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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bi 님의 서재입니다.

겨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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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bi
작품등록일 :
2012.11.08 19:48
최근연재일 :
2016.11.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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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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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436

작성
16.06.2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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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겨울 이야기 제 1장 - EP1.낙화유수[落花流水] : (49)웃음의 의미(08)

DUMMY

“ 가자. 축제가 끝나기 전에는 얼른 끝내야 돼. ”


그렇게 말하며 루위니스는 뛰느라 흘러내린 로브를 다시 머리 위에 썼다. 그러나 줄리아와 시온의 당황해하는 표정에 루위니스는 또 왜 그러는지 미간을 좁히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루위니스의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니, 빨리 가자니까 왜들 그런 표정으로 바라봐? 뭐 있어? ”


그렇게 한껏 짜증을 내며 루위니스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곧 루위니스의 금안에는, 천지난만하게 웃고 있는 레이아의 모습이 담겨졌다.


“ 뭐야. 어떻게···. ”


당황한 루위니스는 그저 입술만 실룩 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 사실 놓쳤었는데 다시 소란스러운 거 같아서 혹시나 하고 돌아왔더니, 이디스가 있었네요! ”


루위니스를 발견한 게 기쁜지 레이아는 어느새 루위니스의 양 손을 잡고 생글생글 웃었다. 루위니스는 입술을 실룩 거리며 고개를 돌려 시온을 째려보았고, 시온은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어쩌다보니 루위니스는 졸졸 따라오는 레이아와 함께 동행 하게 되었다.


“ 저 녀석, 어쩌려고 그러는 거지? ”

“ 함부로 못 떼어놓는 거 같군요. 이디스도 은근히 상냥하니,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에 약해져서 막 대하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


뒤에서 루위니스와 레이아를 바라보며 시온과 줄리아는 난감하단 듯, 서로 속삭였다. 밤이라서 그런지 레이아는 시온과 줄리아의 달라진 점을 발견하지 못한듯했다. 루위니스도 그 점을 인지해 로브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손으로 꼭 쥐고 있었다.


“ 이봐. ”

“ 네? 레이아라고 불러주세요. ”


루위니스의 부름에 레이아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 루위니스의 여자답지 않은 부름에도 레이아가 여전히 미소를 잃고 있지 않자 시온은 대단하단 듯 살짝 놀란 표정으로 레이아를 바라보았다.


“ 우리는 저 미술관에 볼 일이 있어. 그러니 넌 이쯤에서 빠져. ”

“ 저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 글쎄. 딱 봐도 귀족같이 생긴 네가 우리에게? 난 저기 에일린 감당하기도 벅차니까 이쯤에서 그만 헤어지자고. ”


미술관 정원 입구에서 루위니스가 가시 돋힌 말을 하자, 상처받는 건 레이아가 아니라 시온이었다. 레이아는 가기 싫은 듯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 미술관은 폐장했고, 축제 기간에는 관리가 허술해져서 열지 않는데···제가 보기에는 이디스양과 이디스양의 동료들의 모습은 관리인을 만나러 가는 거 같지는 않은데요? 그럼 저는 이 길로 내려가서 파수꾼들을 부르면 됩니까? ”


레이아가 활짝 웃으며 루위니스에게 묻자, 꽤나 의외의 반응에 셋 다 적잖이 당황했다.


“ 이건 몬드 폐하의 어명이야. 지금 그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우린 국가를 위해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라고. ”

“ 그러니까 제가 도움이 되어 드릴게요. 딱 봐도 다른 나라에서 오신 거 같은데, 축제 기간이라 미술관은 닫혀있는 상태고. 지형을 모르지 않나요? 제가 길 안내 해 드릴게요! ”


도저히 레이아가 물러 설 생각이 없어 보이자 루위니스는 점점 미간이 좁혀졌다. 시온을 위해서 온 거라 지형을 몰라도 딱히 상관은 없었는데. 시온을 위해 자신이 함께 움직이는 게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줄리아와 처음 보는 남자 둘이서 동행하게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미술관은 굉장히 넓어 둘로 나뉘어야 하는 상황.


게다가 그것이 전시되어있다, 라고 이엔은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실과 창고들을 위주로 보아야했다. 어차피 기억은 나중에 이엔에게 지워 달라고 하면 될 테니 굳이 상관은 없으려나. 한참 생각에 잠겨 말이 없는 루위니스는 곧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 좋아. 나중에 몬드 폐하 앞에 가서도 그렇게 배짱 있는지 한 번 보자고. 지금부터 둘로 나뉘어 움직일 거야. 나랑 이 녀석, 그리고 에일린과 레오날드. 전시되어 있는 물건은 아니라고 했으니, 관리실과 창고를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


루위니스의 말에 시온과 줄리아는 서로를 바라보고는 다시 놀란 표정으로 루위니스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반응은 이미 짐작했기에 루위니스는 별 반응이 없었다.


“ 이봐. 관리실하고 창고 위치는? ”

“ 일반인들은 2층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지하와 3층은 관리자 외 들어갈 수 없지요. 제 생각에는 창고가 지하에 있고, 관리실이 위층에 있을 거 같아요. ”

“ 그러면 내가 위로 갈게. 너와 레오날드는 아래로 가. ”






“ 루윈, 괜찮으려나? 또 갑자기 쓰러지고 그러는 거 아니겠지? ”


줄리아와 함께 지하로 내려온 시온은 굳게 닫혀있는 문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줄리아는 자물쇠를 검으로 베어버리기 위해, 허리춤에 달린 검을 꺼내었다.


“ 그나저나 생각보다 너무 쉽게 들어온 거 같지 않나요? 분명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 같은,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을 텐데 말이죠. ”


그리고는 가볍게 검을 휘둘러, 자물쇠를 떨어뜨렸다. 굳게 닫힌 나무문을 시온이 조심스럽게 끼이익,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밀었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어둠뿐이었다.

왠지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 왠지 깨름칙 한데···나는. ”




한편, 3층 복도를 걷고 있는 루위니스는 여러 개의 문들을 지나치고 있었다. 함께 걷는 레이아는 그런 루위니스의 옆에서 말없이 걷고 있었다.


“ 안 들어가요? 이디스? ”

“ 일단 살펴보고. ”

“ 그나저나 로브는 안 벗어요? ”

“ 감시 카메라가 있을 수도 있잖아. ”


자꾸 물어보는 레이아가 귀찮은지 루위니스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상관없는 듯, 레이아는 다시 해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 여기 미술관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

“ 뭐? ”

“ 왜냐하면 입구에 침입자의 접근을 막는 결계가 있는데, 이상하게 아까 울릴 줄 알았는데 안 울리더라고요. ”

“ 아까 왜 말 안했어?! ”


몰랐던 사실에 놀란 루위니스가 레이아의 멱살을 잡으며 물었다.


“ 왜냐면, 폐하의 임무를 수행하는 자들이라면 뭔가 있겠구나 해서 말씀 안 드렸죠. 모르셨나요? 근데 왜 안 울렸지? 경보음이? ”


레이아가 궁금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루위니스는 한숨을 쉬며 레이아의 옷을 놔주었다. 분명 시온의 힘이다. 동화가 빠른 것도 있겠지만, 라피스라줄리가 시온을 그렇게 보호하려고 하다니. 시온의 곁에만 있으면 함께 보호가 작용이 되는 건가?

그럼 거리는 어느 정도 떨어지면 안 되는 거지?


“ 루윈? ”

“ 아니. 미안. 잠시 다른 생각 좀 하느라. 여기 안에는 확실히 없는 거지? ”

“ 네. ”

“ 좋아. 대충 살폈으니 저 문부터 들어가자. ”


그러나 그 때, 쿵 하는 굉장히 큰 소리가 들렸다. 건물이 흔들릴 정도라, 루위니스도 레이아도 순간 휘청 거렸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앞으로 쏠리는 루위니스를, 레이아가 곧 팔을 뻗어 안아주었다. 얼떨결에 레이아의 품에 안기게 된 루위니스는 짜증나는지 레이아를 팍 밀쳤다. 그리고는 난간으로 다가가 1층을 바라보았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덩어리가 흐물거리고 있었다.


“ 뭐야? 저건! ”

“ 저게 뭐죠? ”


현재 자신만 있다면 저 정도의 마물을 상대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아직 이엔의 부탁을 수행하지도 못했고, 이렇게 소란스럽다면 분명 파수꾼들이 금방 들이닥칠 상황이었다. 레이아를 데리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그냥 기절 시키고 어디 구석에 버리고 왔어야 했는데.


다행이 마물은 아직 자신의 위치를 모르는 듯 했다. 오전에는 도서관에서 나오더니.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주시하는 듯한 느낌은 딱히 들지 못했는데.


“ 루윈! 얼른 어디로 숨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

“ 쉿. 큰 소리 내지마. 저것들은 소리에 민감하다고. ”


레이아의 큰 소리에 루위니스가 미간을 좁히며 대꾸했다. 하지만, 들었는지 그 덩어리에서 기다란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곧 레이아의 목과 팔을 휘감았다.


“ 어? ”

“ 문 페인!! ”


그리고 레이아가 난간 너머로 떨어지는 동시에, 루위니스는 검을 소환하며 난간을 밟고 뛰어 올랐다. 뛰어내리면서 바람에 로브가 떨어졌고 루위니스의 높이 묶은 흑색 머리카락이 보였다. 떨어지면서 레이아를 잡은 검은 기운을 베어버렸다.


“ 칫. 성가시게. 내가 그대들에게 명하노니, 보호하라!! ”


그리고는 1층 바닥에 균열이 생기는가 싶더니, 곧 넝쿨들이 나와 레이아를 감싸 받아주었다. 레이아는 이 상황이 얼떨떨한지 벙 찐 표정으로 곧 마물에게 달려가는 루위니스를 바라보았다. 이내 루위니스는 마물의 핵심부분으로 보이는 하얀 구체에 검을 박았고, 곧 괴상한 소리를 내며 마물은 곧 사라졌다.


“ ······뭔가 이상한데. 너무 싱겁게 끝났어. 왜지? ”


바닥에 검은 액체를 남긴 채 사라진 마물의 자리를 바라보며 루위니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혹시 모르니 레이아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루위니스는 레이아를 바라보았다. 예상과는 다르게 레이아는 겁에 질려있지 않았다. 오히려 아까보다 더 반짝 거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진짜 멋져요, 이디스! ”

“ 레이아. 지금이라도 돌아가. ”

“ 하지만 이디스랑 같이 나가는 게 아닌 이상, 경보음이 울릴 텐데요? ”

“ ······후. 그럼 조용히 따라와. ”

“ 네!! ”





“ 방금 천장, 흔들리지 않았어? ”


창고에 들어와 이것저것 뒤지던 시온이 줄리아를 바라보며 묻자 줄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다행이 창고 안에 램프가 준비되어 있어, 램프에 불을 붙여 모든 것이 환하게 보였다.


“ 근데 내 생각에는 몬드 왕국의 물건이라면, 관리실에 잘 보관되어 있을 거 같은데. ”


시온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자 투덜거렸다. 반대로 보이는 상자들은 다 열어보며 줄리아는 싫은 기색 없이 찾고 있었다.


“ 하지만 저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보관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함부로 찾지 못하게. 보통 시온님과 같은 생각을 할 테니까요. ”


줄리아의 말에 시온은 곧 수긍하며 다시 열심히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 봐요. 이거잖아요? ”

“ 오! 안 그래도 아까 받아뒀는데. 그럼 얼른 루윈한테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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