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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건달 강필두 열입곱 소년이 되어 다시 눈을 뜨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글문도사
작품등록일 :
2019.02.13 00:07
최근연재일 :
2019.02.23 13:33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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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81
추천수 :
372
글자수 :
140,143

작성
19.02.1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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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

DUMMY

밝게 비추는 햇살을 품은, 창문 아래로.

소년이라 여겨지는 그림자 하나가, 서성이기 시작한다.


-스윽-


그래. 새로운 하루를 여는, 아침이 시작된 것이었다.


"2007년이라···"


2007년 그때를 기억하는가?


노무현 정권.

대한민국의 9번째 대권을 이은 그는. 참여정부란 타이틀을 내세운 채.

민주주의와. 경제 균형 발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북 관계 유지에 힘을 쓴다.


하지만.

세상이란 게, 평화와 평등을 외칠수록.

거꾸로, 불평등과 불균형이 거세지는 게, 이치가 아니겠는가?


"그래. 댁이. 그 민주환지~ 평환지~ 떠들어댄 덕분에~

수면 아래에서 숨죽이고 있어야 할 놈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편해졌으니~ 내 입장에서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


조폭.

흔히들 깡패 새끼들이라 부르는 이들은.

광복 시절부터, 몇 차례나 큰 변화를 맞게 됐는데···


우선, 6.25 전쟁이 발발했던 그때.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로 나뉘여. 정치판에 장기말로 이용됐던 것이. 바로.

우리, 조폭들의 시초라 말할 수 있겠다.


그렇게, 정치판 깡패 놈들이.

흐름에 따라, 후에 또 한차례 변천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경제산업에 눈을 떠.

돈놀이에 발을 담근. 경제 깡패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돈이나 굴리며 잘나가던 놈들이.

어느 순간. 국가에 의해 국면을 맞게 된다.


일명. 범죄와의 전쟁.

범죄 소탕에 목을 건 정부가.

지천에 활기치고 다니던 깡패 놈들을, 깡그리 뭉개버린 것이었다.


그래. 참 두려웠을 테지.

모가지 빳빳이 세우고 거리를 돌아댕겼을 놈들이.

모가지 빼고 쥐죽은 듯 숨어다녔으니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가의 그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놈들의 대는 끊기지도 않은 채. 지금까지 잘도 유지되어 있지 않은가?


왜 그럴까?

조금만 머리를 굴려도, 바로 답은 나올 것 같은데···


그래···


"세상이. 우리를 원했지··· 정치판 나리들이~ 경제 대부호 나리들이 말야~

더러운 짓은 해야 뒷구멍에 돈은 들어오는 데~ 손에 더러운 건 묻히기 싫고, 더러운 짓은 해야만 하겠거든···"


세상이 그들이 원했다.


나를 비롯해···

내가 몸담고 있던 두취파까지 말이지···


아! 그전에 잠깐···


"잡설은 이쯤에서 끝내고. 하던 것 좀 마저 끝낼 게~ 내가 좀 바쁘신 몸이거든···"


그럼···



***



[지난 2일 이라크 전쟁 무장단체에 피랍된 것으로 추정된 이라크 경찰관 14명의 시체가 오늘 3일 발견되었습니다.]

[네. 다음 뉴스입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부근에서 진도 6.0 이상의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여. 수백 명의 피해자가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결과론 6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의 8차 협상이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낮 11시경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헌법개정 시안을 발표하고.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였습니다.]


TV의 전파를 타고. 연일 화재 되는 뉴스들이 송신되기 시작한다.

어지럽게 스쳐 지나가는 속보들 사이에서, 중간중간 옛 기억을 되살리는 문구들이 지나친다.

그래. 최소한. 역대 대통령의 이름 정도는, 당연히 외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사람의 것이라 여겨지는 그림자 하나가, 기웃기웃 TV 속 화면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다.


"이 정도면 됐으려나···"


영화 속 연예인들의 포스터와, 가수 걸그룹들의 사진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벽면 앞으로.

흰색의 와이셔츠. 아니.

화타고 교복을 입은 옛 된 소년이.

옷장에 걸린 거울을 보며, 쓴 미소를 흘리고 있다.


거울 속 비친 소년의 모습···


"그래. 열입곱 살이라···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


그래.

그가 바로 2027년.

실패된 인생으로 삶을 마감했던. 두취파의 악귀라 불리던 사나이.


'강필두'였다.


-쓰윽-


소년은.

목깃 사이로, 흘러 내려온 학생용 넥타이를 정리하며.

머릿속으로, 다음 목적지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가 첫 번째 걸어가야 할 목적지는.

다름 아닌···


"화타고라··· 그것 또한 나쁘지는 않지."


그래.

일명 '화타 고등학교'

사립성을 띄는 그곳은.

국가의 관여 없이, 이사장과 교장 중심 체제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곳이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눈이 닿지 않는 곳이라면, 비리가 흘러넘치는 곳이었고.

촌지부터 시작해서.

그런 촌지의 액수에 따라, 차등 대우는 물론이었으며.


마지막엔.

있는 놈 자제분 하나 살리자고,

교감이 직접 나서 성적표를 위조해. 우릴 엿 먹인 곳이기도 했다.


이십 년 지난, 내 기억이.

이 정도를 말해준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지···


아! 그렇다고 해서 오해는 말고···


"내가 지금 한가하게, 학교 비리나 파헤치자고. 그 귀찮은 일에 다시 매달리는 건 아니니까···"


마지막.

책상 위에 굴러다니던, 시계까지 팔목에 차니.

어느덧.

어엿한 소년 하나가 거울 속에 비치며, 나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쓰읍··· 뭐. 이 정도면 됐으려나?"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거사를 치르러 가야겠지.


"그럼 어디 한 번 가볼까?"



***



-쿠우웅!.-


쿵 하고 닫히는 현관문 사이로.

훤칠한 옷맵시에, 준수한 얼굴의 소년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터벅. 터벅.-


제법 길다면 긴 소맷자락을, 걷어 올린 채.

마지막 머리 정돈을 끝으로, 가던 걸음을 마저 걷기 시작한다.


그 누가 보더라도.

일개 고등학생 신분 차림의 소년.


하지만.

그런 외견에 감쳐진, 속 안의 진심은.

짙은 살기가 흘러나오듯, 역한 피내음을 풍기고 있었다.


어째서?


그 감춰진 속마음은 다음과 같았다.


지금 소년이 향하고 있을, 화타고.

그 화타고에, 그가 그토록 애타게 찾고 있던 물건이. 두 달 뒤쯤 도착하게 된다.


그래···


"구장학···"


그렇게···

저 멀리. 거리를 거니는, 한 소년의 뒷모습에서부터.

알 수 없는 한기가, 주위를 냉각시키고 있었다.


단지, 마주한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을 정로도 말이지···



***



-뻐끔. 뻐끔.-


입안에 삼킨 숨을 내뱉을 때마다. 회색빛의 연기가 흩날리기 시작하고.

입안에 머금은 연기를 내뿜을 때마다. 회색빛 동그란 도너츠가 떠다니기 시작한다.


-팃. 팃.-


불씨 맺힌 작대기를 손가락 끝으로 튕기니, 하얀 재가 바닥에 떨어져 내리고.

떨어진 잿가루 위에, 속 끓는 가래가 내려와, 엉겨 붙는다.


"그래서. 돈이 없다고? 에이. 왜 이러실까? 얼굴에 살 덕지덕지 붙은 것이. 집에선 맨날 빵만 처먹게 생긴 애가."

※『조대운』

써클: 클라쓰(일진회)

학년: 화타고 2학년 -서열 2위-※


매캐한 연기 흩날리는 좁다란 골목 안으로.

화타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하나둘, 그 모습을 보인다.


"저. 정말; 없어. 내가; 돈이 어딨다고 그래;;"


양손 모아 공손히 차려 자세를 한 채. 겁에 질린 듯 벌벌 떠는 아이.

그리고. 그런 아이를 죽일 듯 노려보는 학생이 하나.


"없어? 없어? 그래. 없는데 뭐 어쩌겠냐. 그치?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봐? 알겠지?"


뒤져도 나오지 않는 마른 돈에, 이내 포기한 것일까?

한숨을 토해내며, 뒤돌아 걷기를 잠시···


-파각!! 파각!!!-

"씨발!! 씨발!!!# 왜! 이 새끼건!! 저 새끼건!! 다 돈이 없다는 거야!!! 한국 땅에 순 거지 깽깽이들 밖에 없나!! 씨바알!!!#!!"


고막을 자극하는 격한 파손음에, 그만 눈이 돌아가고야 만다.

그 가엾은 아이를 때린 것일까?


아니, 그게 아니었다.


-파각!! 파각!! 파각!!!-

"이런 개! 그지 같은 새끼들!!! 씨바알!!#!"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가지런히 놓인 쓰레기통을 세차게 발로 차고 있던 것이었다.

박살이 날 정도로, 아주 격하게 말이지···


"뜨헓;;"


떠는 아이에게, 실제로, 손끝 하나 댄 건 없었지만.

그 과격한 행동 끝에 벌어진 파급력은, 실로 대단했으리라.


"아!. 깜박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며칠 전에··· 교재 산다고 받아뒀던 돈이 조금 남아 있었거든···"


없던 돈도, 이렇게 제때 나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아. 그래? 아니. 뭐. 내가 억지로 받아내겠다는 게 아니라. 니가 준다고 하는 거니까.

주는 사람 성의 생각해서 거절하면 안 되잖아? 그치??"


"어. 어···"


이렇게 길 가는 애들한테서 뺏은, 코 묻은 돈이 얼마나 됐으려나?


-슥.슥.슥.-


한 장. 두 장. 석 장. 그렇게, 책장 넘기듯 넘기다 보니.

손안에 집혀 든 것이···


"1만 5천··· 나쁘지 않네. 지용아~ 끝나고, 애들하고 노는데 얼마나 필요하다고 했지?"


이렇게 뜯은 돈만 1만 5천이요.

수중에 들어있는 돈이 1만 5천이요. 도합 3만 원일세.

그럼 이제 나머지 채워야 할 돈이?


"홍덕여고 애들 끼고 놀기로 했으니까. 술 모자라지 않으려면. 5만 원은 채워야 하지 않겠냐?"

※『구지용』

써클: 클라쓰(일진회)

학년: 화타고 2학년 -서열 1위-※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돌리니.

계단 위에 홀로 앉아, 이곳을 내려다보는 남자가 보인다.


그 이름. 구지용.

화타고. 일진회 클라쓰. 2학년 통으로.

3학년들조차 무서워 건들지 못하는, 실세로 불리는 남자이다.


"아··· 2만? 그래. 뭐. 시간도 됐겠다. 우선 학교는 들 간 다음에, 나머지 채워보자."


그렇게, 주먹 서열 1위, 2위를 다투며, 학교에서 온갖 권세를 누리는 이들이었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규칙이란 게 있었으니.

그 규칙이란, 화타고가 내린 교칙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교칙 중 하나를, 지켜야 할 시간이 온 것이고···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시계 소리를 따라. 자꾸만 흘러가는 시계 초침을 바라보니.

어느덧···


"8시 20분이라··· 애들아. 이만 가자!~"


"어." "그래." "알겠어."


10분만을 남긴 등교 시간에 맞춰. 구지용이 운을 떼니.

조대운을 포함한, 골목 안을 누비고 있던 4명의 사내아이가, 그를 따르기 시작한다.


그가 나아가는 발걸음에 맞춰, 이들이 알아서 길을 비켜주고.

앞장서 걷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 이들이 발을 맞춰 걷기 시작한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그렇게,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으슥한 이 골목길을, 채 빠져나가기도 전에.

저기 저 멀리···


-뚜벅. 뚜벅.-


마주 선 반대편 방향으로, 웬 사람 하나가 걸어오는 게 아니겠는가?


그것도, 자신들의 먹잇감인 것을 각인시켜 주려는 듯.

가슴팍에 떡 하니. 1학년을 알리는 노란색 명찰까지 달고 말이지···


"흐흫." "흐흐흫···"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서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건들건들거리는 폼이, 어디서 좀 놀 게 보인다지만.

상관할 바가 있겠는가?


"우리. 아직 시간 좀 있지 않냐? 한탕만 더 뛰고 가자?"


여깄는 우리가. 2학년 실세들인데.

놀았던, 말았던, 1학년 새끼가. 까라면 까야지. 안 그래?


"어이!! 거기 1학년!! 아침부터 뭔데 그리 열심히 가냐?? 안 바쁘면, 형들하고 얘기나 잠깐 하다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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