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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6.12 18:00
연재수 :
6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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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86,572

작성
20.11.2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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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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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3쪽

제 4화 신과 필멸자

DUMMY

고요한 새벽. 축제의 분위기는 꿈처럼 사라지고,

칼을 벼린 듯한 긴장감만이 실버 게이트에 감돌고 있었다.

인간들은 앞으로 있을 전투를 위해 엘프에게 무기를 나눠주고,

엘프는 인간들이 이곳에서 빨리 떠날 수 있도록 마법을 통해 도와주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을 네메시스는 성벽 위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대처가 빠르군."


"이곳은 언데드의 침입이 익숙한 최전방이니까. 괴물들의 왕."


대답을 바라지 않는 그의 혼잣말이었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말에 대답하자. 네메시스는 고개를 돌려 그 존재를 보았다.

그러자 싱글벙글 웃고 있는 인간들의 교황이자. 빛의 주신인 켈렌트가 곁에 서 있었다.


“엘프는 천. 인간은 대략 백 명.

지금 내가 살펴본 것으로만 보아도.

언데드는 4천에 본 맘모스, 리치, 죽음의 기사 등의 고위 언데드까지 섞인 상황이야.

하나하나가 혼자서 수십 명을 죽일 언데드들이지.”


“정상적인 상황이면 못 막겠군.”


객관적인 전력을 비교해본 네메시스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반적인 공격이라면 성벽을 방패로 충분히 막겠지만.

지금 오고 있는 대군은 언데드.

그것도 천 년 전 전쟁에서 희생당한 수많은 필멸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언데드였다.

당시에 괴물들의 손속이 잔혹한 만큼.

죽음의 기사와 같은 고급 언데드들도 그곳에 많이 섞여있겠지..

인간들이 이곳을 떠나지 않고 엘프를 돕는다고 하들.

언데드들을 막는 일은 객관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젯밤의 보고로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어. 인간들도 마찬가지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빛의 주신?"


“필멸자들... 재미있지 않아?

합리적으로 볼 때. 분명 이길 수가 없는 싸움인데도 대항할 준비를 한다는 거 말이야.

고향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혹은 엘프들과의 동맹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버리려는 자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

난 필멸자들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부러워.”


"....."


켈렌트는 그렇게 말하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짓은 채로 광장을 바라보았다.


“나도 가끔 필멸자들처럼 저랬으면 좋겠거든.”


주신이라 경배 되는 불멸자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네메시스에게 고개를 돌렸고,

그러자 네메시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서 나에게 뭘 원하는 거지? 빛의 주신?”


“이곳의 필멸자들을 도와줘. 4세계 괴물들의 왕.”


그 말에 네메시스의 인상이 더욱 찌푸려졌다.


“웃기는군. 저들을 돕고 싶으면.

스스로가 본래 힘으로 나서면 될 텐데? 빛의 주신?

네가 조금이라도 힘을 발휘하면 저런 언데드들 따위는 한순간에 소멸하겠지.

그런데 나에게 왜 도움을 청하는 거지? 빛의 주신 켈렌트?”


“나는 이곳에서 인간 ‘교황’으로서만 싸울 생각이야....

‘빛의 주신 켈렌트’로서가 아니라.”


켈렌트는 그 말과 함께 성벽 아래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필멸자들을 바라보았다.


“내가 주신으로서 힘을 사용한다면..

이곳의 전투는 순식간에 끝나겠지.

그 후엔?

나의 도움에 필멸자들이 무릎을 꿇으며 감동할지도 몰라.

그리고 머나먼 미래엔 짤막한 전설로 남겠지...

하지만 내가 필멸자들을 사랑하는 부분은 그것이 아니야.

그들은 나와 같은 불멸자나, 괴물들과는 달리.

빠르게 성장하고 금방 늙어서 죽어버리는 존재들.

그렇기에 그들은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괴물이나 불멸자들 같은 존재들에게 없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

그거야말로 필멸자들의 ‘빛’.

빛의 주신인 나라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야...

그렇기에... 난 그들을 직접 도울 수가 없어.

그것은 먼 과거에 내가 필멸자들에 대한 마음을 고쳐먹게 된 필멸자에 대한 모독이 될 거니까 말이야...

그러니...”


켈렌트는 필멸자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난 한 명의 필멸자로서, 그들을 돕고 싶어.”


“................”


켈렌트 말에 네메시스는 잠시 침묵하면서 그를 바라보더니,

곧 결단을 내린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문 정도는 지켜 주마.

플로라의 새로운 고향인 만큼 그 정도는 어렵지 않지."


네메시스는 켈렌트의 말에 성의 없이 대답했지만,

켈렌트는 그 말로도 충분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신의 짧은 다리로 광장으로 내려갔고 그러자 네메시스는 그를 멈추어 세웠다.


“잠깐만! 켈렌트!”


“?”


“‘세레나’라는 엘프...

그녀가 내가 아는 플로라인 것은 확실하겠지?”


“나는 분명 천 년 전의 계약을 확실하게 지켰어. 흥!”


켈렌트는 그 말과 함께 자신과의 계약을 못 믿는 듯한 네메시스의 태도에 화가 난 듯이 콧방귀를 뀌며 몸을 돌렸다.

그렇게 켈렌트가 내려가면서 모습을 감추자.

네메시스는 다행이라는 듯이 그대로 누워버렸다.

켈렌트의 태도를 보면,

세레나가 ‘플로라’인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다.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빛의 주신이 괴물에게 가장 적대적인 불멸자인 만큼.

플로라를 돌려주지 않고.

쓸데없는 짓을 할까 걱정한 네메시스였기에.

그제야 그는 안도할 수 있었다.

물론 대비책을 세워놓았지만.

네메시스의 목적은 플로라의 생존이었으므로,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만한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말리고스. 내 말이 들려?"


[응? 네메시스? 무슨 일이야? 하앙..

나 배고픈데...

어디 있다가 이제 연락해?]


"밥은 나중에 줄 테니...

세레나를 몰래 지켜봐 줘. 말리고스."


[매일같이 놀려오는 그 엘프?

그거야 가능하긴 한데.... 근데 왜?]


"그녀가 플로라의 환생이야."


[뭐?! 정말?! 우리랑 처음 만났을 때. 배고파 쓰러진 그 엘프가!?]


“...응.”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에 그 모습을 보인 그녀가 플로라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 네메시스였다.

그의 부탁에 말리고스로부터 대답이 돌아왔다.


[아...알겠어! 그럼 당연히 그녀를 지켜야지!

근데 빛의 주신 켈렌트가 예언한 날짜가 언제였지?

내가 3일 넘게 잔 것은 아니지? 뇨롱?]


“바로 오늘 일몰 때야.

그러니 그녀를 부탁해. 말리고스.

난 켈렌트에게 부탁받은 일이 있거든.”


[알겠어. 나에게 맡겨둬. 뇨롱.]


그 말을 끝으로 말리고스는 통신을 끊었고 그러자 네메시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앞으로 있을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그라도 휴식을 취해야만 했기 때문에...

그렇게 태양이 사라져가는 일몰 때가 되어가자.

지평선 저편에서 검은 그림자가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성채 위에는 엘프 레인저들과 그들의 방어무기인 발리스타가 대기하고 있었으며,

정문 뒤에는 죽음을 각오한 인간들과 엘프 전사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정령사와 마법사 등이 마나를 모으며 준비하였고,

교황 켈렌트의 중심으로는 인간 사제 몇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언데드 대군이 몰려오자.

모두가 긴장한 모습으로 각자의 무기를 쥐기 시작하였다.

...단 한 명의 ‘예외’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 예외에 속하는 존재인 네메시스는 입구 근처의 지붕 위에 누운 채로 태평하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귀찮군.”


저들에겐 자신의 목숨이 달린 일이지만.

네메시스에겐 이번 일은 귀찮고도 자신의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자신이 이런 부탁을 승낙해버리다니...

네메시스는 자신의 결정에 자책했지만,

입으로 약속해버린 이상 별수 없었다.

그와 같은 ‘4세계 괴물’들은 절대 거짓말을 할 수 없었으며,

자기가 인정한 약속은 자기 목숨을 버려서까지도 지키는 존재들이었다.

뭐... 처음부터 뒤통수칠 생각으로 말장난을 쳐둔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말이다.


“네메시스!?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세레나는 성채 위에서 엘프 특유의 좋은 시력으로 네메시스를 보자마자.

어이없는 듯이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내려오더니 곧 네메시스의 앞에 섰다.


"여기 왜 누워있어요?! 당신은 이곳에 있으면 안 되잖아요!”


"음? 세레나?"


네메시스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쓴웃음을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고쳐 앉았다.

그녀가 플로라의 환생임을 빛의 주신에게 확인받은 이상.

벌써 그녀에게 밉상으로 찍히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플로라는... 날 증오하니까 말이지..’


“대피하라니까! 대피를 안 하고 왜 이곳에 있어요?!

언데드에게 죽고 싶어요?!”


“아아! 그거? 나도 너희를 도와서 싸우려고.”


정확히는 정문만 막을 생각이었지만,

세레나는 그런 그의 말이 장난인 줄 알고, 귀까지 빨개지도록 화를 냈다.


"저는 지금 농담할 기분이 아니에요! 네메시스! 이곳에 있으면 당신은 죽는다고요!!!!

무기도 없으면서! 뭘 싸우겠다는 거예요!

당신에겐 조금의 마나마저 느껴지지 않는다고요!!!"


‘...내가 죽는다라.’


세레나의 걱정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는 네메시스였지만,

속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눈앞의 엘프는 자신의 정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언제쯤 그녀가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본래의 플로라가 되는 걸까?

그래도 본래의 플로라라면.

원망만을 내뱉었을 그녀가 자신을 걱정해주니, 기분이 좋아지는 네메시스였다.


"음? 저기 뭔가 오는데?"


"말 돌리지 마세요! 네메시스! 시간이 없다고요!"


"진짜데."


"네메....!!!!"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시.. 딸꾹. 어? 저건...."


세레나가 굉음이 들리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성채의 모서리에 있는 작은 탑 위에,

지는 태양을 등지고 있는 거대한 ‘무언가’가 날개를 접은 채로 서 있었다.

‘그것’의 몸에는 살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었으며,

눈이 있는 자리에는 검은색 텅 빈 구멍만이 존재하고 있었고.

그것의 날개 또한 피막을 제외하면 모두 뼈로 이루어진 생물체였다.

처음 ‘그것’을 보는 이들은 그저 '죽음'이라고 칭하고 말겠지...


“저..저건...?!”


“본드래곤이네. 천 년 전 전쟁으로 죽었던 드래곤의 시체가 언데드로 만들어졌군.

하긴야... 그때 드래곤이 워낙 많이 죽은 만큼.

드래곤들이 회수되지 않은 시체는 언데드가 될 수밖에 없었겠지.”


“말도 안 돼!!!! 본드래곤은 전설의 언데드일텐데!!!!”


네메시스가 태연하게 중얼거리자.

성채 안에 있는 이들 사이로 공포가 퍼져나갔다.

본드래곤이라면 그들이 알기로는 언데드들 중.

최고의 위험도를 자랑하는 언데드였기 때문이었다!


“미..미친!!!”


“믿을 수 없어! 저런 것이 하필... 이곳에!?”


실버 게이트의 혼란을 훑어보듯이 고개를 돌린 본드래곤은 곧 자신의 첫 번째 사냥감을 찾은 듯이 급강하를 시작하였고,

그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외쳤다.


“모두 피해!!!!!”


그 말을 끝으로 실버게이트의 전투는 처음부터 아비규환으로 치닫기 시작하였다...


--------------------------------------------------------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불멸자’인 2명의 주신이 창조주의 명에 따라 관리하며,

일반적인 생물체인 우리 ‘필멸자’들은 그 세계에서 살아간다.

세상을 구성하는 축은 이렇게 ‘필멸자’와 ‘불멸자’뿐이었으나,

‘천 년 전 전쟁’ 이후. 이 전제가 달라지고 말았다.

‘천 년 전 전쟁’에서 ‘괴물’들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갑자기 나타난 그들은 막대한 힘으로 주신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 힘은 불멸자가 이끄는 필멸자 연합군을 학살하고,

주신들을 몇 번이나 쓰러트릴 정도의 강함이었다.

비록 전쟁은 휴전으로서 끝나고 말았지만.

그 이후. 4세계 괴물들은 모든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였고,

여러 곳에서 주신들과 대립하거나 협상하여 불멸자들과의 힘겨루기를 이루어 가기 시작하였다.

이는 불멸자와 필멸자 뿐만이 아니라.

‘괴물’이라는 새로운 축이 나타났음을 의미하며,

이로써 ‘세계’는 3개의 축이 구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을 행한 4세계 괴물들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이고, 또한 왜 불멸자인 주신들을 향해 이를 드러내는 것인가?

이는 4세계 괴물들과 대화를 나눠보지 않으면 알 수 없겠지...

그들의 모습은 겉으로는 일반적인 필멸자와 다름없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의 곁에서 괴물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4세계 괴물들에 대한 기록-


작가의말

신이 필멸자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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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제 25화 만남1 +1 20.12.15 249 7 8쪽
25 제 24화 이세계의 중원인 +1 20.12.14 286 8 10쪽
24 제 23화 괴물들의 왕과 이계의 검사. +1 20.12.13 315 8 9쪽
23 제 22화 용과 신도 모르는.... +1 20.12.12 301 7 9쪽
22 제 21화 용의 여왕 +1 20.12.12 309 7 9쪽
21 제 20화 용이 잠든 얼음성7 +1 20.12.10 303 7 13쪽
20 제 19화 용이 잠든 얼음성6 +1 20.12.10 309 7 14쪽
19 제 18화 용이 잠든 얼음성5 +1 20.12.10 306 7 8쪽
18 제 17화 용이 잠든 얼음성4 +1 20.12.08 313 7 10쪽
17 제 16화 용이 잠든 얼음성3 +1 20.12.07 326 7 12쪽
16 제 15화 용이 잠든 얼음성2 +1 20.12.06 336 7 10쪽
15 제 14화 용이 잠든 얼음성1 +1 20.12.06 362 7 8쪽
14 제 13화 네메시스가 제일 싫어하는 것 +1 20.12.05 396 7 11쪽
13 제 12화 새벽의 연주와 월검향 +1 20.12.05 453 8 8쪽
12 제 11화 신들의 회의. 그리고 기다리는 괴물들 +1 20.12.04 520 9 12쪽
11 제 10화 여행의 시작 +1 20.12.03 547 8 12쪽
10 제 9화 그날 저녁 +1 20.12.02 576 8 12쪽
9 제 8화 죽음을 뚫는 조화의 빛 +1 20.12.02 624 10 19쪽
8 제 7화 실버게이트의 대전투3 +1 20.12.01 652 10 15쪽
7 제 6화 실버게이트의 대전투2 +1 20.11.30 709 10 19쪽
6 제 5화 실버게이트의 대전투1 +2 20.11.30 805 10 13쪽
» 제 4화 신과 필멸자 +1 20.11.29 935 15 13쪽
4 제 3화 달의 책과 달밤의 춤 +1 20.11.28 1,091 15 13쪽
3 제 2화 엘프의 사정 그리고 죽음의 땅에서 +1 20.11.27 1,563 18 13쪽
2 제 1화 그녀를 만난 일 +2 20.11.27 3,390 25 17쪽
1 프롤로그 : 돌아온 괴물들의 왕 +5 20.11.27 6,646 3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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