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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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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097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19.11.13 00:45
조회
789
추천
23
글자
14쪽

도시 전설!

DUMMY

한밤중, 시장의 저택 주변.


구름이 짙고, 달빛이 유독 가는 그믐날이었다.


“뭐가 있긴 있단 말이지.”


앨런이 저택의 담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터의 말을 듣고 시장 주변을 나름대로 뒤져봤다. 경비대의 눈을 살살 피하면서 정보를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앨런은 해냈다.

앨런이 얻어낸 정보는 두 가지였다. 시장의 저택 소속 하녀들이 실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저택 인근에 사는 사람 중 일부가 늑대의 울부짖음. 즉, 하울링(howling)을 들었다는 것. 근래에 들어서, 그것도 꽤 자주 말이다.

솔직히 두 번째 사안은 그냥 저택에서 키우는 개가 짖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면, 시장을 라이칸스로프 (Lycanthrope)로 의심할 키워드가 된다.


라이칸스로프는 낭(狼)족과 다른 개념으로, 낭족은 수인(獸人)족의 한 분류이고, 라이칸스로프는 흡혈귀, 좀비와 같이 사령체(언데드)에 해당하는 종족이다. 사령체는 본능적으로 살아있는 것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저벅 저벅


“이크.”


경계조가 등불을 들고 저택 주변을 돌고 있었다. 앨런은 발각되기 전에 재빨리 몸을 숨겼다.


‘확실히 뭔가 있긴 있단 말이지.’


전번 경계조가 순찰을 하고 불과 10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자주 순찰이 있다는 사실이 앨런이 봤을 땐 과했다. 켕기는 게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자주 돌 이유가 없다.


그들이 지나간 것을 확인하고서, 앨런이 다시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이쯤이었나? 아니 조금 더 멀었나.


앨런이 고개를 들었다.


저택 3층의 한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추측하기에 이 방이 바로 시장의 방이었다.

한 인형(人形)이 어른거리는 모습이 창밖으로 비쳤다. 어떤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여기서 뭐 하냐?”


그때 앨런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높고 가냘프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목소리였다.


앨런이 뒤돌았다.


그곳엔 성령 기사 유린이 서 있었다.


--


똑똑


하녀 엘레나가 몸을 떨며 시장실의 문에 노크했다.


“들어오게.”


달칵


“시장님, 부르셨습니까?”

“아아. 불렀지.”


시장이 손짓했다.

엘레나가 시장에게 다가갔다.


쾅.


문 닫히는 소리에 깜짝 놀란 엘레나가 뒤를 돌아보았다. 시장의 호위기사 블레스가 문 앞에 석상처럼 서 있었다.

엘레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어제 봤던 시장의 모습이 자꾸만 클로즈업 됐다. 그녀는 이틀 전에 없어진 동료 하녀 이리나가 떠올렸다.

그녀도 이 시간 즈음에 시장에게 불려가더니 자취를 감추었다. 근래의 시장은 무언가 감추고 있는게 분명했다. 시장은 아닌 척 시치미를 떼지만, 저택의 사용인이라면 누구나 추론할 수 있을 정도로 명백한 사실이다.


엘레나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혹시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아.”


시장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와인잔을 들었다. 와인이 찰랑거렸다. 피처럼 붉은 레드 와인이었다.


“엘레나, 오늘따라 달이 참 예쁘지 않나?”

“그, 오늘은 그믐인데..”

“가까이 가서 한번 보게. 달빛은 옅지만, 아주 아름다운 달이야. 내가 보장하지.”


시장이 와인잔을 입가에 가져가며 창가로 손짓했다.

눈치를 보던 엘레나가 창가로 다가갔다. 자연스럽게 시장을 등지는 구도가 되었다.


엘레나가 창가에 비친 시장의 그림자를 관찰했다. 이윽고 숨을 헉하고 들이마셨다.


창가에 비친 시장의 눈이 야행성 동물의 눈처럼 샛노랬다. 마치 늑대처럼.


그림자가 엘레나에게로 다가왔다.


“꺄악!”


순식간에 우악스러운 손길이 엘레나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가 공포에 질려 발버둥 쳤다.

시장의 손이 엘레나의 뱃가죽을 뚫었다. 그녀가 시장의 손을 탁탁 쳤지만, 손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어느새 털이 자라나고 더욱 흉포해진 시장의 손이 하녀의 배를 헤집었다.

곧, 간헐적인 경련과 함께 한 여성의 움직임이 멎었다.


“크아앙.”


시장의 늑대 머리가 엘레나의 복부에 머리를 처박았다.


--


후웅.


“잠깐만, 잠깐만!”


앨런이 필사적인 어조로 말했다. 소리가 퍼질까 숨을 낮춰 말해서 쉰 소리가 났다.

유린은 그의 의도를 깔끔히 무시한 채 공격을 이어갔다.


‘젠장.’


앨런의 얼굴이 잔뜩 찌그러졌다. 너무나 답답한 상황이다.

무력으로 제압하자니, 앨런의 주먹이 저 깡통 갑옷에 적중하는 순간 큰 소리가 나서 발각될 것이다. 샷건은 당연하게 말도 안 되는 선택지이고.


저벅 저벅 저벅 저벅


고민을 거듭하며 정신없이 이어지는 검격을 피하는 와중에 다음 순찰조의 발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거리가 약간 있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큰 기척이 있다면 무조건 들킬 수밖에 없는 거리다.


앨런의 마음이 급해졌다.


“야, 말 좀 들어봐.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우리 둘 다 걸려. 제발!”

“상관없어. 이 이단 깡통 자식.”


상관없다는 주제에 유린도 말소리를 죽이며 말했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앨런은 본능적으로 그들이 코너에 가까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이 아니면 무조건 걸린다.’


우웅.


앨런의 등과 발뒤꿈치에 불이 들어왔다.


--


저벅 저벅


“응? 여기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한 경계병이 걸음을 멈췄다. 그의 시야에 나풀거리는 흙먼지가 잡혔다. 꼭 로켓이라도 발사된 것처럼 먼지가 솟아있었다.


“방금까지 누가 있었나?”


다른 경계병이 귀찮다는 얼굴로 말했다.


“누가 있어. 그냥 바람 분 거 아니야?”

“바람으로 이렇게 흙먼지가 많이 난다고? 말이 안 되잖아.”

“그럼 뭐 누가 여기서 날아다니기라도 했다는 거야?”

“모르지. 모르니까 보고해야 하지 않을까?”

“아 제발, 쉽게 쉽게 좀 살자. 너 그렇게 눈치 없이 굴다간 조장님한테 찍혀서 평생 일개 병사로 구른다.”


보고를 주장하던 경비병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안 그래도 방금 조장에게 한바탕 털리고 오는 길이었다.


“그냥 가자. 야, 인생 별 거 없어. 그냥 싸게 싸게 살아. 이거 보고한다고 우리 봉급이라도 늘려줄 것 같냐?”


결국 그도 체념했다. 동료 경계병의 말에는 틀린 점이 하나 없다. 사서 일하고 욕까지 먹을 짓이라니.


“에이, 그래. 가자, 가. 설마 무슨 일 있겠어.”


--


타악.


유린을 잡고 허공으로 비상했던 앨런이 가볍게 착지했다.


유린이 재빨리 떨어져서 검을 뽑았다.

킬링 포인트는 체공 중에 몸부림을 치지 않았다는 것. 그녀도 어지간히 들키기 싫었던 것이다. 이렇게 얄미울 수가.


“아, 제발. 나 싸울 생각 없어. 진짜로. 제발!”


스릉.


유린의 검이 앨런을 겨눴다.


“좀 믿어줘라. 솔직히 얘기할게. 나 이번엔 너네 편이야. 시장에게 흑마법 냄새가 난다고 해서 조사 중이라고.”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너는 사령 도시에서 우리를 적대하고 천사를 죽였어.”


앨런이 반박했다.


“그거야, 거기서는 너네가 악역이었잖아. 막 선량한 시민들 죽이고 그랬잖아. 반박은 안 받아. 사령 도시의 시민들은 언데드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선량한 시민이었어. 근데 여기 유적 도시는 달라. 여기서 시장이 흑마법에 관련되어 있다는 건, 뒤가 구린 무언가가 있다는 거야. 너도 그 냄새를 맡고 여기까지 찾아온 거 아니야?”

“...”

“동의하지?”


유린이 생각에 잠겼다. 만약 그녀가 유저가 아닌 NPC였다면 그녀는 앨런과 끝장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유린은 합리와 생존을 추구하는 플레이어. 앨런을 일시적으로 동료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녀에게 꽤 메리트가 있는 제안이었다.


첫째로, 앨런은 검증된 강자다. 유린이 실제로 겪어보았으니 분명하다. 거기에 엄청난 속도로 단 한 번이지만 그렇게 강력하던 천사에게 유효타를 입힌 장본인이기도 하다.


둘째로, 앨런의 종족. 사이보그는 현 차원 데이아에서 만큼은 가장 중립적인 종족이다. 앨런의 말이 신빙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 생명체가 아닌, 외부인 사이보그의 시선에서는 그 상황의 십자회가 분명 악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긴 했다. 즉, 그의 말은 꽤 신빙성이 있다.


유린이 결심했다.


“좋아. 일시적으로 동맹하자.”

“휴, 잘 생각했어. 사람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지. 이성적으로.”


그때였다.


“꺄악!”


유린과 앨런의 시선이 동시에 3층의 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내 서로를 쳐다보았다.


비명소리는 아주 일시적이었다. 순간 착각이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유린과 앨런 둘 모두 들었다. 교차검증이다.


유린이 말했다.


“시장의 저택에서 하녀가 실종된 지 꽤 오래됐어.”

“바로 얼마 전에도 실종됐다는 소문이 들리긴 하더라. 하지만 시기적으로 안 맞아.”


앨런의 조사에 따르면 실종사건 사이엔 최소한 일주일의 간격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실종으로 추측되는 사건은 이틀 전이다.

창가의 실루엣이 일렁였다.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을 정도의 흐릿한 형상이었다. 굳이 무언가 알아내자면, 꽤 거친듯한 움직임이라는 것 정도.


움직임은 곧 멎었다.


유린이 창을 응시하며 앨런의 말에 반박했다.


“점점 실종 주기가 짧아지고 있어. 특히 근래에는 압도적으로 짧아지고 있는 듯 보이고.”

“저 비명이 그럼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겠군.”


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할게. 난 심증으로 움직이고 있었어. 그리고 현장을 잡아낸다고 해도, 시장의 죄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시장이 권력으로 덮어놓고 우기면 앨런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유린에게 굳이 말하진 않았지만, 유적 도시 안에서 그는 경비대와 용병들에게 쫓기는 신세이기도 했다. 뭐, 그렇게 열심히 쫓는 것 같진 않지만, 여하간 마지막에 보았을 때 영 끝이 좋지는 않았으니까.


“괜찮아. 만약 시장이 사령체라면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해도 상관없어. 죽으면 사악한 흔적이 남으니, 그게 증거를 대신해주거든.”

그녀의 말에 앨런이 혀를 내둘렀다.


“우와, 아줌마 빠꾸 없네. 그런데 만약에 사령체가 아니면?”


유린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그저 얼터의 말을 듣고 몸만 들고와서 부딪치는 앨런과는 달랐다. 유적 도시의 실종사건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이 자리까지 도달했다. 범인은 라이칸스로프일 가능성이 가장 높고, 아니더라도 사령체가 분명했다.


“아마 맞을 거야. 일단 마주치면, 내가 신성한 빛을 쬐일 거다. 사악한 존재라면 무조건 정체가 드러나게 되어있어.”

“아하.”

“그리고 나 아줌마 아니야.”

“난 세 살인데. 그쪽은?”


유린이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문제는 어떻게 들어가냐는 건데.”

“그거라면 나에게 방법이 있지.”


유린이 앨런을 바라봤다.

앨런이 씨익 웃으며 유린에게 다가왔다.


앨런이 유린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지금 뭐하는..”

“뭐긴 뭐야. 심플 이즈 베스트. 몰라?”


그리고 앨런의 등에 불이 들어왔다.


[부스터 – 30]

[부위 : 등 – 30/100]


부와앙


“꺄아악!”


앨런의 몸이 시장실의 창을 그대로 들이박았다.


꽈앙.


“꺄악!”

“크윽.”


위이이이이잉!


마법적인 방어진이 설치되어 있었는지 앨런의 몸이 튕겨 나가고, 알람 마법이 울렸다.

앨런이 앞을 보았다. 방어진도 금이 가 있었다.


“어쩔거야!”


앨런의 허리에 매달린 유린이 소리를 질렀다. 정신없음과 황당과 당혹과 절망과 원망이 한 데 뒤섞여있는 울림이다.


앨런이 슬쩍 주위를 보았다. 야심한 새벽이어야 할 시간인데 인기척이 잔뜩이다.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 어차피 이미 낙장불입인데.


[부스터 : 69]

[부위 : 등 – 99/100]


앨런이 유린을 더 단단히 붙잡았다.


쿠와앙!


앨런의 무식한 몸통박치기에 방어진이 기어코 깨지고 말았다.


“뭐, 뭐야!”


방안의 풍경은 그로테스크했다.


흥건한 피, 잔뜩 파헤쳐진 여성의 시신. 그리고 그 시신에 머리를 처박고 있던 라이칸스로프 두 마리. 시장과 그의 호위기사 블레스.


앨런이 주위를 둘러봤다.


“이야. 이건 뭐, 신성한 빛이고 뭐고 필요 없겠네. 안 그래? 어,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모르네. 아줌마. 이름이 뭐야?”


유린이 산발이 된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정리하며 말했다.


“새빨간 꼬맹이가 어디서 맞먹을라고.”

“김빠지게 비싸게 굴지 말고. 내 이름은 앨런이야. 보다시피 사이보그”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시장과 블레스가 몸을 일으키고 앨런과 유린을 노려보았다.


“이게 무슨..”


[성령의 가호]


“으윽!”


신성한 빛이 시장과 블레스를 쬐었다. 그들은 눈이 부신 듯 눈가를 가렸다.

유린이 뒤늦게 입을 열었다.


“유린. 알다시피 성령 기사단 소속이고.”


앨런이 등에 수납되어 있던 ‘나락으로’를 빼 들었다.


“누나라고 불러. 뒤지기 싫으면.”

“좋아. 자기소개도 끝났고, 본격적으로 가볼까?”


[‘나락으로’ EXTRA SKILL : 속성 탄 응집]

[속성 : 불 – 잔탄 10/10]


기이잉


탄이 응집되는 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늑대인간들이 이빨을 드러냈다.


[산달폰의 철권 삼연발]


크아앙!


늑대인간들이 달려들었다.


콰앙! 콰앙! 콰앙!


산달폰의 강철 주먹이 천장을 뚫고 연달아 떨어졌다. 민첩한 늑대인간들은 주먹을 피해냈다.

하지만 애초에 유린이 의도한 바는 따로 있었다. 강철 주먹이 늑대인간들의 후방과 양 사이드로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었다.


앨런이 웃었다.


“센스 좋고~”


강화된 탄을 머금은 샷건 ‘나락으로’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콰앙!


작가의말

살짝 늦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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