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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kim 님의 서재입니다.

나룻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J.H.Kim
작품등록일 :
2014.03.03 03:29
최근연재일 :
2020.06.05 1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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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글자수 :
1,279,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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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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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23화

DUMMY

「아무리 소수정예라고해도 너무 적은 것 아닙니까?」


「확실히 처음에는 이 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습니다. 그동안 진행해온 작전과 임무에 투입되어 많은 병력을 잃었습니다. 이번 전투는 사실상 저희들의 총력전입니다.」


상황은 심각했다. 병력이 적다고 느꼈지만, 지금껏 어디서 따로 휴식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천계의 성이 절벽 끝에 있다. 근데, 이쪽이야말로 절벽 끝에 서 있는 상황이다.


회의실을 나왔다. 각 간부들에게 배정 된 병사는 약 백여 명. 천계는 병력을 꺼내지 않았다. 온전한 병력을 유지한 상태로 전투를 치르면 마계가 압도적으로 불리할 것 같았다.


천계는 절벽이라는 걸 이용해 자신들의 이점을 전투에 잘 써먹고 있다. 큰 눈덩어리를 굴리거나, 바위만 하나 굴려도 많은 적을 상대할 수 있다.


평지에 있는 성을 점령할 때도 수비하는 쪽이 조금 더 유리하다. 하물며 이런 지리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면 유리한 정도가 아니다.


고개를 최대한 꺾어도 여기서는 절벽 위의 성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적들의 턱 아래에 숨어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 한 방 먹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너무 높아서 마땅한 공격이 없다.


「뇌격창이라면 닿긴 하겠지?」


하늘에서 시작되는 공격이니 가장 유효한 기술이다. 내가 결계를 찢어야만 적과 그나마 대등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꼭 결계를 강제로 부셔야만 할까 생각했다.


천계는 성안에 수많은 병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병사가 부족하다. 이걸 이용하면 오히려 역으로 저쪽을 성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시 군단장을 찾아갔다. 그는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나는 차근차근 내가 세운 작전을 설명했다. 군단장은 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경청했다.


「자리를 비운 간부가 데리고 나간 병사는 이백 명쯤 됩니다. 우리 군의 현 총병력은 1천명 조금 넘습니다.」


「그럼 만들 수 있겠군요.」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을 점령하는 거라면, 내 작전은 꽤 쓸 만할지도 모른다. 큰 장애물이 존재하는 이상 성공시키기 힘들다. 게다가 선봉대가 몰살되면 결국 시행하기 힘든 작전이다.


「선봉은 제가 맡겠습니다.」


「안 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상대 장로의 특성도 모르지 않습니까?」


「특성?」


「천계의 장로들에게는 각자 저마다 부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마치 우리 쪽 능력자 같은 힘입니다. 물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강한 힘입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다른 사람들에게 맞길 수 없는 역할이다. 최소한 장로를 상대로 버티려면, 간부들 정도는 되어야 한다. 문제는 병력도 적은데 간부들마저 빼 가면 전쟁이 불리해 질 수도 있다.


「아무래도 제가 해야 할 듯싶습니다.」


「그럼. 솔 장군이 돌아오며 다시 한 번 논의해 보죠.」


그녀의 최측근 중 한 사람. 무리한 작전이지만 이건 나 말고는 할 사람이 없다. 이곳의 간부들은 다들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다.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오히려 이제 갓 훈련병을 벗어난 병사들 같은 느낌이다.


회의실을 나오면서 바엘과 마주했다. 그는 나와 군단장의 이야기를 엿들은 모양이다. 그는 내 작전에 대해서 무리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대신 위험한 일이라는 것은 그도 강조했다.


「저,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해.」


「왜 이곳 군단장님은 능력이 상당히 부족한 간부들을 데리고 계시죠?」


길가메시와 비교하면 너무도 부하들의 능력이 부족하다. 거기다 제 아무리 정예 병사라고 해도 병력 1천명은 너무 적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부분이 너무 많다. 군단장이라는 사람이 무기도 착용하고 있지 않다.


내 질문을 들은 바엘은 특별히 화는 내지 않았다. 대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말 못 할 사연이라도 있는 건지 조금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북쪽은 원래 다른 군단장의 담당이었다. 근데 그는 탈주하고 억지로 떠맡기듯 우리가 맡았지. 척박한 환경이라, 병사들이 몹시 버티기 힘들어 했다. 전투만 벌어지면 꽤 많은 사상자를 냈지. 중앙에서는 승승장구하는 모습만 보았을 거야. 하지만 이곳은 지리적 이점을 이용한 천계와의 전투에서 이긴 것보다 진적이 더 많아.」


「당시 시절 간부가 남아 있나요?」


「딱 한 명 남았지. 나도 그 당시 간부지만, 당시에는 나도 막 들어온 신참 간부였어.」


바엘은 길가메시가 마왕의 신임을 받는 군단장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중요한 지역을 맡기고, 풍부한 물자 보급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우리도 빨리 공을 세워서 인정받을 거야.」


북쪽의 병력과 물자 보급은 한 시라도 급한 실정이다. 마왕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의 부대를 챙겨줘야 하는 게 아닌가하고 생각했다.


결국 내가 이곳에 파견 된 것은 어쩌면 당연 했을지도 모른다. 북쪽의 군단장이 분명 마왕에서 부탁을 했을 것이다. 마왕은 또 그 부탁을 누군가와 상의했을 것이고, 상의한 당사자가 나를 보낸 것이다.


내 능력을 높이 사는 것은 좋으나, 왠지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에 투입시키는 것 같다. 나의 가능성을 보려는 게 임무의 최종 목적이리라.


최후의 수단은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 원래 비장의 수는 끝까지 숨겨둔다. 이번 작전이 제 아무리 위험해도 나는 살아나올 자신이 있다.


다음 날, 아침부터 긴급회의가 소집 되었다. 성벽이 있던 곳에 병사들이 무리지어 서 있었다. 회의실로 쓰고 있는 막사에는 처음 보는 남자 한 명이 상석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있었다.


「저 자가, 중앙에서 파견한 용병이로군.」


푸른색의 눈동자. 그와 상반 되는 붉은 머리칼. 그에게서는 느껴진다. 막사 안에서 그보다 뛰어난 실력자는 없음을. 위압감마저 느껴지는 인물이다.


「오랜만에 모두 모였군요. 회의를 시작하죠.」


오늘 회의는 내가 주축이 되어서 시작 할 수 있었다. 내 머리에서 나온 작전이다. 군단장이 설명하기 보다는 당사자인 내가 설명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간부들에게 나의 역할을 이야기하자, 모두들 수군 거렸다. 적진에 뛰어든다. 이것은 자살이다. 그걸 직접 하겠다고 하니 모두 어이없어 하는 것이다.


「하나만 묻지.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겐가?」


「결계를 밖에서 부수기 힘들다면, 안에 들어가서 강제로 부수면 쉽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죽겠다는 건가?」


「그저 들어갔다가 나올 뿐입니다. 제가 결계를 부수면 최대한 빨리 달려와 주실 수 있으십니까?」


「미련한 자군. 하지만 성공한다면 내 기꺼이 따라 들어가지.」


큰 틀은 어느 정도 설명이 끝이 났다. 이다음 세부 사항은 내가 설명하고 군단장이 직접 배치를 했다. 우선 적들 앞에서 도발을 할 인물은 바엘로 선정했다.


그는 이 중에서 2번째로 서열이 높고, 아직 젊다. 패기가 넘치기에 상대에게 큰 소리를 치고 싸움을 건다면 분명 적들은 문을 박차고 나올 것이다.


문이 열리면 내가 돌입한다. 성의 중앙에서부터 마법으로 결계를 부순다. 이후에 나와 몇 병의 아군이 합세해 성의 일부분을 점령한다.


여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어도 최후의 난관인 장로와의 전투가 남게 된다. 성의 점령보다 더욱 중요한 적장의 퇴치. 승리를 하려면 반드시 없애거나 물러나게 만들어야 한다.


회의에는 장로와의 전투도 논의 했다. 물론 책상에서 이렇게 이야기 해봐야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실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이곳의 장로와 전투를 겨루어본 인물은 군단장뿐이었다. 나머지 간부들은 모습조차도 구경해 본적 없으리라. 이 부분에 있어서는 군단장에게 이야기를 잠깐 듣기로 했다. 무엇보다 전투 경험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


「녀석은 바람을 다룹니다. 무엇이든 썰어버리죠. 게다가 공격이 보이지 않아서 방어가 불가능합니다.」


어차피 일대일로 싸우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적어도 수가 많으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군단장도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만약 천계가 정문을 열고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강제로 부술 겁니다.」


사실 어떤 상황이 되어도 할 일은 하나다. 결계와 함께 성 부수기. 내 작전 설명이 끝나고 간부 두 명이 앞으로 나와서 자신들이 조사한 걸 보고 했다.


천계의 성으로 가는 우회로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회로는 존재 했다. 다만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병력을 숨길 장소가 없다고 이야기 했다.


모두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내 작전에 빈틈이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들 나를 쳐다보았다. 사실 우회로의 행방은 이미 알고 있었다. 따로 조사를 할 필요도 없다. 왜냐면 천계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도 분명 처음에는 그 산을 올랐을 것이다. 당연히 길은 있다. 그 대신 온갖 함정이나 습격 등이 있을 수도 있다. 과연 조사를 나갔던 병사들이 어디까지 확인 했을지는 미지수다.


「병사들의 보고로는 허허벌판이라고 한다. 작전을 다시 짜야하는 게 아닌가?」


「우회로를 돌아가면 저희 생각보다 훨씬 성이 가깝지 않습니까?」


「맞아. 여기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성이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다. 이곳의 천계 성은 한쪽에서만 어마어마한 난이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회로를 찾지 못하도록 긴 성벽을 쌓아서 막고 있던 것이다.


성벽이 부서진 지금, 성의 방어책은 무너졌다. 그들이 숨기고 있던 성의 비밀도 드러났다. 조사팀이 보고 온 것은 허허벌판인 공간과 성이 그렇게 높은 곳에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즉 마계 쪽 성이 있는 위치가 지리적으로 너무 아래에 있었다는 뜻이다. 천계는 별로 높지 않은 성에서 지하 정도의 깊이에 있는 적과 싸우고 있던 것이다.


「우회로는 여기서 얼마나 걸립니까?」


「반나절 조금 안 걸린다.」


「그럼 우회로에서 본대가 대기하죠. 저와 선봉대가 먼저 가서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그 작전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잘 나가다가 군단장이 나의 적진 투입에 반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혼자서는 무리라는 것이었다. 이 사람들은 내 능력을 결계만 깨는데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충분히 전투도 가능하다고 계속 주장했다. 군단장은 쉽게 허락을 하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겠냐고 반문하자 너무도 쉽게 대답을 했다.


「장로를 바깥으로 유인할 겁니다.」


「쉽게 나올 녀석이 아니라면서요?」


「불러내면 나올 겁니다. 우선···.」


군단장의 생각은 장로를 불러낸 다음, 일대일 결투를 신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리고 간부들이 난입해서 장로를 처리한다는 시나리오였다.


결투를 이용한 상대방을 속여서 결판을 내는 건 사실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니다. 물론 전쟁에 비겁한 수와 속임수는 당연히 존재한다.


「천계 병력은 잊으셨습니까? 저희보다 10배는 많습니다. 그냥 제가 안으로 들어가서 성을 박살내겠습니다.」


「성을 부숴서는 안 됩니다. 중앙이야 물자도 사람도 풍부해서 언제든 복구 할 수 있지만, 저희는 성을 빼앗아서 그대로 사용해야합니다. 그러니 부수는 건 안 됩니다.」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녀는 천계의 성을 사용하고 싶은 것이다. 게다가 지금껏 북쪽 지형에 있던 문제들이 반쯤 해결되는 장소이기도 했다.


척박한 환경도 개선되고, 무엇보다 길이 연결되어 있다. 중앙과 보급로를 통해서 여러 물자와 병사를 조달 받으면 앞으로의 전투는 훨씬 더 수월해질 것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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