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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렌지 님의 서재입니다.

초능력 사냥꾼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서울오렌지
작품등록일 :
2012.09.09 23:13
최근연재일 :
2012.09.09 23:13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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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0
추천수 :
258
글자수 :
235,604

작성
12.05.0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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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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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초능력 사냥꾼들 (7)

DUMMY

김상식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 보려고 했으나 여간 쉽지가 않았다. 어디서 공격이 날아올 지 몰랐다. 엘리스가 분명 신체적 초능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숨기면서 자신들을 농락하고 있었다.


"어차피 총을 가진 사람은 없지만, 여기서 엘리스의 초능력자 동료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아니 정신지배된 사람이 공격해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지만."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다. 김상식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찰나에 갑자기 누군가가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며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으..!"


김상식은 뒤늦게서야 놈의 팔을 붙자고 떼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혼미해지는 정신 속에서 마취총을 쏴서 쓰러뜨리려고 했는데, 아뿔싸. 아까 전에 한 번 쏘고 나서 주사기를 새로 끼워넣는 걸 깜빡했다. 그리고 이렇게 붙들려 바둥거리는 와중에서는 도저히 갈아끼울 수가 없었다. 놈은 목을 조른 채로 그대로 김상식을 들어올려 뒤로 한바퀴 돌며 땅에다가 그를 냅다 내다꽂았다.


"아이고!"


그 바람에 그만 마취총을 놓치고 말았고, 김상식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에 얼른 마취총을 주워 김상식을 겨눴다.


"어...넌 C조 조장이잖아?"


김상식은 그제서야 뭔가 잘못 되었다는 걸 알았다. 어쩌면 C조는 김상식네 일행이 여기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정신지배에 걸렸었던 것 아닐까. 아니면 그보다 더 빨리 도착한 플램이 도착하기도 전에. 아니, 어쩌면 지원을 요청하는 그 송신조차도 정신지배에 걸렸을 때 보낸 걸지도 모른다. 김상식은 다급하게 외쳤다.


"자, 잠깐!"


하지만 정신 지배에 걸린 놈이 그 말을 알아들을리가 없었고, 놈은 망설임없이 마취총을 김상식에게 쐈다. 김상식은 피해보려고 했으나 워낙 거리도 가까워서 얼른 팔을 올려 막았다. 하지만 그건 실상 막는 게 아니었다. 팔에 박힌 주사기 안의 마취제가 김상식의 몸 속으로 들어왔고, 김상식은 점점 의식이 혼미해졌다. 그 혼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경찰 병력이 와르르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


"참....빨리도 온다...."


급박하고 분주했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또 다시 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엘리스를 다시 놓쳤다는 뉴스는 일파만파 번져버렸다. 당연히 '국민이 내는 세금이 그리도 우습냐'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하지만 종합정보원으로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욕은 경찰과 군만 먹었다. 종합정보원의 활동은 당연히 비밀로 봉해졌다. 하지만 이번 실패로 군과 경찰도 정보원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었다. 1년 전 사건이야 정보원의 실수가 너무나 커서 여론에 공개돼 버린 마당에, 이번 실패까지 정보원은 여론, 경찰, 군, 정부 모두에게 상당한 불신을 받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정권에서 저질렀던 정보원의 만행이 이때 다시 한 번 부각되면서 악재만 겹쳐났다. 이렇게 정보원의 우울한 날이 다시 시작되기 직전이었던 그 다음 날 이른 아침, 김상식은 눈을 떴다.


"으....음."


에리카와 그레이스가 보였다. 김상식은 부스스 일어나면서 침대 옆 선반에 놓인 뿔테 안경을 썼다. 에리카가 기운 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이제 정신이 들어?"


그녀답지 않은 힘없는 소리였다. 하긴 그럴만도 했다. 그렇게 어이없이 임무를 실패했는데 멀쩡하다는 게 말이 안될 일이었다. 차분한 인상의 그레이스도 약간 침울한 인상이었다. 사실 그 전하고는 별로 차이도 없었지만. 김상식은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플램 그 친구는 어디갔어?"


"깨자마자 어제 조 이탈 행위 때문에 징계 받으러 갔어요."


그레이스가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김상식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사실 플램이 이탈을 하건 안 하건 아마 소용 없었을 것이다. 플램의 그 가공할 속도를 발휘하지 않았던들, 김상식네 일행이 목적 지점까지 갔을 때 이미 엘리스는 도망쳤을 것이다. 플램은 나름대로 그 사실을 예견하고 기를 쓰고 엘리스의 발을 묶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뭐 방금 막 일어난 사람한테 오라가라 그러냐 쯧... 하긴, 이러니 저러니 이유를 붙여도 무단 이탈은 무단 이탈이지.


아직 정신이 제대로 안 돌아왔는지 김상식은 머리를 수차례 흔들고, 두 손바닥으로 양 뺨을 가볍게 쳤다. 주위를 둘러보니 정보원 건물 내 요원 전용 의무실이었다. 옷은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였다. 김상식은 개인용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문자 메시지가 네 건, 부재중 전화가 세 건. 전부 한 명한테서 온 것이었다.


"하...집 들어가면 또 엄청 타박 맞겠네."


시계를 보니 아직 오전 6시 정도밖에 안되었다. 결국 또 야근처리 된 것이다. 에리카와 그레이스도 주섬주섬 짐 챙겨서 밖으로 나갔고, 김상식도 바깥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수를 했다. 그때, 휴대폰이 또 울렸다.


"아니 이 여편네가 이 시간까지 안 잔 건 아니겠지?"


그렇다. 그건 아니었다. 다름아닌 감찰과장 제임스였다. 아니 그럼, 잠을 안 잔 건 제임스였단 말인가?


"아, 과장님..."


"작전 과정 잘 들었네. 이거 실망스럽군."


"죄, 죄송합니다."


"내가 이렇게 따로 주의를 줬으니 처리과장이 따로 자네를 불러 문책하는 일은 없을 걸세. 다만, 자네를 그곳에 보낸 게 실수가 아니길 바랄 뿐이야. 명심하게."


"예, 예. 다음 번엔 반드시...어, 과장님? 과장님!"


이미 통신은 끊겨있었다. 김상식은 한숨을 푹 쉬었다. 몸보다도 정신이 더 피로했다.


"엘리스를 상대해서 그런가... 아이고 머리야."


김상식은 골치 아픈 머리를 싸매며 오늘 일과를 생각해냈다. 일단 일지에 어제 사건을 기록하고(그리고 당연히 초과근무 수당도), 그 다음부터는 다시 한 번 마리아와 신나고 재미있는 토론을 해야 했다.


"아이고 차암... 신난다!"


파견을 나온 몸이었으니 당연히 초능력과 사무실로 들어가서 일지에 기록을 해야 했다. 임무를 실패한 다음 날이어서 그런지 김상식이 들어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그저 얼굴만 잠시 돌려 쳐다보며 고개만 까닥이는 사람도 있었다. 초능력 처리과 인원들은 어제 단 한 사람도 퇴근을 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계속 근무를 했던 터라서 정말 얼굴이 수척했다(그리고 그 문제의 초능력 처리과장은 곧바로 상부로 불려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김상식도 마찬가지라서, 굳이 반갑게 인사할 마음은 아니었다. 배정받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문서를 열고 끼적끼적 기록을 했다.


"아무래도, 엘리스의 능력은 이미 상기되어 있는 네가지 능력 외에도 더 있는 것 같아 보임. 가령, 개인을 타깃으로 한 공격 외에도 일정 범위 내에 들어온 목표 인물들에게 다발적으로 정신 공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엘리스의 정신 공격은 단순히 범위를 정해서 공격하는 것 이전에, 그 정신력의 범위 내에 들어온 사람들을 감지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추측됨...."


김상식은 이런 식으로 글을 쓰다보니 한층 답답해졌다. 상대하면 할수록 엘리스는 참으로 무서운 여자였다. 현상수배지나, 뉴스를 통해서만 얼굴을 봤을 뿐, 실제로 한 번도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지만(무려 두 번이나 그녀와 관련된 사건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무서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벌써 6시 40분이네... 밥이나 먹고 와야지."


밥먹고 합시다! 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분위기가 워낙 썰렁해서 헛기침만 하고 문을 나섰다. 아직 식당은 안 열었고, 결국 밖에 나가서 차까지 타고 간 뒤(도심하고 편의점에서 파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얼른 먹고 배를 채웠다. 처음 입사했을 때 정보원 본부가 아니라 다른 곳에 위치한 사무기관에서 일할 때하곤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어쩌다 본부에 와서... 아...왜이리 눈물이 나냐."


다시 차타고 돌아와 보니 어느새 7시 30분이었다. 어차피 출근시간은 한참 남았으니 상관 없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일하는 이 몸이 이렇게 일찍 일과를 하시는데 어찌 죄인을 편히 쉬게 놔둘 수 있겠는가!"


당장 유치장으로 가서 마리아를 데려다가 취조하리라 마음 먹었다. 오늘은 반드시 자백을 받아내고야 말리라. 얼른 그레이스에게 부탁해서 어느 유치장에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 마리아는 유치장이 아니라 임시 대기실에 있어요."


"임시 대기실이라면, 용의자에게는 너무 과분한 시설이지 않아요?"


"글쎄요, 제가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서. 지금 감시원도 따로 붙여놨으니까 가보세요."


임시대기실 역시 지하 2층에 있어서 김상식은 벌컥 문을 열었다. 마치 자신의 위엄을 확실히 각인시키고자 하는 태도였다. 그런데, 문을 열어보니 김상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너가 여기 왜 있어?"


분명 처음 처리과 사무실에 왔을 때 봤던 포니테일 머리 소녀가 소파에 앉아 마리아 옆에 다정히 붙어 있었던 것이다. 제법 사이가 좋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마리아 옆에 찰싹 붙어 앉아서 재잘재잘 도란도란거리며 서로 손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위니는 김상식을 보고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했다.


"어? 아저씨 안녕! 여긴 왜 왔어?"


"너..분명히 위니라고 했지?"


"아, 오셨어요. 지금 바로 취조인가요?"


마리아도 위니 덕분인지 미소를 머금은채 인사를 했다. 하지만 김상식은 대답하지 않고 옆에 있던 감시원을 바라봤다. 도대체 이런 곳에 얼라나 들어오게 놔두고 놀아 자빠진 거냐하고 따지려고 했는데,


"취조실로 가시렵니까, 아니면 여기서 취조를 하시겠습니까. 절차대로라면 당연히 취조실로 가야 하지만 감시원이 붙는 조건 하에서 여기서 취조하셔도 됩니다."


라고 감시원인 사내가 먼저 말을 걸어버렸다.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린 흑인 사내였는데, 호리호리한 체격에 꽤나 기품있게 입은 검은 정장은 김상식을 주눅들게 했다. 그리고 눈매가 날카로워서 김상식은 이내 입을 다물고 말았다.


'내..내가 절대로 쫄아서 이런 게 아니라, 같은 요원끼리 말씨름하는 건 보기 안 좋으니까 참는 거야. 암!'


"응? 아저씨! 왜 왔냐구!"


김상식은 위니가 부르는 바람에 다시 위니와 마리아를 쳐다봤다. 어느새 둘은 다정히 팔짱까지 끼고 있었다. 국가의 위기를 논해야하는 이 때에 웬 포니테일 소녀가 날아와 앉은 것을 보니 김상식의 입에서 다시 한숨이 새어나왔다. 그런데, 다시 보니, 그 감시원도, 위니도, 마리아처럼 손목에 흰 팔찌를 차고 있었다.


'하지만 저런 어린애까지도 우리 요원으로 받아들인단 말이야?'


"지금, 가는 건가요?"


마리아가 다시 물었고, 김상식은 그제서야 그 둘에게 말했다.


"그렇소, 갈 거니까 준비해요. 그나저나, 둘 사이 좋아보이네?"


"응! 이 마리아 언니 무지무지 좋아! 나한테 얼마나 잘 대해줬는데!"


"마리아 씨는 참 힘드시겠어요. 예까지 와서 취조에다가 애까지 돌보고."


김상식이 약간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말했지만, 마리아는 오히려 두 팔로 위니를 감싸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뇨, 저도 위니가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답답하기만 한 곳이었는데 위니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지."


위니도 질세로 마리아의 품을 파고 들었다. 김상식은 여기서 마리아를 데려가면 나쁜 놈이 될 것 같았다. 근데, 문득 위니의 말을 듣고는 뭔가 앞 뒤가 안 맞는 부분이 생각났다.


"야, 넌 왜 마리아한텐 언니라 부르고 난 아저씨라 부르냐?"


"응? 당연한 거 아냐?"


"당연하긴 뭘 당연해. 나하고 이 아줌마하고 동갑인데!"


"누가 아줌마란 거예요?"


"맞아! 마리아 언니는 언니니까 언니인 거야! 그리고 애라고 무시하지마! 어떻게 아저씨가 언니하고 동갑이냐? 그 얼굴을 하구서!"


요즘 애들 말 정말 무섭게 한다. 김상식의 얼굴이 붉으락해졌다.


"요 꼬맹이가 말하는 거 보소. 봐라! 이 아저씨의 우월한 기럭지를! 그리고 이 깔끔한 정장(사실 어제 엘리스하고 싸우느라 좀 엉망진창이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을! 이 스마트한 이 몸이 어떻게 얼굴 하나 때문에 아저씨 취급 받아야하는 게야!"


"아저씨 키 몇인데?"


순간 김상식은 움찔했지만, 이내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백...칠십 팔."


"솔직하게."


"백...칠십...칠."


"어린애라고 무시하지 말라니까."


"그래 임마! 백 칠십 육이다 육! 하! 거 진짜 서러워서! 도대체 남자 키는 180 넘지 못하면 인생의 패배자라니..."


그렇게 티격태격하는데 감시원이 다시 날카롭게 물었다.


"여기서 취조하실 겁니까?"


"아, 아뇨... 죄송합니다. 마리아 씨 갑시다."


그러자 위니가 다시 마리아와 팔짱을 끼며,


"아저씨! 나 곧 학교가야 되는데 그 전까지 같이 있으면 안돼?"


"안돼, 난 바쁘단 말야."


위니는 바로 시무룩해졌다. 김상식은 왠지 모르게 이겼다는 유치한 감정이 생겼다. 위니가 축 늘어지자 마리아는 딱한 눈으로 위니를 보더니,


"위니, 돌아오면 언니하고 또 놀자.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


"하지만... 하지만.... 알았어."


위니가 대답하자, 마리아는 다시 웃더니 위니를 한 번 안아주고는 일어났다. 그러자 김상식은 자신이 또 나쁜 놈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한껏 강압적인 인상을 지으며 마리아 앞에 섰다.


"갑시다."


"예..."


"언니! 또 봐!"


위니가 나가는 마리아와 김상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마리아도 다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곧 감시원도 일어나서 위니더러 나가라는 턱짓을 했다. 위니는 시무룩해져서 나갔고, 감시원과 김상식이 좌우 양 옆에서 마리아를 감시하며 취조실로 걸어갔다. 마리아는 방금 전의 웃음기가 싹 빠져나간 표정이었다. 김상식은 그걸 보자 다시 마음이 불편해졌다.


"위니한테는 진심인가요?"


"물론이죠."


"나한텐 진심은 아니더라도 진실은 좀 털어놓지 그러시오."


"전 보여주고 있어요. 당신이 진실을 못보는 것 뿐이죠."


"작정하고 숨기니까 못보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


그때 또 김상식의 휴대폰이 울렸다. 김상식은 하던 말을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아내였다. 김상식은 잠시 휴대폰을 귀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귀에 갖다대 말했다.


"아, 미안, 여보. 정말 미안...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미안해, 오늘은 꼭 들어갈게. 응...어..응..응.."


김상식은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곧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내가 일어나서 다시 전화한 것이다. 김상식은 먼저 전화할까도 생각했지만 아내가 지쳐서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머뭇머뭇한 것이다. 이게 또 문제가 되어서 "어떻게 한 번도 연락을 안 하냐"며 또 된소리를 들었다. 1년 전 엘리스 탈주 사건 때, 정보원도 휘말렸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나중에 알았지만 아내는 정말 심장이 철렁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상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는 김상식을 끌어안고 1시간 가량을 울었다.


"하아...정말.."


취조실에 도착했다. 감시원은 감시카메라로 감시하겠다며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취조실에는 김상식과 마리아만이 남았다.


"부인 분 전화였나봐요."


각자 자리에 앉자마자, 마리아가 먼저 대뜸 물었다. 김상식은 피식 웃고 말았다.


"그렇죠. 근데 그건 왜 물어요?"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해주지 그랬어요."


김상식은 연방 피식 웃었다.


"별 오지랖을 다 떠슈. 취조나 합시다."


"잘 해 주세요. 여자 마음은 그런 게 아니에요."


"네, 네, 알았으니까 취조나 합시다."


김상식은 들고 온 서류를 차곡차곡 취조실 책상 위에 쌓았다. 하지만 마리아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따스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물론 김상식은 서류를 꺼내느라 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오늘은 꼭 집에 들어가세요."


김상식은 서류를 다 챙긴 뒤 마리아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역시 웃음 띤 얼굴이었다.


"그러려면 당신이 오늘 자백을 해줘야 하는데요?"


마리아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당신에게도, 아내 분한테도."


"하하.. 그럼 그렇지! 자 어쨌든 다시 시작합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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