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02 07:39
연재수 :
669 회
조회수 :
54,298
추천수 :
2,072
글자수 :
5,933,299

작성
20.11.27 23:14
조회
1,549
추천
18
글자
13쪽

제 2화 엘프의 사정 그리고 죽음의 땅에서

DUMMY

“하아... 하아....”


시야를 채우는 검은 몸체가 보였다.

산처럼 거대했기에 머리를 보려면 목이 아플 정도로 올려봐야 할 정도였다.

개와 곰의 머리를 섞은 듯한 짐승의 모습.

그것의 등 뒤로 뻗어 나온 8개의 날개가 검은 혈관에 뒤덮여 무엇보다 끔찍한 악몽의 형상을 이루고 있었다.

괴물의 날개에서 그녀의 영혼을 더럽히는 듯한 추악함이 전해져왔다.


‘또 이 꿈인가...?’


그녀가 가끔 꾸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자신은 8개의 날개를 가진 검은 괴물과 항상 싸웠고,

거친 전투 끝에 피투성이가 되어갔다.


[포기하지마! 플.....]


[할 수 있어...!]


꿈속에서 들리는 응원들.

그것은 눈앞의 괴물과 싸우는 데에 그녀의 힘이 되어주었다.

발밑으로 성스러운 녹색이 퍼져나가 안전지대를 만들고,

그녀의 활은 검은 악몽을 정화해갔다.


“난 반드시... 당신을...!!!!”


[■■■■■■■■■■■■■■□□□□!!!!!!]


괴기스러운 괴물의 포효와 뒤섞여 다음 말은 들리지 않는다.

언제나처럼... 자신의 꿈은 여기서 끝나겠지.


“으으... 또야.”


세레나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것을 느끼며 눈을 떴다.

무언가 생각날 듯싶은데.

기억나지 않는 답답한 느낌이었다.

그녀가 뒤숭숭한 기분으로 주위를 살펴보니,

그곳은 그녀가 경계를 서고 있던 오래된 나무의 가지 위였다.


“요즘 언데드들과 싸우지 않아서 그런가?

시답지 않는 악몽이야. 으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려고 했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검은 괴물은 뭐지?

어째서 난 그 괴물과 싸우는 걸까?”


언제나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

자신은 한 번도 그 괴물을 본 적이 없다.

솔직히 그런 괴물이 현실에 있다면 군대로 맞서야겠지...

산만한 괴물을 상대로 혼자서 싸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미워하는 감정이 아닌 것 같아.”


세레나가 꿈에서 괴물을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공포나 증오가 아니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턱을 괴었다.


“나 혼자 고민해도 의미 없으려나?”


세레나는 나무에서 뛰어내려 가볍게 착지했다.

주변에 언데드도 안 보이는 만큼.

그녀가 이곳에서 할 일은 없었고...


꼬르르르륵!


배에서 배고프다고 항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고파...

요즘 풀때기만 먹는 것도 지긋지긋한데...

인간들이 빨리 좀 오면 좋을 텐데.”


주변이 언데드로 오염된 대지이다 보니,

그녀가 살아가는 실버 게이트는 식량이 궁한 편이었다.

이 때문에 인간들과 거래를 하면서 식량을 수입하지만.

그 기간은 1년에 한 번이었으므로,

거래하기 직전인 1주일은 제대로 된 음식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음? 말소리가?"


낯선 말소리가 들려왔다.

언데드 출몰지역이라 자신과 같은 레인저가 아니고선 오지 않는 지역인데.

처음 듣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녀의 귀가 호기심으로 까닥거렸다.


“...가볼까?”


그녀가 아는 목소리가 아닌 것을 생각하면.

엘프가 아닌 타종족이겠지.

이 지역 근처에는 엘프와 인간을 제외한 유사인종은 없는 관계로,

용의자는 자연스럽게 인간으로 좁혀졌다.

세레나는 숲의 종족답게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숲을 달려나가,

곧 목소리가 들린 곳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어라?’


처음 보는 검은 머리의 인간이 신기하게 생긴 도마뱀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특이하네...?’


남자에 대한 첫 감상은 따뜻함보다는 차갑다는 느낌이 강한 존재였다.

그동안 실버 게이트에 물건을 거래하러 오는 인간들로 인해 인간을 자주 보았지만.

저런 느낌의 인간은 처음이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세레나의 오감은 엘프들 중에서도 예민한 편인데.

눈앞의 인간에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다못해. 일반인이라도 해도.

소량의 마나라도 느껴지는 것이 정상인데.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그곳에 없는 듯한 감각이었다.

세레나는 이 사실에 이상함을 느꼈다.


"저 인간은 무언가 이상하네..? 윽!!!!!!"


속이 울렁거렸다.

배고파서인가?

아니.. 저 남자를 보는 순간.

두통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건 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근원적인...


‘뭐야.... 저거....?’


보인다. 저 남자의 그림자 속에서 일렁이는 ‘무언가’가...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시야가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으으으윽!!!!’


풀썩!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세레나는 지면에 쓰러졌고,

그러자 그녀의 존재를 눈치를 챈 듯한 두 존재가 세레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응?"


"응?"


세레나의 정신은 어지럽다 못해 의식이 점점 흐릿해졌다.

현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괴롭다’라는 감각뿐.


[플로라.. 플로라...!!]


눈앞의 남자가 ‘무언가’를 붙잡고 울고 있었다.

그러자 동료로 보이는 보라색 머리칼의 청년과 아까 보았던 도마뱀이 다가왔고,

저 앞에서 흐릿하게 존재하는 다른 존재들 또한 그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보이지 않아...’


그들 외에도 많은 이들이 포위하는 듯이 일렁이고 있었다.

가지각색의 모양을 한 그림자들...

남자는 그림자들을 모두 둘러보더니,

보라색 머리칼의 청년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야누스."


"...."


"...돌아간다."


"‘그들’이 약속을 지킬 거라고 믿습니까? 네메시스님?"


"....돌아간다."


야누스는 걱정하는 듯이 그에게 물었지만,

네메시스라고 불리는 남자는 등을 돌린 채로 차갑게 말할 뿐이었고,

그러자 야누스는 별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림자들을 향해 외쳤다.


"전군! 4세계로 돌아간다!"


그림자들이 그의 외침에 하나둘 서서히 사라진다.

아니. 그녀가 보고 있던 세상 자체가 희미해져 가기 시작했다...

세레나가 의식을 차리고 눈을 뜨자.

그녀의 눈앞에 꿈에서 본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꺄아아아악?!!!!!!"


"비명은 나중에 지르고,

왜 쓰러져 있었는지 말해주면 좋겠군."


"그래. 그래."


파란 도마뱀도 그의 말에 동의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꿈과 닮아 있는 두 명의 모습에 세레나는 어리둥절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혼란한 세레나는 이 상황에 어울릴 만한 변명거리를 고민하였고...


"어.. 그게..."


꼬르르르륵!


"배고파요."


"....."


"....."


결국, 그렇게 되지도 않는 변명을 통해 상황을 무마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도 그녀는 그를 자주 찾아갔다.

처음 만난 남자가 그녀의 꿈에서 기억난 것도 이상했지만,

무엇보다도..

그에게서 끌리는 무언가가 있었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워어어어엉?


부패할 대로 부패한 살점이 여기저기 뒤섞여 마치 벌집처럼 생긴 괴이한 언데드가 강을 건너며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것의 몸 여기저기에는 희생자로 보이는 팔과 다리가 흔들리고 있었고,

지독할 정도의 진액이 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언데드들 중 모험가들이 가장 상대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메드 어보미네이션이었다.

몸의 살점이 상당히 헐겁기에 쉽게 베이는 언데드이지만.

떨어지는 살점 사이로 독가스와 독액이 뿜어져 나오기에,

잘못 상대하면 수십 명이 중독되어 그 자리에서 최후를 맞이한다고 악명 높았다.

그러한 언데드 뒤로 키가 3m 넘어가는 오우거 좀비가 따라가고 있었고,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좀비와 스켈레톤들이 뒤를 이었다.


“뭐야? 왜 여기에 언데드가 와?”


네메시스는 세레나를 만나고 온 후.

자신의 텐트로 흐느적거리며 다가오는 언데드들을 보고는 어이없었다.


‘여기가 실버 게이트와 떨어진 외진 곳이긴 해도.

언데드가 모이는 곳은 아닐 텐데?’


언데드가 좋아하는 지형이 절대 아니었기에 네메시스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저기 대화가 되는 친구 있니?”


네메시스가 말을 걸자.

언데드들은 그를 향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응?”


“우어어어어어어엉!!!”


산자에 대한 증오로 채워진 언데드들이 일제히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대화도 안 되는 저급 언데드란 거지?”


네메시스는 자신을 향해 고목을 휘두르는 좀비 오우거를 보며 뒷말을 이었다.


“전부 죽여야겠네.”


쿠엉!?


좀비 오우거는 고목을 휘두른 후.

네메시스의 모습이 사라지자 그를 찾으려는 듯이 주위를 살폈다.

그러자 뜻밖의 장소에서 네메시스를 찾을 수가 있었다.


“여기야.”


좀비 오우거가 들고 있는 고목 위에 네메시스가 몸을 숙이고 있었다.


“일단 하나.”


네메시스의 모습이 사라지고 다시 나타났을 때는 좀비 오우거의 뒤에 서 있었고.

그의 손에는 뜯겨나간 좀비 오우거의 머리가 있었다.

그러자 머리를 잃은 좀비 오우거의 몸이 서서히 쓰러져갔다.


“강을 건너는 도중에 쓰러지면 안 되지. 물이 오염되잖아.”


네메시스는 쓰러진 좀비 오우거의 팔을 잡으며 아직 강을 건너지 않는 소규모 언데드들에게 미소지었다.


“재활용하면 되겠네.”


콰아아앙!!!!


몸을 회전시키며 좀비 오우거의 몸을 언데들에게 내던졌다.

그러자 거기에 휘말리 좀비나 스켈레톤 같은 저급 언데드들이 그대로 박살이나 식물을 위한 거름이 되어갔고,

다른 좀비 오우거 한 마리가 공격을 막아보았지만 그대로 상반신이 사라져버렸다.


“이 친구의 머리는 이렇게 써야겠지.”


배가 풍선처럼 부푼 좀비가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유독성 가스가 배에 가득 차 있어. 조금이라도 충격을 주면 폭발한다는 붐 좀비였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좀비를 보며 네메시스는 남은 오우거 머리를 던져주었다.


퍼엉!


그러자 풍선처럼 부푼 좀비의 몸의 가운데가 뻥 뚫렸다.

그와 동시에..


콰앙!!!


좀비는 그대로 폭발해버렸고,

사방을 향해 뼈와 썩은 장기들을 날카롭게 내뿜었지만.

네메시스에게 다가오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제 하나 남았나?”


쿠어어어엉!!!!!!!


메드 어보미네이션이 뒤뚱거리며 네메시스를 향해 달려왔다.

비록 이동속도는 느렸지만.

어떻게든 그를 잡겠다는 듯이 온몸에 붙은 팔과 다리들이 꿈틀거리고 있었고,

주변이 녹아내릴 정도의 독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치이이이익!!!!


“흐음....”


그러자 네메시스는 메드 어보미네이션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었다.

그 모습에 메드 어보미네이션은 웃었다.

그를 향해 검을 들었던 이들은 근접하자마자 모조리 녹아내려 자신의 몸 일부를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맨손이라니?

눈앞의 인간도 녹아내려 자신의 일부가 될 것이 분명했다.


우엉?


하지만 자신의 독기에 녹지 않는다.

아니.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네메시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메드 어보미네이션을 맨손으로 잡았다.


“날뛰면 주위에 민폐니까...”


그대로 아래를 향해 힘을 주었다.


“더 이상 움직이지 말고 죽으렴.”


으드드드드득!!!!!


메드 어보미네이션의 하체가 서서히 지면에 박혀 들어가는가 싶더니,

네메시스의 막대한 힘에 그대로 으깨지기 시작하였고.

이에 깜짝 놀란 메드 어보미네이션이 온몸의 팔과 다리를 이용해 저항했지만.

네메시스는 멈추지 않았다.


콰지지지직!!!


뼈들이 부러지는 소리와 살이 분쇄되는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숲에 울려 퍼지고,

메드 어보미네이션의 몸 절반이 파편이 되어 주위에 뿌려졌다.

그러자 광란에 빠진 어보미네이션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악의 독기를 내뿜었지만.

네메시스의 표정은 평온했다.


“자아. 이제 안녕.”


네메시스는 온몸이 갈려 머리만이 남은 메드 어보미네이션의 머리에 발을 올렸다.

그걸 끝으로 네메시스가 힘을 주자.

형체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고,

메드 어보미네이션이 자랑하는 독기는 대기 중으로 사라져갔다.


“좋아. 이걸로 언데드들은 처리했네.”


네메시스는 메드 어보미네이션이었던 살점을 흘깃 보고는 텐트로 돌아갔다.


‘이상한걸? 이 수준 정도의 언데드는 내가 여기에 와서 처음 보는 건데.

무언가 이유가 있는 걸까? 불길한걸...?’


네메시스라면 쉽게 처리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엘프들이라면 고전하거나 혹은 크게 다칠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네메시스는 불길함을 느꼈다.

실버 게이트에 사는 엘프들이 주기적으로 언데드들을 정리했기에 위험한 종류의 언데드들은 이곳에 없어야 정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세레나와 네메시스의 관계는 앞으로 전개로 밝히겠습니다. 말리고스의 정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 제 8화 죽음을 뚫는 조화의 빛 +1 20.12.02 617 10 19쪽
8 제 7화 실버게이트의 대전투3 +1 20.12.01 645 10 15쪽
7 제 6화 실버게이트의 대전투2 +1 20.11.30 700 10 19쪽
6 제 5화 실버게이트의 대전투1 +2 20.11.30 795 10 13쪽
5 제 4화 신과 필멸자 +1 20.11.29 926 15 13쪽
4 제 3화 달의 책과 달밤의 춤 +1 20.11.28 1,081 15 13쪽
» 제 2화 엘프의 사정 그리고 죽음의 땅에서 +1 20.11.27 1,550 18 13쪽
2 제 1화 그녀를 만난 일 +2 20.11.27 3,358 25 17쪽
1 프롤로그 : 돌아온 괴물들의 왕 +5 20.11.27 6,583 34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