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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앤피자 님의 서재입니다.

엘 누에보 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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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소파앤피자
작품등록일 :
2022.12.25 16:12
최근연재일 :
2023.05.26 06:00
연재수 :
150 회
조회수 :
6,149
추천수 :
158
글자수 :
804,680

작성
23.04.19 06:00
조회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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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116화

DUMMY

그 문도는 확연하게 미친놈이고, 찰스를 고문하던 두 남자의 말을 생각하면 이미 문도의 소문은 좁지 않게 퍼져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게다가 문도의 권한으로 새로운 사람을 마음대로 넣어줄 수 있으니, 이 변명이 제일 최선이었다.


남자는 어쩌면 자신에게 불똥이 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남자의 얼굴이 그 짧은 순간에 빠르게 창백해졌다. 그리고 곧 누군가에게 쫓기는 말투로 말했다.


“그럼... 그러면 이만 가봐.”


여자는 반박하려는 듯 했지만, 이곳에 더 오랫동안 있었기에 문도의 비정상적인 취향을 잘 알고 있던 남자가 그녀를 억지로 끌고 갔다.


내버려두면 마음대로 사고를 칠까봐 불안한 것 같았다.


무사히 중간크기의 가방을 어깨로 매고, 그들에게 알려줬던 통로를 그대로 지나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몸을 반쯤 숙인 다음에 차가 있는 장소를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차의 앞에는, 먼저 도착한 두 사람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윌에게 무심한 손길로 가방을 던져준 후, 자연스럽게 운전석에 앉았다. 그들도 베브를 따라 뒷좌석에 올라타는 순간, 커다한 경보음이 위협적으로 울려 퍼졌다. 인상을 쓰게 만드는 소리다.


신속하게 시동을 걸고 빠른 속도로 숲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얼마 안가서 차 몇 대가 뒤따라온다. 약품 때문에 시간을 허비한 것을 잠시 후회했다.


조금만 더 가면 리암과 이준이 헬리콥터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거리에 비해 따돌릴 수가 너무 많았다.


“뒤에 총이 있으니까 그걸로 저격해!!!”


베브가 소리쳤고, 두 사람은 맞대응을 시작했다. 엑셀을 밟은 발이 더욱 깊숙이 내려갔다.


뒤에 있던 차들은 그들이 처리하고, 옆에 따라오던 차는 베브가 들이박으며 내쫓았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는 끈질기게 뒤따라오고 있다.


그러다 끝내 바로 뒤까지 따라붙었고, 달린은 동시에 자신의 발치에 떨어져있는 바주카포를 발견했다.


일말의 망설임 없이 준비를 마친 그녀를 베브가 백미러로 발견했다. 그는 다급히 외쳤다.


“잠깐!! 너무 가까-”


콰쾅-!!!


이내 엄청난 굉음을 내며, 그들을 따라오던 차가 폭발했다.


너무 가까웠던 거리 때문에 뒷자리의 문짝도 폭발에 함께 휘말려 떨어져나가고, 그 반동으로 윌의 옆에 있던 가방 또한 바닥으로 떨어졌다.


“멈춰!!!”


윌이 목이 터져라 지르는 통에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베브는 그 이유를 알고 다시 출발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전에 윌은 이미 차에서 뛰어내렸다.


“당장 돌아와!”


곧 다른 추격자들도 찾아올 것이 뻔했지만 그는 단호했다.


“사람들한테는 약이 필요해요!!”


베브는 저 한 사람을 위해 그의 목숨까지 걸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저 쓸데없는 정의감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미 클로이가 약을 만들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시간이 필요하지만, 못 기다릴 정도도 아니다.


그래서 도로 핸들에 손을 올려놓고 엑셀을 밟으려는 그를 달린이 막았다.


“윌을 버리고 가지는 않을 거야!”

“대단한 애인이네.”


습관처럼 비아냥거리자 그녀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그런 사이 아니야!”

“관심 없어. 미안하지만, 지금 저 약 때문에 다 죽기 싫어.”


결국 엔진 소리가 커다랗게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베브의 뒤통수에는 차가운 총구가 닿았다. 엔진은 도로 사그라들었다. 그는 잠시 고민했다.


그냥 저 여자도 죽여 버릴까.


허리에 걸쳐있는 총으로 조금씩 손을 옮기며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그녀의 눈에 물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절벽의 끝까지 몰려있는 사람의 얼굴이다. 다만 베브는 저렇게 의리를 중요시하는 인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말없이 물끄러미 그녀를 응시하던 베브는 결국 핸들에서 손을 때며 양 손바닥으로 보여줬다. 항복의 의사였다. 어쨌든 주어진 임무는 완수해야 했으니까.


그 동안 가방을 주워낸 윌이 다시 차로 향했다. 그리고 마침내 바로 거의 도착했을 때에 총 소리가 울려 퍼졌다.


탕-!


복부를 한 손으로 움켜잡고 바닥에 주저앉은 윌을 보자마자, 베브는 즉시 총을 꺼내들어 뒤를 저격했다. 달린은 차마 윌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베브와 함께 맞대응을 하며 소리쳤다.


“일어나! 어서 타라고!!!”


안 좋은 곳에 맞은 듯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던 그가 휘청거리며 몇 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 온 몸이 안쓰럽게 부들부들 떨리는 게 한 눈에 보일 정도였다.


곧이어 몇 개의 탄알이, 기다렸다 듯이 그의 몸에 박혀 들어갔다.


결국 고통어린 신음과 함께 다시 한 번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입가에 덩어리진 피가 아래로 흘러내렸다.


“월!!!”


울먹이는 외침을 들으며, 그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고 가방을 내던졌다.


달린과 멀지 않은 곳에 가방이 힘없이 떨어졌고, 그녀는 울부짖었다.


“너 없이 못 가!!! 얼른 타라고!”


베브는 조금만 더 총을 맞으면 차가 폭발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미 봐줄 만큼 봐줬다. 그는 일방적으로 출발을 통보했다.


“얼른 그 가방이나 받아!!!”

“제발 잠깐만 기다려줘!!”


달린은 윌을 부축해 데려오기 위해 차 밖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동시에 그새 또 다른 차가 오는 것이 보였다.


베브는 골치가 아팠다. 마음 같아서는 달린도 버리고 가고 싶지만 그러면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하나라도 데려가야 한다.


그때 윌이 그녀에게 말했다. 점차 목소리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다.


“...죽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돼. 그럼 살고 싶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가 없잖아.”


그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일지도 몰랐다.


자신의 탄알이 거의 떨어지는 것을 눈치 챈 베브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그는 달린에게 소리쳤다.


“빨리 타라고!!”


달린은 바로 아래에 떨어져있는 가방을 떨리는 손으로 주워 들었다. 그것을 본 윌은 이상한 얼굴을 했다. 그 순간에 무슨 감정이 들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조금 위태로워 보인다.


베브는 출발하기 전에, 그에게 무언가를 던져주었다.


점점 멀어지는 윌을 모습을 보면서, 달린은 아직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얼굴로 물었다.


“...방금 뭘 준거야?”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또 묻지 않고, 한 번 더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바옌시나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윌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비록 그들은 엄청난 속도로 멀어지고 있지만, 그녀는 눈이 충혈 되도록 부릅뜨고 바라봤다.


차라리 윌이 끌려간다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더라도 홀로 다시 이곳을 찾아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희망은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허공으로 사라졌다.


방금 일어난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검붉은 연기덩어리가 섬광과 함께 퍼져 나갔다.


달린은 멍하니 벌리고 있던 입을 다물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바깥으로 상체를 내밀었다. 그리고 곧 그 얼굴 그대로 힘없이 주저앉았다. 그렇게 상황판단을 끝낸 후에는 깊이 분노했다.


“무슨 개 같은 짓을 한 거야?!!!”


금방이라도 옆에 있는 총을 주워들어 그의 머리를 날려버릴 것처럼 격분했지만, 오히려 너무 흥분해 그럴 생각조차 못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내뱉고 있는 온갖 욕설에도 베브는 덤덤했다.


그는 대부분의 의식을 주변을 살펴보는 데에 쓰고 있었다.


더 이상 따라오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제야 내내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그 놈이 원했던 거야.”


달린이 멈칫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소란스러웠던 공기가 도로 고요해졌다.


“네가 먼저 환풍기로 들어갔을 때, 걔가 부탁했어.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 온다면 폭탄 하나를 달라고. 그 거리에서 터지면 고통 없이 빨리 죽을 테니까.”


그 말에 그녀의 얼굴이 또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일그러졌다. 그러나 눈물이 흐르지 않고, 억지로 참아냈다. 그 행동이 윌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처럼.


달린은 얼굴을 양손에 묻고 고개를 숙였다.


베브는 그녀와 대조되게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핸들만 쥐고 있다. 그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의리가 있는 사람은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에 필요했을 용기는 존중했다.


윌의 행동으로 어렵지 않게 추적자를 따돌린 그들은, 곧 그 지역의 끝에 도착했다. 베브는 계획대로 리암에게 신호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헬리콥터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말해야 해.”


딜런은 자신이 중요한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믿는 듯 했다. 베브는 무심하게 힐끗 쳐다보고는, 툭 내뱉듯이 물었다.


“뭘?”

“배신자가 있다는 걸.”


고문에는 오직 신체적인 것만이 있지 않았다. 그들은 배신자의 존재를 들먹이며 그녀의 입을 열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달린이 기대했던 반응을 나오지 않는다.


여전히 이 일에 전혀 관련이 없는 것 마냥 서있는 베브는, 모든 일에 의미가 없는 사람 같았다. 달린에게 그런 종류의 사람은 달갑지 않았다. 심지어 아까 소리를 지를 때에도 속을 알 수 없는 남자였다.


베브가 입을 다물고 있는 동안, 어느새 헬기는 바로 앞에까지 다가와 착륙했다.


그 안에는 리암과 이준이 앉아있다. 비행석에 있는 이준은 가볍게 손을 흔들었고, 리암은 그들이 편히 앉을 수 있도록 반대편의자로 자리를 옮겼다.


리암의 옆에 베브가 자리 잡은 다음에, 그 뒤로 달린이 넘어가 안전벨트를 맸다. 그러자 헬기는 다시 이륙하기 위해 회전날개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느 정도 헬기가 땅에서 멀어진 후에야, 완전히 안심하고 말했다.


“중요한 정보가 있어요. ENM 안에 배신자가 있어요.”


리암은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넘길 만큼 연기력이 뛰어나지 않았다. 누가 봐도 뭔가를 숨기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표정인지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요상해진 얼굴에 달린은 점점 경악에 차올랐다.


“알고 있었어요?!!!”


충격이 명백하게 들어나는 외침에, 서둘러 리암이 횡설수설 변명했다. 그의 양 손은 결백함을 주장하고 싶은 것처럼 다급하게 움직였다.


“아니, 그게... 이런 식으로 혼란이 일어날까봐 말하지 않은 거야!”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알아야죠! 그 정도 권리는 있다고요!”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이준이, 평소의 장난기어린 말투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일단 돌아가서 로단한테 말해봐.”


결국 로단에게 모든 책임을 맡기는 듯한 말이, 리암은 마음에 들진 않았다. 하지만 그 또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계속 이어지던 변명을 뒤늦게 멈추었다.


아직도 화가 나지만, 엄청나게 지친 달린은 피로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만 쉬고 싶었다.


결국 등을 의자에 기대고, 불편하게 흔들리는 중력을 느끼며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리고는 문득 앞좌석에 있는 베브를 바라봤다.


여전히 감정을 알 수 없는 무표정이다.


그제야, 그녀는 베브가 그 사실을 이미 한참 전에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개자식.”


그는 달린의 욕설에 고개를 돌렸다가, 도로 무시하고 눈을 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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