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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수(鬼手)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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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수(鬼手)
작품등록일 :
2012.02.28 08:07
최근연재일 :
2012.01.12 11: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311,968
추천수 :
906
글자수 :
33,039

작성
12.01.09 00:01
조회
27,959
추천
83
글자
7쪽

서바이벌 - 지옥에서의 생환 4

DUMMY

연우는 세라가 주는 술을 날름날름 받아 마셨다.

눈앞이 흐려지고 몸의 균형도 잘 잡히지 않는다.

자신의 품에 파고들어 기대어 있는 세라가 무슨 말인가를 계속 중얼거렸다. 한 시간 전쯤인가부터 자신의 과거지사를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있는데 연우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 나는 살아남았다.’


잊고자 술을 마시고 있지만 점점 더 기억이 선명해 진다.


“야, 임마. 최연우-!”


친구 광혁이가 큰 소리로 연우를 불렀다.

연우가 흐릿한 눈을 들어 광태를 바라보았다.


“너 이 새끼 로또라도 맞았냐?”

“지랄하네. 내가 로또 맞았으면 니들 만나고 있겠냐? 벌써 한국 떴지.”

“크크, 그건 그래.”

“그런데 저 놈은 왜 저러고 있냐?”


정훈은 이미 한참 전부터 파트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에 빠져 있었다.


“정훈이 녀석 원래 술 많이 못 마시잖아.”

“많이 못 마시는 녀석이 양주 대자를 혼자 다 마시냐?”

“우리 같은 놈들이 이런 호사를 언제 또 누려 보겠냐? 기회 있을 때 팍팍 마셔야지.”

“그래. 잘났다.”


연우가 피식 웃으며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비웠다. 목을 타고 뜨거운 기운이 확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래. 이러면 잊을 수 있을 거야.’


연우가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마치 머릿속에 가득한 기억을 털어 버리려는 듯 그렇게 말이다.

그때 정훈이 벌떡 고개를 들며 연우에게 삿대질을 했다.


“너 임마 그러는거 아냐.”


연우는 정훈이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몰라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디서 돈 좀 벌었나 본데. 돈 좀 벌었다고 우리들 이렇게 무시하냐?”

“술 좋게 쳐 먹고 갑자기 왜 쉰소리 하고 그러냐?”

“쉰소리? 야, 우리가 아무리 없이 산다고 해도 그렇지. 거지 동냥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


정훈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조금 험악해지자 광태가 황급히 정훈의 말을 끊었다.


“또 시작이네. 이 새끼는 술만 쳐 먹으면 꼭 아무한테나 시비를 걸어요. 연우가 술 사줬는데 뭘 동냥을 한다고 지랄이야, 지랄이.”

“광태 이 새끼야. 딱 보면 몰라? 지 돈 좀 벌었다고 우리한테 자랑질 하려고 이러는 것 아니야? 이 병신새끼야. 뭘 알고 말을 해라.”

“그만 좀 하라고. 그런 생각이었으면 와서 술을 먹질 말든가. 얻어 먹을거 다 얻어먹고 왜 지랄이냐고.”

“지랄? 광태. 야 이 개새끼야. 니가 지금 나한테 지랄이라고 그랬냐?”

“그래. 지랄. 내가 틀린 말 했냐?”

“이게 고등학교 다닐 때는 눈도 못 마주치던게 나이 먹고 친한 척 좀 해주니까 내가 니 친구 같냐?”


정훈의 말이 점점 도를 넘어서자 연우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만해라.”

“한광태. 이 씨발놈...”


쨍그랑-


“그만하라고.”


연우가 앞에 있던 술병을 집어 정훈의 옆쪽 벽에 집어 던졌다. 병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에 순간 정적이 찾아 들었다.

정훈은 반쯤 풀린 눈으로 연우를 보다가는 코웃음을 쳤다.


“흥! 씨발놈이 꼴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니가 옛날에나 최연우였지. 지금도 최연우냐?”

“한 마디만 더 해봐.”


연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싸늘하게 말을 하자 정훈이 연우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다 자신의 파트너와 눈이 마주치자 쓸데없는 자존심이 불같이 타올랐다.


“씨발, 그러다 치겠다? 쳐봐. 쳐보라고 개새끼야. 아예 죽여. 죽여 봐.”


연우가 몸을 가늘게 떨었다.


“그만. 그만하라고. 그만...”


- 죽여. 죽여. 죽여.


연우의 귓가에 똑같은 말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


생존 이십구일 째.


“헉... 헉...”


연우는 굴에 몸을 숨긴 채 입구를 가려 놓은 나뭇가지 사이로 바깥쪽을 살폈다.

숨이 턱 끝 까지 차올랐다. 연우는 입을 손으로 막았다. 숨소리도 내서는 안 된다. 지금 연우를 쫓고 있는 녀석이라면 연우의 거친 숨소리도 찾아낼 것이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땀방울이 코끝에 걸려 코를 간질인다. 재채기가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연우의 눈은 끝없이 굴 밖을 살피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굴 바깥쪽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왔다.’


연우는 직감적으로 그 녀석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이틀 동안 자신을 쫓던 추격자가 분명했다.

녀석은 연우가 마치 사냥감이나 되는 것처럼 천천히 숨통을 조여오고 있었다. 녀석이 떠오르자 연우의 몸이 절로 심하게 떨려왔다.


‘개새끼.’


이제 하루만 견뎌내면 이 지옥에서 탈출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하필, 왜 하필 저 녀석을 만나게 된 것일까?


‘욕심이 과했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굴 주변을 돌아다녀 돼지 토끼를 한 마리 더 잡을 수 있었다. 시체를 굴에 옮겨 놓은 연우는 굴에 틀어 박혀 남아 있는 시간을 보내려 했다.

하지만 호기심이라는 몹쓸 녀석이 머리를 쳐 들었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굴로 피신을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평상시 보다 조금 더 멀리까지 나가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그 녀석은 단번에 집채만 한 바위를 부수고 자기 몸에 수 십 배나 되는 나무를 쓰러트렸다.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강한 녀석이었다. 연우는 몸을 숨기고 있다 도망을 치려했다. 하지만 이미 녀석은 연우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연우는 그때부터 그 녀석을 피해 도망을 다녔다. 굴 주위를 맴도는 것에 불과했지만 피를 말리는 도주가 시작 된 것이다.

굴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굴은 최후의 보루였다.

그렇게 하루하고 한나절을 꼬박 도망을 다녔다. 녀석은 집요하게 연우를 추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우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제대로 영양도 보충을 하지 못한데다 수분의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연우의 몸 상태는 최악이라 할 수가 있었다.

하루 한나절을 도망 다닌 것도 어찌 보면 그 녀석이 연우를 상대로 장난을 친 것 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결국 연우는 마지막 보루인 굴로 도망을 쳤다.


‘굴의 입구는 좁다. 이곳이라면 나에게도 승산이 있다.’


굴에서 뻐드렁니 호랑이도 이겼었다. 녀석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굴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에는 녀석도 기어서 들어와야 한다.

그때를 노린다면 연우에게도 승산이 있을 것이다.


“크크, 도망친 곳이 겨우 이곳인가?”


작가의말

과연 누구일까요?
알아맞춰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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