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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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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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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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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4
글자수 :
374,240

작성
24.05.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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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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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글자
12쪽

제3화

DUMMY

차현우가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것은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였다.


보모의 젖 동냥도 거부하고, 식음을 전폐하며 끙끙 앓아 대길 며칠째, 의원까지 다녀간 날 그는 며칠 간의 단식(?)으로 정신이 혼미하고 굶주리고 피폐해진 상태에서 울린 익숙한 ‘시스템 알림’ 메시지를 듣던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위잉! 위잉!


<시스템 알림 : 사용자의 생명력이 10% 미만입니다. 생명력을 회복하십시오. 생명력이 0이 되면 사용자는 사망하게 됩니다.>


차현우는 힘없이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그대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알던 무림세계에서의 생명력이 0이 될 경우에 대한 메시지와 내용이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원래 무림세계에서는 ‘생명력이 0이 되면 사용자는 사망하여 가까운 마을에서 부활합니다. 사망 패널티 – 10% 경험치 하락’이라고 나왔었다.


그런데 사망한다는 내용만 남다니, 이건 대체 무슨 조화일까?


‘설마 여기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는 거야? 그런 게임이 대체 어디 있어?’


믿고 싶지 않았지만 뇌리를 스치는 그 무서운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리다 몸이 기우뚱해져서 옆으로 철퍼덕 쓰러졌다.


그러자 그 다음 순간!


띠딩!


<시스템 알림 : 돌아눕기 2회에 성공하였습니다. 튜토리얼 보상 : 경험치 250 획득, 경험치*2배 적용되어 경험치 500 획득됩니다.>


‘엥? 뭐가 성공했다고? 그리고 튜토리얼?’


무서운 마음이 들던 것도 잠시 그 황당한 알림음에 차현우는 얼빠진 표정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놀랄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띠딩!


<시스템 알림 : 레벨업에 성공하였습니다. 현재 레벨 3, 보상 : 10 스탯 포인트 획득. 생명력, 공력 100% 회복 완료>


‘이렇게 쉽게 레벨 업이 된다고? 그것도 한 번에 2 레벨이나?’


무림세계에서는 20레벨까지 그래도 필드에 나가 토끼나 사슴 등의 동물을 잡는 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돌아눕기 2회 성공했다고 경험치를 얻고 레벨 업을 한다니?


뒤이어 시스템 알림음이 다시 들리며 ‘튜토리얼’이라는 새로운 탭이 생기곤, 눈앞에 목록이 나타났다.


<시스템 알림 : 튜토리얼 모드가 시작되었습니다. 남은 튜토리얼을 완료하세요>


<튜토리얼 목록>

1. 돌아눕기 2회 - 완료

2. 똑바로 눕기 2회 - 미완료(획득 경험치 750)

3. 앉기 2회 - 미완료(획득 경험치 2,500)

4. 뒤집기 2회 - 미완료(획득 경험치 2,500)

5. 기어가기 2회 - 미완료(획득 경험치 5,000)

6. 뛰어가기 2회 - 미완료(획득 경험치 7,500)


똑바로 눕기, 앉기, 뒤집기, 기어가기, 뛰어가기···


아무리 갓난아기부터 시작하게 됐다지만 이런 걸로 미션 보상을 준다고?


‘이거··· 완전 개꿀인데? 이 정도야 한 큐에 끝내야지!’


차현우는 곧바로 ‘똑바로 눕기’부터 시도하였다.


이이익!


그런데 죽을 힘을 다해 쓰러진 몸을 일으키려 해도 천근만근 요지부동이었다.


‘어? 이거 왜 이래? 이익!’


한참 동안 힘을 주던 그는 이내 지쳐서 헥헥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고작 똑바로 눕는 게 안 된다고?


아무리 갓난아기가 됐다지만 이게 말이 돼?


그때 차현우의 뇌리에 퍼뜩 스치는 게 있었다.


‘맞다. 스탯 포인트 배분!’


그는 즉시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에는 아직 배분되지 않은 잔여 스탯 포인트가 보였다.


<잔여 포인트 : 15>


레벨1 때 부여 받은 5 포인트에 이번 연속 레벨 업으로 획득한 10 포인트를 합한 총 15 포인트!


‘뭐니뭐니 해도 빨 중에 빨은 스탯빨이지! 이전 케릭 때처럼 체력과 민첩 위주로 근체민 1:2:2 비율로 가자!’


차현우는 근력에 3, 체력에 6, 민첩에 6을 눌러 포인트를 배분하였다.


그러자 느낌 탓인지 몰라도 어쩐지 몸이 가벼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이번엔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이 정도 스탯으로 똑바로 눕기도 못하는 게 말이 돼?!’


그런 생각을 하며 차현우는 기대감에 찬 얼굴로 곧바로 다시 똑바로 눕기를 시도했다.


‘이번엔 성공하고 만다! 가즈아! 이익-’


다시 한번 머리부터 발끝, 항문의 힘까지 끌어 모아 힘을 주는 순간!


뿌우웅-


야속하게 잔뜩 힘준 항문에서 새어 나오는 방귀 소리만이 애절하게 울려 퍼질 따름이었다.


‘이게 말이 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차현우가 상태창의 ‘근력 4’란 글귀를 마구 누르자 갑자기 그 옆에 괄호안에 흐릿하게 보정된 숫자가 하나가 나타났다.


<근력 4(상태 패널티의 영향으로 실제 능력치가 감소됩니다. 현재 근력 : 0.04>


‘이런 미친!’


차현우의 눈은 상태창 하단의 ‘상태 : 신생아(현재 능력치 및 효과 - 99%)’ 글귀에 박혔다.


한 마디로 현재 능력치의 1%만 쓸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튜토리얼 미션 걸만 하네. 이제는 꼼짝없이 이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건데···’


차현우는 자신이 몸만 갓난아기가 된 것이 아니라 강력한 패널티로 인해 똑바로 눕기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을 절실히 깨닫자,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극심한 위기감이 느껴졌다.


‘이럴 때가 아니야, 얼른 뭐라도 해야 돼! 누워서도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옳지. 운기조식!’


갓난아기가 되었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에는 너무 불안했다.


차현우는 곧바로 ‘삼재기공’을 연마하기로 하였다.


삼재기공은 캐릭터 생성 초기에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공법으로서 공법 중에 가장 정심하고 혈맥을 안정적으로 활성화 할 수 있지만, 대신 축기의 속도가 너무 느려 내공의 입문 단계에서만 사용하는 심법이었다.


손을 뻗어 ‘봇짐’ 창의 ‘삼재기공’을 누르자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공법창’에 삼재기공이 활성화되었다.


<시스템 알림: 삼재기공(등급 : 무(無)급)을 습득하였습니다. 현재 상태 - 1성>


다행히 기존과 동일하게 바로 습득이 가능했고, 입문에 해당하는 가장 기초 단계인 1성으로 표기가 되어 있었다.


차현우의 머릿속으로 삼재기공의 구결들이 떠오르며 스쳐 지나갔다.


차현우는 ‘공법창’ 하단의 ‘스킬 포인트 2’가 있는 것을 확인하곤, 삼재기공 옆에 ‘+’를 두 번 눌렀다.


그러자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삼재기공의 소주천(小週天)을 시작합니다.>


그러자 차현우의 몸 주변에 있던 작은 공기와 같은 기운들이 코와 입을 타고 들어와, 배꼽 주위를 중심으로 아주 작은 기운이 생겨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곤 상반신을 서서히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왔고, 배꼽 주위, 단전에 아주 미세한 먼지 만한 크기로 덩어리를 이뤄 서서히 갈무리되었다.


그럼에도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과 각 혈맥에서 느껴지는 묘하게 시원한 청량감이 가상현실이었던 무림세계를 플레이 할 때와는 너무도 다르게 실감났다.


‘어? 뭐야? 이건 꼭 진짜 같잖아?’


원래 무림세계에서의 운기조식은 좌선 자세를 취한 후, 스킬 포인트만 누르면 자동으로 습득되는 것이었지 이렇게 실제로 몸속 변화가 체감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찌나 실감나던지 문득 이 곳이 게임 속은 맞는지 의심마저 들 정도였다.


‘새로 업데이트라도 된 건가? 효과가 진짜 같네?’


그런 생각을 이어가던 다음 순간!


띠딩!


<시스템 알림 : 삼재기공의 소주천(小週天)을 성공하였습니다.

삼재기공 2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스킬 포인트 2포인트를 사용하자 단숨에 2성까지 승급하였다.


이런 부분을 보면 게임이 맞긴 한 거 같은데, 느껴지는 기운들이 너무 실제 같았다.


이어서 ‘상태창’을 열어 공력을 확인해봤다.


‘공력 : 50일’


삼재기공이 2성으로 승급되며 0이었던 공력이 50일로 늘어 있었다.


‘어디 공력빨로 한번 더 가즈아!’


하지만 고작 그 정도로는 역시 턱도 없었다.


부들부들 떨며 힘주어 똑바로 눕기를 시도하던 차현우는 다시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쳐서 헥헥거리며 누은 채로 이제 뭘 해야 하나 생각해 봤지만 이제 진짜 할 게 없었다.


그때 보모 ‘말년’이 다가와 안아 들어 젖을 물리는 게 느껴졌다.


차현우는 보모의 젖을 대차게 빨며 생각했다.


‘얼른 커야 돼!’


입으로 오물오물거리며 힘차게 젖을 빠는 그 모습에 보모 ‘말년’은 안도하며 말했다.


“아이고! 이제 먹는구나. 참 다행이다. 아가야. 많이 먹거라.”


차현우의 쪽쪽 빨아대는 소리가 아기들의 응애 소리로 소란스런 방안을 더욱 시끄럽게 하였다.


* * *


또 며칠이 지났다.


그 며칠간 차현우는 열심히 젖을 빨며 삶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그 외엔 할 게 없어서 점차 그 의지들도 시들해져갔다.


그리고 어느 날은 문득 자기가 이러다 미쳐버릴 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정신은 멀쩡한 성인이 며칠간 젖만 빨고 똥오줌만 싸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할 몸이 되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


어릴 적부터 시한부 인생이어서 거동이 불편했지만, 그래도 가상현실 게임 무림세계 속에서는 최고 경지인 현경(玄境)에 올라 최강의 유저 열 명인 십선(十仙)의 일인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했었다.


이에 자유롭게 천하를 종횡 하던 몸이었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갓난아기가 되어 가만히 누운 채로 며칠을 보내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싶어 정신병마저 걸릴 것 같았다.


뭐라도 해야 되겠다 싶은데 이제는 진짜 도무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문득 삼재기공을 수련할 때 느꼈던 단전의 묵직함과 혈맥의 상쾌함이 생각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아! 그때 진짜 꼭 실제 같았는데··· 혹시 실제처럼 계속 수련하면 효과가 있는 거 아냐?’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자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 그거라도 해보자며 차현우는 삼재기공의 운기조식을 시도하였다.


‘삼재기공 수련’이라는 스킬 시동어를 속으로 외치려던 차현우는 순간 혹시 실제처럼 하려면 그것조차 실제처럼 하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뭐, 밑져야 본전이지! 해보자!’


차현우는 스킬 시동어를 외치지 않은 채, 눈을 감고 삼재기공의 구결을 속으로 외기 시작했다.


스킬로 습득해서인지 떠올리려 하자 머릿속에 글씨가 마치 자막이 지나가듯 나타났고, 그 구결에 집중하며 동시에 전신 주변의 기운들을 받아들이고자 했다.


그러자 시스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삼재기공의 소주천(小週天)을 시작합니다.>


‘어? 진짜 되네?’


차현우는 깜짝 놀라면서도 집중을 이어갔다.


공기 중의 예의 그 기운들이 다시금 단전으로 들어가더니 서서히 상반신을 돌기 시작했는데, 정말 실제라는 생각으로 이번에는 눈을 감고 집중하자 마치 그 기운들이 스킬 설명에만 있던 혈맥이라고 불리는 임독맥의 통로를 따라 상반신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눈앞에 보이듯 느껴졌다.


온몸에 전기가 흐르듯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며 계속해서 지나는 혈맥마다 청량감이 느껴졌다.


그러다 다시금 단전으로 기운이 돌아와 조금 더 기운의 덩어리가 커진 것 같다고 생각이 들던 그 순간!


띠딩!


<시스템 알림 : 삼재기공 3성 승급에 성공하였습니다.>


‘뭐? 스킬 포인트도 안 찍었는데 진짜로 승급이 되었다고?’


10년이 넘게 플레이한 무림세계에서 전혀 들어본 적이 없던 일이었다.


경악한 표정이 된 것도 잠시 설마 했던 효과를 확인하자, 차현우는 쉬지 않고 연이어 운기조식에 빠져 들기 시작했다.


왜 옛날 도사들이 도를 닦는 게 밥 먹는 것보다 좋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운기조식을 하면 할수록 마치 하늘에 붕 뜬 것처럼 황홀감이 들고 몸속에 새로운 세계가 생기는 것 같았다.


무아지경이란 것이 이런 것일까.


차현우는 젖을 먹고, 똥오줌을 싸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삼재기공의 운기조식에 몰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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