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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D 님의 서재입니다.

요동의 바람(Remake)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JayD
작품등록일 :
2021.01.11 15:56
최근연재일 :
2023.02.15 23:26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802
추천수 :
41
글자수 :
103,318

작성
21.07.18 19:30
조회
73
추천
3
글자
13쪽

12회. 달구벌 전투

DUMMY

"물러서지 마라!! 여기서 김유신의 목을 칠 것이다!!"

"뚫어라!! 놈들을 돌파하고 압독주로 가자!!"


마침내 양국에서 첫 손에 꼽히는 명장들의 결전이 시작되었다. 수비하는 윤충은 마치 바둑판에 놓인 바둑돌과 같이 가지런하게 정돈된 포진을 펼쳤는데 커다란 방패를 든 방패수들을 선두로 벽을 만들었고 그 뒤에 기다란 장창을 든 장창수들을 세워 고슴도치와 같은 대형을 이루었다. 그리고 여기에 맞선 김유신은 그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장창병들을 선봉으로 세워 돌격시켰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친 파도처럼 몰려간 신라군은 백제군의 방패벽을 향해 우르르 몰려가 받았다. 가장 앞에 선 병사들은 백제군의 창에 찔려 쓰러졌지만 다음, 그 다음 대열의 병사들이 멈추지 않고 계속 돌진하였다. 양군이 사용하는 장창의 길이는 서로 엇비슷하였지만 백제군의 창에는 선두에서 달려온 신라군의 시신이 꿰여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하였다. 무슨 뜻이냐, 그들은 찌르고 싶었지만 시신이 방해가 되어 찌를 수가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백제군의 장창이 힘을 못쓰게 되자 신라군은 기세를 높이며 몇몇 방패병들을 넘어뜨리며 맹렬하게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기 시작하였다.그러자 윤충은 포진을 바꾸었다.


"침착하라! 방패는 물러서지 말고 자리를 지키라. 부월수 앞으로! 장창과 교대한다!"


그러자 커다란 도끼를 사용하는 병사들이 방패수들의 바로 뒤에 위치하게 되었고 장창수들은 뒤로 물러나게 되었다.


"찍어라!!"

"하아아!!"


방패수들의 보호를 받는 그들은 대열의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도끼를 들어 신라군의 장창을 내리찍었다. 즉 이들의 목적은 신라군의 장창을 도끼로 찍어 부러뜨리는 것이었다. 장창이 부러지자 신라군의 선두는 크게 술렁였으며 이를 틈타 백제군은 무너진 방패의 벽을 다시 재건하였다. 그리고 대형 안으로 난입한 신라군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정리가 되었다. 그러자 윤충은 다시 명을 하달하였다.


"푸른색 깃발을 올려라."

"깃발을 올려라!! 푸른색이다!!"


곧 백제군의 본진에서 나각소리와 함께 푸른색의 깃발이 올라왔다. 이는 양익을 구성하는 병사들에게 좌, 우측으로 빠져나가 적을 치라는 군령을 전하는 신호. 이를 본 군사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마치 물이 구멍으로 빠져나가듯 순식간에 빠져나가 적진의 좌, 우측을 들이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번엔 신라가 대응하였다.


"대장군! 우리 양익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후군 전진. 양익과 함께 놈들을 협공하라."

"후군은 전진하라!!"


북소리가 울리며 신라 본진의 후미에 배치되어 있던 병사들이 전진하며 양익을 공격하는 백제군을 향해 공격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공격을 받던 양익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협공을 시작하며 거꾸로 공격해 온 적들을 몰아붙이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윤충은 즉시 기병들을 돌격시켜 협공을 당하는 아군을 지원케 하였는데 이를 본 김유신의 눈빛이 한번 두근거리더니 곧 형형하게 빛났다.


"전하라. 남아있는 모든 기병들을 전부 내게로 오라고 해! 어서!!"

"기마대! 대장군께로 모여라!"


그러자 그때까지 본진에 남아있던 모든 기병들이 김유신에게로 모였다. 그 수는 도합 2천. 그들이 모두 모이자 김유신은 입을 열었다.


"지금 놈들이 우리의 양익을 공격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이 움직일 때가 되었다."

"하명하소서! 대장군의 명을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좋다! 이제 우리는 이 길로 놈들의 본진으로 돌격할 것이다! 내가 직접 앞장서서 너희 기병들과 함께 놈들의 본진을 밀어버릴 것이다!"

"예 대장군! 목숨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북을 쳐라!! 나각을 불고 깃발을 세워라!! 총공격이다!! 여기서 승부를 건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마침내 김유신은 건곤일척의 승부를 내기 위해 총공세로 나왔다. 기병들을 앞세워 돌파력을 극대화시킨 포진, 만일 백제군이 신라군의 양익을 먼저 밀어버리는데 성공한다면 그대로 참담한 패배를 맛보게 되겠지만 그보다 먼저 신라군이 백제군의 중군을 밀어버린다면 이 전투는 신라의 완승으로 끝이 나는 것이다. 즉 시간의 싸움이 된 것이며 신라군은 압독주까지 해방시켜야 하기에 조기결전을 치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김유신의 생각을 윤충은 읽어냈다.


"벌써 승부를 내겠다고 나오는건가? 급하긴 한가 보군."

"어찌하오리까, 장군."

"급한건 놈들이야. 그렇다면 우리는 여유를 부려줘야지. 그래야 놈들이 더 무리를 할테니 말이야."

"하옵시면?"

"기세를 높이고 있으니 우리는 놈들의 힘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상대한다. 항아리 대형으로 놈들을 끌어들여라. 힘을 크게 낭비하게 해. 놈들의 힘이 모두 소진될 때, 우리가 총공격을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장군!"


이에 백제는 신라의 공격을 일단 소진시키며 대응하고자 하였다. 가운데가 들어간 항아리 대형, 신라군의 맹공에 백제군은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힘을 최대한 아꼈다.


"놈들이 힘을 빼면서 싸우고 있습니다."

"......."


그러자 김유신은 생각의 회로가 앞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계속 공격을 가하면 이는 적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리를 해서 조금 더 공격의 강도를 높여야 할까? 아니다, 그랬다간 오히려 아군의 힘만 금방 소진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양익을 치는 적들을 공격하러 군을 나누어야 할까? 그것도 아니다. 상대방에게 질질 끌려다니기만 할 뿐이다.


"생각해라...... 놈들을 격파할 수 있는 방법을.......!!"


마음이 초조해졌다. 시간이 없다. 비단 이곳 달구벌의 전장 뿐만이 아니라 압독주의 전장까지 해결을 해야만 하였다. 알천이 몸을 아끼지 않고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의직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자칫하면 압독주가 무너지게 될 수도 있다. 그리되면 다음은 서라벌이다. 도성이 공격을 받게 된다.


"........!!"


그 순간, 그의 머리에 번뜩이는 한가지. 그는 말고삐를 틀어쥐고 부장을 불렀다.


"군을 나눈다."

"예?!"

"중군을 셋으로 나눈다. 제 1군과 2군은 전선을 이탈하여 적의 후방으로 들어가라. 제 3군은 나와 함께 이곳에서 놈들을 친다."

"대장군! 무모합니다! 중군이 너무........"

"설명할 시간이 없다! 어서 내 명을 따르라!!"

"큿.....!!"


무모하기 짝이 없는 전술. 후방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렇다 쳐도 중군을 다시 셋으로 나눈다니. 윤충의 공격을 막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대장군의 명이다!!"


곧 김유신의 명이 하달되었고 명령에 따라 중군이 셋으로 나누어졌다. 2개의 군이 전선을 이탈하였는데 윤충 역시 반대쪽에서 이를 보고 있었다.


"......."

"놈이 무리를 하는군요."


3군 중 2군을 후방으로 보낸 것은 이들이 주력이라는 뜻, 그런데 김유신은 남은 1군을 이끌고 자신을 상대하겠다고 있다. 그렇다는 건.......


"이건 어쩔 수 없군."


명백히 자신을 상대하러 오라는 도발. 이에 윤충도 마침내 칼을 뽑아들었다.


"그렇게까지 나를 부른다면 가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 유신아."


돌격기가 올려졌다.


"전군에 알려라!! 놈들을 단번에 쓸어버린다!!"

"총공격이다!!! 전군 돌격!!!"


그는 말 안장에 걸어 둔 패검을 뽑아들었다. 김유신의 승부수에 윤충이 응해주었다.

현재 김유신이 이끌고 있는 중군의 병력은 2천, 반면 공격하는 윤충의 병력은 6천 이상이다. 상당히 무모한 전투, 그러나 김유신에게는 마지막 수단이 있었다.

윤충이 이끄는 군사들이 물밀듯이 몰려오자 신라군에서 얼굴에 분칠을 한 어린 소년들이 뛰쳐나왔다.


"싸움에 나서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화랑도의 용화향도. 한때 김유신이 이끌었던 화랑 집단. 화랑과 낭도를 비롯한 3백여명이 이 전투에 참여하였는데 그들이 드디어 전면에 나섰다.

본래 유유자적하며 경치좋은 명산과 물가를 오가며 풍류를 즐기고 또 학문을 익히는 젊은이들 집단이었지만 전쟁이 발발하면 병장기를 움켜쥐고 앞장서서 나가 싸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충성심도 굉장히 깊은 집단이었다.


"하아아아아아!!!"

"죽어라!!!"


젊은 화랑과 낭도들은 덤벼드는 백제군을 베고 베고 또 베었다. 수많은 화랑도 중에서 특히 무예에 공을 들인 이들이 바로 용화향도이다. 김유신의 뒤를 이어 신라의 대들보가 되겠다는 맹세를 다진 그들은 음주가무는 일절 금하고 오직 학문과 무예에만 전념한 이들이었으며 때문에 그들은 신라의 여느 부대보다 압도적인 무위를 자랑하는 이들이었다.


"저놈들은?"

"신라의 화랑들입니다."

"......."


좀처럼 백제군이 밀어버리지를 못하고 있다. 대군이 뒤엉켜 싸우는 전장이라면 용화향도의 무위도 일개 한낱 부대의 무위로 그쳤겠지만 적은 수의 병력이 뭉쳐서 버티는 상황에서 그들의 무위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자 윤충은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더니 고삐를 틀어쥐었다.


"이랴!"

"자.... 장군?!"


윤충은 그들을 향해 말을 달렸다. 그는 가만히 화랑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본래 화랑들의 집단은 화랑 한명과 그를 따르는 낭도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현재 이 전장에는 3명의 화랑들이 각각 1백명의 낭도들을 거느리고 참전해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곳에서도 3백여명을 지휘할 지휘관급 화랑이 있었는데 윤충은 그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말을 달렸다.


"컥.....!!"

"휘랑공!!"


누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싸우던 지휘관은 단칼에 명을 달리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을 도륙하는 것이지만......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크으으으으으으!!!!"

"으아아아아아아아!!!!"


오히려 화랑들은 분기탱천하여 더더욱 맹렬하게 백제군을 향해 이를 갈며 달려들었다. 몸을 보호하는 방어따위는 집어치우고 오직 상대방의 급소를 노리는 공격만 퍼부으며 덤벼들기 시작하였다. 서슬퍼런 그들의 공격에 오히려 백제군은 주눅이 들었고 이를 기다리고 있던 김유신은 남아있는 모든 병사들을 동원하여 공격에 나섰다. 즉 2천에 불과한 신라군이 6천이 넘는 백제군을 거꾸로 몰아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건......!!"

"장군!!! 후방의 본진이.....!!"

"큭.....!!"


그리고 이때, 김유신이 후방으로 보낸 2개의 군이 백제의 본진을 함락하고 후방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다시 말해 이 전투의 결과가 윤곽을 드러냈다는 뜻이다.


"퇴각하라!! 대야성으로 퇴각한다!!"


'장군 윤충이 달구벌에서 김유신가 크게 싸웠다. 적이 몸을 아끼지 않고 맹렬하게 싸우니 우리군이 당해내지 못하고 대야성으로 물러났다.' - 백제사 의자왕 본기 -

'대장군 김유신이 알천을 지원하기 위해 달구벌에 이르렀는데 백제의 장수 윤충이 가로막았다. 대장군은 군을 셋으로 나누어 적의 후방을 함락하고 화랑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맹렬하게 싸워 마침내 적을 격파하였다.' - 신라사 선덕왕 본기 -


윤충의 퇴각을 시작으로 압독주를 공격하는 의직도 군을 물렸고 달구벌을 지원하기 위해 독산성으로 옮겨온 흑치상지와 복신도 무산성으로 옮겨갔다. 김유신은 다시 한번 백제의 공격으로부터 신라를 지켜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편 계립령에서 신라의 원군을 끊던 계백도 가잠성으로 물러갔는데 신라군의 추격을 받았다. 그 전투를 백제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계백이 계립령에서 가잠성으로 물러나려고 하자 적이 추격하였다. 성에 이르자 우리군이 성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용맹하게 나가 적을 공격하였고 성주 계백도 몸을 돌려 적을 공격하여 수급 3천개를 취하였다' - 백제사 의자왕 본기 -


이 전투가 백제와 신라의 전쟁의 마지막이었다. 윤충의 패전으로 백제군의 사기가 저하되었으나 가잠성에서의 승전으로 어느정도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전선의 백제군은 다음을 기약하며 물러났으나 신라는 달랐다.


"대장군."

"그래. 아직 전쟁이 끝난건 아니지."


김유신의 눈이 이번엔 북쪽으로 향하였다.


"전선에 나와 있는 모든 장수들에게 아단성으로 오라 이르라. 아리수로 간다."


고구려를 막기 위해 신라군은 다시 북쪽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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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의 바람(Remake)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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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요동의 바람, 고구려 이야기 21.01.11 135 0 -
16 16회. 낭비성 전투(2) 23.02.15 32 2 13쪽
15 15회. 낭비성 전투(1) 22.04.24 60 2 11쪽
14 14회. 북한산성 전투 21.10.07 78 2 12쪽
13 13회. 아리수 전선 21.07.30 72 2 16쪽
» 12회. 달구벌 전투 21.07.18 74 3 13쪽
11 11회. 협공 21.03.11 102 2 17쪽
10 10회. 연개소문과 성충의 만남 21.03.04 88 4 16쪽
9 9회. 공동의 적 21.02.18 106 2 17쪽
8 8회. 삼국 전쟁의 시작 21.02.11 105 1 13쪽
7 7회. 패수 전투 21.02.04 112 2 12쪽
6 6회. 출정 21.01.28 102 1 13쪽
5 5회. 사신 김춘추 21.01.21 107 2 17쪽
4 4회. 아직은 병아리 21.01.18 110 4 13쪽
3 3회. 새로운 인재 21.01.17 134 3 13쪽
2 2회. 안시성의 반발 21.01.17 182 3 19쪽
1 1회. 새로운 고구려 +1 21.01.13 319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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