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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북스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의 침입자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Re1
작품등록일 :
2015.08.07 17:59
최근연재일 :
2015.10.14 06: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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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5,404

작성
15.09.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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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시작

DUMMY

“엄마. 아침밥 줘.”

“어머? 웬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났냐?”

구수한 된장찌개의 냄새를 맡으며 재윤은 하품을 하면서 방에서 나왔다. 그런 그를 그의 어머니 정하선은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평소라면 한 삼십 분은 씨름을 해야 일어날까 말까 한 아들이, 평소와는 다르게 실랑이 없이 일어나 밥까지 달라 하고 있으니 의아할 만도 했다.

그런 그녀의 물음에 재윤은 피식 웃고는 말했다.

“그냥 오랜만에 일찍 눈이 떠졌어.”

‘사실 안 잔 거지만…….’

진짜 사실을 모르는 그녀는 그저 의아스럽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흐암……. 졸립다.’

연신 하품을 하는 그의 뒤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저녁. 현지 시간으로는 약 10시 반쯤. 전 세계적으로 진도 3.1의 약진이 있었습니다. 어디 한 곳에만 국한된 지진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지진에 학계는 의견을 주고받으며 해석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뒤로도…….

“아차. 재윤아. 어제 지진 느꼈어?”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던 재윤에게 하선이 다가와 물었다. 그런 그녀의 물음에 재윤이 대답했다.

“흠? 글쎄……. 난 몰랐는데……. 어제 지진 일어났었어?”

재윤의 물음에 하선이 대답했다.

“응. 엄마 퇴근하는데 땅이 흔들려서 놀랐다니까? 다행히 금방 멈췄지만. 집에도 딱히 별다른 피해도 없었고.”

“흠……. 그랬구나.”

‘그때는 한창 엘리시안 하느라 바빴으니. 지진이고 뭐고…….’

당시 재윤은 엘리시안에 접속해 있었으니 지진을 느끼고 자시고 할 것이 없었다. 그는 방금 전의 대화는 금세 잊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재윤은 연신 하품을 하며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는 아침밥을 억지로 입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었다. 밤 동안 정신적으로 피로했더니 입맛은 없었지만 배는 무지하게 고팠다.

그는 밥을 먹으면서도 연신 싱글싱글 웃었다.

그런 그를 보며 정하선이 물었다.

“무슨 좋은 일 있니?”

그녀의 물음에 재윤은 한 번 더 하품을 하고는 대답했다.

“뭐, 별거 아닌데. 좀 기분 좋은 일이 있었어.”

그런 아들의 대답에 정하선은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고는 그런가 보다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근 시간이 가까워졌고, 통근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슬슬 일어나야 했다.

“좋은 일이 있었다면 다행이고. 엄마 출근할 테니까 식기들 정리해서 설거지통에다 좀 넣어 놓으렴.”

“알았어.”

재윤의 순순한 대답에 정하선은 한 번 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물었다.

“얘가 오늘따라 왜 이러지? 어디 아픈 거 아니지?”

그녀의 물음에 재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녀를 쳐다보고는 물었다.

“엄마 그러다 지각하는 거 아니야?”

“어머! 그럼 저녁에 보자!”

재윤의 지적에 하선은 시계를 보고는 깜짝 놀라며 급히 집을 나섰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재윤은 잠시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재윤의 눈이 시계로 간 순간 그 역시 화들짝 놀라며 밥을 밀어 넣었다.

“이러다 나도 지각하겠다.”

남아 있는 밥을 입안에다 우걱우걱 집어넣는 그의 뒤로는 가족사진이 보였다.

환하게 미소 짓는 정하선 그녀와 윤재윤.

그 둘만 찍혀 있는 사진이었다.


***


“졸립다…….”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도착한 재윤은 자신의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이곳이라면 잠을 잔다고 해도 선생님들에게 거의 들키지 않았기에 그는 자신의 자리를 좋아했다.

재윤은 자리에 앉자마자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고 바로 책상에 엎드렸다. 분명 아침 ‘자율’이건만 강제로 시키는 이 자율학습 시간은 그에게 모자란 잠을 보충해 주는 꿀 같은 시간이었다.

자리를 잡고 엎드려 잠을 청하려는 그의 귀에 반 아이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선지 엘리시안을 시작한 이후로 감각이 예민해져 신경 써서 소곤거리지 않는 이상 반 아이들에 대화가 왠만해선 귀에 들어왔다.

“너 어제 레비아탄 잡힌 거 들었냐?”

“어, 개쩔더라. 그거 혼자 잡았다며?”

그 대화에 재윤은 엎드린 채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귀를 닫고는 이번엔 제대로 잠을 자려고 엎드렸다. 시원한 바람이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재윤은 이런 시간을 사랑했다.

이런 평범한 일상을.

톡, 톡.

그때 그의 평범한 일상을 깨는 일이 일어났다.

누군가 재윤의 옆구리를 건드렸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느꼈나 하고 무시했지만 그가 무시하고 있자 다시 옆구리를 누가 찔러 댔다.

톡, 톡.

‘뭐여?’

재윤은 속으로 짜증을 부리며 다시 잠을 청하려 했다.

‘무시한다면 알아서 물러나겠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일어나기에는 그의 ‘귀차니즘’ 지수가 하늘을 뚫고 나가기 직전이었다.

다시 잠을 청해 막 잠이 들려던 참에 또 누군가가 그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이번에는 확실히 깨우겠다는 의지가 들어갔는지 ‘톡톡’이 아니라 ‘툭툭’이었다.

‘아씨 뭐야?’

결국에는 자리에서 고개를 든 재윤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범인을 보았다.

별것 아닌 이유라면 욕이라도 한 바가지 해 줄 작정으로 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의 바람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잘 잤어?”

욕을 한 바가지 해 주려던 그의 생각은 일어나자마자 쏙 들어가 버렸다.

“어……. 음……. 안녕 지연아.”

주관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꽤나 미인이라고 생각되는 소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범한 상황이라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을 테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라면 흐뭇한 미소고 나발이고 도망부터 치고 싶어졌다.

그녀의 이름은 하지연. 무술가 집안의 장녀로 검도 3단, 태권도 2단, 유도 1단을 보유한 유단자다.

그런 그녀의 뒤에는 웬만한 여자아이는 뺨을 두 번 후려칠 정도로 예쁘게 생긴 아이가 쀼루퉁한 표정으로 서 있었는데, 아쉽게도 성 염색체가 XY인 명실상부 ‘남자’였다.

그의 이름은 장하인으로 두 사람 다 이 학교에서 몇 안 되는 재윤의 친구 중 하나였다. 두 사람은 얼굴이 예쁘다는 것 말고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이 뭐냐 하면…….

‘x됐다…….’

많이 화가 나 있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졸려?”

“음……. 이제 안 졸린 거 같아.”

지연의 물음에 재윤이 하하 웃으며 대답했다. 지연은 웃는 재윤을 보며 싱글싱글 웃으며 쳐다보았다. 그런데 어째선지 그녀의 뒤에서 도깨비가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졸려 보이는데? 우리 재윤이가 어젯밤에 뭘 했기에 이렇게 졸려 보일까? 하인아, 넌 알고 있어?”

그녀의 물음에 하인이 부루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왜긴 왜겠어? 우리 버리고 레이드 뛰었잖아.”

그의 대답에 지연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참. 그랬지……. 우릴 버리고 재윤이가 레이드를 뛰었지?”

그녀는 연신 싱글싱글 웃었는데, 뒤에 보이는 도깨비도 같이 웃는 거 같았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에 재윤의 등이 슬슬 땀으로 젖기 시작했다

“……잘못했습니다.”

재윤의 사과에 지연의 이마에 가볍게 힘줄이 돋아났다.

그것을 본 재윤의 온 몸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등에 땀이 한 방울 흘렀을 때, 지연이 재윤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다행히도, 아침 자율 학습이라곤 이름 붙여져 있지만, 여기저기 떠드는 애들이 많았고 늘 일어나는 일이라 반 아이들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사…… 살려 줘…….’

재윤은 급하게 하인을 보며 구해 달라는 눈짓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턱도 없었다.

하인은 “흥!” 하고 코웃음 치고는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런 그의 냉담한 반응에 재윤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지연은 재윤의 멱살을 잡은 채 얼굴에 맞지 않게 다혈질인 성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네가 감히 우리를 버리고 레이드를 뛰어어어어?”

“우와아아악! 살려 주세요!”

결국 폭발한 하지연이 재윤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댔다.

재윤은 급하게 잘못을 빌었지만 건장한 남자 고등학생을 가볍게 들어선 그녀의 괴력엔 어쩔 수가 없었다. 아니 그보다 폭발한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지연이 재윤의 멱살을 잡고 한 5분 정도 흔들었을까? 그녀는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물론 그사이에 재윤의 혼이 육체 밖으로 가출한 것만 빼면 다 좋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물었다.

“그래서 레비아…….”

“지연아.”

그녀가 레비아탄이라 입을 열려고 할 때,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던 하인이가 급하게 그녀를 불러 세웠다.

하인의 부름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지연이 급하게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혹시라도 ‘모리’가 여기 있는 재윤이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난리가 날 것이었다.

지연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에서 손을 떼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레비아탄 잡고 뭐 나왔어?”

그녀의 소곤거리는 목소리에 윤재윤도 덩달아 목소리를 낮췄다.

“뭐……. 별거 안 나왔어. 재료 템이 꽤 나왔고 골드랑, 마법사 아이템이랑……. 뭐, 여러 가지 잡다한 거. 팔면 돈 좀 되겠더라. 아 하인아, 마법사 템은 너 줄게.”

재윤의 이야기에 하인이 얼굴을 붉혔다. 아까 고개를 홱 돌린 것이 살짝 미안한 듯싶었다. 이미 그 당사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하인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워…….”

그런 그를 보며 재윤이 미소를 지었다. 지연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넌 재료 템이나 가…….”

꾸우우우욱.

지연이 그의 머리를 잡고 누르자 재윤이 급하게 외쳤다.

“다, 당연히 재료 템과 함께 제가 꿍쳐 둔 전사 템을 가져가셔야죠!”

그 대답에 그제야 그녀는 마음에 든다는 표정으로 재윤의 머리를 놔주었다.

그녀는 아까 전 멱살을 잡은 것이 슬쩍 미안해졌는지 그의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었다.

그런 두 사람에 모습이 약간은 다정해 보였는지 하인은 미소를 지었다.

지연은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고는 재윤에게 물었다.

“그래서 왜 혼자 잡으러 간 거야? 우리는 왜 안 데리고 간 거야? 그리고 또 아지르 썼지?”

레비아탄은 몬스터 등급 SS로 현재 드래곤을 제외한 몬스터들 중 최고 등급의 몬스터다. 그런 레비아탄을 다른 사람이 잡았다면 믿지 못하겠지만 그들이 아는 재윤이라면 할 수 있었다.

그런 그여도 레비아탄이란 상대는 힘겨운 상대였다. 만약 두 사람이 있었더라면 더 안정적으로 레비아탄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었다.

거기다가 아지르의 창에 들어가는 제물의 값만 해도 현금가가 백만 원이 넘어간다. 다행히도 레비아탄을 잡고 나온 재료들을 팔면 그 이상 받아 낼 수 있을 테지만 두 사람을 데려갔더라면 아지르의 창까지 쓸 필요가 없었을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이유로 그녀는 화가 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물음에 재윤은 황당한 대답을 내놓았다.

“너희 그때 접속 안 했었잖아.”

“응?”

“뭐……?”

재윤의 대답에 두 사람은 순간 멍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무언가 이유가 있었겠지 싶었지만 이런 이유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재윤은 다시 졸린지 하품을 하고는 대답했다.

“너희가 있었으면 데려갔지.”

재윤의 황당한 대답에 두 사람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풋 하고 웃었다.

“너답다.”

지연은 그의 머리에 촙을 한 번 날리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하인 또한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는 몸을 돌렸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재윤은 머리를 긁적이며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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