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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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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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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78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19.11.0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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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7쪽

사령 도시

DUMMY

아주 오래전,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사랑을 하여서 아이를 낳았다.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이었다.

어머니는 마을 최고의 미녀로 유명한 농부의 딸이었고, 아버지는 마을에서 가장 힘이 쎈 목수였다.

나는 마을 최고의 사고뭉치로 유명했었다. 아주 오래전이라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그랬던 것 같다.

어머니는 옆집의 친구들을 좀 닮아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사실 그 친구들은 나랑 같이 놀았다. 사고를 치면 대부분 내가 총대를 멘 건데. 부모님은 그걸 모르셨다. 나는 그런 말을 들으면 입술이 삐죽 튀어나오곤 했다.


평화로운 마을의 평화로운 일상의 반복이었다. 내가 이상해지기 전까지는.


어느 날 문득 갈증이 났다.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질 않았다. 도대체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며칠이 지나자 몸을 스스로 가눌 수가 없게 되었다. 아버지는 쌈짓돈을 털어 신관을 부르러 가시고, 어머니는 삼일 밤낮을 새워가며 나를 간호했다. 당연히 차도는 없었다.


삼 일째 되는 날 밤, 살쾡이가 옆집에 닭장을 습격해 닭을 물어갔다. 닭장에 핏방울이 묻어있었다. 나는 정신이 혼미한 채로 닭장을 물고 빨았다. 어머니가 내가 흡혈귀가 되었음을 깨달으셨다. 우리는 그날 마을을 빠져나왔다.


소문을 접한 사제들이 우리를 뒤쫓았고, 우린 모진 고초를 겪어가며 도망쳤다. 한때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어머니의 얼굴엔 흉터와 주름살이 가득해졌다. 나는 간간히 동물의 피를, 그조차 구하지 못할 때는 어머니의 피를 빨며 연명했다.

어머니의 혈색이 점점 창백해지셨다.


나를 고치기 위해 어머니는 동분서주 움직이셨다. 어느 흑마법사를 만났다. 그가 나를 거두어 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를 따라갔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유 없이 살이 썩어 들어가는 사람, 밤마다 동물로 변하는 사람, 나와 같이 흡혈귀가 된 사람, 영혼이 보이고, 손만 대면 시체를 되살리는 사람까지도.


모든 이유가 불명이었다. 그들 중엔 어른도 있고 아이도 있었다. 동쪽 사람도 있고 서쪽 사람도 있었으며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었다. 심지어 일평생 신을 믿으며 재산의 절반을 교회에 바친 사람도 있었다.

질병이라면 치유를 할 방법이 있어야 하고, 저주라면 매개가 있어야 할 것인데, 이미 악의 주구로 낙인찍힌 우리들을 위해 연구해줄 사람들은 없었다.


다행히도 나에겐 마법에 대한 재능이 있었다. 흑마법사의 제자가 되어 마도를 탐구했다. 왜 흡혈귀가 되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곧 스승을 따라잡았다. 하지만 더 나아가도 원인은 여전히 불명이었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종종 등장했고, 그들을 데려왔다. 서로를 돕고 결속해야지만 우리는 견딜 수 있었다.


사람들은 지쳐갔다.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기를 원했다. 사람답게 살기를 원했다. 우리는 도시를 만들기로 했다.


당연하게도 거센 시련이 우리를 덮쳤다. 우리는 목숨을 버려가며, 때로는 더 소중한 것들을 버려가며 버텼다. 우리를 사냥하러 오는 자들에게 괴물이 아니라고 목에 피가 맺히도록 외쳤다.

누구도 원치 않는 저주를 받은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반대급부로 커다란 힘이 부여되었다. 그 힘으로 우리는 기어코 버텨냈다. 사람들은 힘에 혼을 판 버러지들이라고 우리를 짓씹었다.


500년쯤 지나자 더 이상 사냥을 위해 오는 사람들이 없어졌다. 우리도 피해를 입었지만, 그들은 그 이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들은 우리들의 도시를 사령 도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가끔 오는 관광객들에게 익살맞게 굴고, 친절하게 굴고, 무어라도 하나 더 주려고 노력했다. 합의하지 않았지만, 누구 하나 그렇게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낮에 웃고 밤에 우는 존재가 되었다.


다시 500년쯤 지나자 나는 정신이 매우 피로해졌다. 흡혈귀가 된 이유는 여전히 불명이었다. 도시에서 가끔 사고가 일어나곤 했다. 긴 세월이 죽음으로부터 외면받은 우리의 정신을 짓누르고 있었다.


나는 영면을 선택했다. 매우 지친 상태였다. 더 살아가다간 도리없이 주변에 민폐를 끼치고 말 거라는 결론이었다. 나는 관속에 들어가서 스스로 영면의 저주를 걸었다. 자살하는 심정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는 궁금했다. 신이시여, 저한테 왜 이러시는 겁니까? 물론, 대답은 없다.


두근.


어느 날, 눈이 떠졌다. 나는 불현듯이 거리로 나왔다. 사령 도시는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익살맞고 정 있는 도시였다. 하지만 왜인지 도시가 어수선했다.


나는 성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신의 사자, 천사가 군대를 이끌고 도시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잠에서 깬 이유를 깨달았다.


콰앙!


천사 측에서 소란이 있었다. 한 인형이 날파리처럼 날아다니며 천사와 군대의 공격을 피해내고 있었다. 예술적인 움직임이지만, 모양새를 보아하니 곧 잡힐 듯이 보였다.


[그림자 술 – 구원의 장막]


손을 뻗어 어둠을 내렸다. 천사들의 진영이 일순간 암흑에 빠져들었다. 곧 천사에 의해서 어둠은 걷혔지만 나왔다. 날파리 친구는 무사히 빠져나왔다.


천사가 나를 보았다. 투명한 유리알 같은 눈동자였다.


--


쾅.


앨런의 시뻘게진 동체가 사령 도시의 성벽 위에 처박혔다.


“켁켁. 죽을 뻔했다.”


긴급으로 모인 사령 도시 방위대, 마녀 집단의 우두머리 세리나가 앨런을 빤히 쳐다보았다.


“죽으려고 환장하셨나? 왜 그러셨어요.”


앨런이 세리나를 쳐다보았다. 분홍색의 긴 머리, 눈 밑에 찍힌 매혹점, 그리고 그 아래로 떨어지는 육감적인 몸매를 최소한의 천으로 감싼, 아름다운 여성.

앨런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는 부끄러운 것에 약했다.


이내 앨런이 고개를 돌린 채로 대답했다.


“그러게요. 순간 화가 나서.. 아무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줍은 앨런을 보며 세리나가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때, 목 없는 기사, 듀라한이 세리나에게로 걸어왔다.


“후후. 귀여워라. 지휘관님? 무슨 일이에요?”


지휘관이라고 불린 듀라한은 앨런을 응시하고 있지 않았다. 그의 머리는 도시의 안쪽, 막 일어난 흡혈귀가 있던 자리를 보고 있었다.


“동료가.. 일어난 것 같군.”

“네에엣? 무명씨의 동료요? 그렇다면..”

“그래. 아주 오래전에 잠을 청한.. 흡혈귀의 원형(First Blood).”


듀라한 무명. 그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서 그렇게 불렸다. 너무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결과, 자신의 이름마저도 잊고 만 것이다.

무명씨는 도시 방위대가 결성되기 전부터 경비대와 함께, 혹은 홀로 도시를 순찰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래왔다. 오직 그것만이 자신의 존재 이유인 듯이.


“솔직히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가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우와! 드디어 무명씨의 진짜 이름이 뭐지 알 수 있겠군요!”


세리나가 흥분해서 외쳤다. 주변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다른 병사들도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이곳의 사람들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인 듯했다.


듣다 보니 앨런도 그가 궁금해졌다. 아주 잠깐이라지만 언제나 빛과 함께하는 존재인 천사에게 어둠을 맛보여준 존재. 분명히 강대한 존재일 것이다.


“방금 불 꺼주신 분 말씀하는 거 맞죠?”


무명씨가 쥐고 있는 흉터투성이의 머리를 끄덕끄덕 움직였다.

세리나가 말했다.


“방금 몸놀림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혹시 방위대에 들어올 의향 있어?”


앨런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날린 광자포 때문에 좀 화났거든요.”


무명씨가 사과했다.


“미안하다. 내가 막아내야 했는데, 설마 시민들이 사는 구역에 직격으로 날리는 건 상상도 못 했다. ‘도시’로서 인정받고 나서는 없었던 일이라서 말이지.”

“그러게요. 저기 날개를 단 비둘기 같은 녀석은 시민을 시민으로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불쾌한 일이군. 자네 이름이 어떻게 되지?”

“앨런입니다.”

“그래, 앨런. 아까 광자포가 떨어진 공동묘지에 가면 한 오크 녀석을 중심으로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부대가 있을 거야. 넌 그 부대 소속이다.”

“아하. 알겠습니다.”


앨런이 멀뚱히 서 있자 뒤에 있던 세리나가 눈짓했다. 어, 가보라는 건가? 앨런이 쭈뼛쭈뼛 공동묘지 쪽으로 움직였다.


--


“아까 그 깝죽거리던 날파리 녀석이 너라고?”

“날파리라니. 아무튼, 그래서 저도 오늘부터 여기 부대 소속이라네요.”


험상궂기로 유명한 오크 사이에서도 유별나게 험상궂어 보이는 뻐드렁니를 가진 오크, 우르칸이 코웃음 쳤다.


“딱 봐도 비실거리게 생겼고만. 클클. 네놈은 암컷이냐 수컷이냐?”

“수컷. 아니, 남자요.”


부대원들이 단체로 웃었다.

오크들, 그리고 몇몇 인간과 수인, 기계 족이 섞여 있는 보기 드문 단체 조합이었다.


대장이라는 오크 전사 우르칸부터 비아냥대자 앨런은 기분이 팍 상하고 말았다. 그가 혼잣말로 투덜거렸다.


“척 보면 모르나. 그냥 얼핏 봐도 남자구만.”


낄낄거리던 부대원이 농담조로 말했다.


“모르지 그건. 바지 까봐야 아는 거 아니야?”


나머지 부대원이 동조했다.


파하하하! 그것도 그렇지. 솔직히 신빙성 있어. 남자치곤 너무 곱상하잖아. 한 번 까봐라! 구경이나 좀 하게.


앨런의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부스터 – 20]

[부위 : 좌상완 – 20/100]


퍼억!


앨런에게 빈정댄 부대원이 어느 이름 모를 무덤에 처박혔다.

부대원이 신음소리도 내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

나머지 부대원들의 웃음소리가 뚝 하고 끊겼다.


몇몇 기계족 부대원들이 입을 열었다.


“혹시, 앨런이 그 예소드의 앨런인가?”

“설마 그 앨런이라고? 절세 고수한테 무공배우겠다고 자발적으로 심옥에 감금당한?”

“나왔다는 소문은 못 들었는데.”


대장, 오크 전사 우르칸이 앨런에게 다가왔다.


“자네. 화가 잔뜩 났나보군?”

“화? 야, 돼지 새끼.”


우르칸의 눈썹이 팔자를 그렸다. 돼지는 오크에게 가장 모욕적인 언사였다.


“왜? 돼지 새끼를 돼지 새끼라고 부르는데 화나냐? 뭐, 돼지 아니라고? 글쎄, 모르지. 배때지라도 잘라서 구워 먹어 봐야 확신이 들지.”


우르칸의 뻐드렁니가 거칠게 드러났다.


“클클, 한 판 해보자는 건가?”


앨런이 그를 마주 쏘아봤다.


“지금 그러자는 말본새잖아. 너네들이.”


우르칸이 웃었다. 앨런의 말이 맞았다. 전장에서 목숨을 믿고 맡길 동료인지 확인하는 건 필수다.

우르칸이 앨런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둘을 중심으로 구경꾼의 원이 만들어졌다. 싸움 구경은 언제 어디서나 재미있는 법이다.


--


다시금 성벽 위.


스르륵.


듀라한 무명의 뒤에 그림자가 모여들더니, 그것이 형체를 이루었다. 앨런을 구해준 흡혈귀, 브리튼이었다.


무명이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군.”

“그런가.”


흡혈귀의 뒤에선 세리나가 반짝반짝한 눈으로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로서는 처음으로 무명씨의 이름을 알아낼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브리튼이 물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글쎄,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 1000년 이후론 세지 않았다.”

“너는, 잠에 들지 않은 거냐.”

“누군가 하나는 해야 할 일이었지. 그래서 내가 하고 있었다.”


사령 도시를 지키는 일.


브리튼은 듀라한 무명을 착잡한 눈빛으로 보았다. 그가 기억하는 동료들은 보다 더 생기있고, 강인하고, 힘 있는 눈을 했었다. 하지만 세월의 풍파를 겪은 무명의 눈은 희어지고, 바래지고, 생기를 잃었다. 작금의 그는 잠에 들기 전에 보았을 때보다 훨씬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브리튼은 알았다. 그 긴 시간 동안 탈 없이 사령도시를 지켜온 무명은, 그의 동료들 중 누구보다 강인한 사나이였다.


둘이 그들만이 가지는 교감을 눈으로 나누고 있는 사이 뒤에서 세리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명씨 이름. 뭔가요?”

“무명씨? 이름? 무슨 말이지.”


브리튼이 의문을 표하자 세리나가 설명했다.


“무명씨는 너무 오랜 시간 살아오는 바람에 자기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리셨거든요.”

“이름을 잊다니?”

“그렇게 됐네. 너무 긴 세월을 살아온 탓인가 봐.”


브리튼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명과 브리튼은 서로를 보았다. 무언의 교감이 둘 사이를 찌르르 지나가는 듯했다.

잠시 사이를 가지고, 그가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브리튼이네.”

“기억이 나는군. 맞아, 자네는 그런 이름이었어.”

“그리고.. 내 솔직히 얘기하지.”


듀라한 무명이 진중하게 귀를 기울였다. 뒤에 있던 세리나도.


“자네 얼굴에 흉터가 너무 심해서 누군지 못 알아보겠어. 듀라한이 한 둘이었어야 말이지. 윌슨? 스미스? 안탈리?”

“...”

“이럴 수가..”


세리나가 좌절했다. 듀라한 무명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펄럭.


성벽 위로 천사, 프린치파투스가 올라왔다.


스릉.


듀라한 무명이 검을 뽑았다.

세리나의 등 뒤에 할로윈 호박 폭탄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어둠이 흡혈귀 브리튼을 감쌌다.


프린치파투스가 말했다.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저 제안할 게 있어서 왔을 뿐이니까.”

“도시 한 복판에 폭탄을 투하해놓고 제안이라? 아주 흥미롭군.”


무명이 이죽였다.

프린치파투스는 혈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듀라한 무명, 마녀 세리나, 그리고 당신, 이름 모를 흡혈귀. 당신들의 목숨과 도시를 3일 안에 해산한다는 조건으로 나머지 버러지들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제안이다.”


무명이 양손으로 귓구멍을 후볐다.


“천국에도 개소리라는 개념이 있었나 보군. 처음 알았다.”

“그러게요. 환상이 깨지는 기분이에요.”


백번 양보해서 천사와 그의 군대가 시민들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해도, 도시를 잃은 시민들의 목숨은 파리목숨이나 다름없다.

다른 모험가들이 그들을 사냥해서 시체만 신전에 가져가도 보상금을 지급하는 판국이다.


“흠. 협상은 결렬인가. 나도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참 똑똑하군. 천사는 혹시 모두 새대가리 수준의 지능인가?”

“두 번째 제안이다. 성벽으로 나와서 건곤일척의 회전으로 승부를 가리자.”

“뭐?”


무명이 되물었다. 프린치파투스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제안을 거절하면, 광자포로 나머지 시민 구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

“...”

“거절인가?”


검을 쥔 무명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들이 잘 대비하면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못 막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못 막으면 무고한 시민들이 죽는다. 더해서 전쟁은 짧을수록 좋다.

그의 입이 짓씹듯이 열렸다.


“승낙한다.”

“좋군.”


프린치파투스가 뒤로 몸을 날리려는 찰나, 흡혈귀 브리튼이 입을 열었다.


“이봐.”

“왜 그러지?”

“나는 왜 흡혈귀가 된 거지?”


프린치파투스가 알아듣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 인과 관계가 없이 흡혈귀가 되었어. 천년 동안 고민했다. 왜지? 좀비가 된 사람들도 있고, 밤만 되면 수인이 되는 사람들도 있어. 심지어 신을 믿는 사람들도. 우리는 신의 의도인가?”

“그분의 의도는 우리의 인지 바깥에 계신다.”


프린치파투스가 단호하게 덧붙였다.


“신께선 실수하지 않으신다. 오직 네 영이 스스로 타락하였을 뿐.”

“우리는 신께서 설계한 존재가 아닌가?”


천사는 흡혈귀의 대답을 듣지 않고, 자신의 진영으로 향하며 말했다.


“3일 뒤, 정오다. 잊지 말아라.”


흡혈귀 브리튼은 그런 천사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


털썩.


커다란 오크의 신체가 무릎 꿇었다.


“우르칸이 졌다고?”

“진 것도 진 건데. 깨끗하게 들어간 공격이 하나도 없었어.”

“주먹질 하나는 기똥차군. 하지만 우르칸이 칼을 들었으면 몰랐을 승부야.”

“정말로? 저 친구도 총 안 썼잖아.”


앨런의 상태도 만만치 않았다. 양팔이 훼손되어서 스파크가 일고, 옷도 찢어졌다.

하지만 얼굴만은 깨끗했다.


그와 반대로 쓰러진 오크 우르칸은 얼굴이 엉망진창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누워있었지만 그의 눈만큼은 살아있었다.


우르칸이 말했다.


“클클. 동료가 되기에 차고 넘치는 친구였군. 환영한다.”


작가의말

분명 5500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맨날 넘네요.

수행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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