스쿨>에 발도 들이지 못하고 탈락할 수도 있기에 얼마 남지 않은 골렘 중에서 재빨리 하나라도 처치해야 할 테다.


"하아, 그럼 곧바로 뒤처지기 전에 빨리 골렘을-"



-콰쾅!



하지만 그때부터였을까. 갑자기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간다.

심히 거대한 소리가 나며 어떠한 무언가가 내 옆을 빠르게 지나간다. 그리고 곧이어 뒤에서 들리는 끔찍한 소리.


"으, 흐윽.... 사, 살려줘...."


그 소리에 이끌려 몇몇 학생들이 뒤를 돌아보면 거기에는 벽에 부딪혔는지 균열이 나버린 시험장의 벽과 한 명의 남학생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미 신체 부위 중 어딘가가 골절이라도 된 것처럼 움직이기가 어려운지 힘없이 그 자리에서 흐느끼고 있었다.


"아, 아파! 온몸이 여기저기 아파! 뼈, 뼈가 부러진 것 같아! 흐, 흐윽.... 역시나, 이딴 곳은 애초부터 오는 게 아니었어!"


처참한 몰골로 시험장의 좋았던 기세를 다 망쳐놓는 한 마리의 미꾸라지. 그것만으로도 나머지 살아있는 학생들은 저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이 사건의 주범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 더욱 극대화된다.


"도, 도대체 저런 걸 어떻게 이기라는 거야...."


그가 날아온 곳에는 단지 한 채의 거대한 골렘이 서 있을 뿐이다. 다만 그 위용은 쓰러져가고 있는 다른 골렘들에 비할 것이 되지 않는다.


우선 몸체의 크기부터가 거의 거인 수준으로 거대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본질적인 약점인 마핵을 전혀 눈으로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학생들이 돌파할 돌파구가 사라지는 것이다.


"저 학생에게는 미안하게 됐지만, 이걸로 다른 학생들도 결코 이 시험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충분한 압박이 될 거야."

"그러니까요. 처음에 무수히 탈락하면서 어느 정도 실력자가 가려진 초반에는 다른 학생들 또한 긴장했겠지만, 대략 감을 잡은 후반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으니까요. 거의 패닉하겠죠."


그 증거로 다른 학생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이 한눈에 보인다. 이 시험의 주축인 두 사람도 마찬가지로 그 위용을 마주하고는 꿀꺽 침을 삼키기 시작한다.


"부,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여기 없었는데. 설마 소환한 건가?"

"그것보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쓰러트려야.... 시험관님! 저기, 이건 시험의 취지에 반대되는 게 아닌가요?"


이 시험장에서도 제일 활발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그녀조차 이렇게 말할 정도로 저 골렘은 학생들의 범위를 넘어섰다.

그리고 그녀로서는 이 사태를 용납할 수가 없는지 시험장 바깥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시험관들을 향해 크게 소리친다.


"흠, 조금 전 그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브론 학생?"

"아무리 시험이라지만, 저희 학생들이 이렇게 크게 다치면서까지 이 실기 시험을 봐야 하나요? 비록 이것이 <그랜드 스쿨>의 시험 방식이라지만, 저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데요?"


항의하는 브론의 말을 이어받듯이 옆에 있는 정안섭조차 시험관들을 향해 몇 마디를 툭 던진다.


"그녀의 말이 맞습니다. 게다가 이 시험 방식도 이상하네요. 나머지의 다른 골렘들은 학생들이 따로 공격할 수 있는 마핵이라는 것을 통해 균형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저기에 있는 것은 그야말로 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그 자체입니다."


그는 차분하게, 그러나 나름대로 단호한 어조를 통해 시험관들을 비판한다. 이런 모습만을 보여준다면 참 좋겠는데 말이지.


(하긴, 딱히 따지고 보면 쟤네 말이 맞긴 하지.)


그들의 말에 시험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들의 말이 맞다.


마핵이라는 명확한 약점이 있었기에 이 시험에서 학생들과 골렘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가 있었다. 만약에라도 저것이 없었으면 이 녀석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었을지는 안 봐도 뻔한 상황. 다 들러붙어야 기껏해서 2체 정도가 한계겠지.


(따지고 보면 이 시험도 학생들이 조금 더 유리한 시험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 밸런스가 붕괴하지는 않았어.)


그 증거로 초반에 몇몇 학생들이 골렘들의 공격을 받아 탈락했던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지금 남아있는 학생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약점 없는 저 골렘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이래서 시험이 끝나는 조건에 모든 골렘을 쓰러트리면, 이라는 조건이 없었던 건가. 저들도 학생들이 저 거대한 것을 쓰러트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너희들의 말은 어찌 보면 정당한 말일 수도 있겠다만, 이건 몇 해에 걸쳐온 <그랜드 스쿨>만의 특별한 실기 시험이다. 오류는 없다는 거다."

"...그게 무슨 말이죠?"

"너희들도 한번 생각해봐라. 다른 학교에서도 우리만큼의 대규모 시험을 한 번이라도 벌일 수 있을까? 아니, 적어도 이 <유먼>의 학교 중에는 없다고 말할 수 있지. 그만큼 우리로서는 이 실기 시험에 대해 다른 학교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박 선생의 저 긴 문장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NO라는 건가.


"그, 그렇지만 굳이 이런 시험을 보지 않더라도...!"

"이런 대규모의 일을 벌이지 않아도 평가는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건가? 하지만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일개 시험관인 우리로서는 절대로 바꿀 수 없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너희들이 지금 잊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 순간, 또다시 거대한 굉음이 나는 것과 동시에 몇십 명의 학생들이 튕겨 나가고 있었다.


"!!!"

"-아직 시험은 끝나지 않았을 거다. 벌써 여러 명의 학생이 피해를 받고 있군. 주축인 너희들이 재빨리 도와줘야 할 텐데?"


박 선생의 차갑고 무덤덤한 한 마디.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이 올바르다.


"...어쩔 수 없어. 시험관들의 뜻이 바뀌지 않는다면 지금은 수긍하며 싸울 수밖에."

"브론?!"


브론의 말에 정안섭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얼굴을 직시한다.


"정안섭, 아무리 우리가 항의해봐도 시험관들의 생각은 바꿀 수 없어. 그렇다면 차라리 마음껏 발버둥 치는 편이 낫겠지."

"....."

"아까 전의 동맹, 이번에야말로 생각해 봤어?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더욱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구먼.

사실 저 골렘의 등장으로 인해 갑작스레 학생들의 수가 줄어든 지금은 아까 전의 상황과는 아주 다르다.


(그렇게 되면 이제는....)


"...어쩔 수 없네. 나도 더 이상의 피해는 막고 싶으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동맹을 체결했다고 봐도 될까?"

"내 뜻이 그렇다고 해도, 여기에 있는 애들에게도 물어보는 것이 좋겠지. 그걸로 괜찮을까?"


정안섭의 물음에 흩어져서 골렘의 견제를 하고 있던 학생들이 각자 외치기 시작한다.


"당연하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 녀석을 쓰러트리지 못한다고!"

"됐고, 빨리 와서 도와주기나 해! 거기서 폼 잡고 있지만 말고, 젠장!"


꽤 다급한 모양인지 아까까지는 여유 있던 학생들이 서두르라고 재촉한다. 어떤 학생은 그에게 화를 내기까지 한다.


"...그렇다는데, 그쪽은?"

"뭐, 그러면 우리 애들 쪽에도 한 번 물어봐야겠네. 모두 힘을 모아서 저 골렘에 맞서자는 내 제안이 어때, 얘들아?"

"어, 당연하지! 빨리 저 녀석을 쓰러트리자!"

"저런 것쯤은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고!"


이번에는 브론이 학생들에게 물어봤지만, 그와는 달리 곧바로 모두에게서 긍정적인 외침이 들렸다. 아무래도 이걸로 모든 협약이 맺어진 것 같다.


"역시나, 이번 시험에서도 학생들이 서로 뭉치기 시작했군요. 이때는 주로 팀의 대표가 먼저 협력을 제안하는데 슬슬 대략적인 리더 상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약간은 비즈니스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정안섭과 사교성으로 학생들을 모은 브론. 정말로 권 선생님의 말씀대로 브론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까요?"

"어디까지나 둘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장 선생님이 추구하시는 사상과 비슷한 성향을 지닌 학생들을 뽑아야겠죠."


진지하게 고민하는 장 선생과 그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권 선생.

그런 둘과는 별개로 문 선생은 지금까지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박 선생에게 말을 걸어본다.


"박 선생, 아까부터 계속 조용히 있는구먼. 저 둘은 저렇다는데 슬슬 자네가 찾는 학생이 보이는 건가?"

"...아뇨,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그의 대답에 문 선생은 그를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슬며시 돌리고는 다시 학생들의 행적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좋아. 그러면 바로 저 골렘을 쓰러트릴 작전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우리 둘 중 한 명은 저 골렘을 상대해야 할 것 같아. 저 거대한 몸집을 가진 골렘을 상대로 시간을 끌 수 있는 학생은 얼마 되지 않으니까."


지금 그 거대한 골렘은 다른 골렘을 상대할 때에 비해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여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7각성만큼이나 강한 학생들이 여러 명 섞여 있다는 점은 그들로선 기쁜 오산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호전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명확하니 재빠르게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저 녀석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군."


이것이 여기까지의 개요.

아마 두 사람의 상태로 봐서는 저 거대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의 다른 골렘들을 전부 정리할 생각인가 본데, 그 작전이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저들이 무엇을 기획하고 있다고 해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애초에 지금까지는 계속 정보를 모으는 것이 목적이었고, 이제 슬슬 골렘을 하나 잡아볼까.


"...잠깐, 그런데 애초에 이 시험의 통과 조건은 뭘까?"


갑자기 문득 떠올린 하나의 고민,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 시험을 보는가에 대해 떠올린다.

김승호나 다른 시민들의 정보를 조합해보면 애초에 이 <그랜드 스쿨>의 시험 기준은 그 누구도 모른다고 한다.


딱히 필기시험의 비중이 낮은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실기 시험의 비중이 작다면 이렇게까지 거대한 스케일의 시험을 기획하진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은 예산 낭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김승호의 그 말....)


그는 분명히 한 학생을 예로 들어 실기 시험의 평균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가 말한 예시는 <그랜드 스쿨>의 평가 기준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이 의심스럽다.


(애초에 왜 <그랜드 스쿨>의 기밀 정보에 해당하는 정보가 그렇게까지 퍼져있는 거지? 그렇게 논란이 될 것을 알았으면 처음부터 원천 봉쇄하면 될 것을.... 다른 정보들은 다 그렇게 하면서 이것만 유출되다니, 참으로 이해가 안 가는군.)


어쩌면 이건 너무 지나친 나의 우려인 걸까.

나는 시험관들이 서 있는 시험장의 바깥 부분을 쳐다본다. 그들은 유심히도 학생들의 전투 현장을 바라보는 중이다.


"...아직은 정보를 조사해볼 필요가 있으려나...."


실기 시험에서 <그랜드 스쿨>의 본질적인 면을 고려해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차후를 위해서라도 이건 조사해볼 가치가 있을까.


"그 첫걸음으로서 저들이 하는 대화를 엿들어보도록 할까."


현재 시험관들의 시선은 온통 저 거대한 골렘들에게 쏠려있는 상태이므로 그들이 보기 힘든 사각지대에서 마법을 발동하기로 한다.

분명 저들은 우리가 그 '어떤 마법'을 사용한다고 해도 건들지 않겠다고 했으니까.


(꽤 억지스러운 논리지만, 들키더라도 최소한의 변명은 되겠지. 그리고 저렇게까지 학생들을 주시하는 이유가 있을 거야.)


나는 곧바로 E급 마법인 <도청>을 발동했다.


"한 번 네 녀석의 비밀을 파내보도록 하겠다고."



★★★



"헉, 허억...."

"찾아라! 분명 녀석은 여기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한 명의 남성이 벽 뒤에 재빨리 몸을 숨긴다. 그러자 곧바로 온몸을 갑옷으로 무장한 여러 명의 경비병이 그를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한동안 그는 더는 경비병들이 지나가지 않는지를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숨을 거칠게 내쉬기 시작한다.


"하아, 하아.... 제길! 경비대 놈들, 얼마나 많은 경비병을 풀어놓았기에 사방에서 저 녀석들이 나오는 거냐!"


남성은 이 나라 보안의 핵심이 되는 경비대를 욕하고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언>을 걸기 시작한다.


{하아, 하아.... 혹시, 들리십니까? 접니다.}


힘겨운 목소리로 간신히 쥐어 짜내면서 말을 걸자 <전언> 너머에서 중년 남성 특유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 건가?}

{예, 죄송합니다. 실은 경비대가 사방에 경비병들을 풀어놓은 것 같습니다. 두 명 정도가 무리 지어 다닌다면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습니다만, 다들 4명 이상으로 무리 지어 다니고 있더군요. 게다가 그 길드 마스터를 부르기라도 한다면....}

{...그 자리의 경비병들이 한 번이라도 그 녀석에게 전한다면 끝이라는 건가.... 역시 그 녀석의 <전이> 마법이 너무 거슬리는군.}


정말로 그렇다고, 그는 마음속 깊이 그 성가신 길드 마스터에게 악담을 날린다.


{혹시나 합니다만, 그 건방진 녀석은 지금 부를 수가 없는 겁니까? 그 녀석만 있으면 그 길드 마스터조차도 눌러 버릴 텐데 말입니다.}

{...사신 말이더냐. 그자는 오늘 아침부터 또 어딘가로 가버렸다. 이럴 때는 <전언>을 날려도 무시할 테니 행적을 모르는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평소라면 그 녀석에게 자존심 때문이라도 절대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은 흑월의 위기가 걸려 있는 비상사태이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단독 행동을 하다니.


(정말 그 녀석은 흑월이 어떻게 되든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애초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긴 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실력만 된다면 직접 가서 죽여버리고 싶은 녀석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럴 실력이 되지 않아 그런 것이지만.


{그렇군요.... 그러면 제가 어떻게든 빠져나오도록 하겠습니다. 저 정도의 경비병들은 제 상대가 되지 못하니까요. <전언>으로 부르기 전에 재빨리 처리하면 되겠죠.}

{그래, 나도 지금은 바쁜 상태라서 말이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해다오. 그러면 40분 후에 다시 연락하도록 해라.}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한 채로 <전언>은 뚝 끊어지고 말았다.


"하아,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내가 저 녀석들에게 걸리지 않고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 정말이지, 암살자라는 것은 피곤하구먼."

"...거기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너 때문에 지금 절실히 느끼는 중이지."

"-!"


뭐지? 갑작스레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이곳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였지만, 어쨌든 재빨리 등을 돌렸다.


(내가 지금껏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은신이라고?! 도대체 언제부터 추적당하고 있었던 거지?)


"하아, 나를 이렇게 부려먹다니.... 후우, 어쨌든 조금 전의 대화를 들어보면 역시 이 녀석이 지난이 말했던 그 녀석인 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약한 녀석이군."


(뭐? 조금 전의 그 대화를 들은 건가?)


그가 패닉으로 잠시 머리를 굴리고 있는 그 와중에도 추적자는 계속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내 부하까지 동원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를 내다니.... 지난 녀석은 도통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지조차 의심스럽군. 같은 수호자로서 안타까울 지경이야."


계속해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추적자.

그런 그자를 경계하기는 하지만 곧바로 생각을 바꾼 그는 즉시 전투태세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재빨리 품에서 단검을 꺼낸다.


(아니, 어차피 이 녀석 한 명쯤은 곧바로 제압할 수 있겠지. 그 썩어빠진 길드 마스터를 불러오기 전에 재빨리 처리해야겠다.)


훔쳐왔던 단검을 꺼내 재빨리 그를 쳐다보지만, 눈앞의 자는 그런 남자를 보고도 전혀 놀라지도 않고 오히려 황당해한다.


"응? 혹시 나와 싸우려고 하는 건가? 설마 했지만 상대방과 자신의 역량도 파악하지 못하는 멍청한 놈이었다니.... 점점 더 지난에 대한 실망이 커지는군."

"시끄럽다! 너는 그 길드 마스터가 오기 전에 끝장을 내주도록 하지!"

"뭐, 어차피 너를 잡아들여야 하기도 하고, 나도 할 일이 아주 많으니까 말이다. 그리 시간을 들여줄 수는 없을 노릇이니 곧바로 네 녀석을 잡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찬성한다. 하지만-"


추적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갑작스레 얕은 살기를 내더니, 곧바로 그를 차갑게 응시했다.


"그 녀석보다 나를 아래로 두는 듯한 발언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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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외전 1. 밤늦게 생긴 업무 20.04.23 182 0 9쪽
24 심리전 (完) 20.04.21 172 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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