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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랑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 전사가 된 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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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랑
작품등록일 :
2023.07.31 11:40
최근연재일 :
2023.08.16 09:2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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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7,011

작성
23.08.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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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어이. 동작 그만.

DUMMY

헤븐리라이트 입구 초입.


금역과 올보르 마을의 경계선상에 위치한 골짜기가 바로 훈련장이었다. 그곳은 아리에 의해 결계가 펼쳐져 있었고 휴머노이드 용병이 백 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팝스! 농땡이 피울 거야?”


“마스터! 젖 먹던 힘까지 다 쏟고 있는뎁쇼.”


퀭한 얼굴에 비지땀을 흘리며 아레스의 검을 받고 있는 팝스는 짧은 시간에 꽤 진전을 보여주고 있었다.


원래 검술에 타고난 소질이 있었지만 제대로 된 검법을 익히지 못해 동패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어지간한 은패 용병과도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팝스는 자신이 검기를 발현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오러 블레이드까지는 아니었지만 오러가 깃든 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팝스뿐 아니었다. 실버등급에서 멈춰있던 로마노 역시 깨달음을 얻어 벽을 깰 조짐을 보였다.


만일 로마노가 골드 등급에 오르게 되면 엄청난 전력이 될 것이다. 용병계에서 골드 등급은 기사 등급으로 익스퍼트 상급 이상 최상급 수준으로 구분한다.


어지간한 영지 기사단장까지도 넘볼 정도다.


로마노는 자신이 겨우 실버 등급에 발을 걸쳤다고 했으나 실제 그의 실력은 골드 등급 못지않았다.


다만, 검의를 깨달을 계기가 없었을 뿐.


아레스는 블랙드래곤 아라곤의 마나심법을 교묘하게 개조해 헤일로 왕국의 헤르메스 가문의 검술로 둔갑시켰다.


헤르메스 가문은 검가로 유명했기에 용병들이라면 대략 이름 정도는 들었을 가문이다.


“로마노. 검강을 뽑아보아라.”


성인 허리높이까지 이르는 대검을 든 로마노가 검에 마나를 주입했다.


그러자 검기가 치솟더니 어느덧 꽈배기처럼 굵은 강맹한 검강이 발현되었다.


로마노는 무쇠로 만들어진 깃대를 향해 대검을 휘둘렀다.


스걱.


놀랍다. 쇠와 쇠가 부딪혔지만 그저 나무를 자르듯 가볍게 쇠깃대를 양단해버린 것이 아닌가.


로마노의 대검엔 흠조차 나지 않았다.


쿠웅.


로마노가 아레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마스터! 감사합니다.”


입이 무거운 로마노가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했다.


“일어서라. 앞으로 함부로 무릎을 꿇지 마라. 넌 아레스 용병단의 부단장이다.”


“예. 마스터!”


대답하는 로마노의 말이 떨리고 있었다. 골드 등급의 용병단 부단장. 두 달 전과는 천지 차이다.


로마노 용병대원들 역시 거의 모두 한 단계씩 진전을 이루었다.


목패는 철패가 되었고 철패는 동패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팝스를 비롯한 세 명의 은패 용병이다.


아리에 의해 탄생한 은패 용병이 자그마치 스무 명이나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휴머노이드.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고하지만, 엄연히 인간과는 다른 존재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세 명의 은패 용병의 탄생은 아레스에게 무척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마스터!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놈 중에 수상한 놈이 여럿 있습니다.”


“상인인가?”


“용병입니다.”


“용병?”


팝스는 갑자기 번창하는 올보르의 시가지 질서에 투입되었다.


올보르의 밤거리는 비공식적으로 주민 수가 5천 명에 육박하는 올보르답게 여느 영지 못지않게 시끄럽고 복잡했다.


술집과 도박과 격투장은 물론이고 마물 부산물 밀거래상까지 판을 쳤다.


최근 석 달 동안 그 양상은 극에 달했는데, 자치권을 부여받았다고는 하지만 겨우 50명의 자경대로 치안을 담당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아레스는 팝스를 자경대와는 별도로 올보르 치안대라는 이름으로 슬럼가에 투입했다.


짧은 시간에 3천여 명에 가까운 외지인이 스며든 올보르는 온갖 군상들이 판을 치는 드림타운이다.


크라켄이 사라진 바다는 일손이 모자랐고, 생선을 손질하고 거래하는 사람들이 활개를 쳤다.


뱃일을 하는 사람치고 술 좋아하지 않는 놈이 없다. 놈들은 겨우 벌어들인 돈을 술과 도박, 매음굴의 여인에게 갖다 바친다.


거기에 알폰소 산맥의 가장자리와 해븐리라이트의 접경에 마기가 주춤하자 마물사냥꾼이 대거 몰려들었다.


물론 이 소문은 아리가 퍼뜨렸다.


아리가 이처럼 마물 사냥에 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은 다목적 포석이 있었다.


먼저, 란도스 자작이 올보르를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조금이라도 더 부채질하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남작령 이상의 면적을 지닌 올보르에 사람의 발길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전제는 절대로 란도스 자작에게 잡아먹히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아리에게는 정령과의 교감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그게 절대적인 교감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반경이 넓어질수록 교감 자체도 힘들다.


주변의 정령이 외부의 정령과의 교감을 통해 얻은 정보를 취합하는 방식인데, 이게 초전함 K-9의 데이터분석능력과 연계하면 상당한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바델 남작이 용병단 하나를 투입한 것을 캐치했다.


아레스가 팝스에게 치안대라는 감투를 준 것이 바로 이 용병단이 설칠 공간을 마련해준 것이다.


놈들은 처음에 올보르에 도착해 너무나 바뀐 상황에 어리둥절했으나,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사람들의 이목을 속이기 위해 마경(魔境)으로 향했다. 실력이 꽤 뛰어난 용병들답게 의외로 쏠쏠한 사냥감을 수확했다.


어느새 올보르 시장 구석엔 마물에서 나온 마정석과 부산물을 취급하는 장사꾼들이 자리를 잡았고, 점점 그 시장은 커져만 갔다.


황혼의 그림자.


꽤 낭만적인 이름을 지닌 여관. 숙박과 식사를 한꺼번에 취급하는 곳이라 상인들과 용병들에게 인기가 높은 업소다.


이 여관은 기존의 저택에 딸린 숙박업소를 사들여 전반적으로 수리를 마친 대형 업소다.


올보르 마을 출신의 상인 하나를 바지사장으로 앉히고 실제로는 팝스가 운영 중인 곳이다.


30골드라는 거금이 투입된 곳답게 시설이 화려했다. 어지간한 대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업소다.


황혼의 그림자에는 도박장도 있었다.


외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기도 했다. 도박장엔 특이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데, 판돈이 큰 고객을 위한 VIP룸이었다.


그곳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어이! 동작 그만. 방금 손장난 쳤지?”


“무슨 헛소리를..., 증거 있어?”


“증거는 무슨. 한두 번도 아니고 왜 계속 나만 잃는 건데, 네놈이 장난친 거 맞잖아?”


용병 차림의 두 사내가 포커판에서 서로를 향해 삿대질과 고함을 지르며 난장판을 만들었다.


부하의 보고를 받은 팝스가 재빨리 도박장으로 왔다.


‘저 새끼들. 바델 남작이 보낸 놈들이네.’


팝스는 이미 놈들의 실체를 간파한 상태였다. 아마도 올보르에서 용병들 사이에 분란을 조장하여 란도스령에서 개입할 여지를 만들 요량일 것이다.


팝스는 재빨리 부하 하나를 보내 이 사실을 아레스에게 알렸다.


잠시 뒤 기사 복장도 아니고 용병 차림도 아닌 독특한 아머를 입은 아레스가 도박장이 나타났다.


양측은 아직 싸움을 벌이기 전이었다.


“어이. 물 흐리지 말고 나가라.”


아레스가 등장한 것을 눈치 챈 팝스가 짝다리를 짚고 거만하게 던진 한마디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넌 뭐 하는 놈인데 끼어들어. 카악..., 퉤. 뒈지고 싶어? 엉!”


본격적으로 행패를 부리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팝스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이제 어엿한 은패 용병이고, 남들은 별로 알아주지도 않는 행동대장 자리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


아레스 단장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뭔가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우와! 이 새끼. 입에 아주 시궁창을 달고 사는 놈일세. 확 눈깔을 뽑아 먹물을 쭉 빨아 허연 세상만 보이게 만들어줘? 오늘 개 값 한번 치를까?”


정작 입이 더럽기로는 팝스가 더 심했다.


아레스는 어이가 없었다. 팝스의 허세가 어찌나 심하던지 실소가 터질 지경이다.


“그래. 씨발...덤벼 새끼야.”


상대방도 기가 죽지 않고 덤볐다. 겨우 소드 유저 정도의 실력. 아직 동패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철패 등급에 불과한 놈이 호기를 부린다.


팝스가 뻗어오는 놈의 주먹을 가볍게 제쳐내고 놈의 안면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핏물과 함께 허연 이빨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이...시.퍼.노.미. 으아아아!”


“새끼. 뭐라는 거야. 야! 거기 너희 둘. 일행 아니야?”


“일행은 맞는데...왜요?”


“왜긴 왜야. 같이 시비를 붙었으면 의리있게 같이 붙어야지. 뭐 인심 한번 쓸게. 둘이 함께 덤벼.”


둘 중에 한 놈은 동패 용병이다. 녀석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자신보다 더 강자라는 걸 감지했다.


“거...이 정도로 끝냅시다. 돈을 자꾸 잃으니까 심통을 좀 부린 걸 갖고..., 그럼 우린 이만.”


“에이. 이러면 안 되지. 너희들 때문에 손님들 다 나가고 매상이 반 토막이 되었는데, 계산을 하고 가야지.”


“계산...?”


“새끼. 손해배상 몰라? 야. 한스야.”


팝스가 갑자기 행동대에 속한 부하 하나를 불렀다. 굳이 등급을 따지자면 한스 역시 은패에 발을 디딘 놈이다.


“예. 형님.”


“우리 하루 매상이 얼마나 되냐?”


“그게. 어디 보자. 평균 잡아 하루 20골드 정도 됩니다.”


큰돈이다. 이게 1년이면 7,300골드란 얘기다. 도박장 한 곳에서 엄청난 매상을 내고 있었다.


이게 다 수익이면 떼돈을 벌겠지만 운영비와 잡다한 경비를 제하고 나면 반 정도나 실제 수익이다.


그래도 엄청난 규모인 것은 사실이다. 한스의 대답에 팝스의 얼굴에 희색이 가득했다.


“들었지? 절반만 내라. 내 집기 조금 부서진 것은 제해 줄게. 뭐 그것도 꽤 비싼 거긴 하지만.”


“아니. 그렇게 큰돈을 어떻게...,”


“싫어? 싫으면 몸으로 때우던가.”


“몸으로 때우라니.”


“우리 사업장이 여러 개 거든. 배 타고 어부들 보호하는 것도 있고, 광산에서 마물들 경비하는 것도 있어. 뭐 하루 일당이..., 가만 너 등급이 뭐냐?”


잘 나가다가 엉뚱한 곳으로 샌다. 아레스는 팝스가 하는 짓을 그저 지켜만 보고 있다.


“도...동패...다.”


“우와 새끼. 생각보다 실력이 있잖아. 일당은 실버 둘이다. 철패는 하나.”


50일을 일해야 겨우 1골드. 10골드를 벌기 위해서는 무려 500일을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얘기 아닌가.


“그렇게는 못 한다.”


“그럼 배상해.”


“다...당장은 돈이 없다. 시간을 주면 갚겠다.”


용병은 진땀을 흘리며 사정을 했다. 팝스는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레스의 얼굴을 힐끔 쳐다본다.


아레스가 눈에 잘 띄지도 않게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흐음. 이거 예외를 인정하면 안 되는데, 그래도 사람 났고 돈 났지. 돈 났고 사람 난 것은 아니니까. 좋다. 앞으로 10일을 주겠다. 그 안에 갚아.”


“아...알았다.”


용병 두 놈이 쓰러져 있는 동료를 부축해서 도박장을 벗어났다.


“놈들이 언제쯤 들이닥칠 것 같냐?”


“눈치챘습니까?”


“용병이 다 그렇지. 너 같으면 생짜로 10골드를 갖다 바치겠냐? 저것들 바델 남작이 보낸 놈들이지?”


“맞습니다. 헤헤. 아마도 3일 안에 쳐들어올 것입니다.”


팝스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경험했으니 대충 덤벼들지는 않을 것이다.


바델 남작은 용병으로부터 도박장에서 벌어진 일을 전해 듣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치를 허용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법적으론 란도스 자작령에 포함된 땅이다.


바델은 자작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행동에 나섰다. 이미 올보르에 스며든 용병들이 50여 명이나 되었고, 자신이 직접 거느리고 가는 용병이 50명 정도였다.


올보르의 자경대는 움직일 수 없다.


용병들 사이에 벌어지는 다툼에 영지군이나 자경대가 관여할 때는 뚜렷한 명분이 있어야만 한다.


영리한 바델은 그 점을 교묘하게 이용할 생각이다.


이틀 뒤.


“단장님! 왔습니다.”


“뭐가?”


“바델 남작. 그자가 직접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웃기는군. 남작이란 놈이 용병단과 함께 움직였다고?”


아레스는 설마 했던 일이 벌어지자 어이가 없었다.


바델이 움직였다는 건 란도스 자작이 묵인했거나 뒤에서 사주한 것이 분명했다.


‘후훗.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잖아.’


아직도 란도스령을 집어삼키는 문제에 미온적이었던 아레스는 마음을 굳혔다.


“아리! 요한슨을 불러라.”


“이제 마음을 정한 거예요?”


“유희가 재밌어지려고 하잖아. 크큭.”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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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그건 제 영업 기밀입니다만..., 23.08.16 84 4 13쪽
15 15화. 힘이 없는 자에게 보물은 재앙이지! +1 23.08.15 98 4 12쪽
14 14화. 참아.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해. 23.08.14 84 4 13쪽
13 13화. 그 짧은 혀 아예 반 토막 내줄까? 23.08.11 120 5 13쪽
12 12화. 내가 바로 그 싸가지 없는 용병새낀데..., 23.08.10 89 6 13쪽
» 11화. 어이. 동작 그만. 23.08.09 106 6 12쪽
10 10화. 로마노 용병대의 합류! 23.08.08 113 5 13쪽
9 9화. 이 전쟁에 왜 날 끌어들이는 거지? 23.08.07 144 5 15쪽
8 8화. 크라켄 사냥! 23.08.06 160 5 14쪽
7 7화. 첫 의뢰에 나서다. 23.08.05 147 6 15쪽
6 6화. 세상을 향해! 23.08.04 193 4 16쪽
5 5화. 난 네 머릿속에 있다. 23.08.03 196 5 15쪽
4 4화. 이계의 괴물 23.08.02 201 4 11쪽
3 3화. 이건 또 뭐냐? 달이 두 개라고... 23.08.01 238 4 14쪽
2 2화. 여긴 어디? 난 누구? 23.07.31 248 4 15쪽
1 1화. 난 그 배에서 죽었는데..., 어떻게..., 23.07.31 377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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