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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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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5,038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작성
14.08.19 20:34
조회
281
추천
2
글자
8쪽

0부 1장 - 인세(印勢)

DUMMY

하연이가 방에 들어가고 나서 난 언제나 그랬듯이 밥을 차렸고, 하연이를 불러 밥을 먹었고, 평상시와 똑같이 숙제를 하고 책을 읽었다.

“끄아아아!!”

난 읽고있던 책의 한 페이지에 책갈피를 끼우고 책을 덮었다.

덮고나서 기지개를 활짝 피며 시계를 보니 어느새 9시가 다 되었다.

“이제 슬슬 누나가 올 때가 됐는데 말이지. 시끄러워지기 전에 자야겠다.”

난 이부자리를 정리하며 침대에 몸을 뉘었다. 물론 창문은 오후에 미엘이 말했던 대로 잠그진 않았다. 언제 들어오더라도 상관없었으니 말이다.

똑딱똑딱-

들려오는 시계 초침소리에 몸을 맡기며 눈을 감은지 얼마나 지났을까...

툭툭-!

나는 꿈결에서 누군가 나의 팔을 뾰족한 무언가가 치는 게 느껴졌다.

누나인 줄 알고 꿈결에 손을 저어대며 난 그대로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자 들려오는 소리는?

푸욱-!

뭔가 나의 팔의 살을 뚫고 들어오는 소리였다.

예상치 못한 고통에 난 놀라 벌떡 일어섰다.

“끄아악!! 내 팔!”

다리로 이불을 박차며 앉은 자세를 만든 난 힘겹게 눈을 뜨고 내 팔을 쳐다보았다.

내 팔 위엔 뭔가에 물린 듯한 구명 두 개가 있었고, 방금 내가 흘린 듯한 피가 고여 있었다.

그 구멍을 빤히 바라보자, 그 구멍이 서서히 메워지기 시작했다.

뭐지, 이건?

이에 의문을 품은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원흉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엘....도대체 내 팔을 왜 문거야?”

“아, 피 냄새도 달콤하기도 하고, 너가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물었지. 피 보충도 할겸.”

물론 그 원흉은 미엘이었다. 당당하게 송곳니에 내 피를 적신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 얼굴은 참...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뻤다(나도 남학생이다. 물론 연애는 못해본 소년기에 있지만).

쳇! 이뻐서 화도 못 내겠다.

“오면 왔다고 툭툭 칠게 아니라 그냥 확 깨우지는, 왜 팔을 무는데?”

자면서 그 고통이 생생히 느껴졌다는게 무서워 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목에도 물렸으면서 이걸로 호들갑은.”

생각해보니 그랬다. 난 내가 원하지도 않았었지만, 미엘에게 목을 물려 피를 뺏겼었다. 물론 세라핀으로 변하기도 했지만.

“그나저나 무슨 일로?”

“훈련해야지. 말했잖아. 시간이 없다고.”

아! 잔다고 정신이 아직 안 돌아왔나보네. 오늘 올거 같은 느낌이더니, 진짜로 왔네.

“잠시만 기다려봐.”

난 그렇게 말하고 침대 위에서 가부좌를 틀어 앉았다.

그리고 서서히 영기를 내 심장으로 집중을 시키기 시작했다.

변하기 위한 영기가 충분히 모였는지 난 내 몸을 빠져나오는 느낌을 받고 나자 눈을 떴다.

미엘은 그저 창문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서서 달을 보고 있었다.

철그럭-!

난 손에서 느껴지는 그 칼의 감각을 느끼며 미엘을 바라보았다.

“변하긴 했는데 도대체 무슨 훈련을 하려고?”

“그건 가보면 알아. 가자!”

나를 보며 조용히 말을 하고는 미엘은 창틀을 밟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만! 난 그렇게 못 나가.”

난 그저 밖으로 뛰쳐나간 미엘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미엘은 창문 밖에서 무릎을 쪼그리고 앉아 나를 보며 말했다.

“아, 맞다. 너 영보 못 쓰지? 흠...그럼 일단 이거부터 빨리 가르쳐주고 가야겠다.”

그러자 미엘은 다시 창문 밖에서 몸을 일으키며 날 보며 말했다.

“모든 전투의 기본이 되는 영입자를 받침으로 삼는거야. 날 보면 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상으로는 그저 영입자들을 밟고 서있는거지.”

저기요, 그렇게 말해도 전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말이지요.

“흠, 그럼 그냥 영기를 니 몸으로 집중 시키면서 밖으로 뛰어봐. 걱정 마, 영체니까 죽지 않아.”

그래도 떨어지면 아픈 건 똑같을거 같은데...일단 해봐야 알 수 있기에 난 그저 한숨을 쉬고 창틀에 무릎을 구부리고 선 채, 영기를 내 몸으로 집중시켰다. 물론 그 작업은 어렵지 않았다.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영입자들은 내 주위로 모여 영기를 형성해서 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너무 자연스럽게 되니 그저 신기했다.

“그 상태에서 밖으로 뛰어봐. 대신 너의 발 밑에 영입자들을 받친다고 생각해야 돼.”

난 그 말을 믿고 밖으로 점프했다. 물론 뛰면서 무서웠지만 내 발 밑에 영입자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타악-

어딘가에 착지한 듯한 소리가 들려오고 나서 난 눈을 떴다.

밑을 보고 난 깜짝 놀랐다.

“우와!”

“어렵지 않지?”

내 발 밑과의 거리가 20미터는 되어 보이는데 난 그 위에 떠있었다.

“신기하다. 이런거 처음이야.”

난 입을 벌리며 그 새로운 느낌을 천천히 맛보고 있었다.

“연습해야 할 건 이게 아니라 ‘영보(零步)다. 영보란, 영입자들의 거리를 없애 한 순간의 일정거리를 치고 나가는 보법을 말하지.”

키렌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역시 이건 그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말이다. 공중에 떠있는게 뭐가 자연스럽다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영체라는걸 생각해본다면 둥둥 떠다니는게 맞다는 소리다.

그리고 키렌이 그 영보에 관해 설명을 해줬는데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게 요약된다.

영입자들은 어디든지 퍼져있다. 특히 인세 같은 경우는 살아있는 인간들이 사는 세계, 그리고사계와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영입자들의 밀집도가 높다. 물론 영입자가 적어도 영입자가 있기만 하면 언제든지 영보를 사용하는게 가능하다고 한다.

영보를 사용하는 방법은 영입자들을 시각화해, 자신이 서있는 부분과 3미터 이내의 거리에 퍼져있는 영입자들을 지워, 끊어진 부분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 연결된 부분으로 발을 내딛으면 순식간에 어느 정도의 거리를 가게 되는데, 이게 영보란다.

쉽게 말해,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지름 3미터 이내에 점을 찍어 그 사이의 영입자들을 없애고 그 점을 붙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점으로 걸음을 내딛으면 치고나가는 보법이라고 난 이해했다. 어려운건 아무리 생각해도 질색이니 말이다.

슉-!

슉-!

나는 몇 번의 연습 끝에 영보 한 번을 성공할 수 있었다. 걸린 시간은 해봐야 3분이었다.

실패했었을 때? 이미 영입자들을 밟고 서있는게 자연스러울 정도인데 땅에 다행히 곤두박질 치지는 않았다.

그 한번에 감을 잡은 난 영보를 자연스럽게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대단하군. 처음 해볼텐데 이 정도 실력이라니.”

키렌은 놀랍다는 목소리(표정이 보이지 않으니)로 말했고, 미엘은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이제 영보도 할 줄 아니 이제 가자. 급히 처리해야 될 일이 생겼어.”

미엘은 한 곳을 향해 달려갔다. 영보로 치고 나가기에, 나도 미엘을 눈으로 쫓아가며 미엘의 뒤를 영보로 쫓아갔다.

영보로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신기했다. 앞에 있는 건물들이 한걸음으로 인해 순식간에 내 옆에 있는 상황은 정말 시원했고, 신기했다.

앞을 쳐다보았을 땐 미엘과 나 사이의 거리는 꽤 되었다.

열심히 쫓아가고는 있는데 거리 차이가 꽤 났다. 저게 숙련자라는 건가? 난 최대한의 속도를 내 열심히 가고 있지만 이렇게 거리 차이가 난다는 건 시간의 차이가 심하다는 걸 난 느꼈다.

저걸 일상생활처럼 했었을 미엘과, 처음 세라핀이 되어 이렇게 초보티가 나랑 비교하면 당연했다. 생각해보니 갑자기 미엘한테 꿀리네. 이것 참...

그렇게 달려나가던 미엘이 어느 지점에 도착하고 나서야 걸음을 멈췄다.

나도 멈춰 선 미엘을 발견해 멈춰섰다. 그리고 미엘을 향해 물었다.

“여긴 어디야?”

그렇게 어리버리하게 물어보니,

“밑을 봐봐. 뭐가 보여?”

조용한 미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나서 난 바로 고개를 내려 밑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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