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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에스타 님의 서재입니다.

부능화니분수(당신과 헤어질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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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에스타
작품등록일 :
2021.03.12 20:35
최근연재일 :
2021.04.27 22:33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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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수 :
20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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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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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림대회 속에 숨겨진 음모 (7편)

DUMMY

잠자코 말이 없는 우림의 눈치를 살피던 영영이 그 불편한 침묵을 견디지 못해 입을 연 순간이었다.


“오라..”


“영영.”


“네네!”


당황한 영영은 절로 공손모드가 되어 벌떡 일어났다.

그걸 본 우림은 영영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풋 웃음을 먼저 터트렸다.


“오라버니! 말씀하세요!”


“하하. 뭘 그리 긴장하는 것이냐.”


“그게 아니라.”


“영영, 이 무림대회가 끝나면 나와 함께 돌아가겠다 한 말 지킬 자신 있느냐?”


“네! 물론이예요!”


이 말만큼은 진심이었다. 우연히 듣게 된 내용도 그렇고 뭔가 우림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안 영영은 왠지 돌아가지 않으면 안될 거 같단 생각은 내심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태의 심각성, 앞으로 몰고 오는 후 폭풍을 우림만큼이나 예상했다면 당장 가겠지만. 그것을 아직 알 리 없는 정작 후 폭풍의 명분을 만들어 낸 영영은 그저 미온적으로나마 느낄 뿐이다.


“좋다, 그렇다면 내 너의 그 말을 믿고 무림대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마.”


“와! 정말이세요?”


“단!”


“단?”


“나도 너와 함께 계속 머무를 것이고, 너는 내 감시하에 지내야 한다. 그래도 하겠느냐? 그게 싫다면 당장 나와 함께.”


“좋아요! 조..좋습니다! 그럴께요! 당연히 좋죠! 오라버니잖아요!”


영영은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뭐가 어떻든 남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 다행이었다.

비록 우림이 감시를 한다고 하면 꽤나 행동반경이 좁아지긴 해도 그래도 얼마 전 녹림도를 만났을 때도 그렇고 영영 본인도 어느 정도는 본인 실력만으로는 혼자 강호유람 자체가 어려우리라 생각했다.


“좋다. 그렇다면 이미 날 알아본 나 방주를 좀 만나고 와야겠다. 나도 여기서 머물러야겠어. 헌데 네 진짜 신분을 아직 저들은 모르는 것이냐?”


“그게. 제가 고 승상의 도망친 딸이라는 게 별로 유쾌하진..”


“잘못이란 건 알고는 있는게냐!”


“켁.”


우물쭈물 차를 입으로 가져가 겨우 한 모금 삼키려고 하던 영영은 우림의 난데없는 버럭에 차가 목에 걸려 켁켁 대면서 간신히 숨을 다듬었다.


“알아요. 어쨌든 도망쳐 나온 건 잘한 짓은 아니겠죠. 그러니까 더...아. 혹시..조건에 제가 신분을 꼭 밝혀야 하는건가요?”


“아니. 잘했다.”


“네?”


뜻밖에 우림의 말에 영영은 외려 당황한 얼굴로 우림을 바라보았다.


“오라버니?”


“잘 했다는 것이다. 네가 집을 뛰쳐나온 이래 가장 잘한 짓이구나!”


“진심이세요?”


“물론이다! 왜? 진심 같지 않아 보이느냐?”


“오라버니 혹시 너무 화나서 일부러 저 벌주려고.”


“조건 하나 더!”


“네!”


“무림대회가 끝나 나와 여길 떠날 때까지 설사 저들이 네 정체를 눈치채고 널 떠보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네 진짜 신분을 드러내선 안된다는 것이다! 너와 지내면서..아무래도 확인할 게 많아서 말이야.”


“그..그거야 이미 뭐 그냥 아버지가 고 승상 대인과 지기다..이런 말만 해 놓은거라.”


“그들이 그 말을 순진하게 믿을 거 같다고 생각하느냐?”


“아니 근데 별 말은..”


“저들은 마방을 이끄는 무림의 대선배들이다. 저들의 관록이 네 그런 허튼 거짓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다. 다만 지금은 잠시 긴가민가하며 속을지언정, 곧 적어도 나 방주와 왕 부 방주는 네 진짜 신분을 눈치 챌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지내는 동안 나와 함께 아닐 때는 절대 혼자 돌아다니지 말거라.”


“아..알겠어요. 오라버니께서 시키시는 대로 할께요. 근데..”


“왜 라고 묻지 말고 내 말을 듣겠다는 것 또한 조건!”


“아니 무슨 조건을 시시각각 추가를..”


“돌아갈까?”


“아니요! 네! 그럴께요! 알겠습니다!”


영영은 바로 알겠다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건 자체가 어렵거나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신분을 숨기게 하는 우림의 말이 조금 의아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럴 이유가 있지 않을까..막연한 생각을 하며 동의를 한 것이었다.

뭐 정확히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데, 저걸 선택하면 즉시 돌아가야 하니까. 늘 어릴 때부터 우림은 그랬다.

속의 말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을 때가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가 뭔가 그 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 싶을 때는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 그것만큼은 영영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어릴 때도 뭔가 왜 저러지 싶은 행동을 하고 난 뒤, 얼마 지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으니까.

지금도 신분을 밝히고 당장 자신을 데려가도 부족한 상황인데 오히려 신분을 숨기라고 하고 있었다.

이 무림대회가 끝날 때까지 심지어 감시를 명분으로 함께 있는다고 하는 건 그 답지 않았다.

우림이 직접 움직일 정도라면, 당금 주 우림이라는 영친왕을 직접 움직이게 할 정도의 영향력은 사실 황제조차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영영은 알 수 있었다, 그를 움직이는 건 분명 황후일 것이라는 것을.

황후를 아직도 사랑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사매로써 그녀의 말이라면 우림은 답지 않게 모든 것을 다 들어줄 정도로 절대적이란 생각마저 들었으니까.


“그런데 오라버니, 그렇게까지 남으시려고 하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요?”


“아니 그저..조금 재미있는 것을 밝혀낼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다.”


역시나 우림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월이었다면, 혹은 이욱이나 황제였다면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영영이 집을 나온 후로 현재 곤란해진 고 승상과 황가의 사람들의 입장만 생각해본다면 너무나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영영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자신의 행동이 불러온 후 폭풍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너는 그저 무림대회가 끝날 때까지 얌전히.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면 되는 것이다.”


영영은 이번에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우림의 모습에 처음으로 약간 서운함 같은 걸 느꼈다.


“만약에요 오라버니.”


“음?”


“만약에 이 자리에 있는 게 황후마마였다면 왜 이런 행동을 하시는지 얘기하셨겠죠?”


그 말에 우림은 그저 잔잔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월이 그 아이라면 말하기도 전에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그 아인 총명하니까.”


“황후마마는 정말 대단하시네요.”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


“감히 영친왕을 직접 움직여서 저를 찾게 만드는 건 황후마마가 아니면 안될텐데 말이죠.”


“영영?”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라버니가 황후마마를 정말 아직도 좋아하나보구나. 싶은.”


그 말에 우림은 급히 영영을 돌아보더니 말했다.


“말 조심 하거라!”


“저희 두 사람만 있고 제가 이 얘길 누군가에게 할 것도 아닌데 뭘 그러세요. 알고 있어요, 비록 전 어려서 세상 물정 모른다고 하지만 적어도 어릴 때부터 본 오라버니 마음에 누가 자리한 건지는.”


“영영!”


“그냥 그렇다구요. 누가 뭐 어찌한대요? 그런 생각도 드네요. 아까 오라버니의 말은 사실은 오라버니 자신의 마음을 빗대서 한 말일 거 같다는 생각이요.”


“내가 무슨 말을 했다는 것이냐.”


“ ‘네가 누군가를 사랑해서 진심으로 연모하여 평생을 그 사람과 함께 하고자 했다면 그 사람을 다른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을 것 같으냐?’ 라고 하셨죠.”


“영영.”


“알아요. 오라버니는 지금은 몰라도 제가 더 어릴 땐 황후마마가, 황후마마가 되기 전까지는 그 분을 계속 마음에 두고 계셨잖아요. 전 비록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지만 오라버니는 오히려 저의 그런 점을 알기에 제게 술을 마시고 처음 황후마마를 향한 마음을 털어놓으셨잖아요. 잊으셨어요?”


우림은 그 말에 고개를 돌렸다. 그 말은 맞았기에 반박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분명 그는 월을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그 마음을 너무 늦게 인정하였다.

그토록 월의 곁에 머무는 시간이 황제보다 길었건만, 그녀에 대한 마음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욱에게 뺏길 뻔 했고, 결국은 황제에게 보내야만 했다.

차라리 이욱처럼 마음을 한 번이라도 드러냈다면 적어도 이렇게 후회스럽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모가 했던 말처럼 그는 바보 같아서, 그래서 월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월의 말이라면 여전히 죽음도 불사할 정도의 각오를 지니고 있었다. 못 다한 마음을 아직 바보처럼 접어버리지도 못한 채, 홀로 이 긴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사람을 사랑하기엔 우림의 마음이 겨울과 같이 너무나 차가워서, 오직 월 이라는 한 여자에게만 늘 뜨겁게 타올라서, 그래서 그는 지금도 혼자인 것이었다.

그런 우림의 진심을 모른 채 월은 늘 그에게 좋은 집안을 소개해주려고 했지만 그가 늘 거절했다.


영영의 말이 분명 맞았다, 우림은 당금의 영친왕이다.

황제의 친족인 그가 직접적으로 나서서 움직이는 일은 황제라고 해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허락한 사람 월이 만큼은 그를 직접 움직일 수 있었다.

그게 자신을 위해서 좋은지 나쁜지 따윈 월의 말이라면 따질 이유가 없었고 무조건적이었다. 그리고 월은 그런 우림의 숨겨진 진심을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바보로다.”


한참을 침묵하며 생각에 잠겨있던 우림을 가만히 바라보던 영영은 왠지 모르게 월을 생각하는 우림의 그 아픔이 느껴져 영영도 왠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시린 거 같았다. 참 오래되었구나 생각이 들고 있었다. 월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을 사람이구나 싶은 것이다.


“오라버니,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왠지 모를 이 시간이 싫어진 영영은 일부러 침묵 속으로 끼어들며 말을 꺼냈다.


“음?”


“그럼 이미 오라버니의 신분을 알아 본 나 방주님께 뭐라고 하실 거예요?”


“찾아가서 나 역시 이번 무림대회를 참관한다는 것을 말할 생각이다. 어차피 이번에 마방에 군필마를 데려온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을 명분으로 조금...알아볼게 생겨서 말이다.”


“그래요, 그럼 지금 나가요? 아까 이미 오라버니를 알아보셨는데 미리 말하는게..”


“그래. 그래야겠지. 그리고 여기서 지내는 동안 어쩌면 네게 부탁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구나.”


“제게요?”


“네가 들었다는 그 대화.”


“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 중 한 사람이 그랬다지?”


“네 그랬어요. 근데 정말 그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어요.”


“그건 괜찮아, 내가 알아낼 것이니까. 너는 한 가지만 기억하거라.”


“네.”


“이 일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후 폭풍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예?”


“네가 한 그저 한 순간의 기분에 따른 그 행동에 대한 책임! 너는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칫. 알아요, 그래서 무림대회 끝나면 돌아간다고 했잖아요.”


“이 무림대회가 끝날 때까지 그들이 우리의 행동을 알아채지 못해야 가능하겠지.”


“예?”


“아무것도 아니다. 그만 쉬거라, 난 일단 나 방주를 좀 만나야겠구나.”


우림은 그렇게 말하고 여전히 시끄러운 비무대회 장으로 들어갔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시끄러웠다.

영친왕이 들어서자 그를 알아본 나 방주와 왕 부 방주가 주위 사람들에게 살며시 인사를 하고 일어나 그에게 다가왔다. 물론 그가 신분을 밝히지 않은 걸 알기에 조심스럽게 세 사람은 나 방주의 방으로 향했다.


“영친왕께서 이리 은밀하게 오시다니.”


“은밀하다기보단, 내 말썽 많은 의매를 찾느라 온 것뿐이지요.”


“정말 놀랍군요, 저희는 유 낭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고 승상과 지기라고 하였고, 게다가 영친왕의 의매라니, 놀랍군요.”


“하하, 뭐 조금 어릴 때부터 얽힌 사연들이 있는 법이 아니겠소.”


우림은 태연하게 웃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 우림의 모습을 두 사람은 다소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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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영영의 위기 (29편) +2 21.04.11 29 1 13쪽
30 사라져버린 내부 조력자 (28편) 21.04.06 21 1 13쪽
29 사 황야의 의도 (27편) 21.04.05 25 1 14쪽
28 새로운 세력의 등장? (26편) 21.04.02 26 1 13쪽
27 장부의 비밀(2) (25편) 21.04.01 23 1 14쪽
26 장부의 비밀(1) (24편) 21.03.31 2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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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가 찾을 수 있게 도울 거예요! (13편) +2 21.03.19 3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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