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H.kim 님의 서재입니다.

나룻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J.H.Kim
작품등록일 :
2014.03.03 03:29
최근연재일 :
2020.06.05 19:00
연재수 :
227 회
조회수 :
46,556
추천수 :
248
글자수 :
1,279,362

작성
19.11.29 19:00
조회
26
추천
0
글자
11쪽

201화

DUMMY

연습을 해보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왔다. 높은 곳에서 부는 매서운 바람이 내가 사용할 마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다소 걱정스러웠다.


자세를 잡고 주문을 외웠다. 익숙해지면 끝부분만 외워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마법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는 손에서 이루어진다.


현재 내 손바닥 위에는 주문이 끝난 마법이 활성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소모되는 마나를 줄이면서 위력을 높이는 훈련은 지겹도록 해왔기에 능숙하게 마친 상태다.


「염(炎)」


손바닥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내 옆에서 둥실 떠올라있다. 이 마법을 주변을 밝히는 용도로 쓰기에는 너무 화려하다. 사실 지금 표적이 없어서 그저 타오르고만 있다. 표적이 생기면 불꽃이 적을 따라 다닌다. 아니면 내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은 연습을 해보려고 하나만 만들었다.


평소 내가 자주 사용하는 번개 마법들은 넓은 범위로 많은 적을 상대할 때 적합하다고 책에 쓰여 있다. 위력 면에서는 최상급에 달하는 마법들이다. 문제는 그걸 버텨내는 적이 나타났기에 전혀 새로운 계열의 마법을 익힐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후 서너 가지 마법들은 더 연습해보았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연습해볼 것은 역시 하늘을 나는 마법이었다. 소설책에서도 상당히 후반, 참고서에서도 꽤 뒤편에 수록되어 있는 비행마법을 실험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주문도 외웠으니까···. 자, 날자! 플라이.」


마법을 활성화 시킬 때 사용한 마나가 내 전신을 감쌌다. 묘한 감각에 발이 지상에서 몇 센티 떠올랐다. 조금 더 높이 떠올랐을 때 평소 마나 화살 등을 움직이는 것처럼 나를 움직여보았다.


옥상난간을 벗어나 공중을 걸어보았다.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위로 올라오는 행동을 반복했다. 느리지만 확실히 하늘을 날 수 있었다. 필요한 마나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의 소량이다.


전투에 크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을 정찰할 때는 꽤 쓸 만해 보인다. 지금도 내려다보는 경치에서 성주의 성을 볼 수 있었다.


공중에서 내려와 모든 마법을 해제했다. 연습으로 일부로 한 번에 한 가지 씩만 마법을 썼다. 실전에서는 한 번에 두세 가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큰 효율은 낼 수 없을 것 같다.


마법은 뛰어난 위력을 가지고 있지만, 숙련도가 낮은 상태로는 제대로 된 힘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연습으로 몇 번 허공에 위력을 발산해 봤지만 실전에서는 어떨지 알 수 없다.


방으로 돌아와서는 마나를 다스리는 훈련을 시작했다. 다른 계통의 마법을 써보면서 느낀 점이다. 내 의지대로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거기에 맞는 훈련이 바로 평소에 하던 조종 훈련이다.


다른 마법의 조종은 아직 어렵다. 생각해 보면 평소 사용하던 번개 마법은 딱히 조종하지 않았다. 표적만 설정하고 공격은 그저 일어나는 일일 뿐이었다. 이걸 움직이거나 분할 할 수 있었다면 굉장히 멋있는 장면이 연출 되었을지도 모른다.


분명 위력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술인 건 확실하다. 이게 먹히지 않는다는 건 두 가지 정도 추측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그가 태생적으로 면역이 있는 경우고, 나머지 하나의 경우는 주변에 기도를 해주는 자가 있을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그의 기이한 능력도 확실히 이해가 된다.


이도저도 안 된다면 숨겨둔 비장의 한 수도 준비해두었다. 다른 마법들에 비해서 훨씬 더 연습을 해둔 상태도 마나를 조종하는 훈련 중에도 계속 연습 중이다.


내일 적들의 습격은 결국 내 마법의 연습 상대가 되리라. 그들은 소수정예로 활동하는 것 같았다. 내 눈으로 확인 한 것만 3명이지만 나머지 동료가 더 있는지도 모른다.


「뭐해?」


「연습.」


크게 소리를 낸 적이 없는데 리카가 잠이 깼는지 내 옆으로 슬쩍 다가왔다. 창밖에서 내가 연습으로 움직이고 있는 화살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지금도 꽤 빠른데?」


「아냐, 지금 좀 느려. 할 수 있어? 더 빠르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가능하지만 속도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나름대로 속도를 내서 움직여봤지만 리카는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다.


「조금 빨라진 거 같지만, 여전히 느려.」


「얼마나 빠른 걸 원하는 거야?」


「잘 봐. 여기서 여기까지 화살이 움직이는 동안 숫자를 5까지 셀 수 있어.」


리카의 설명은 말이 안 된다. 창문에서 리카가 표시한 위치는 내가 움직이면서 속도를 세어도 1번 이상 셀 필요가 없다. 그만큼 순식간에 움직이는 속도를 보고 지금 느리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네 기준에서 느린 거야.」


「그런가?」


「그런 거야.」


내가 연습하고 있는 걸 보고 자신도 연습을 한다며 리카는 방 한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키만 한 낫을 꺼내들고 제자리에서 휘두르기 시작했다.


슬쩍 리카가 연습하는 걸 지켜보던 중 움직임이 이상하게 느려보였다. 실험으로 화살하나를 쏘아보자,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리카의 낫이 기울어 방어를 해냈다.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된다. 실제로는 엄청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영화 같은데서나 본 장면을 실제로 보니 매우 신기하다.


시간이 지난 우리 방은 제각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피로가 다 풀렸는지 네리아도 잠에서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리아의 훈련은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춤 비슷한 동작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날이 밝았다는 표현은 이곳에 적합하지 않다. 시간이 되었다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았다. 간단하게 준비를 마치고 적들을 맞이하러 나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세 명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네 명이 되었다. 잠에서 깬 네리아가 혼자 남아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 딱히 혼자는 아니지만, 결국 혼자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승강기를 이용해 내려왔다. 이곳은 뒷문이 없으니 적들이 침입해올 곳은 정문 밖에 없다. 미리 나가서 대기하고 있으면 싫어도 적과 마주하게 되리라.


간략한 작전을 미리 짜두었다. 수신호를 몇 가지 설명해 주었다.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신호였기에 점검만 가볍게 마쳤다. 상대가 정정당당한 대결을 요구할리 없다. 그들의 작전은 습격이므로 분명 선제공격을 가할 것이다.


「준비들은 끝냈어?」


「예. 언제든지 싸울 준비되어 있습니다.」


「준비할게 뭐 있겠어. 그냥 오는 적들 처리하면 되는 거잖아.」


너무 부자연스럽지 않게 다들 숙소 주변을 배회하며 자유 시간을 보냈다. 콜은 검을 손질하며 주변에 간단한 함정을 설치해두고 있었다. 리카와 네리아는 정문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가장 부자연스럽지만 적들을 방심시키기에는 좋다.


적들이 올만한 방향의 골목을 잠깐 살펴보았다. 굳이 귀찮게 돌아오는 일은 없을 테다. 시계탑과 연결된 골목만을 빤히 쳐다보며 기다렸다.


현재 시각 아침 7시. 하늘은 여전히 어둡다. 주변에서 숨기지기 않은 인기척이 여럿 느껴졌다. 다들 낌새를 눈치 챘는지 미리 정해둔 자신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숙소와 연결된 길목들에서 검은 그림자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위를 둘러보자 사방이 온통 적이다. 그들은 어느 정도 다가오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순순히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자신 있는 녀석부터 덤벼라!」


단도를 꺼내 적들을 향해 겨누었다. 그림자 무리에서 누군가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몸집이 꽤 큰 거구의 남자 같았다. 설마 맨몸으로 싸울까 생각했지만 곳 꺼내든 무기에 넋을 놓을 뻔 했다.


누가 보아도 저건 사람의 두개골이다. 그걸 막대에 묵어서 둔기처럼 쓰는 모양이다. 사람의 뼈가 아무리 단단해도 오래 되면 쉽게 부서진다. 둔기로 쓰기에는 내구성이 그렇게 좋다고 볼 수 없다.


적들은 초반에 기선을 제압할 생각인 모양이다. 그들의 눈에 나는 평범한 검사로도 보이지 않으리라. 단도하나만 손에 쥐고 서 있으니 말이다.


해골 망치가 좌에서 우로 길게 휘둘러져 왔다. 가볍게 한 걸음 물러서는 것으로 피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공격은 단순했지만 위력이 제법 실려 있다. 방심해서 한 대 맞기라도 하면 바로 치명상이다.


계속 방어 할 수만은 없다. 상대의 공격력은 뛰어나지만 강한적은 아니다. 슬슬 마무리를 위해 몸을 뒤로 날려, 적과의 거리를 벌렸다. 빠르게 단도를 가로로 그었다.


효과가 없었는지 상대는 멍하니 쳐다만 보았다. 역시 실전에서 직접 써봐야 위력을 알 수 있다. 조금 전 보다 더 힘을 실어서 단도를 가로로 그었다.


내 눈에서는 선명하게 보였다. 한 줄기 바람이 상대의 복부를 스쳤다. 상대는 자신이 공격을 받았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그러다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자신의 복부를 보고는 상당히 놀란 모양이다. 어느새 그의 복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마무리로 몸을 한 바퀴 회전시켜 단검을 두세 차례 휘둘렀다. 매섭게 날아간 바람은 상대의 오른 팔과 왼쪽 다리를 예리하게 베어냈다.


너무 빨리 비장의 한수를 드러낸 것 같다. 참고서를 보면서 무기나 신체에 마법을 걸어 강화할 수 있다는 걸 보았다. 그걸 보고나서 조금 이라도 빠르게 사용하려고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계속 주문을 외웠다.


그 결과 지금은 단도를 손에 쥐고 ‘바람’이라고 생각만 해도 단검에 마법이 걸린다. 단순히 단도에 바람이 모인다고 바람을 날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단도에 건 마법은 바람을 날리는 마법인 윈드 커터다. 이 마법이 걸린 상태로 단도를 휘두르면 나는 가볍게 휘두르는 것만으로 바람을 날리게 된다. 이걸 응용한 기술이 하나 더 있지만 비장의 수로 남겨두기로 했다.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다가 오히려 당했다. 적들의 사기가 떨어진 게 느껴진다. 단도를 다시 한 번 휘두르자 적들이 겁을 집어먹고 뒤로 조금씩 물러섰다.


「다음 도전자?」


이런 분위기에서 단순한 병사가 나올 수 없다. 그건 사기를 더욱 떨어트리는 행위일 뿐. 결국에는 간부가 나서게 되리라. 고요한 침묵을 깨고 누군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도-전!」


간부로 보이지 않는다. 이 상황에 평범해 보이는 병사를 내보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상대는 온몸을 거칠게 떨고 있다. 앞에 있는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표정이다.


「으···.으···. 하늘에 계신 어머니. 곧 뵙겠······.」


입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액체를 줄줄 흘리며 병사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무슨 일인가 싶었으나, 이내 병사의 복부가 기괴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게 이번 네 상대다. 다들 열 발자국 뒤로 물러나라!」


병사의 복부에서 긴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이어서 두 세 개가 더 나타나 병사의 복부에서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새하얀 몸통에 붉은 여덟 개의 눈동자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입에서는 알 수 없는 녹색 액체를 길게 흘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룻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관련) 해당 소설은 주 1회 매주 '금요일' 저녁에 연재 개시 됩니다. 18.10.04 117 0 -
227 227화 20.06.05 22 0 11쪽
226 226화 20.05.29 19 0 12쪽
225 225화 20.05.15 24 0 13쪽
224 224화 20.05.08 19 0 12쪽
223 223화 20.05.01 28 0 12쪽
222 222화 20.04.24 22 0 11쪽
221 221화 20.04.17 21 0 13쪽
220 220화 20.04.10 72 0 13쪽
219 219화 20.04.03 19 0 13쪽
218 218화 20.03.27 19 0 12쪽
217 217화 20.03.20 20 0 13쪽
216 216화 20.03.13 19 0 12쪽
215 215화 20.03.06 19 0 12쪽
214 214화 20.02.28 22 0 13쪽
213 213화 20.02.21 20 0 12쪽
212 212화 20.02.14 18 0 12쪽
211 211화 20.02.07 24 0 12쪽
210 210화 20.01.31 16 0 13쪽
209 209화 20.01.24 20 0 11쪽
208 208화 20.01.17 25 0 12쪽
207 207화 20.01.10 25 0 13쪽
206 206화 20.01.03 24 0 12쪽
205 205화 19.12.27 31 0 12쪽
204 204화 19.12.20 38 0 12쪽
203 203화 19.12.13 24 0 11쪽
202 202화 19.12.06 23 0 12쪽
» 201화 19.11.29 27 0 11쪽
200 200화 19.11.22 26 0 11쪽
199 199화 19.11.15 38 0 12쪽
198 198화 19.11.08 33 0 11쪽
197 197화 19.11.01 28 0 11쪽
196 196화 19.10.25 41 0 11쪽
195 195화 19.10.18 35 0 12쪽
194 194화 19.10.11 34 0 11쪽
193 193화 19.10.04 31 0 11쪽
192 192화 19.09.27 38 0 12쪽
191 191화 19.09.20 41 0 9쪽
190 190화 19.09.13 40 0 12쪽
189 189화 19.09.06 51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