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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D 님의 서재입니다.

요동의 바람(Remake)

웹소설 > 자유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JayD
작품등록일 :
2021.01.11 15:56
최근연재일 :
2023.02.15 23:26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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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
추천수 :
41
글자수 :
103,318

작성
21.02.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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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회. 삼국 전쟁의 시작

DUMMY

김유신의 패배, 이는 순식간에 전 신라군의 입에서 오르내리게 되었다. 지금까지 모든 전투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두어 무너져내리는 국경을 지켜낸 대들보 김유신이 고구려와의 전투에서 패배를, 그것도 참담하게 패배를 당했다. 이끌고 갔던 1만의 군사를 전부 와해되고 칠중성의 원군에 힘입어 간신히 목숨만 건져서 살아 돌아왔다. 이 소식을 들은 모든 신라군의 사기는 크게 꺾였다.


"대장군이..... 참담하게 패했다고?!"


신라 조정에서도 긴급회의가 열렸다. 무엇보다 여왕의 충격에 가장 컸다.


"그.... 그러하옵니다, 대왕 폐하."

"이럴수가..... 대장군이..... 대장군이 참패를......."

"폐하, 고정하시옵소서. 아직......."

"폐하!! 급보입니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하필 이럴 때 국경에서 급보가 당도하였다.


"옥문곡이 적에게 함락되었사옵니다!! 백제가 쳐들어옵니다!!"

"......!!"


백제의 공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시간을 돌려 사흘 전, 백제에도 소식이 도착하였다. 언제나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김유신의 위치를 매의 눈으로 노려보고 있던 백제로써는 어쩌면 신라보다 더 빨리 고구려와 신라의 전투 결과가 도착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래? 김유신이 고구려로 향했다가 목숨만 건졌단 말이지?"


백제왕 부여의자, 그 용맹한 무왕 부여장의 피를 가장 진하게 이어 받은 적장자답게 그의 시선은 언제나 신라를 향해 있었다.


"그렇사옵니다. 1만이나 되는 병력을 이끌고 갔지만 궤멸당했다고 하옵니다."


백제의 2대 현인 중 하나이자 좌평 관등의 부여성충, 지난날 백제가 신라를 향해 대공세를 펼쳐 성 40여개를 함락한 그 화려한 무공의 뒷배경에는 성충의 지모가 빛이 났다. 또한 내정에 밝아 백제가 신라를 향해 공세를 퍼부어도 백성들이 고단하지 않도록 민생을 돌보는 능력이 탁월하였다. 만일 이 사람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백제의 공세는 없었으리라.


"지금은 칠중성에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을 추격해오는 고구려군을 격퇴시키려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성충과 같이 2대 현인 중 하나인 좌평 관등의 흥수, 마찬가지로 백제의 성공적인 승전 배경엔 이 사람도 있었다. 성충과 함께 백제의 양대 기둥이라 불리고 있으며 지리에 밝아 요충지마다 성곽이나 요새를 건축하여 군의 거점을 만들었는데 이 사람이 만든 거점으로 인해 신라의 역습이 상당수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즉 백제의 가장 큰 힘의 원천이 이 두사람이었던 것이다.


"칠중성이라면 신라의 최북단이 아닌가? 아직까지 그곳에 있다고?"

"보고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어리석은 녀석, 대장군이라면 마땅히 도성으로 돌아와 대군을 지휘하여 언제 있을 지 모를 적습에 대비해야 하거늘. 아무튼 우리에게 기회가 왔구나."


신라 제일의 명장이 참패를 당했다. 이는 전 신라군의 사기에 방대한 영향을 끼칠 것, 더구나 놈은 지금 최북단에 머물러 있다. 이는 절호의 기회.


"명을 전하라! 대야성의 윤충 장군은 옥문곡을 쳐라!!"


대야성에 주둔해 있는 윤충에게 마침내 왕명이 하달되었다.


"삼가 명을 받드옵니다."


명을 받은 윤충은 그날로 1만의 군사를 이끌고 북상, 옥문곡을 습격하였다. 길목에 진영을 엮어 주둔하고 있던 신라군은 윤충의 공격에 완강하게 저항하였지만 높은 언덕을 넘어온 다른 한갈래의 군사들에 의해 정면과 측면이 협공을 당하게 되니 결국 이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독산성으로 달아났다.

옥문곡의 함락, 이는 전 전선의 백제군의 공세로 이어졌다. 윤충이 승리했다는 소식에 의자왕은 각 전선을 담당하고 있는 장군들에게 군사들을 이끌고 신라를 공격하라는 명을 내렸다.


"참으로 오래 기다렸나이다, 폐하!!!"


이에 윤충과 함께 대야성에 주둔하고 있던 의직이 달구벌을 무너뜨리고 압독주를 향해 진군을 시작하였고 중부전선에 주둔하고 있던 복신과 흑치상지는 무산성으로 진격하였다. 또한 옥문곡을 함락한 윤충은 연이어 독산성을 공격하니 신라의 중부와 남부가 크게 뒤흔들리며 점차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대장군!! 대장군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칠중성에서 고구려를 막고 있는 중이십니다."

"대장군이 북쪽에 있으면 이쪽은 누가 막는단 말이냐?!"

"신 알천이 나가겠나이다! 여기 대장군의 아우인 흠순도 함께 갈 것이오니 폐하께서는 부디 심신을 안정시키십시오!"

"오.....!"


알천도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역전의 노장, 김유신 이전에 알천이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나서겠다는 말에 여왕은 일단은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부탁하오, 두분. 두분의 어깨에 이 신라의 명운이 달렸다는 것을 잊지 마오!!"

"반드시 적을 정벌하여 폐하의 용안에 근심을 지워드리겠나이다!"

"대장군에게 사람을 보내라. 우선은 백제를 막아야 하니 즉시 돌아오게 하라."

"알겠사옵니다, 폐하."


곧 파발이 칠중성으로 달려갔고 알천은 의직을 막기 위해 압독주로, 그리고 흠순은 윤충을 저지하기 위해 북상하여 독산성 근처의 동잠성에 이르렀다. 드디어 백제와 신라의 대대적인 전면전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소식은 곧 고구려에 전해졌다.


"하하하하!! 김유신이 그렇게 당했으니 백제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지."


보고를 받은 태왕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앞에 부복하고 있는 강율과 장수들을 돌아보았다.


"참으로 대단하구나. 설마하니 단독으로 김유신을 격파할 줄이야. 놀랍도다."

"모든 것이 폐하의 광영이시옵니다."

"자네들도 수고가 많았네. 수임성에서 놈이 간신히 목숨만 건져서 달아났다지? 아주 큰 일을 하였어. 대고구려의 위용을 천하에 떨쳤도다."

"망극하옵니다, 폐하."

"그래, 이 소식이 김춘추 놈의 귀에 들어가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참으로 궁금하구나. 누가 가서 알려주고 오겠느냐?"

"이미 알고 있지 않겠사옵니까? 김유신이 군사를 일으킨 것은 놈이 연락망을 갖고 있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대신들의 말대로 전투의 결과를 이미 김춘추는 알고 있었다. 그들의 예상대로 연락망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김유신이 김춘추의 소식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패수에서 김유신이 패하고 수임성에서 연달아 참패했다는 소식에 김춘추는 크게 당황하였다. 뒤이어 백제의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에 그의 수심은 점점 깊어져 갔다.


"흠...... 알고 있다면 굳이 다시 말해줄 이유가 없지. 지금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쪽은 그쪽일테니 말이야."

"폐하. 일단은 승전을 축하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새로 등용된 이들이 첫 전투에서 아주 큰 전공을 세웠사옵니다. 마땅히 축하를 해야 할 줄로 아뢰옵니다."


이 승전을 누구보다 가장 기뻐한 이는 바로 대대로 고정의였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자신들의 뒤를 이어 든든하게 고구려를 지탱해 줄 이들의 싹이 보이고 있다. 어찌 기쁘지 않을까.


"맞는 말이오. 내관을 가서 주연을 준비하라 이르라. 아주 큰 연회를 말이다."

"예 폐하."

"폐하."


연회를 준비하라는 말을 전하러 내관이 나가려던 찰나, 연개소문이 나섰다.


"말씀하시구려, 대막리지."

"송구하옵니다만 연회는 잠시 뒤로 미루소서."

"연회를 미루라?"

"그렇습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군사를 일으키소서."

"......!!"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군을 일으키자, 즉 제대로 전쟁을 벌이자는 뜻이 아닌가.


"전쟁을 하자는 말씀이시오?"

"그렇습니다. 신라를 쳐서 놈들을 압박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놈들로 하여금, 백제와의 전쟁에서 계속 밀리는 양상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 연유가 무엇이오?"

"훗날 우리는 당나라와 전쟁을 벌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때를 위함입니다."

"신라가 우리의 뒤를 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백제를 돕자는 뜻이오?"

"그렇습니다. 두 고양이가 서로 물고 뜯는 형국을 만들고자 함입니다."


거기까지 들은 태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고구려가 북쪽에서 신라를 압박해준다면 백제는 수월하게 신라를 밀어 붙일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신라는 김유신이라는 명장으로 인해 간신히 백제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상황, 이런 형국에서 고구려가 개입한다면 균형이 크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 무너진 균형은 결코 단기간에 복구하기 힘들 것이며 그리되면 차후 당나라가 고구려의 남방을 공격해달라는 요구를 해도 백제로 인해 함부로 군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허나 대막리지, 백제가 우리를 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엔 고정의가 나섰다. 백제 역시 당나라의 영향를 받는 나라, 저들이 백제에게 요구를 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백제는 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오."

"어찌하여?"

"관산성에서 백제왕 명농이 죽은 이후로 백제의 시선은 줄곧 신라를 향해 있소. 만일 당나라가 백제에게 우리를 치라 한다면 저들은 그 또한 신라를 공격하기 위한 계책으로 사용할 것이오."

"어찌 그리 장담할 수 있습니까? 어찌 되었건 저들도 당나라의 영향을 받는 입장입니다. 그리 쉽게 당의 요구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신라를 친다면 저들도 뭔가 반응이 올 것이오. 반응이 오지 않는다면 오게 만들어야지."

"......."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태왕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되었건 신라를 압박하여 백제에게 밀리는 양상을 만들어 이를 이용해 고구려의 남부를 안정화시킨다는 전략은 훌륭한 전략이다.


"좋소. 허면 이 전쟁의 대장은 누가 맡는 것이 좋겠소?"

"신이 나가겠습니다."

"대막리지께서 직접 말이오?"


연개소문이 직접 나가겠다. 전장을 자신이 총 지휘를 하겠다는 뜻.


"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겠소이까? 다른 장수를 보냅시다."

"안됩니다. 이 전쟁은 신이 나가야 합니다."

"어째서 말이오?"

"신이 나가서 승리를 거두어야만 백성들이 안심을 할 것입니다."

"아......."


그랬다. 이들은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이들이다. 선태왕 고건무는 수나라와의 전쟁에서 잔뼈가 굵은 영웅, 그래서 백성들은 이러니저러니해도 그 거대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명장인 태왕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 믿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현 조정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은 아니다. 이들은 아직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지를 못했다. 패수에서 김유신을 격파한 것은 엄밀히 따지면 도발을 무마시킨 것에 불과할 뿐, 전쟁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확실한 전쟁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백제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신라를 치는 것이었다.


"그러니 신의 출정을 윤허하여 주십시오."

"흠......"


태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허면 한가지 조건이 있소."

"말씀하소서."

"이번에 전공을 세운 장수들을 대려가서 더 많은 경험을 쌓도록 하시오. 가능하면 일선으로 보내시면 좋겠소."

"그리하겠나이다."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자 그는 즉시 군부로 향하여 장수들을 불러모았다. 곧 강율을 비롯하여 전공을 세운 4명의 장수들과 기타 예하의 부장들 20여명이 모였다. 연개소문은 걸걸중상과 걸사비우에게 10명의 부장들과 1만의 군사를 주어 선봉으로 삼았고 자신은 나머지와 함께 4만을 본대로 삼아 총 5만 군사를 편성하였다. 그리고 대전략을 세웠다. 먼저 선봉이 고목성을 넘어 매소성으로 진격하면 본대는 낭비성과 칠중성을 공격하여 지원군을 차단한다는 것이었다.


"대막리지, 한가지 청이 있습니다."


그러자 강율이 나섰다.


"무엇이냐?"

"소장에게 5천 군사를 내어 주십시오. 칠중성에서 오는 놈들을 격파하고 성을 함락해 보이겠습니다."

"뭐라?"


5천으로 칠중성의 원군을 격파하는 것으로 모자라 성까지 점령하겠다?


"이번에도 계책이 있습니다."

"......."


이번에도 같은 흐름, 지난날 김유신을 대적하기 위해 출정할 때에도 같은 말을 했었지. 계책이 있으니 믿어 달라고.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말을 지켰다. 멋지게 김유신을 격파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좋다. 5천을 내어줄 터이니 먼저 움직여 봐라."

"감사합니다."


연개소문은 그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리하여 강율은 5천의 병사를 이끌고 야밤에 은밀히 선봉대가 출발하기도 전에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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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의 바람(Remake)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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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요동의 바람, 고구려 이야기 21.01.11 136 0 -
16 16회. 낭비성 전투(2) 23.02.15 32 2 13쪽
15 15회. 낭비성 전투(1) 22.04.24 60 2 11쪽
14 14회. 북한산성 전투 21.10.07 78 2 12쪽
13 13회. 아리수 전선 21.07.30 72 2 16쪽
12 12회. 달구벌 전투 21.07.18 74 3 13쪽
11 11회. 협공 21.03.11 103 2 17쪽
10 10회. 연개소문과 성충의 만남 21.03.04 89 4 16쪽
9 9회. 공동의 적 21.02.18 106 2 17쪽
» 8회. 삼국 전쟁의 시작 21.02.11 106 1 13쪽
7 7회. 패수 전투 21.02.04 112 2 12쪽
6 6회. 출정 21.01.28 102 1 13쪽
5 5회. 사신 김춘추 21.01.21 107 2 17쪽
4 4회. 아직은 병아리 21.01.18 110 4 13쪽
3 3회. 새로운 인재 21.01.17 134 3 13쪽
2 2회. 안시성의 반발 21.01.17 182 3 19쪽
1 1회. 새로운 고구려 +1 21.01.13 319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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