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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아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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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아이
작품등록일 :
2023.06.04 10:03
최근연재일 :
2023.06.16 11:09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660
추천수 :
40
글자수 :
93,016

작성
23.06.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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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이류 초기의 경지 (1)

DUMMY

소가장을 떠난 중혁은 천천히 주변을 유람하다 한 달 후 진천장에 도착했다.


“그래, 동생은 다 나은 것이냐?”


“예, 제가 떠나기 전부터 간단한 산책 정도는 아무 무리가 없었습니다. 한 달이 더 지났으니 이제 완치되었을 것입니다.”


중혁은 진천장에 복귀하여 곧장 약당을 찾았다.

자신을 소가장으로 보낸 소 당주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자세히 보고하였다.

그 과정에서 은가장에 대한 예긴 생략했다.

마지막으로.


“당주님 여기 동생분의 편지가 있습니다.”


중혁은 소가장의 장주 소익현이 부탁한 서찰을 소 당주에게 내밀었다.

편지의 내용은 이미 중혁이 확인해 보았다.

편지에는 그동안 일의 경과와 중혁에 대한 칭찬의 말들만 있었다.


“허허, 네가 수고하였구나. 고생했다. 늦었는데 어서 들어가 쉬거라.”

“예, 당주님도 편안한 밤 되십시오.”


소 당주는 만족한 듯 웃었고 중혁은 그에게 공손히 인사하고는 약당을 나왔다.


구십 일간의 오랜 외출이었는데.

진천장 내에 변한 건 없었다.


약당 아래로는 늦은 저녁 연무장에서 수련을 마치고 정리하고 있는 이대제자들이 보였다.


‘일 년 전만 해도 그렇게나 부러웠었는데.’


지금 중혁은 저들보다 높은 경지가 되었다.

중혁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자신의 암자로 향했다.

그때.


“어이, 중혁이 아냐.”


누군가 중혁을 불렀다.

그곳에는 연무장 정리를 마치고 암자로 돌아가는 이대제자들이 있었다.

그중 자신을 부른 사람은 안두칠이었다.


안두칠은 오늘도 윗옷을 벗고 땀에 젖어 있었다.


“왜? 수련 마치고 돌아가는 모양이네?”


중혁은 태연히 두칠과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안두칠은 중혁의 태도가 거슬린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흥-, 건방 떨기는. 이대제자라고 해서 다 같은 이대제자인 줄 아는가 본데 크게 혼나기 실으면 냉큼 물이나 떠 오너라.”


안두칠은 아직 중혁을 위협적인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두칠의 자질은 사급 중혁의 자질은 육 급.

그는 자신보다 자질도 떨어지고 늦게 승급한 중혁이 절대 자신보다 강할 리 없다 확신했다.


두칠은 중혁의 기를 꺾어 같은 이대제자 내에서도 위계질서를 확립하려 하였다.

중혁은 금세 자신에게 꼬리를 내리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래, 네 말대로 다 같은 이대제자가 아니지. 네가 지금 물을 내 암자로 떠 온다면 지금까지 네 잘못을 묻지 않으마.”


중혁이 이렇게 말하고는 태연히 뒤 돌아 자신의 암자로 향했다.


두칠에게는 정말 상상치 못한 중혁의 반응이었다.

그는 뛰어가 중혁의 오른쪽 어깨를 왼손으로 잡아 세웠다.


“이 자식이 지금 해 보자는 거야?”


스윽-.


중혁은 팔을 들어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는 두칠을 팔을 치웠다.


“야, 한 번만 더 내 몸에 손 데면 죽는다.”


중혁은 다시 등을 돌려 가던 방향을 향했다.


“하아-, 이 새끼가!”


두칠은 다시 한번 중혁의 어깨를 잡고 돌려세우며, 남아있는 오른손으로 주먹으로 중혁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


부웅-.


“싸움이다!”


구경 중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 하지 않았나.

주변에 있던 다른 이대제자들이 그 모습을 보고 중혁과 두칠을 에워쌌다.

그곳에 모인 모두가 중혁이 두칠에게 쉽게 패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터억-.


중혁은 간단히 왼팔을 들어 두칠의 주먹을 막았다.

그리고 두칠의 얼굴을 향해 오른 주먹을 내 뻗으며 짧고 간결하게 끊어쳤다.


퍼억-.


순간 두칠은 눈앞에 별이 번쩍이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순 없었다.

두칠은 계속해서 이어질 중혁의 다음공격을 대비해 팔을 크게 휘둘렀다.


부웅-.


중혁은 두칠의 주먹을 칠성보를 이용해 교묘하게 피하며 다시 그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퍼억-.


그 후로도 두칠은 계속해서 반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얼굴에 중혁의 주먹만 허용했다.


퍽, 퍽, 퍽-.


두칠은 중혁보다 경지도 낮았고 무엇보다 칠성보의 현란한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중혁은 칠성보로 손쉽게 두칠의 주먹을 피하며 그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으윽, 이 자식 한 번만 걸려봐라.”


계속되는 중혁의 공격에 두칠은 흥분하며 달려들었지만.

그럴수록 동작이 더욱 커져 빈틈만 보일 뿐이었다.


퍼억-.


“내 니놈을......”


퍼억-.


중혁은 단번에 두칠을 쓰러트릴 수 있었지만 일부러 시간을 끌며 그의 안면을 노렸다.

두칠의 얼굴은 점점 부어오르고 여기저기가 터져 피가 흘러나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던가?


계속되는 공격에 두칠의 몸에는 충격이 쌓였고 결국 그는 팔을 들어 올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헉, 헉, 야 이제 그만하자.”


두칠은 허리를 굽힌 채 한 손으론 무릎을 붙잡아 몸을 지탱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손바닥을 들어 올려 그만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퍽, 퍽, 퍽-.


중혁은 멈추지 않았다.


‘확실히 보여줘야 된다.’


앞으로도 두칠과 같은 놈들이 더 있을지 모른다.

자신에게 괜히 시비를 걸거나 해하려 하는 이대제자들.

그들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자신에게 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으으윽, 내, 내가 졌어. 그만하자.”


퍽, 퍽퍽, 퍽퍽퍽-.


털썩-.


안두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래도 중혁은 그치지 않았다.

쓰러진 두칠의 가슴 위에 올라탔다.

그의 양팔을 다리사이에 끼운 채 무방비 상태의 얼굴을 계속해서 내리쳤다.

두칠은 몸을 튕기며 중혁을 밀어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몽골의 씨름 기술로 올라탄 중혁은 두칠의 몸부림에도 굳건했다.


퍽...퍽...퍽...


중혁은 주먹으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천천히 두칠의 얼굴을 내리 쳤다.

무작정 쉬지 않고 내리 쳤다면 두칠은 정신을 잃었겠지만, 지금 그의 정신은 너무나도 또렷했다.


“으으으, 내가, 내내가 잘못했어.”


두칠은 자신의 잘못을 빌었지만 중혁의 주먹 질은 계속되었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중혁의 주먹이 이젠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퍽...퍽...퍽...


“흑, 흑-, 자, 잘못했습니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더 이상 고통과 공포를 참지 못한 두칠은 울면서 목숨을 구걸했다.


그제야 중혁은 공격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야, 내가 다시 한번 내 몸에 손 데면 죽는다고 했지?”

“예, 예, 그랬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 내 암자에 물 떠다 놔.”

“흑, 흑, 가, 감사합니다.”


모든 상황이 끝났다.

중혁은 얼굴이 피떡이 된 두칠의 위에서 일어났다.

많은 제자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이 없었다.

주변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터벅터벅-.


싸움이 끝나고 암자를 향하는 중혁의 앞을 막고 있던 아이들이 조용히 갈라지며 길을 텄다.


잠시 후.


중혁의 방 앞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두칠입니다. 물 떠 놓은 그릇을 문 앞에 놓고 가겠습니다.”

“그래, 수고했다. 들어가 보거라.”


두칠이 물을 떠다 놓은 것이다.

중혁은 두칠의 인기척이 사라지자 방에서 나와 물을 바닥에 버리고는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 * *


“어!? 사형 늦었네요?”

“응, 미안하다, 그래서 오동반점 만두를 못 사 왔는데 다음에 두배로 사 올게.”

“괜찮습니다, 사형. 제가 다시 돌아오신 시간은 알아서 정리해 놓을 게요.”


아침 진시.

중혁은 서둘러 진천장 안으로 들어왔다.

어제 외출을 나갔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반점에서 잠시 낮잠을 잦는데, 눈을 떠보니 오늘 새벽이었다.

중혁은 그때부터 비연공을 사용해 미친 듯 뛰었다.

다행히도 겨우 일과 전에 진천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영단을 복용하는 것도 잊었다.’


영단은 한 번에 경지가 오를 만큼 복용하거나, 일정 간격으로 반복해서 먹을 때 효과가 크다.

어제저녁 영단을 복용하는 것을 빼먹은 중혁은 약제실에 오자마자 곧장 영단을 섭취하였다.


오늘은 곽만철 사형이 비번인 날이다.

그래서 중혁이 맘 놓고 약제실에서 영단을 복용한 것이다.


‘으으으으.’


언제나처럼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왔다.

불 같이 뜨거운 영단의 기운이 기맥을 비집고 단전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일 각의 시간.

모든 단약의 기운을 흡수하고 이제 마치려는 데.


파앙-!


단전에 모여있던 영단의 기운이 일순간 폭발을 일으켰다.


‘경지가 올랐다.’


경지가 삼류에서 이류로 등급이 바뀌는 순간이어서 인지 그 과정이 평소보다 조금 더 요란했다.

중혁의 주변으로 강렬한 회오리바람이 일었고 다른 이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청량한 기운이 중혁을 감쌌다.

누군가 이 약제실에 있었다면 중혁의 경지가 오르는 것을 바로 눈치챌 수 있었을 정도였다.


“이제 이류 초기다.”


운기조식을 마친 중혁의 눈은 이전보다 더 초롱초롱하게 반짝였고, 피부색이 더 밝아져 보였다.

이류 초기면 진천장에서 일대제자를 넘어서 하급 장로 수준이다.

하지만 중혁은 일류에 오르기 전까지는 직급을 올릴 생각이 없었다.


‘서두르자.’


영단을 복용한다고 평소보다 일과 시작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중혁은 급히 약제실 안을 청소했다.

그렇게 약 반시진.


“휴우-, 이제 저기만 남았다.”


중혁은 청소로 뻐근해진 허리를 한번 편 다음 마지막 남은 약제실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끼이이익-.


“어!?”


그런데 방 안에는 오늘 비번이라 없을 줄 알았던 곽만철이 누워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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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천잠사의(天蠶絲衣) 23.06.16 10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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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비밀 경매 (1) +2 23.06.13 117 2 9쪽
16 이류 초기의 경지 (3) 23.06.12 109 2 10쪽
15 이류 초기의 경지 (2) 23.06.12 112 1 10쪽
» 이류 초기의 경지 (1) 23.06.11 115 2 10쪽
13 녹변안(綠變顔) (3) 23.06.11 118 1 10쪽
12 녹변안(綠變顔) (2) 23.06.10 111 2 9쪽
11 녹변안(綠變顔) (1) 23.06.10 118 3 10쪽
10 성화교환시장(成和交換市場) (2) 23.06.09 120 2 10쪽
9 성화교환시장(成和交換市場) (1) 23.06.09 127 2 9쪽
8 서고 지기 23.06.08 131 2 11쪽
7 이대제자 23.06.08 128 1 10쪽
6 영단 복용 23.06.07 138 1 9쪽
5 흑랑아(黑狼牙) 23.06.06 132 2 10쪽
4 은마상점(恩馬商店) 23.06.05 143 2 10쪽
3 갈색 괴물 23.06.05 147 2 11쪽
2 선도견문록(仙道見聞錄) 23.06.04 159 2 10쪽
1 나룻배 장식 목걸이 23.06.04 21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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