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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D 님의 서재입니다.

요동의 바람(Remake)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JayD
작품등록일 :
2021.01.11 15:56
최근연재일 :
2023.02.15 23:26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804
추천수 :
41
글자수 :
103,318

작성
21.03.1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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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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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1회. 협공

DUMMY

연개소문과 성충의 회담이 끝났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서찰을 갖고 성충은 평양으로 떠났고 연개소문은 대군을 정비하며 적지로 척후들을 보냈다. 이후의 행보는 일로를 달리는 것처럼 빠르게 해결되었다. 평양으로 간 백제의 사신단은 태왕을 만나 동맹을 성사시키는데 성공하고 패수에서 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연개소문은 수집한 정보들을 토대로 매소성을 향해 다시 진군을 시작하였다.

이때 아리수 이북의 모든 신라 성들은 비상을 걸고 경계에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백제의 침공으로 서부전선이 크게 흔들리는 지금, 북쪽만큼은 한치의 틈도 보이지를 말아야 하였다. 그래야 신라가 버틸 수 있다. 때문에 그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성의 병사들을 셋으로 나누어 밤낮없이 경계를 하였다.

그리고 이 소식은 다시 고구려군에게 전달되었다.


"놈들이 철통같이 경계를 서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대막리지. 군을 셋으로 나누어 계속 경계를 한다고 합니다."

"제법 머리를 굴렸구나. 허나 틈은 만들면 그만이야. 그리고 칠중성으로 간 녀석에게선 보고가 올라왔나?"

"몸을 숨겼는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대군이 남하하기 전, 강율은 본대보다 앞서서 5천의 병사를 추려 칠중성으로 내려가 인근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일반 백성으로 변복하여 지내며 최대한 신라군의 눈을 피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칠중성과 인근의 신라군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연개소문에게 소식이 전해졌지만 그 후로는 끊겼다. 아무래도 계속 움직임을 보이다가는 언젠가 들킬 위험이 있다 생각하였는지 강율이 보고를 의도적으로 끊은 것 같다.


"심려치 마십시오. 적습을 받았다면 어찌 대막리지께 보고를 올리지 않았겠습니까? 장군도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


칠중성의 원군을 끊고 더 나아가 성을 함락하겠다. 강율이 남기고 떠난 말이었다. 그 말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구나."


피식 웃으며 연개소문은 일대의 지형을 나타낸 지형도를 펼쳤다.


"들으라."

"예 대막리지!"

"매소성의 남쪽엔 낭비성이 있고 서쪽엔 칠중성이 있으며 동쪽에는 제법 먼 곳에 성천성이라는 성이 있다. 제장들은 이를 먼저 숙지하라."

"알겠습니다."

"걸걸중상과 걸사비우는 각기 5천의 군사를 이끌고 낭비성과 성천성으로 향하는 길목을 끊으라."

"명을 받듭니다."

"온사문 역시 5천 군사를 이끌고 칠중성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한다. 녀석과 연결할 수 있으면 하되...... 아니다."

"예?"

"칠중성에서 오는 길목을 차단하고 적습에 대비하라. 지척에 있으니 놈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것이야."

"알겠습니다."

"나머지는 준비하라. 내일 날이 밝으면 즉시 공격을 시작할 것이다."

"예! 명을 받드옵니다!"


그렇게 걸걸중상과 걸사비우, 그리고 온사문은 각기 5천의 군사를 이끌고 명에 따라 길을 끊기 위해 움직였다. 이를 본 매소성에서 병사들을 내보내어 길을 끊으려는 고구려군의 뒤를 쳤으나 연개소문이 병사들을 보내자 신라군은 성 안으로 쫒겨 들어갔다. 그러나 매소성을 지원하기 위해 아리수 이북의 여러 성에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니 곧 격전이 시작될 것이었다.

그리고 칠중성 역시 마찬가지로 매소성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매소성이 함락되면 낭비성이 위험하고 그리되면 우리 칠중성과 동자성이 적에게 정면과 측면이 에워싸이는 형국이 된다. 이는 막아야 한다."


그렇게 말하며 성주는 5천의 병사들을 매소성으로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목적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 이유가 신라사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고구려가 군사를 내어 매소성을 공격하였다. 칠중성의 병사들이 나와 지원하였으나 복병을 만나 많은 군사를 잃었다." - 신라사 선덕왕 본기 -


중간에 복병을 만난 것이다. 고구려사에서는 이때의 기록이 조금 더 자세하게 적혀 있는데 다음과 같다.


"군이 신라의 매소성을 공격하자 칠중성에서 원군을 보냈다. 장군 율(강율)은 병사들을 변복시켜 성(칠중성)내에 잠입시켜 이미 알고 있었다. 곧 길목에 군을 매복시켜 적이 이르자 퇴로를 끊고 북과 징을 울리며 크게 공격하니 수급 3천을 취하였다." - 고구려사 보장태왕 본기 -


병사들을 미리 변복시켜 칠중성 내에 잠입시켜 둔 덕에 그는 성내의 움직임을 손바닥 위에 올려둔 상황이었다. 그는 성의 병사들이 원군을 나가는 그 때에 맞춰 길목에 병사들을 숨겨두었다가 적들이 반쯤 지나갔을 때에 북과 징을 치며 퇴로를 끊고 공격을 가해 대승을 거두었다. 살아남은 이들은 모두 항복하거나 달아났으며 그는 죽은 이들의 갑옷을 벗겨 아군에게 입혔고 그렇게 신라군으로 위장하여 칠중성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성의 병사들이 문을 열어주자 안으로 들어가 성을 함락하였다.


"우리군은 죽은 적들의 갑옷으로 갈아입어 칠중성으로 향했다. 적들이 문을 열어주자 벼락같이 들이쳐 성주를 죽이고 성을 빼앗았다." - 고구려사 보장태왕 본기 -


연개소문에게 자신만만하게 다짐한대로 과연 그는 칠중성을 함락하였다. 성벽에 걸린 신라의 깃발을 내리고 고구려를 상징하는 삼족오기를 세운 그는 죽간에 승전소식을 적어 본진으로 보냈다.


"가서 이 서신을 대막리지께 전하고 다음 지시를 받아오거라."

"예 장군!"


전령을 보낸 후에 강율은 성재의 백성들을 모두 모아 고구려에 복속될 이들과 신라인으로 남고자 하는 이들을 구분하였다. 신라인으로 남겠다는 이들을 전부 성 밖으로 내보내고 성 내에는 고구려인이 될 백성들만 남겼는데 이 수가 대략 1만여명 정도였다. 이 중에서 용력이 특출난 이들을 선발하였는데 1천명 정도가 남았다. 그 중 절반은 돌려보내 농사를 짓게 하고 나머지 절반인 5백명에게 군복을 입혀 군사들로 삼아 다음 전투에 대비하였다.

서신을 받은 연개소문은 별다른 표정의 변화없이 쭉 읽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말했다.


"알겠다. 조만간 사람을 보내 다음 지시를 내릴 테니 그때까지 성을 지키도록 하라."

"예 대막리지."


전령이 다시 돌아가자 연개소문은 서쪽 길목을 끊고 있던 온사문을 본진으로 불러들여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하였다.

그 무렵, 신라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가고만 있었다. 처절하게 버티던 독산성이 마침내 함락되고 만 것이다.


"장군 윤충이 독산성을 공격하여 깨뜨렸다." - 백제사 의자왕 본기 -


사서에는 짤막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백제군과 신라군 사이에 처절한 사투가 있었다. 흠순을 비롯한 모든 신라군은 옥쇄를 각오하고 죽을 때까지, 죽기살기로가 아니라 정말 죽을 때까지 백제군에 맞서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그들의 저항은 숨이 끊어져야 멈췄다. 그러나 이미 여러차례의 전투에서 패한 패잔병만으로는 계속 몰려오는 백제의 대군을 막아내기란, 심지어 모든 지원로도 다 끊긴 상황에서 적을 막기란 불가능하였다. 성문이 돌파당한 상황에서도 신라군은 최후의 일인까지 저항을 그치지 않았으나 결국 전멸하였고 독산성은 그렇게 함락당했다. 흠순 역시 그곳에서 죽기를 원했으나 성주를 비롯한 여러 부관들이 강제로 길을 열어 내보내는 바람에 곳곳에 부상을 입고 화살이 박혔지만 간신히 목숨은 건져 압독주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흠순?!"

"자..... 장군......."


말에 매달려 간신히 알천의 군영에 도착한 그는 말에서 땅으로 굴러 떨어졌다. 알천은 급히 그를 군의에게 보내 응급처치를 하게 하고 즉시 도성으로 보냈다. 독산성이 함락되고 흠순이 중상을 입고 돌아왔다는 소식에 여왕은 즉시 어의를 보내 그를 살려내게 하였다. 다행히 죽을 운명은 아니었는지 고비를 넘긴 그는 차도가 보였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에도 백제의 공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독산성을 함락한 윤충은 본진을 동잠성으로 옮겨 의직과 함께 압독주를 협공할 계획을 세우고 다시 진군하였다. 여러 방면에서 신라군이 달려와 그를 막아섰지만 윤충은 그들을 모두 격파하였는데 백제사에서는 이 기록을 기록하였다.


"독산성이 함락되자 윤충은 동잠성으로 옮겨가 압독주로 진군하였다. 신라의 잔병들이 군세를 이루어 쳐들어왔지만 모두 격파하였다." - 백제사 의자왕 본기 -


연이은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윤충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고 적들이 자신을 노리고 온다는 소식에 알천은 급히 인근의 신라 여러 성들에 원군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 아리수 남쪽에 위치한 각 성에 전령을 급파하여 압독주를 구원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곳이 뚫리면 다음은 서라벌이다. 정말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다. 압독주만큼은 무조건 사수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소식은 김유신에게도 전해졌다. 알천의 사신이 그에게 당도한 것이다.


"독산성이 함락됐다고?!"

"그.... 그러하옵니다, 대장군!"

"윤충이 동잠성에서 압독주를 노리고 진군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아군이 놈을 막기 위해 수차례 공격하였지만 모두 패하고 달아났다고 하옵니다!!"

"대장군! 알천장군께서 압독주의 구원을 요청하고 계십니다. 의직과 윤충의 협공을 받으면 압독주는 버티지 못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대장군!! 어서 지원을!!"

"이런 제기랄!!!"


지금껏 어떤 일이 있어도 냉정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었던 김유신이다. 패하는 일은 있었어도 동요하여 냉정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독산성이 함락되고 백제군이 압독주를 협공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자 그 김유신의 냉정은 마침내 무너졌다. 압독주의 위기는 곧 신라의 위기. 압독주의 함락은 곧 신라에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는 뜻이다. 그러니 아무리 김유신이라도 냉정을 잃어버리고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부관들에게 소리쳤다.


"지금 즉시 압독주로 간다!! 서둘러라!!"

"하지만 계립령이 막혀 있습니다. 놈들이 길목을 끊었습니다."

"우회하여 죽령으로 간다. 죽령을 넘을 것이다. 서둘러라!!"


김유신이 급히 전 병력을 이끌고 계립령을 우회하여 죽령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 소식은 당연히 대치하고 있던 계백에게 전해졌고 그도 부관들에게 명을 내렸다.


"군을 준비하라. 우리도 이동한다."

"놈들을 뒤쫒습니까?"

"아니. 계립령을 넘는다. 놈들의 앞을 막을 것이다."

"예 장군."


계백은 군사들을 이끌고 계립령을 넘었다. 그리고 동쪽으로 이동, 죽령에서 내려오는 길목을 막아섰다. 그런데......

뜻밖에 김유신은 이미 다른 길을 선택해 움직였다고 한다.


"장군. 아무래도 우리가 속은 것 같습니다."

"뭐라?"

"김유신이 다른 길을 이용해 달아났다고 하옵니다."


죽령과 계립령 사이에는 계곡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계곡에 좁은 길목이 있었는데 김유신은 그 길목을 이용해 지나간 것이다. 만약 복병이 있다면 아무것도 못하고 전멸을 당할 아주 위험한 길이었지만 김유신은 복병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고 가장 위험하지만 동시에 가장 빠른 길목을 선택해 계백을 따돌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계백은 이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


"호오......"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어찌하긴."


계백은 1만의 군사를 이끌고 김유신이 지나간 길을 따라 이동하였다. 워낙 김유신이 질풍같은 속도로 빠르게 남하한 덕분에 양군의 거리는 상당히 벌어져 있었으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짐이 되는 것들은 전부 버린 덕분에 길거리에 노획할 물자들이 많이 있었다. 계백은 그것들을 취하며 천천히 움직이다가 윤충에게 방향을 돌려 죽령으로 향했다.


"장군? 김유신의 뒤를 쫒는 것이 아닙니까? 이대로가면 윤충 장군이 어려워 질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뒤쫒아가도 놈을 따라잡기는 무리야. 그리고 김유신이 우리를 따돌렸다는 것은 윤충 장군도 오래지 않아 알게 되겠지. 그럼 장군이 알아서 할 것이다."

"허면 우리는 앞으로 어찌 하는 것입니까?"

"지금 신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니 절대 움직이지 않던 아리수 전선의 병사들도 뺄 것이야."

"하옵시면?"

"놈들을 이곳이나 계립령으로 올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요충지를 점령하고 녹각을 설치하라. 놈들을 요격한다."

"예 장군!"


계백의 예상대로 윤충은 척후들을 계속 내보내어 북쪽의 소식을 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식들을 통해 그는 전체적인 판을 머리 속으로 그렸다.


"계백이 김유신을 놓쳤다고?"

"그렇습니다, 장군."

"허면 어찌 하고 있다던가?"

"죽령과 계립령에 군영을 엮고 주둔하였다고 하옵니다."

"그래? 그럼 고구려는?"

"칠중성을 빼앗고 매소성을 포위했다고 하옵니다."

"그렇다면......."


현재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에게 협공을 당하는 형세. 고구려군이 어디까지를 목표로 삼고 내려올지 모르지만 어찌 되었건 신라는 전력을 분산시켜 싸울 수밖에 없다. 계백이 죽령과 계립령에 말뚝을 박은 것은 아마도 아리수에서 내려올 적들을 저지하기 위함일 터, 그렇다면 그들이 김유신과 합류할 일은 없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신라에 치명상을 입혀야 한다.


"의직 장군은?"

"알천의 저항이 만만찮은 모양입니다. 쉽게 밀어 붙이지 못하고 있으십니다."

"놈을 밀어버릴 수 없으면 무리하지 말고 붙잡아 두기만 하라는 전갈을 보내라. 그리고 복신과 흑치상지에게도 나의 명을 전하여 독산성으로 옮겨가게 하라."

"동잠성에서 독산성으로 말이옵니까?"

"그래. 조만간 내가 다시 명을 내릴 것이니 언제든지 출정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두게 하라."

"알겠습니다, 장군."


전령들이 양쪽으로 달려가자 윤충은 그곳에 눌러앉아 군을 포진시켰다. 그리고 이틀 뒤, 마침내 그곳에 김유신이 당도하였다.


"왔는가......."


김유신을 본 윤충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김유신과 다시 한번 싸울 수 있는 기회, 이 기회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우리 백제군의 발걸음을 번번히 돌리게 만든 그대여......."


대야성 함락이라는 엄청난 전공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전투에 임할 때마다 무수히 많은 신라군의 시체로 언덕을 쌓았으며 빼앗은 크고 작은 성들이 몇개인지 너무 많아서 세지 못한다는 백제 제일의 명장 윤충. 그리고 김유신은 두말하면 입이 아픈 신라의 마지막 희망이자 기둥. 오늘날까지 신라를 버틸 수 있게 해준 하늘이 신라를 가엾게 여기사 내려보내주신 명장이다.

드디어 양국이 자랑하는 명장들이 마주쳤다. 김유신은 윤충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이미 공격대형을 갖춰놓고 다가왔다.


"내 앞을 막지 마라. 길을 열어라!"

"후후......."


윤충은 칼을 뽑아들며 그를 겨누었다.


"유신아. 혼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냐."

"뭐라?"

"네놈 혼자서 날고 긴다고 해서 네 나라가 오래 갈 것 같으냐."

"......!!"

"안타깝구나. 네가 신라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지금쯤 천하를 호령하고 있을 터인데......."

"윤충........!!!!!"

"그 뛰어난 장재를 갖고 있으면 뭣하는가? 고작해야 신라의 멸망을 억지로 늦추는데 불과한 것을."

"큭........!!"

"구슬이 진흙속에 묻혀있도다."

"그 입, 닥쳐라!!!!!!!!"


김유신은 마침내 칼을 뽑아들고 전군을 휘몰아 백제군을 향해 돌격하였다. 그러자 윤충은 천천히 왼손을 들었다. 궁노수들이 전진배치되었고 그들은 사선으로 활을 겨누었다. 적정거리까지 적들이 달려오자 그는 손을 휘저었다. 수많은 화살이 신라군을 향해 쏘아졌고 적잖은 수의 병사들이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칼로 화살들을 쳐내며 김유신은 다시 소리쳤다.


"발을 멈추지 마라!! 계속 달려라! 놈들을 모조리 주살하고 압독주로 가자!! 백제 놈들을 단 한놈도 살려서 보내지 마라!!!"

"멈추지 마라!! 대장군을 따라라!! 신라의 장졸들이여, 목숨을 아끼지 말고 돌격하라!! 적을 주살하라!!!"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김유신을 비롯한 여러 장수들은 병사들을 독려하며 달렸다. 궁노수들이 2번 정도 화살을 당기자 신라군은 지척에 이르렀다. 그러자 윤충은 칼을 옆으로 내렸다가 앞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궁노수들이 뒤로 물러나고 대형 방패를 든 병사들이 전진배치 되었고 그 뒤를 장창병들이 따랐다.


"물러서는 일은 없다. 여기서 김유신의 목을 친다."

"놈들을 뚫어라. 나라가 위험하다. 놈들을 쓸어버리고 달구벌로 가자."


백제의 윤충과 신라의 김유신. 양국에서 제일 가는 명장들이 마침내 맞붙었다. 이 전쟁에서 벌어진 전투를 통틀어 가장 치열한 전투가 마침내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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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의 바람(Remake)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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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요동의 바람, 고구려 이야기 21.01.11 135 0 -
16 16회. 낭비성 전투(2) 23.02.15 32 2 13쪽
15 15회. 낭비성 전투(1) 22.04.24 60 2 11쪽
14 14회. 북한산성 전투 21.10.07 78 2 12쪽
13 13회. 아리수 전선 21.07.30 72 2 16쪽
12 12회. 달구벌 전투 21.07.18 74 3 13쪽
» 11회. 협공 21.03.11 103 2 17쪽
10 10회. 연개소문과 성충의 만남 21.03.04 89 4 16쪽
9 9회. 공동의 적 21.02.18 106 2 17쪽
8 8회. 삼국 전쟁의 시작 21.02.11 105 1 13쪽
7 7회. 패수 전투 21.02.04 112 2 12쪽
6 6회. 출정 21.01.28 102 1 13쪽
5 5회. 사신 김춘추 21.01.21 107 2 17쪽
4 4회. 아직은 병아리 21.01.18 110 4 13쪽
3 3회. 새로운 인재 21.01.17 134 3 13쪽
2 2회. 안시성의 반발 21.01.17 182 3 19쪽
1 1회. 새로운 고구려 +1 21.01.13 319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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